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탐정 수사물 <천재탐정 미타라이 : 살인사건의 진실>, 다음영화 후기 평점에서 일반인 5점대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뒷심 발휘가 아쉽고 사건들의 개연성이 부족한 것이 영화의 발목을 잡지 않았나 싶다.
처음 기둥에 묶인 부부의 사건 장면만 해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했다. 끔찍했고 공포스러웠고 잔인했으며 부부의 아기가 살해 된 상태였기 때문에 사건의 심각성은 화면 연출 만으로도 출발은 아주 좋았다.
다만 외국인 여성이 살해 당한 사건과 바닷가로 밀려오는 의문의 사체들과 함께 세 사건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면서 그 연결고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너무 단조롭고 식상했다. 탐정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은 한번만 봐도 사건의 실마리를 해결 할 능력이 있다고 하지만 그걸 제3자 입장에서 지켜보는 관객은 천재적인 머리로 풀어나가는 사건 실마리에 공감되기 힘들어서 마치 천재 보다는 아주 유명한 점쟁이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누군가가 꼬여 놓은 사건 속에서 실수도 하고 역으로 당하기도 하고 탐정도 뒷통수를 당하면서 반전을 꾀하면 극적 요소라도 있지만 사건을 풀어나가는 주인공은 완전 고수, 범인은 완전 하수로 주인공을 압박하거나 긴박하게 쪼이지 않는다. 그래서 보는 재미는 많이 떨어진다.
전식(선식), 본식, 후식의 식사 코스에서 입맛을 돋구는 전식을 아주 맛있게 먹어서 음식의 기대치를 한층 높였지만 그 뒤로 나온 메인 요리가 너무 단조롭고 뻔한 재료와 뻔한 맛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색다르고 흥미로운 전혀 맛보지 않은 메인 요리를 기대했지만 천재 탐정(셰프)이 만든 것이니 너무 군소리 하지 말고 맛있게만 먹으면 된다는 식의 대접을 받은 느낌이다. 더 나아가 메인 요리에서 갖었던 실망감은 후식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박하사탕 하나 던져주고 종이컵에 담긴 무료 믹스커피 한잔 먹고 나온 듯한 느낌, 그게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과 같다.
나름 인기도 있었고 원작도 있고 드라마에서도 먼저 다루었었다고 하지만 탐정 수사물치고는 너무 약하다.
그러나 동 떨어져 보이는 세 가지 사건이 하나의 사건으로 연결되는 포인트와 세 사건 중 보모와 아기의 이야기, 그리고 서로 전혀 다른 사람이 벌인 각자의 범죄가 "우연"이라는 기회로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지면서 범인 뒤에 진짜 또 다른 범인이 있다는 사건 풀이는 매우 신선했다.
특히 보모와 아기의 납치/유괴 살해 사건이 우연한 기회에 나머지 두 사건과 연루된 자와 연결된다는 걸 찾아낸 것이 탐정 수사물에서 기대한 것을 그나마 충족 했는데 이런식의 사건 은폐와 사건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건 무척 흥미롭고 나름의 반전이었다.
그러나 전혀 다른 세 사건의 결말이 결국 고대 잠수정으로 이어지면서 최초의 잠수정이니 하는 모양새로 마무리 되는 건 다소 아쉽다. 영화의 사건 이야기들 구성 자체가 너무 엇박자고 조금만 템포를 놓쳐도 헷갈릴 수 있는 요소가 많은데 잠수정까지 등장하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추가되다보니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듯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탐정수사, 추리물에 일가견이 있는 일본의 작품이고 또 검증된 작품이며 배우들의 연기나 연출력이 뒤떨어지는게 아님에도 일반인 평점 5점대가 나온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나 역시 초반을 빼고는 뒤로 갈수록 아쉬움만 커졌다.
탐정이 천재급이지만 경찰은 하수인 노릇하기 바쁘고 협력자, 조력자라기 보다는 무능한 사람들로 비춰진다. 여자 주인공 역시 거의 영화에서 조수급으로 탐정 옆에 항시 붙어 모든 사건을 함께 하는데 사실 사건 풀이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존재감이 있어야 하는 캐릭터도 아니며 거의 상관없는 사람이 개입해 공적 수사에 참가한 꼴이라 개연성은 많이 떨어진다. 그냥 예쁜 조수가 필요했고 투자대비(?) 영화 이미지와 매출에 도움이 되는 티켓파워를 노린 꼼수라고 밖에
보통 먼 지역으로 출장을 가면 챙겨가는 옷이 한정되기 마련인데 영화에서 여주의 의상은 꽤 자주 바뀐다. 그것도 곱게, 예쁘게, 큐티스럽게~, 그런 디테일한 설정까지 딱히 꼬집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원래 식상하고 별로라고 평가를 하게 되는 영화에서는 뭘 해도 부정적으로 보이고 뭘 해도 곱지 않은 시선을 갖는 법이다. 솔직히 나는 중반 부터는 예쁘게 나오는 탐정의 사실상 조수이자 여주인공 보는 재미로 봤다.
