좀비사냥을 즐기고 싶다면 무난한 영화 - 데이라이트 엔드 : 인류 멸망의 날 (Daylight's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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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좀비사냥을 즐기고 싶다면 무난한 영화 - 데이라이트 엔드 : 인류 멸망의 날 (Daylight's End)

by 깨알석사 2017.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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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좀비 영화를 찾아 해매다가 보게 된 영화 <데이라이트 엔드> 부제로 나온 인류 멸망의 날이라는 타이틀에 이끌려 보게 되었다. B급류의 영화로 기존의 대작들에 비하면 기대감을 충족 시키기는 어렵겠지만 의외로 꽤 재미있게 본 영화다.

무엇보다 영화가 싼티가 안나서 좋다. 하나의 TV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과 분위기, 그리고 좀비 영화만의 특징도 나름 잘 갖추고 있다. 영화는 다양한 총을 들고 좀비와 싸우는 형태라서 지루함은 덜하다, 1인칭 슈팅게임, 총과 무기로 싸우는 FPS 게임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매력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좀비가 떼로 등장하면 무조건 도망가기 보다는 좀비가 나타나면 총으로 쏴 버리는게 많다보니 좀비와 대적하는 재미가 그래도 볼 만하고 무엇보다 왜 좀비가 생겼고 좀비를 어떻게 없애야 하는지 따위는 상관없이 그냥 처해진 상황 그대로만을 묘사해 좀비와의 싸움을 담았다.

이미 상당수의 대도시들이 좀비화 되었고 햇빛을 피해 밤에만 활동하는 좀비로 설정함으로 인해 시간의 압박을 추구했다. 24시간 좀비가 돌아다니는 기존의 작품과 달리 밤이나 빛이 없는 어두운 곳에서만 활동한다는 타임의 제한을 둠으로 인해 해가 지는 저녁이 되면 급속도로 긴장감이 몰려오기에 의외로 쪼이는 타이밍이 많다. 

제작비 별로 들지 않고 그냥 대충대충 만든 것처럼 보여도 막상 보면 의외로 꿀잼

좀비들에게 대장이 따로 있고 무엇보다 후드티를 입고 부리나케 쫒아오는 청춘(?) 좀비들은 쫄리는 맛을 배가 시킨다.

주인공이 쓰는 총을 보자마자 눈이 동그래졌다. 라이플 형태인데 개조가 들어간 총으로 보인다. 소음기로 인해 총알 나가는 소리가 쉣쉣으로 들린다. 주인공이 사용하는 총 구경하는 재미도 나에게는 쏠쏠 했다. 

우연히 들렀던 마을에서 좀비가 아닌 사람들에 의해 나쁜 짓을 당할 뻔한 여자를 구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른 마을에서 숨어지내는 사람들이었는데 안전한 곳으로 가기 위해 정찰을 하다가 나쁜 사람들에 의해 공격을 받게 되고 주인공이 도와주면서 인연을 맺는다.

기름과 총알을 넉넉히 주겠다는 약속으로 여자는 자신이 은신하는 곳으로 주인공을 데리고 가는데 거긴 "경찰서"고 은신처의 사람들은 경찰관들이었다. (경찰들의 총질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딱 좋은 설정) 경찰들이 경찰서를 방패삼아 기지를 구축해 좀비들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은신처의 사람들이 일반인이 아닌 경찰들이다보니 좀비와의 싸움에서 총질 하는 구경 재미가 있다.

스틸 사진속의 모습처럼 완전 중무장하고 있는 상황, 좀비가 와도 철저하게 방비가 가능하다.

좀비와의 싸움에 끝이 없고 한계를 느낀 사람들은 다른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길 원했고 비행기를 찾아냈다. 비행기를 찾고 나서 되돌아 가는 길에 나쁜 사람들에게 정찰팀이 습격을 받았던 것인데 결국 주인공과 은신처의 사람들이 경찰서 안에서 잠깐이나마 한 식구가 되지만 이내 각자의 길로 탈출하기로 마음을 먹게되고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어떤 일인지 좀비들이 방어태세를 잘 갖춘 경찰서 내부를 뚫고 들어오는 일이 생기고 상황은 꼬인다. 결국 당장 경찰서를 빠져나가 도망가야 한다는 걸 알지만 생각하는(!) 좀비 대장이 등장하면서 경찰서 출입구가 봉쇄 당하고 어쩔 수 없이 경찰서를 당장 떠나지 못하는 극한 상황에 빠져 버리자 내부 싸움이 생긴다.

좀비들이 낮에는 해를 피해 숨어 잠을 잔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좀비 소굴로 들어가 먼저 선빵(?)을 날려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최정예 팀을 꾸려 좀비 소굴로 쳐들어간다. 기존의 좀비물은 빛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 24시간 공격이 가능하고 한번 당하면 그걸로 끝이지만 이 영화는 좀비가 밤에만 활동한다는 타임 제한을 두었기 때문에 각 진영이 공격과 방어를 하는 준비 시간이 있다는게 차이점이자 흥미유발 포인트다.

스틸컷을 봐도 그렇지만 B급 치고는 화질도 그렇고 배우들 연기도 그렇고 어설픈 CG도 없고 워킹데드 분위기 비슷

좀비물을 좋아하고 FPS 형태의 총싸움을 좋아하고 (그렇다고 1인칭 시점에서 싸우진 않는다, 총질이 많다는 뜻) 총으로 땅땅 좀비 쓰러트리는 모습을 기대한다면 킬링타임용으로 꽤 괜찮다. 10점 만점에 7점, 수우미양가에서 "미"로 원래 생각한 것보다는 한 단계 더 후한 점수를 줬는데 좀비가 생각을 할 수 있고 대장 좀비가 따로 있다는 것, 그리고 후드티 입고 떼로 달려드는 쫄깃한 좀비들의 달리기와 복잡하지 않은 설정 구도가 마음에 들어 1점 추가했다.

무엇보다 빛에 약하고 낮에는 활동할 수 없고 빛이 없는 어둠이나 밤에만 활동할 수 있는 좀비의 제약이 의외로 이야기를 풍부하게 한 것도 있어 잘 다듬고 시나리오를 보충한다면 이것도 나름 괜찮은 좀비물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본 나에게 그 정도 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불만을 가질 만한 영화는 아니다. 이것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고 재미있었다.

영화의 느낌은 B급일지 몰라도 배우의 연기나 좀비들의 활동 모습, 대결 구도, 싸우는 형태들은 B급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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