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달리 군인은 내무생활이라는게 있어서 병사는 물론 간부들도 꽤 까다로운 생활과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대민활동을 하는게 경찰이라면 대민활동이 아닌 대민지원이라는 부차적인 임무가 경찰과 다른 군인이기 때문에 민간과 교류하는 것 자체가 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군대에도 여자가 있는데 여군들의 화장은 사실 군대 다녀온 남자들은 물론 민간 여자들도 정보를 접하기 어렵다. 화장을 해도 되는것인지 하면 안되는 것인지 한다면 어느정도 할 수 있는지 감을 잡기 어렵다.
생도나 후보생 과정은 당연히 정식 군인도 아니고 민간인도 아닌 훈련과정이기 때문에 훈련과 관련되지 않은 일체의 행동과 양식은 배제된다. 그러므로 화장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여군은 병사 계급이 없기 때문에 생도 아니면 후보생 과정의 훈련만 받게 되는데 훈련과정이 종료되고 나서 수료식이나 임관식을 할 즈음부터 공식적으로 화장을 할 수 있다. 결론은 여군도 화장을 할 수 있다는 것
재미있는 사실은 화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민간에서는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군대에서는 별거 아닌 것까지 내부규정을 따지고 검열하듯이 화장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군은 화장을 해야 한다. 군인이기 이전에 여자이고 여자이기 이전에 군인이 여군이기 때문에 군인으로서의 품위 유지는 물론이고 한편으로는 여자로서의 모습도 가꿀 줄 알아야 진정한 "여군"으로 인정 받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남군과 대조하는 의미로 여군이라고 칭하기도 하지만 그런 단순한 성별의 대조가 아니라 여군은 여군으로서의 특정 보직으로 받아들이는게 옳다.
여군의 화장 기준은 간단하다. 기초화장 범위에서 실시할 수 있고 색조화장은 안된다. 뽀사시 하게 가꿀 수 있는 기초화장품류라면 상관없지만 군인의 늠름한 모습과 대조되는 너무 멋스러운 색조화장은 여군 화장법 기준에서 어긋난다. 빨간색 립스틱은 안되지만 아주 옅은 색의 핑크빛 립스틱을 바른듯 안 바른듯 하면 상관없다. (이렇게 화장을 안하듯 하면서 화장 잘하는 여자들 꼭 있다. 이런 여자들이 확실히 이쁘다). 입술 자체가 붉은 빛을 감돌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색조 화장이 조금이라도 가능한게 입술인데 이마저도 확연히 눈에 띄면 곤란하다.
확실한건 한 듯, 안 한듯인데...사실 이게 참 어렵다. ㅋㅋ
군대 다녀온 남자라면 알겠지만 원래 군인은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이 국가에서 보급품으로 지급된다. 먹고 자는것과 싸는 곳까지 제공되고 입는 옷 부터 세면도구, 교통비까지 병사를 포함해 다 나온다. 여군도 마찬가지다. 여군에게 화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기 때문에 여군에게는 간단한 기초 화장품도 보급된다. (군용 화장품 별로 쓰고 싶지 않다 ㅡ.,ㅡ;; 대부분 개인이 사제용을 구매해서 쓴다) 보급이 된다는 건 거기에 맞는 사용법과 기준이 존재하기 마련,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여군은 화장을 하지 않는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처벌이라고 해서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굉장히 엄한 것도 아니다. 다만 군인이면서 여군이라는 특수한 직함을 달고 있기에 여군은 여자 군인으로서의 품위와 외모를 유지해야 하는 명분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보기 흉한 민낯이나 여자로서의 매력이 전혀 돋보이지 않는 여군은 앞서 설명한데로 [여자이기 이전에 군인이고 군인이기 이전에 여자] 이런 명제가 항상 따라 붙기에 두 가지 목적을 항시 달성해야 한다. 그냥 군인이 아니라 여군이라고 따로 특정해 주는건 성별의 구분이 아니라 여성의 의미를 더 강조해 강화시킨 것으로 여성성을 잃고 군인처럼 행동하지 말고 군인정신을 잃고 사회 여성처럼 행동하지 말라는 나름의 어려운 사명을 띄고 있는 것이다.
