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대표 음식 - 닭갈비 이야기

 

 

 

춘천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바로 닭갈비

 

 

닭갈비라는 이름 보다 아예 춘천 닭갈비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고유 명사처럼 되버렸다. 그만큼 대표적인 음식인 셈이다.

우리가 흔히 즐겨먹는 돼지갈비도 숯불갈비로 먹듯이 원래 닭갈비는 볶아 먹는 형태가 아닌 숯불에 직화로 구워 먹는 형태였다고 한다. 그것이 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프렌차이즈 사업들이 활성화 되면서 지역의 유명 맛집이나 대표 음식들이 프렌차이즈 메뉴로 만들어져 상품화 되었는데 춘천 닭갈비도 그 중의 하나다.

 

 

이런 프렌차이즈 사업화 과정에서 큰 철판에 볶아 먹는 형태가 급속도로 늘어나게 되었고 숯불보다 조리와 메뉴 구성이 간편하면서도 사업주나 종업원들도 숯불로 할 때보다는 철판쪽이 더 편리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철판볶음이 대세로 굳어갔다. 말 그대로 프렌차이즈 사업의 결정판 중 하나가 바로 춘천 닭갈비..

 

 

숯불돼지갈비와 돼지갈비찜(매운갈비찜)처럼 갈비라는 요리 형태도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는데 닭갈비의 경우도 숯불과 볶음으로 양분되었을 뿐이다.

춘천이 왜 하필 닭갈비로 유명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강용석 변호사와 황교익 쌤이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펼쳤는데 대체적으로 황쌤의 의견이 맞다고 보는 편이다. 80년대...90년대 이후, 88올림픽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식문화도 크게 발전하게 되는데 프렌차이즈 사업도 마찬가지지만 기억하다시피 그 시기부터 후라이드 치킨, 즉 양념치킨도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닭고기 시장이 팽창하던 시기였다.

 

 

닭의 전성시대라 할 만큼 치킨이 대세로 자리를 잡으면서 짜장면과 함께 배달시켜 먹는 대표 요리가 닭고기(치킨배달)가 되버렸는데 그런 과정에서 당연히 양계농장도 활성화되고 선순환의 고리로 그런 과정이 반복되다보면 닭의 유통도 많아지고 그만큼 닭의 가격도 저렴해지게 된다. 먹기 힘들던 닭도 아주 저렴한 값에 쉽게 먹게 되면서 닭을 활용한 요리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는데 춘천 닭갈비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로 닭고기가 후라이드와 양념치킨(멕시칸, 페리카나, 처갓집 양념통닭 등등) 으로 폭풍 성장을 하면서 양계농장이 늘어나게 되었고 그런 양계농장들이 수도권과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곳에 위치해야 하다보니 강원도와 수도권 사이에서 교통성과 지리적 강점이 있는 춘천에 농장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춘천에 농장들이 있다보니 아무래도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타지보다 저 저렴한 값에 닭고기를 유통 받을 수 있게 되고 같은 고기류인데도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저렴하면서 마침 닭고기 열풍(프렌차이즈 치킨점)도 있다보니 닭요리점이 다른 곳보다 많이 생길 수 밖에 없을 수도 있다. 거기에 대학생들의 MT 장소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어느정도 고정 고객층이 있고 이런 고객층이 대부분 20대 초중반에 속하기 때문에 저렴한 닭고기와 고객 수요가 딱 맞아 떨어진 케이스로 보아야 한다.

 

 

결국 누구 한 사람의 창의적인 발상이나 독보적인 맛 창출(메뉴개발)보다는 지리적 이점과 젊은 청춘남녀들의 데이트 장소, 양계농장의 확장과 더불어 치킨 산업 전체가 성장하던 시기가 다 맞물려 지금의 춘천 닭갈비가 태어났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후라이드 치킨을 먹으면서, 양념통닭을 먹으면서 지금 굳이 원조 양념치킨, 원조 후라이드, 원조 전기구이통닭집을 찾지 않듯이 춘천 닭갈비의 경우도 원조를 굳이 찾을 필요는 없다.

 

 

춘천 닭갈비는 맛으로 먹는게 아니라 문화로서 먹는게 제일 맛있고 그게 장땡이다. 추억으로 먹고 분위기로 먹고 기분으로 먹고 좋은 사람들과 경치 좋은 곳에서 즐겁게 놀고 먹으면 그게 쵝오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