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숟갈의 혁명! 기내식 고추장과 군대 맛다시의 정체, 볶음고추장 만들기 (집밥 백선생 레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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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음식탐구

한 숟갈의 혁명! 기내식 고추장과 군대 맛다시의 정체, 볶음고추장 만들기 (집밥 백선생 레피시)

by 깨알석사 2016.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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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고추장, 사실 별거 아니다. 고추장을 볶은 단순한 식품이다. 근데 이게 내공이 만만치가 않다. 한번도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 본 사람이 없다는 전설의 고추장이다. 입맛 없을 때는 그냥 이 고추장 하나만 가지고도 밥 한공기 해치울 수 있고 밥투정하는 아이들에게도 요긴한 양념장이 된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볶음고추장 맛을 안다. 군대에서 많이 먹어보기 때문이다. 나 역시 태어나서 처음 접한 순간은 군대, 훈련소에서다. 훈련소에서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아무나 쉽게 먹는 것도 아니다. 이게 참 웃긴데 워낙 고급(?) 반찬이라 짬 안되면 못 먹는 것 중에 하나가 이 볶음고추장이다.

군대 식당에 가면 테이블마다 놓여져 있는 곳이 많다. 훈련소에서도 그런 형태로 있었다. 그러나 훈련소 식당에 아무렇게 방치되어 있다고 해서 함부로 뚜껑을 열고 퍼 먹으면 고된 갈굼이 기다리는게 볶음고추장이다. 내가 군복무 시절의 훈련소에서는 훈련 주차로 짬을 내기도 했지만 관례(?)에 따라 행군 훈련을 마친 짬밥에 한해서만 이 고추장을 맛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볶음고추장을 먹는다는 건 행군 훈련주차를 마친 군인티가 이제는 어느 정도 나는 진정한 군인이라는 걸 증명하는 표식이기도 했다.

훈련소를 마치고 후반기 교육을 갔을 때도 이 녀석은 존재했다. 훈련소에서 짬(?) 된다고 마음대로 먹었던 기억을 떠올려 후반기 부대에서 마음대로 먹었다가는 역시 큰 코 다칠 수 있다. 새 부대로 온 이상 여기서는 다시 병아리 신분이다. 보통 4주이상 후반기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4주차 넘어가면 먹을 수 있었다. 4주짜리이거나 4주 미만이면 그마저도 못 먹게 했다. (ㅠ.ㅠ)..난 다행히 8주 교육이라 한달 뒤부터 먹을 수 있었다.

그 때 동기들이 항상 하던 말이 있다. "이게 뭐라고~" 이 따위 고추장이 뭐라고 사회에서는 거들떠도 안 보던 녀석인데 한번 먹게 해주면 전투력이 급상승 하게 하는 마약과 같은 존재였다. 오늘 볶음고추장 먹게 해준다는 명이라도 떨어지면 그 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을 정도다.

이걸 공감 못하는 사람이라면 이 파워가 지금도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제품이 있다. 군대에서 최고의 양념으로 뽑힌다는 바로 "맛다시"다. 볶음고추장의 브랜드로 지금은 PX에서 사서 먹게 되어 있다. 전투식량에서도 빠질 수 없고 밥에 비벼 먹으면 그 자체로 끝판왕이다. 나 때는 맛다시가 없었다. 그냥 만들어 준 취사병의 수제 볶음고추장이 전부였다. 그게 얼마나 대단했으면 제품화 되어 판매까지 되고 있는데 현재 현역 군인에게도 맛다시가 최고의 명품으로 자리잡았는지 명성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전투식량을 파는 일반 쇼핑몰(일반인 구매 가능)에서도 상위권에 있는 건 맛다시!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나갈 때 기내에서 주는 튜브 형태의 고추장 역시 상당 부분은 볶음고추장이다. 오리지널 고추장도 있지만 기내 고추장이 유독 맛있고 입맛에 맞는다는 분들은 볶음고추장을 먹은 경우라고 봐야 한다. 이 기내식의 튜브형 고추장과 군대의 맛다시, 그리고 내가 먹었던 군대의 수제 볶음고추장은 모두 동일선상의 같은 음식이라고 보면 된다. 