남군들의 경우도 상급자 간부들이 병사들의 위생상태와 청결상태, 외모준수, 두발(헤어), 손톱, 목욕까지 신경쓰고 하다못해 지적 사항이 나오면 얼차려와 벌칙을 가하듯 그런 개념과 똑같다. 용모 단정하지 않는건 군인으로서의 품위와 직결 되기에 여군은 화장을 추가로 해야 하는 당위성도 당연히 포함된다. 푸석한 피부, 가꾸지 않은 얼굴, 초췌하고 잡티가 숭숭한 여군의 얼굴은 여군 전체의 이미지와 군인의 이미지와도 연결되기에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다.
여군의 화장은 해야하며, 안하면 혼날(?)수 있고, 하더라도 과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 기초화장품류도 최대한 멋지게 화장해야 한다. 여자들이 직장에 출근하거나 학교로 등교할 때의 화장과 파티나 모임, 결혼식이나 중대한 행사에 참석할 때의 화장은 완전히 다르다. 여군의 화장은 바로 학교나 직장에서 상급자들의 지적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한껏 멋을 낼 수 있는 범위라면 큰 상관이 없다.
부사관 초급반 과정 진행 중 잠깐의 휴식시간에 부사관들과 함께 있었던 어느날 쫄따구 조교가 눈치없이 여군 부사관 40명 앞에서 도발적인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감히 물어볼수도 없고 궁금해 해서도 안되는 절대반지같은 그 질문을 신참이 겁도 없이 여군들에게 날린 것이다. 그 질문은...
"여군도 빤스 보급 나옵니까?"
옆에 서 있던 선임인 나로서는 굉장히 당황스럽고 식은땀이 나는 질문이었다. 뭐 대수롭지 않게 농담식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군대 이야기지만 현역 신분인 상태에서 후보생이나 생도도 아닌 현역 여군 하사관 (정식 임관 이후 추가교육 중) 들에게 그런 도발적인 질문을 했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나 지금이나 군대에서 상호간에 조심해야 할 부분이 여군들의 내무생활로 괜한 오해를 사면 영창가기 딱 좋은 부분이다.
그런데 알다시피 고문관 같은 녀석은 한번 실수를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여군 중 누군가 나온다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자 그걸 또 듣고 겁없이 (대가리에 총 맞았냐? 라는 표현이 딱 이 경우) 연속적으로 질문을 해대는데 질문 끝나자마자 그 자리에서 선임으로서 대신 사과하고 갓 들어온 신병이라 궁금하기도 하고 (당시 그 교육반 여군들과 많이 친해진 계기가 불행 중 다행) 잘 몰라서 그러니 오해하지 말라고 수습했던 기억이 난다.
그 녀석이 던진 질문이 아직도 생생하다. 오고갈 수 있는 질문치고는 좀 내용이 쎘다. ㅋㅋ
물론 고문관 덕분에 나 역시 평소에 궁금했던 부분이지만 차마 알지 못했던 신세계를 조금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이런 난해(?)한 질문을 웃어 넘기면서 40여명의 여군들이 답도 돌아가면서 해주고 여군 빤스는 질감이 떨어진다부터 브래지어는 비너스제~ 라는 농도 쳐주어 그나마 잘 위기를 넘겼다. (뭐 다들 알겠지만 남군들 조교 나이가 대략 21~23살 범위고 여군 부사관들도 대략 21~24살 범위라 나이가 비슷한 또래의 혈기 넘치는 젊은 남녀들이다) 그 녀석의 질문과 당시 여군들이 했던 말을 종합해 본다.
"여군도 군인인데 빤스는 국방색 입니까?" - 국방색 나온다.
"여군은 여자인데 혹시 핑크색 안나옵니까?" - 색감있는 속옷 안나온다
"여군은 삼각 입습니까? 사각 입습니까?"
- 남군처럼 똑같이 삼각이랑 사각 나오는데 주로 삼각 입는다. 사각 입으면 뒷태 안 살고 뽀대 안난다
"여군은 브래지어도 나옵니까?" - 나온다, 빤스만 나오면 이상하지 않겠나
"여군은 브레이브맨 입니까? 아니면 브레이브걸로 나옵니까?"
- 우리도 브레이브맨이다. 브레이브걸 필요성은 공감한다
"남군은 국방생과 흰색이 나오는데 여자도 흰색 나옵니까?"
