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박사의 유아 탐구 생활
어르신들 말이 과학적이지 않다고 해도 대부분 맞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발전상이 바뀌어 옛 방식이나 기술이 낡아 쓸모가 없더라도 그 행위나 기술은 변해도 그 본질은 사실 변하지 않는다. 복고라는 것이 패션에서도 항상 되돌아 오듯이 결국 수천 년 동안 경험으로 쌓은 지식은 얄팍한 지식으로 뒤집을 수는 없다. 결국 본질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아기가 칭얼대고 울 때 안아주면 아기가 편안함을 느끼고 잘 울지 않는다. 일단 울면 안아주는 게 보통이다. 이 때 아기 손탄다라고 해서 안아주지 말라는 어르신들이 있다. 대체적으로 육아 경험도 풍부하고 관련 지식도 많을 수 밖에 없는 게 어르신들이다 보니 그 말이 틀린 건지 맞는 건지, 구시대적 발상인지, 육아의 필승법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아기가 손을 탄다는 말 자체는 아기가 응석 부리고 칭얼될 때마다 안아주게 되면 아기가 그것에 익숙해져서 엄마 품에서 떨어지거나 누가 안아주지 않을 때 계속 울고 짜증을 낸다는 것인데 손이 탈까봐 우는 아이를 안아주지 않는 것도 엄마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결정이다. 어르신들의 말이 있는 그대로 해석 할 때가 있고 그 안에 숨은 뜻이 있는 경우가 있다. 전통적인 예절과 교육을 철저히 받았다면 숨은 뜻까지 배우지만 그렇지 못한 가문과 가정이 아무래도 많아지다 보니 해석이 틀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예를 들어 이런 게 있다. 밥상머리 교육의 최고봉은 수저 들기다. 어르신이 수저를 들기 전에 밥수저를 자녀가 들지 말라는 이 예법은 지금 입장에서 보면 밥상 예절로 받아들일 뿐이다. 물론 이런 예절은 많이 알고 있어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 밥상에서 어르신이 수저를 들기 전에는 먼저 수저를 들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보라고 하면 99%는 어르신을 공경하는 우리 예법에서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고 아랫사람이 수저를 드는 게 예절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는 단순한 설명만 한다. 가르치는 어른이나 배우는 자녀나 사실 이런 이유로 수저를 어른이 먼저 든다고만 생각하지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도 동물이다. 성욕과 수면욕, 식욕은 인간의 3대 욕구로 동물들이라면 모두 갖고 있다. 동물과 인간의 차이는 그것을 통제하고 절제할 줄 안다는 것이다. 사료 통을 꺼내기만 해도 침을 흘리면서 헥헥 거리는 개들처럼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사람도 다를 바 없게 된다. 위아래 어른 아이의 구분이 없고 너와 나의 구분도 사라지는 게 욕심이다. 밥상은 밥을 먹는 자리다. 앉은 사람은 밥을 먹으면 그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먹지 못하고 기다리게 하는건 물욕(욕심)을 절제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한 예법으로 아무리 먹고 싶어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 절제의 미를 배우는 게 바로 밥상머리의 교육이자 수저 들기 교육이다.