이 위력을 이제 공감하고 느꼈다면 볶음고추장을 새롭게 보게 된다. 3가지 고추장 형태를 다 먹어 본 나로서 가장 맛있는 건 역시 취사병이 직접 만든 수제 볶음고추장(제품화 된 것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고퀄리티 전통장류), 그 다음은 역시 돈 있어야 타는 비행기 기내식의 튜부형 볶음고추장, 마지막이 저렴하면서 쉽게 구해 먹을 수 있는 사실상의 인스턴트인 맛다시다. (맛다시는 약간 호불호가 있다.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

오늘은 집밥 백선생에서 나온 볶음고추장편으로 배워두면 딱 좋은 레시피다. 나의 군복무 시절에는 맛다시 저리꺼져 할 정도의 수제볶음이라 그 맛이 대단했는데 군대에서 "걸그룹" 나오는 인기가요를 볼래 볶음고추장 한번 먹을래라고 선택 조건을 주면 고민할 것도 없이 고추장!!(걸그룹보다 강력한 놈), 취침점호 할래 볶음고추장 먹을래 하면 마찬가지로 고추장!!(점호 따위 하던대로 하면 그만 ㅋ), 유일하게 대결이 안되는 건 "전화통화 한번 할래"와 볶음고추장의 대결이다. 물론 전화통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99.99%이지만 그걸 듣는 순간 5초 정도 고민하고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면 사실상 이마저도 고추장이 게임에서 이겼다고 봐야 한다 ㅋㅋ

내가 먹었던 볶음고추장에도 모두 돼지고기(간고기)가 들어갔었다. 돼지가 난 더 좋음

볶음고추장은 고추장을 볶아주는 개념이라 그렇게 어렵지 않다. 생각보다 쉽고 간편!

양파와 파를 잘게 다져서 준비하고~

간마늘과 설탕을 준비, 이게 다 고추장에 들어간다눙~~(물론 돼지고기도 포함 ㅋ)

진간장 조금과 고추장을 볶아 줄 식용유, 그리고 대망의 주인공 고추장만 준비하면 끝!

재료를 다시 정리해 보면 간장, 설탕, 간마늘, 파(다짐), 양파(다짐), 식용유, 고추장, 돼지고기

튀김이 가능한 코팅팬에 사용해야 눌러붙지 않는다.

식용유를 먼저 붓고 양파와 파를 바로 다 부어주는데 어차피 다 볶아줄거라 순서는 크게 중요치 않다. 무엇보다 볶음고추장은 "한참" 볶아주어야 하기 때문에 순서가 다르게 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볶아주는 채소 재료가 아닌 "조미" 즉, 양념에 해당하는 설탕과 간장은 나중에 투입, 고추장을 제외하고 볶아줄 수 있는 건 먼저 다 투입해 볶아주면 된다.

볶음고추장이니 처음부터 고추장을 넣고 볶아줘야 할 것처럼 생각되지만 정작 고추장은 맨 마지막에 넣어줘야 더 깔끔하고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마지막에 넣는 결정적인 이유는 수분 때문. 재료를 볶기 시작하면 한 컵 분량이나 넣었던 기름(식용유)이 보이지 않게 되는데 기름이 재료를 아직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시간이 지나 재료(채소)의 수분이 날아가야 기름이 조금씩 다시 보이기 시작하는데 기름이 충분히 나온 후에 고추장을 볶아야 고추장이 제대로 볶아지기도 할 뿐더러 채소의 수분이 많이 있을 때 미리 고추장을 함께 넣어 볶아주게 되면 고추장이 수분에 의해 잘 풀어져 편리할 수는 있어도 고추장에 수분이 많아지면 결국 쉽게 변질이 되고 상할 수 있어 장기 보관이 어렵다. 순수한 장류가 아닌 여러가지 채소와 고기가 함께 들어가 볶아진 음식이기 때문에 수분이 많은 상태로 고추장이 완성되면 오래가지 못하고 재료가 상하게 되는 것이다.