- 흰색 나온다. 주로 흰색 입는다. 짬차고 요령 생기면 무조건 사제 속옷 입는다
군생활 한지 1년도 체 안된 당시의 여군들 (나는 상병 꺽이고 병장 바라보고 있을 때라 해당 여군들보다 군생활 더 한 상황) 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사회에서 콜라 못 먹겠다. 맛스타(마스타 아니다. 맛스타가 진리다)가 짱이다라는 말에 다들 개웃음 쳤던 기억도 난다. 최고의 맛스타 제품군에 대해 서로 열변을 토하면서도 남군, 여군 최고의 맛스타 식품은 역시 분유 깡통처럼 큰 맛스타 딸기쨈!! 군대리아에 발라 먹는 맛스타 딸기쨈은 어디서도 먹어볼 수 없는 불량식품 고유의 맛이 있다는 것에 몰표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군인들은 자대라는 생활이 곧 군생활이지만 훈련부대나 교육부대는 자대가 곧 교육과정의 반복이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항상 새로운 일이 벌어진다. 항상 활기차고 박력이 넘치며 수천명의 사람들로 항상 북적거리기도 한다. 그래서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다. 재미있는 일도 많고 웃긴 일도 많고 혼날 일도 많다.
남군에게 주지 않는 여군 보급품 목록은 주로 다음과 같다. (기억에 남는 것만...대략)
1. 팬티스타킹 (흰색/살색)
2. 기초화장품 (스킨/로션/폼클렌징/썬크림/크림/에센스/샴푸/린스/기타 등등 + 개인이 민수용 추가
3. 속옷 (브래지어/거들/용도별 다양한 내의 추가됨)
4. 하의 (치마)
5. 신발 (하이힐) - 민간 구두전문 업체 (이름 들으면 아는 구두 브랜드)
6. 마법 (화이트) - 개인이 특정 제품을 쓰는 경우 개별 사용
남군은 100% 군용품으로 보급되지만 여군은 민수품을 납품받아 보급하기 때문에 100% 군용품은 아니다. 군용품으로 대체할 수도 있지만 제품개발은 물론 이용자 수가 많지 않기에 민수품(민간)을 이용하는게 더 효율적인 부분도 있다. 군용 생리대는 좀 아니지 않겠는가...부대마다 다르고 시대마다 차이가 있어 어떤 여군은 개인용품 관련 보급은 전부 민수용만 사용 했다고도 하고 누구는 군용품도 있었다고 하는데 시기마다 차이가 있는 듯 하다. (여군중에는 브레이브맨은 나오지 않고 입지도 않는다고 말한 여군도 있었다) 내가 직접 대면했던 여군들은 군용품으로 지급받았다고 하니 민수용 보급이 아닌 군용 보급도 있었다는 건 확실.
남자는 100% 군용품으로만 나오는데 여자는 3가지 유형이 섞여서 쓰인다. (개인이 구매하는 민수용 / 군대에서 지급하는 민수용 보급품 / 군용 보급품) 차이는 민수용- 완전 사제 / 민수품 보급-사제를 군에서 구매해 군용 보급품으로 지급, 내용물은 사제, 박스는 군용으로 나옴 / 군용-100% 군용 (육해공, 해병에 차이가 크다고도 알려져 있고 시대마다 품질과 유형이 더 좋아지니 복무 시기마다 다르다)
군대에서는 어떤 여자도 다 예쁘다고 하지만 내가 아는 간부는 경례 똑부러지게 하는 여군이 가장 예쁘다고 한다. 보통 사회에서도 여자들 경례하는 거 보면 경례하는 건 많이 봐서 대충 따라하는데 잘 못한다. (경례 받는쪽도 힘이 안난다) 여군은 분명 교육을 받고 정식으로 하지만 확실히 여군은 남군과 다른 느낌의 경례감이 있다. 그 와중에 똑부러지게 제대로 하는 경례를 할 때면 그 여군이 듬직하다고 하셨던 이야기로 어느 정도는 공감~
투~~~웅~~~~허~~~~~엉~~~~하는 남군의 울림통 경례도 좋지만 때로는 앙칼진 목소리로 딱 부러지게 "충성"하면서 칼 같이 움직이는 여군의 경례 손짓은 상대방도 기분 좋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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