코 앞에 천하일미의 음식이 놓여 있다고 해서 동물처럼 어른, 아이의 개념 없이 마음대로 먹는다면 그건 동물의 습성이 되어 버린다. 기다릴 줄 아는 마음, 참을 줄 아는 마음, 배가 고프다는 단순한 이유로 동물적인 습성을 드러내지 말고 사람 답게 자라야 한다는 어르신들의 교육이 밥상머리에서 실시하는 수저 들기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수저를 들기 전에 상대(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에 상대방을 대하는 예의로 배우는 게 아니라 바로 본인(자녀)에게 절제심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기다릴 줄 알고 참을성을 키워주는 가정 교육의 근본이다. 99%의 사람들은 어른을 공경하는 예법으로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공경과 무관한 자립심에 대한 교육이다. (이런게 안되는 경우가 많다. 사회생활 하다 보면 수저 들기 예의 따위는 볼 수가 없다)
손탄다라는 말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칭얼대고 운다고 해서 매번 안아주면 아이들 정서에 안 좋고 마마보이로 큰다며 안아주지 말라는 건 수저 들기의 단순한 모습만 보는 것과 같다. 아기를 주로 안아줄 대상은 엄마와 시어머니, 그리고 장모님이다. 이모나 고모의 경우까지 넓혀준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아기를 품고 키우는 것의 9할은 엄마다. 과거 대가족 시대에서 3대가 어울려 사는 집이 기본이었던 우리 어르신 시대에는 시할머니나 시어머니가 아기를 대신 품고 키우는 경우도 많았다. (며느리를 도와주기 보다는 며느리를 부리기 위한 경우라고 봐야 한다, 며느리는 대부분 부엌 살림과 집안 살림에 바쁠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어르신들이 타박의 대상으로 하는 말이 바로 손탄다라는 말이다.
안아주지 말라는 것이 지금은 무조건 자주 안아주지 말라고 확대 해석을 하는데 안아주지 말라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기가 엄마 품에 익숙해지고 엄마의 품을 기억하도록 다른 사람들 (특히 시어머니와 장모) 이 안아주지 말라고 했던 것이다. 육아의 경험이 있고 아무래도 오랫동안 쌓인 노하우가 있다 보니 아기를 안더라도 초보 엄마인 며느리나 딸 보다는 익숙하게 아기를 안고 다루는 게 시어머니와 장모님이고 이런 분들의 품이 익숙하면서도 편안함을 더 느낄 수 밖에 없는 것도 아기이기 때문에 그렇게 다른 사람의 손을 타면 정작 아기는 엄마가 안아줘도 편안해 하지 않고 오히려 불편해 하게 된다.
오히려 엄마가 안아주면 막상 울고 할머니나 시어머니품에 안기면 우는 아기가 그치는 게 바로 대표적인 손타기다. 바로 이런 것 때문에 배속에 품던 아기가 엄마의 품보다 다른 사람의 품에 익숙해져 엄마에 대한 애착 형성이 틀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손타니 안아주지 말라고 하던 것을 그 대상이 누구인지는 생각치 못하고 아~ 아기는 손타니까 안아주지 말라는 거구라 라고 생각할 뿐이다.
이미 보육 관련 학자들 세계에서는 대한민국의 포대기 문화에 대해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외국에는 한국의 육아법이라고 해서 포대기 문화의 소개와 함께 포대기를 판매하기도 한다. 미역국 문화가 외국에서도 인정 받는 이유와 같다. 포대기 문화만 보더라도 아기와 엄마가 항상 붙어있는 게 아기에게 훨씬 좋다는 건 입증이 된 셈이다. 엄마와 스킨쉽이 많을수록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자란다는 것도 많이 알려져 있다. (베이비 마사지도 그런 이유)
결국 손타기는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너무 자주 안아주지 말라는 것이 숨은 뜻이지 엄마까지 포함해서 너무 자주 안아주지 말라는 게 아니다. 엄마가 충분히 안아주고 엄마의 품을 피부와 체온으로 느낄 수 있게 다른 사람의 품이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 손타기다. 가끔 보면 아무 사람에게 안겨도 잘 울지 않는 아기에게 너무 순하다, 아기가 너무 착하다라고 하고 엄마가 아닌 사람에게 안기면 무조건 우는 아기들은 전자의 아기보다 까탈스럽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유전적으로 받은 기질적인 문제이지 아기 성격과는 무관한 것으로 까탈스러운 게 아니라 후자 역시 정상적인 행동이다.
우리가 무슨 일을 당할 때나 놀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 엄마~, 엄마야~ 엄마를 찾는 건 아기나 어린이나 성인이나 똑같다. 본능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손탄다고 아기를 안지 못하게 하거나 안아주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행동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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