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오너 드라이버라면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하게 되는게 엔진오일 교체. 엔진오일 등 주기적으로 교체를 해줘야 하는 소모품은 카센터 정비사가 알아서 해주는 경우도 많고 비전문가가 아닌 차량 전문가가 해주는 작업이다보니 믿고 맡기는 편이지만 엔진오일 만큼은 개인이 따로 신경을 쓰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과보충 때문이다. 하한선과 상한선이 나뉘어져 있고 그 두 라인 안에 엔진오일이 찍혀 있어야 정상으로 아는 사람은 많다, 그게 정답이다. 그러나 하한선 밑으로 오일량이 나오면 엔진오일이 없다는 말이니 엔진 고장과 직결(엔진 눌러붙고 얼마 못가 뻗는다)되기 때문에 하한선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의외로 상한선을 넘겨 맥스 단계까지 꾹꾹 눌러 담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간혹 있다하지만 정비사들 중에서도 F선까지 꾹꾹 넣어주는 분 많다)
그런 과보충 때문에 옆에서 지켜보거나 과보충 하지 못하게 신경을 쓰면서 선 안에 맞춰 넣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이다.
엔진오일이 적으면 몰라도 엔진오일이 많으면 별 문제 없지 않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적거나 많거나 둘 다 권장하지 않으니 적정선 안에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적은 것 보다는 많은게 낫다는 사람들이다. 오일량이 많은 경우 특별히 문제가 없다면 어차피 내 돈 주고 산 엔진오일인데 다 넣어주길 원하는게 사람의 심리다. 엔진오일 교체를 맡겨보면 알겠지만 내가 주고 산 엔진오일 통이 다 들어가진 않는다. 차량마다 용량이 달라 쓰고 남는 엔진오일이 꼭 생긴다. 아까워서 그냥 다 넣는게 보통이다. (덜 집어넣고 빼돌릴까봐 다 넣어달라고 하는 차주도 많다)
그러나!
한가지 염두해야 하는 것이 있다. 차량 제조사에서 (차량 설계자) 괜히 최저선과 최고선을 구분해 놓은게 아니다. 그리고 그 선 안에 위치하는걸 확인하라고 오일 게이지를 만들어 둔 이유를 알아야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 안에 넣으라는 "만든 이"의 "충고"인 만큼 어지간하면 따라야 하는게 법칙이다.
적은 경우 굳이 설명할 필요없이 엔진 말아먹기 쉽다. 문제는 많은 경우 별 문제의식없이 그냥 넘어가는 경우인데 대부분 연비가 안 좋아지거나 차량 힘이 딸린다는 정도로 인식한다. (실제로 연비가 나빠지고 엔진힘이 딸린다) 딱히 오버된 오일량을 뺄 생각도 안하는데 어차피 엔진오일은 조금씩 줄어들기 마련이라 언젠가는 맞춰지겠지 하고 넘어가는 사람도 많다.
결론은 많아도 좋지 않고 치명적인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조사의 결함이 아닌 운전자의 사용과실이다. 엔진 밑에 오일팬이 달려있다해서 크랭크축이 오일통에 담겨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간혹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일을 담아두고 그 안에서 뽑아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려가게 하여 "촉촉~"하게 적셔주는 것이지 담가두고 윤활 작용을 하게 하진 않는다.
군대에서 가장 많이 보는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라는 표어처럼 윤활유는 말 그대로 윤활 작용을 위해 적셔주는게 원칙이다. 마찰이 생기는 기계와 기계가 맞물린 곳에 기름을 칠해주는게 아니라 기름에 담가두면 오히려 제대로 돌아가기 힘들다. 쥐불놀이 깡통을 허공에서 빙빙 돌리면 신나게 돌릴 수 있지만 물(혹은 기름) 안에서 깡통을 빙빙 돌려본다고 생각해 보자, 절대 못 돌린다. (안돌아간다..물이나 기름에 의해 오히려 회전을 방해한다, 연비가 안 좋아지는 이유다)
무엇보다 엔진오일이 많으면 엔진에도 무리가 생길 수 있다. 각종 센서(산소센서 등)는 물론 오버된 오일이 실린더 내부로 들어가면서 폭발 행정에도 영향을 준다. 적정량을 넘긴 오일은 그 양이 많아지는 만큼 엔진 내부의 면적과 닿는 부위도 많아진다. 엔진오일이 적정 온도로 올라가는 속도도 더디지만 올라간 뒤로는 오일 온도가 평소보다 더 뜨거워지고 잘 식지 않는것도 문제다 (오일의 생명이 빨리 단축된다)
보통 엔진오일이 많아지면 여러가지 부속장치나 엔진기능에 안 좋다고만 대충 말하는데 진짜 문제는 엔진오일 온도다. 오일의 기능이 떨어지면 당연히 오일량은 단지 계량적인 부피일 뿐 기능은 제로가 된다. 윤활, 방청, 청정 기능 따위는 떨어진다. 먹는 튀김기름도 온도에 따라 맛탱이가 쉽게 간다. 닭을 100마리 튀길 수 있는 기름(식용유)이라도 새기름 상관없이 단 한번 실수로 200도 이상 올라가고 210~250도 내외로 올라갔다 내려온 순간 기름은 끝이다. 잘 튀겨지지도 않고 맛도 없고 고기도 눅눅해지고 탄내는 물론 역한 냄새까지 생길 수 있다. 기능적으로 보면 엔진오일도 마찬가지다.