영화란 자고로 처음부터 끝까지 쉴 틈을 안주고 쭉 매진해서 KO를 시키던가 아니면 잔 펀치로 시작해서 점점 이야기의 흡입력을 높여 뒤로 갈수록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시작은 아주 좋았으나 점점 힘이 빠지고 바람이 빠지면서 힘을 잃어간다. 스타트는 괜찮았는데 이후 상승이 아닌 하락 곡선을 그어가면서 나중에는 지면까지 내려왔다. (보기에 따라서는 지하까지 뚫었다고도 볼 수 있고...)
영화는 10점 만점에 7점, 수우미양가에서 "미"로 평가한다. 6점 이하 양 아니면 가급의 평점이 되야 하지만 전체 이야기는 별로였지 개별 사건 자체는 매우 흥미로웠고 특히 아기와 부부 사건의 경우에는 이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작품, 하나의 영화로 따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무척 잘 짜여진 사건이었다. 그 사건 하나만 가지고도 영화를 그나마 보는데 버팀목이 될 수 있었다.
나머지 두 사건과 잠수정에 관한 것도 별로 관심을 주진 못했지만 이 모든 4가지 요소가 하나의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는 이야기의 풀이는 가히 칭찬을 받을 만한 요소였고 탐정추리물로 손색이 없는 구조라 이 점은 높이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너무 동 떨어진 사건을 이어 맞추다보니 흡입력이 떨어져서 그렇지 적당히 손을 보고 스토리를 더 간결하게 압축했다면 좋았을거란 아쉬움은 있다.
경찰서 사무실에서 주인공에 의한 눈과 입이 꿰매어진 부부와 두 기둥의 해석은 아주 놀라웠다. 눈과 입, 두 개의 기둥이 의미하는 걸 정확하게 파악하고 암호처럼 풀어나가는 솜씨는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깜놀했던 부분
이런 영화를 보면 우리나라도 탐정이라는 직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영화 속 장면, 사건의 진실과 범인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영화를 보고 내 기억속에 남은 건 여주인공 뿐이다. 예쁘다~ ^^ 히로세 아리스, 위는 14년도, 아래는 15년도 외모
탐정 수사물이라고 해서 너무 기대를 갖고 보면 실망할 수 있다. 물론 사건 자체나 이야기는 괜찮은 편이지만 진짜 천재인지 너무 쉽게 풀어나가고 점쟁이처럼 딱 보면 뚝딱 해결해서 재미가 별로 없다.
전혀 다른 세 가지 사건이 하나의 범죄로 이어지는 건 놀라울 정도로 획기적이었으나 사건 하나하나를 자세히 훑어보면 외국인 여자의 죽음이나 섬에 밀려온 외국인들 시체는 복수와 무관하고 보모와 부부/아기의 사건은 우연으로 발생한 것이라 세 가지 사건이 의도적으로 발생해 연결된 건 아니다. 결국 그런 점이 재미를 이어가지 못하고 궁금증 보다는 같은 왜? 지만 전혀 다른 반문의 감정을 갖게 한다.
그걸 모두 "우연"이었다라고 하지만 그 우연의 사건들 풀이도 나쁘진 않았다, 사실 그런 우연의 사건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아가는게 더 어렵고 그걸 이어붙여 연결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줄 때 희열을 느낀다. 그러나 천재급 탐정 수사물로 다루기에는 계획되고 의도적인 사건 보다는 우연의 연속에 의한 사건들 조합이라 조금 부족함이 크다.
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오래전부터 "의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의도가 더 부각되었어야 하는데 오히려 우연한 사건으로 연결된 것이 못내 아쉽다. (물론 우연한 사건을 포착해 그걸 기회로 삼아 자신의 복수를 한 범인의 능력에 대해서는 놀랍지만 역시 전반적으로 복수가 아닌 의도치 않은 결과물에 의한 사건이라 김이 빠진다)
입이 꿰매어지고 눈이 꿰매어지고 갓난아기는 죽임을 당하는 엄청난 사건을 시사하는 장면 연출은 복수의 대상치고 너무 잔인해 그 누구라도 눈을 떼지 못하고 몰입할 수 밖에 없는데 결말에 복원된 고대 잠수정씬이 나오면서 이 영화 뭐였지? 라는 실망감은 어쩔 수 없다. 음산하고 잔인한 스릴러물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극단적인 배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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