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 사건파일 - 연쇄사망 미스터리와 어느 한 여자의 이야기 1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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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수사반장

미제 사건파일 - 연쇄사망 미스터리와 어느 한 여자의 이야기 1 (그것이 알고싶다)

by 깨알석사 2016.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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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영했던 어느 여자의 이야기, 지금까지 봤던 여러 미제 사건중에서 내가 가장 소름 돋게 봤던 이야기다. <부부연쇄사망 미스터리, 그리고 사라진 정여인>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이 이야기의 시작은 간단하다. 약혼녀가 신분을 속였고 그 사람의 진짜 신분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약혼녀의 실체와 진실을 만나게 된 다는 이야기, 영화 소재로도 약혼녀의 신분이 다른 사람이었다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이 방송의 제목이 "사라진 약혼녀" 이거나 "사라진 약혼녀의 실체"가 아닌 "부부연쇄사망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먼저 시작했다는 건 스포 아닌 스포, 숨겨진 이야기가 더 많고 더 무섭다. 

어느날 약혼녀가 사라진다. 그녀를 찾기 위해 팔방으로 수소문을 하던 약혼남에게는 뜻밖의 소식이 전해진다. 자기가 알던 그 약혼녀가 다른 사람이라는 것, 약혼녀의 소재를 찾아 확인하니 다른 사람의 신분이었고 결국 새로 알게된 신분을 다시 찾아 가보니 그 사람 역시 다른 사람, 이렇게 또 새로 알게된 신분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그녀에게 숨겨진 사실이 드러나게 되는데 그건 끔찍하고 소름 돋는 사건의 주인공이 된다. 

소설 같은 이야기는 실제로 존재했다. 결혼을 약속하고 교제 중인 약혼녀는 결혼 자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결혼을 앞둔 남녀 사이라면 흔히 겪을 수 있는 그런 경우다. 그런 약혼녀를 위해 결혼 자금을 남자가 준비해 주었다. 금액은 대략 1억 5천만원 정도,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독 돈에 집착하는 약혼녀를 보고 의심을 품자 약혼녀는 결혼 자금을 모두 가지고 숨어 버렸다. 남자는 여자가 돈을 가지고 도망간 것이라고 확신하고 경찰에 약혼녀를 신고한다

34세의 약혼녀, 김미선, 그녀가 어느날 결혼 자금을 가지고 사라졌다

결혼을 약속하고 결혼 준비를 하던 그녀는 유독 돈에 관한 욕심이 많았다

결혼 자금이 부족하다, 이 정도 재산으로는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이 어렵다는 식으로 남편이 될 사람에게 돈을 더 많이 준비하라고 재촉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남편 될 사람의 주변 사람들에게도 서슴치 않고 돈을 마련해 달라는 약혼녀의 모습에 점점 의심을 품게 된 남자, 왜 자꾸 돈에 집착하고 돈을 마련해 달라고 하느냐고 의구심을 갖고 그녀를 대하자 결국 그동안 건네 준 결혼 자금을 몽땅 가지고 잠적해 버린다.

사기 결혼이라는 걸 직감한 남자는 그녀를 경찰에 신고한다

경찰서에 신고를 한 뒤 얼마 후, 그녀의 소재를 파악해 데리고 있다는 소식이 남자에게 전달된다

경찰서에 도착한 남자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한다. 김미선을 찾아 데리고 왔는데 다른 사람이었던 것이다

약혼녀가 살던 집 주소와 이름 등의 개인정보는 모두 같았지만 얼굴은 완전 다른 사람, 동명이인이었다.

약혼녀라는 사람이 김미선이라는 사람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그 사람의 행세를 했던 것이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인생으로 살던 그녀에게는 추적할 만한 또 다른 단서가 하나 있었다. 돈을 송금할 때 계좌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 다른 사람의 계좌로 송금을 받던 약혼녀에게는 송금을 항상 받았던 박은지라는 사람의 은행계좌가 있었다. 그 사람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다는 뜻이다. 

김미선이 가짜라면 돈을 송금 받았던 박은지가 이 여자의 진짜 실체일 수도 있는 상황, 경찰은 박은지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 걸 파악하고 재수사에 들어간다. 김미선일 때의 사진과 박은지 이름의 사진을 찾아 대조해 보니 동일 인물임이 드러난다. 그렇게 새로 알게된 그녀의 진짜 이름은 박은지, 이제는 박은지를 찾으면 된다.