엔진과 분리되어 하단에 철제 깡통으로 따로 분리된 오일팬이 괜히 하부에 별도로 있는게 아니다. 너무 뜨겁지 않게 잘 식으라고 그 자리에 배치를 해 둔 것이다. 오일기능을 하고 나면 엔진오일이 뜨거워지기 마련인데 아래 팬(통)에 담겨져 있으면서 식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오일량은 오일팬과 실린더블록(엔진블록)과 거리를 두게 된다. 그러나 오일량이 많아지고 오일팬을 넘을 정도로 넉넉하게 들어가면 그 만큼 엔진블록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오일이 너무 뜨거워지면 끈쩍끈쩍함도 덜해지고 양이 많으면 쉽게 식지도 않는다. 오일이 본래의 기능을 못한다면 결국 "엔진오일" 없거나 적은 차량과 상황이 같아진다. 그래서 적정 선 안에 맞춰 넣으라고 하는거다.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는 모두 "메뉴얼"에 엔진오일 적정선 유지에 대해 경고 문구를 표시하고 있다. "최대선(F)를 넘지 말라고 간결하게 표시하는 회사도 있지만 "절대로" 넘기지 말라고 경고하는 회사도 있다. 수입 외제차는 절대적으로 넘기지 말라고 많이 표시한다.
국내 자동차 회사의 경우 "르노삼성"은 차량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오버페이스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엔진오일이 과급유 되었거나 적정선을 넘겨 F선에 달랑말랑하면 "빼라"고 아예 경고한다. 심지어 시동도 걸지 말고 오일부터 빼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그냥 타면 고장난다는 말이다.
현대나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F선을 넘지 말라는 건 비슷하다. 다만 "절대"보다는 "능력껏" "재주껏" "요령껏" 한 두번은 괜찮은거 같으니(?) 다음에는 조심하라는 느낌으로 주의만 주고 있다. 이건 제조사마다 다른것도 있지만 경고와 주의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게 설계된 "차량"마다 능력치가 다르기 때문에 절대 넘기면 안되는 차량이 있고 넘어도 대박 문제나는 경우는 없다면서 다음부터는 조심하라고 일러주는 경우처럼 상황이 다르다. (회사의 서비스 정신이 아니다)
대체로 중형차 이상, 어디가서 꿀리지 않을 정도로 2000cc 이상의 고급 차량(외제 포함)에서는 적정선을 넘기면 안된다는 표시를 "경고"로 담아두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비싼 만큼 더 주의하라는 뜻이겠지..(싼 차는 막 써도 되남 ㅠ)
자기가 타는 차량의 메뉴얼이 가장 정확하다. 차종 모델마다 주의(경고) 문구가 조금씩 달라 자기가 타는 차량에서는 어떻게 말하고 주의를 하는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 제조회사 상담창구, 딜러(영업소), 정비소(직영) 등 대부분 별 문제 없다고 하지만 원래 메뉴얼이 선행조건이고 그게 현장보다 우선시해야 하는 답이다.
제조회사 스스로가 이 문제에 대해 별 탈이 없다고 답을 하지만 메뉴얼을 처음 만들 때 (설계자들) 그 사람들이 원래 처음에 하고 싶어했던 말이 더 정확하다, 서비스센터 보다 생산공장(설계)에서 말하는게 더 정확하다는 뜻이다. 안 그래도 분명 이런 문제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여 구글링을 해보니 역시나 이런 문제로 나온 기사가 있다.
