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과 일본 여고생 체육복 부르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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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별별지식

여성인권과 일본 여고생 체육복 부르마 이야기

by 깨알석사 2014.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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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마라는 이름은 우리나라에서 보통 드래곤 볼 만화의 여주인공 이름으로 통한다. 드래곤 볼 만화 자체가 성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어 만화가가 창작을 할 때 여주인공 이름을 부르마로 지은 것도 연관성이 없지 않는데 만화 주인공 이름, 또는 학교 체육복 이름으로 아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매체(?)와 어떤 목적으로 접했는지에 따라 만화 속 이름, 학교 체육복으로 달리 생각하는 것이 이 부르마다. 부르마(체육복)는 일본 매체에서는 일부 성적인 요소로 활용되기도 하는데 그런 영향이 우리나라에도 꽤 많이 유입 되었기 때문에 부르마에 대한 느낌은 다른 나라의 단순 체육복 형태를 말 한다기 보다는 제복 매니아의 욕구 해소 성격을 갖고 있다. 일본 여고생 하면 연상되는 3대 의상(성적인 요소)으로 세라복, 학교 수영복, 그리고 부르마(체육복)라가 등장하는 이유도 그런 선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부루마는 일본 학교에서 입는 체육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무릎 위나 아래를 고무줄로 졸라 매는 여성용 운동 팬츠도 이와 같이 불린다. 서구의 여성해방운동가들이 여성복을 간소화하고 남성복과 비슷하게 만들자는 운동을 일으킬 때 1850년 미국의 어밀리어 젠크스 블루머가 터키식 바지처럼 고무줄을 넣어 헐렁하게 만든 바지가 블루머였다. 처음에는 여성들이 입기를 꺼려하고 비웃었지만 1890년대에 체조, 승마 등의 운동을 즐기는 여성인구가 늘면서 디바이디드 스커트와 니커보커스(무릎 밑에서 조여 묶는 헐렁한 바지)를 블루머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외 어린이와 여성들이 입는 풍성하고 헐렁한 아래 속옷을 말하기도 한다.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사회운동의 상징처럼 되어 블루머주의(Bloomerism)라는 말을 낳기도 하였다. 여성의 활동에 자유를 불어 넣은 옷이 부르마라 할 수 있는 셈이다.

원래는 여아의 속옷이나 여성의 속바지 형태로 출발했으나 점차 운동복으로 바뀐 것으로 영어로 Bloomers 블루머라고 부르는데 일본식 영어 발음인 부르마(ブルマー)로 불리우면서 우리에게는 부르마로 소개 되었다. 영어 Bloomers의 뜻도 속바지라는 뜻으로 오래전에 여성들이 입던 구식 속바지를 의미한다. 원래는 타이트한 팬티형이 아니라 펑퍼짐한 반바지 형태였는데 팬티형의 부르마로 바뀐 것은 체육과 관련이 깊다. 반면 지금도 반바지 형태의 블루머는 속옷의 한 형태로 사용 되고 있다. 사각이 오히려 속옷으로 삼각이 반대로 겉옷으로 쓰인 언발라스한 상황인데 결국 이게 체육복으로서의 부루마가 사라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부르마가 팬티형으로 바뀐 근본적인 이유는 배구라는 스포츠 종목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배구를 즐겨 보는 사람들은 여자 배구선수들이 굉장히 타이트한 부르마를 입고 배구 경기를 하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국제배구연맹 차원에서 여자 배구선수의 몸매가 드러나는 유니폼을 입도록 권고했는데 이 때부터 여자 배구선수들의 반바지가 현재의 타이트한 팬티 형태로 발전했고 활동성이 편한다는 이유로 여자 운동선수에게 전파되면서 다른 종목의 여자선수에게도 영향을 주었는데 대표적으로는 육상 경기에서 여자 선수들이 입는 짧은 바지가 바로 부르마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남아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육상 여자선수는 사각팬티형에서 삼각 팬티형으로 더 짧아진 반면에 배구는 성 상품화를 이유로 그 규정이 완화되어 팬티의 형태보다는 긴 반바지 형태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학교에서 부르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짧은 팬티 형태를 띤 것도 배구의 영향이 큰데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 여자 국가대표 배구선수들이 연승을 기록,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여자 배구의 인기가 치솟았고 소녀들 사이에서 여자 배구선수들이 입는 부르마 열풍이 불면서 현재와 같은 부르마 체육복이 완성되었다. 부르마와 관련해 재미있는 것은 여성인권을 위해 속바지를 개량해서 만든 운동복이 오히려 성적 자극의 대상으로 삼게 되고 더 나아가 남자학생들과 다르게 입는다는 성 차별적인 요소가 된다는 성차별 주장으로 인해 교육현장에서 부르마를 입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성계에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운동은 남자만 하고 활동을 해도 의상 때문에 활동을 할 수 없다며 자신들의 인권을 위해 만든 부르마가 남자와 여자의 체육복이 다르다는 이유로 성차별적 요소라는 주장을 들어 다시 못 입게 하자는 것인데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다. 현재는 한국과 같이 하계에는 무릎까지 오는 통 반바지를, 겨울에는 트레이닝복의 긴 바지로 바뀌어 한중일 학교 체육복에 차이가 없어졌다. 부르마는 일본 학교에서 더 이상 착용하지 않는 구 시대적 체육복으로 전락했다. 다만 그 자리를 타이트한 몸매가 드러나는 학교 수영복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여고생 학교 수영복이 부르마의 자리를 대신하고 부르마는 어덜트 영화 작품에서 여고생 체육복으로만 등장하는 하나의 의상으로만 존재하고 있다. 

실제 학교에서는 사라졌지만 에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의 영상물에서는 여고생의 체육복으로 아직도 일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라진 이유 (차별론), 현재는 입지 않는 옷이라는 이유로 일본에서도 점차 상하의가 모두 긴 트레이닝복으로 영상물이 대체되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성장 속도가 빠른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초등학교에 한해 아직 부르마를 입히기도 하는데 중학교 이후부터는 트레이닝복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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