재료가 머금은 수분이 충분히 나와 기름과 사투를 벌이다가 수분은 날라가고 기름만 남은 상태에서 볶아주어야 수분 없는 장기 보관 가능한 볶음고추장이 만들어진다.

한참 볶다 보면 흥건한 기름에 놀랄 수 있는데 기름을 너무 많이 넣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 오히려 정상! 내가 기존에 알던 레시피에서는 기름양이 많지는 않은데 워낙 빠른 시간안에 바로바로 소비했던 볶음고추장이라 기준이 약간 다르다. 즉 백쌤의 경우 기름이 좀 많이 들어가고 넉넉하게 하는 이유는 기름층을 형성해 공기를 차단하여 장기 보관이 가능하게 만든 것이 1차고 그 기름 자체가 "고추기름"이 되기 때문에 고추장찌개나 양념기름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후속 메뉴와 조리 방법까지 감안한 레시피다.

두고두고 여러가지로 해 먹을려면 백쌤의 방식이 맞고 바로 조금씩 해서 금방 먹을거면 기름양을 줄여도 상관없다. 그러나 고추기름 활용성이 꽤 높아서 기름양을 더 넉넉하게 한 이 방법이 난 더 마음에 든다.

수분이 줄어들고 본격적으로 기름이 보이면서 재료들이 튀겨지듯 볶아지기 시작하면 이 때가 바로 설탕을 넣을 타이밍이 된다. 설탕 넣기 딱 좋은데 고추장 보다 설탕을 먼저 넣는 이유는 듬뿍 나온 기름에 설탕을 튀겨야 하기 때문이다. 설탕을 먼저 넣어 눌러주면서 뽑기같은 달달한 단맛과 향을 고추장에 보태주기 위함이다.

간장도 가운데가 아닌 겉 테두리로 둘러가며 눌리기 신공, 이제 풍미 업 준비 완료

간장과 설탕이 들어갔다면 마지막 주인공 고추장 출동!

마지막 관문이자 핵심 포인트, 볶음고추장 최고의 맛은 이 과정에서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잘 풀어지게 계속 저어주면서 오랜시간 정성을 들여야 한다. 취사 지원을 갔을 때 볶음고추장을 만드는 장면을 한 번 봤는데 그 취사용 삽자루로 한 사람이 하루종일 돌려가며 볶아주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냥 두면 안되고 계속 저어주면서 눌러 붙지 않게 (탄맛이 나면 실패임) 재료가 고루고루 잘 섞이고 고추장이 잘 퍼지게 해줘야 한다. 

여기에 나온 재료 양 정도로 할 경우 불은 줄이고 최소 10분 이상은 국자로 저어주며서 계속 볶아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파기름을 내서 볶음이나 튀김을 하면 맛있다고 하는데 레시피를 잘 보면 양파와 파를 처음에 넣고 볶았기 때문에 볶음고추장에 들어간 기름은 사실상 파기름이다. 맛기름 역할도 하기 때문에 나중에 파기름을 기본으로 한 고추기름으로 쓰기에도 딱 좋다. 기름이 많다고 해서 볶음고추장 자체에 큰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니 넉넉하게 사용

군대에서 맛다시, 기내에서 고추장에 밥 비벼 먹어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그 맛!

고추 특유의 칼칼한 맛과 매운맛을 조금 더 보강하고 싶다면 고추가루를 마지막 단계에 투입하고 잘 섞이게 볶아주면 된다. 이 때는 굵은 고춧가루보다 고운 고춧가루를 쓰는 것이 더 좋다. 강한 매운맛을 원한다면 청양고추를 활용해도 좋지만 너무 매워질 수 있으니 양 조절을 하거나 아예 완전 매운맛을 따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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