메뉴얼에는 엔진오일이 넘으면 안된다고 하는데 차량회사에서는 괜찮다고 하니 뭐가 맞냐는 내용 (아래 기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12/2016111200595.html?Dep0=twitter
더 웃긴 건 엔진오일이 원래 증가하게 만들었다는 아주 괴상한 논리, 다른 분이 엔진오일 과급유와 관련해 평소보다 엔진오일이 늘어난다며 올린 글을 본 적이 있다. 엔진오일을 직영 정비소에서 F를 넘기는 풀급유를 해주니까 이의를 제기했다가 묵살 당했다는 글이었는데 엔진오일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도 신경 쓰이는데 오일량을 평소보다 많게 넉넉히 채워주니 더 신경쓰였다는 말이다. (정비소에서는 원래 늘어나게 되어 있고 또 쓰다보면 줄어든다고 했다면서 괜찮다고 했다는데...)
엔진오일이 "늘어나는 건" 100% 안 좋은 현상이다. 상식에도 어긋난다. 하늘에서 기름이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마술/요술을 부려 없던 기름이 생성되는 것도 아니며 그 차가 유전도 아니고 기름이 솟아나 생성되다니 말이 안된다. 새 오일을 넣어줄 때 엔진 안에 남아있던 잔유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도 안되는 소리
대부분 냉각수, 기름(휘발유, 경유)가 섞여 들어가는 경우이고 오일도 맛탱이 가지만 기름이 새어 들어간다는 말도 되기 때문에 엔진이 얼마 못가서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순간이 엔진오일 증가 현상이다. 위 기사에도 관련 내용이 나오지만 엔진오일이 증가하는 현상은 "차량결함"으로 보아야 하는게 맞다.
정비소(카센터)에 가면 F로 넣어도 괜찮다는 정비사가 간혹 있다. 10명의 정비사에게 본인들 차량 엔진오일량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봐라, 10명 중에 10명, 넉넉히 인심써서 10명 중에 9명은 F에 못 미치는 양, 대체로 80% 선에 맞춰 오일량을 넣고 다닐 것이다. 손님 차 말고 본인들 차도 그렇게 하느냐고 묻는다면 한 두명 빼고는 다 80%선에 맞춰 타고 다닌다고 답을 할 것이다. 그게 팩트고 정답이다. 본인들은 그렇게 하면서 손님에게는 괜찮다고 하면 좋은 정비사가 아니다.
한국말은 끝까지 다 들어봐야 하고 또 한국말은 앞뒤 말도 다 따져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F선에 최대한 가까이~, 혹은 F선에 가까이 보충하라는 말은 두 선의 중심에서 F쪽으로 채우라는 말이지 F선 주변까지 넣으라는 말이 아니다. 가운데 중심선에서 어느쪽 (아래/위) 에 기름이 위치해야 하느냐고 물었을 때 위쪽(F)으로 가야하며 중심선과 F선의 중간, 즉 가운데(50%)에서 또 절반 위에 위치한 (25%) 75%가 바로 최적화된 오일 위치다. (보통 80% 선에 맞춰 채우는 이유가 이래서다)
적게 넣을 일은 없겠지만 많이 넣었거나 게이지에서 양이 많다면 일부러 빼주는 것도 좋다. 각 차량회사들도 대부분 메뉴얼 자체에는 오버 했을 경우 "빼라고" 경고한다. 잘 정비된 시스템, 구조화가 잘 이루어진 최적화된 기계들을 다루는 기름쟁이들은 잘 알겠지만 메뉴얼(고객용과 정비용)이 우선이다.
'수송 > 자동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방끈 음주운전자 결국 1심 무죄에서 2심 확정 유죄로 변경 (0) | 2017.10.30 |
---|---|
음주운전에 대한 기준을 보는 서로 다른 시선과 판단 (0) | 2017.07.17 |
오토(AUTO) 에어컨은 절대로 수동조작 하면 안된다? (0) | 2017.06.16 |
자동차 대시보드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모놀리스 영화 속 자동차 (1) | 2017.05.31 |
현대기아차 세타엔진 결함의 문제점과 원인 분석 (소비자 리포트) 3 - 리콜 확정 (0) | 2017.04.08 |
현대기아차 세타엔진 결함의 문제점과 원인 분석 (소비자 리포트) 2 (0) | 2017.04.08 |
현대기아차 세타엔진 결함의 문제점과 원인 분석 (소비자 리포트) (0) | 2017.04.08 |
교통경찰의 본분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만든 단속 경찰관의 모습 (0) | 2017.03.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