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의 부인을 찾아 다니는 우리나라 정치인

우리는 전직 대통령의 부인을 찾아 국빈처럼 모시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국민은 우리나라를 위해 지도자를 뽑는다. 그 지도자는 국민이 선출하는 최고위직이지만 영부인이라는 자리는 국민의 투표와는 무관한 자리다. 

그럼에도 청와대에서 영부인 전담부서가 따로 있고 영부인이 공인과 같은 신분으로 대접 받는 건 뻔한 이유다. 바로 그 선출된 지도자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 사람의 행동이나 사상, 감정에 따라 지도자의 생각마저도 변화가 가능한 것이기에 그의 가족을 안녕과 안위를 챙기는 것 역시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공무원이든 조직의 두목이든, 회사의 중요 간부든 그 사람의 가정과 가족에 문제가 생기면 그 사람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기에 우리는 그들을 묶어서 생각하게 된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현직에 있을때만...

영부인은 말 그대로 통령(대통령 내지 부통령)의 부인이라는 뜻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관직도 아니고 공인도 아니다. 다만 지도자의 아내라는 점에서 예우만큼은 최고로 해주는게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현직이 아닌 전직 대통령의 부인, 그것도 전직 대통령이 살아 있지 않았다면 그 부인은 정말 정치나 사회적으로는 아무런 인물이 되지 않는다. 

애초에 영부인을 대접하는 이유가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가장 많이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안전과 안녕을 위함인데 정작 대통령이 없다면 (전직이든 현직이든..) 영부인은 영부인으로서의 가치가 없게 된다. (사람이 아닌 자리를 말한다)

우리나라 정치 거물들은 전직 대통령의 아내들에게 참 안부 인사를 잘한다. 전직 대통령이 생존해 있고 함께 거주하는 관계라면 그야 자연스럽게 합석이 되고 대화가 가능하지만 전직 대통령도 없는 상황에서 부인만 있는 곳을 찾는게 무슨 의미일까? 겁나게 꼼수짓 하는거다. 그리고 그만큼 합리적인 발상으로 거국적인 안목으로 지도자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회사의 대표이사나 사장이 중요하지 그의 부인에게 알랑방구 끼는 짓을 좋게 볼 사람이 있나? 부장님한테 잘하면 되지 부장 사모님한테 알랑방구 끼면 좋게 보이나?

평소에 자주 찾아서 인사하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꼭 무슨 큰 일을 앞두고 "허락 내지 승인"을 받는 모양새로 명예회장님한테 결제 받으러 가는 모양새..같은 동양권인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 국가는 물론 중동, 인도, 등등 아시아권에서도 흔치 않는 행태다. 서양에서는 "정말?" 하고 놀라 웃을 일이다.

왜 부인만 찾나? 다음부터는 아내도 찾아가고 자녀인 아들, 딸네 집도 찾아가서 얼굴 도장 찍어야 하지 않겠나?

오너 재벌가를 정치로 비교하면 독재정권이고 월급쟁이 회장이나 사장이라면 지금과 같은 선출직 대통령이 될텐데..

이런 행태가 당연하다면 사장 되고 싶은 상무나 전무들도 전직 사장 (전 사장은 사망했어도...) 집에 가서 얼굴 도장 찍어야 할 것이다.

지도자는 능력으로 되는 것이고 국민의 선택으로 되는 것이지 누구의 허락으로 되는 건 아니다.

명절 때나 행사 때 축하 차원, 병문안 등이라면 모를까...겁나 속 보이는 짓이다. 저런 정치인은 깜이 안된다는 걸 스스로 보여주는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