박은지라는 사람을 수소문 하다보니 그 사람에게서 사기 피해를 이미 당한 사람을 찾을 수 있었다. 1976년생인 그녀는 이미 한두번 이런 일을 한 것이 아니었다. 박은지를 빨리 찾는 것이 급선무, 결국 그녀의 주소지가 포항쪽이었다는 단서를 얻게 되고 그렇게 박은지의 집을 찾아가게 된다

박은지의 집을 찾았으나 모든 정보는 마찬가지로 일치, 하지만 얼굴이 달랐다. 박은지의 부모는 박은지라는 사람이 자신의 딸이고 주소도 맞지만 얼굴이 다르다며 제시한 사진속의 여자는 딸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그렇게 연결된 박은지에게 또 한번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느 일요일 밤, 김미선이 아닌 박은지라는 걸 재수사를 통해 알아낸 경찰이 박은지의 소재를 파악해 집에 찾아와서 박은지를 체포하게 된다. 경찰이 데리고 간 박은지는 곧바로 경찰서 유치장에 갇힌다. 결혼 사기로 고발을 당해 유치장에 갇힌 박은지는 자신과는 무관하고 결혼을 약속한 남자도 없다고 항변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렇게 약혼녀의 실체인 박은지를 보기 위해 다시한번 경찰서를 찾은 남자에게는 또 한번의 대반전이 일어난다

경찰이 파악하고 잡아 온 박은지,,그녀 역시 신분을 도용 당한 다른 사람이었다. 박은지가 아니라 박은지 행세를 한 또 다른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김미선인줄 알고 만난 여자가 박은지였고 박은지를 찾아내니 또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두 번의 경찰서 방문에서 진짜 김미진과 진짜 박은지를 만나 멘붕에 빠졌던 남자, 그런데 여기서도 약혼녀의 단서는 또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진짜 박은지가 약혼녀와 과거 알던 사이였다는 것이다. 그렇게 새로 알게된 그녀의 진짜 실체는 1977년생의 최수진

서로 안면식이 있던 박은지와 최수진 두 사람, 어느날 최수진으로부터 박은지는 전화 한통을 받게 된다. 집에 혼자 있는데 밤에 남자들이 막 문따고 들어오려고 한다면서 무섭다며 박은지에게 도움을 요청한 최수진, 그런 안타까운 사정을 안 박은지는 최수진에게 자신의 집에 잠시라도 와 있으라며 도움을 준다. 그 때 함께 있으면서 정도 들고 외로움도 달래면서 친하게 되고, 서로의 가정사를 알게 되는데 화장품 가게 사업을 하다 망해서 신용이 좋지 못해 통장을 만들지 못한다는 최수진의 안타까운 소식에 박은지는 자신의 통장을 이용하라며 통장 명의를 빌려주게 된다. 그렇게 최수진은 박은지의 통장으로 돈거래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자신의 이름으로 통장 여러개가 개설되고 최수진이 자신의 행세를 하고 다닌다는 걸 알게된 박은지

그렇다. 결국 명의도용 피해로 여러가지 일이 발생하자 도움을 줬던 최수진을 고발하기로 한 박은지, 그러나 고발을 하면서 결국 최수진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그녀는 김미진에서 박은지로, 그리고 최수진으로 살았지만 여전히 진짜 실체는 오리무중인 상태, 최수진이라는 사람 마저도 실체가 없는 사람이었다. 또 다시 그녀가 누구인지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그러다가 우연히 그녀의 정체가 드러나는 사건이 발생한다. 112로 폭행 신고 하나가 접수가 되는데 폭행 당했다고 하는 사람을 데리고 와서 신원조회를 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박은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최수진은 경찰서에서 폭행 신고 처리를 하기 위해 신분을 밝혔는데 그녀가 말한 박은지는 이미 진짜 박은지에 의해 지명수배가 된 상태, 최수진을 잡기 위해 박은지 본인이 박은지 본인에게 지명수배를 요청한 상황이라 이런 개요를 모르는 폭행 사건을 처리하던 경찰관은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폭행 피해자로 접수하려고 불러준 박은지로 신원 조회를 했더니 지명수배자. 본인이 맞다면 검거를 해야 하고 아니라면 진짜 이름을 알아야 접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명수배를 피하려면 본인의 진짜 이름을 대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지명수배로 뜬 박은지 정보로 인해 결국 자신의 진짜 실체를 말하게 된 그녀의 이름은 정서희, 박은지라는 다른 사람의 이름을 이용했고 그 사람이 지명수배로 뜬 상황이라 지금 말하는 정서희라는 사람의 정보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재확인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 결국 지문까지 대조한 결과 정서희 본인이 맞다는 걸 경찰이 확인하게 된다.

결국 우연한 기회에 김미선은 박은지로, 박은지는 최수진으로 최수진은 정서희라는 것이 밝혀지게 된 셈이다.

박은지의 개인 정보에 사진만 바꾸고 박은지 행세를 제대로 하고 다닌 정서희

심지어 그녀가 도용한 신분증과 증빙서류는 위조가 아닌 정식 발급된 상황, 신분증을 만들 때 처음부터 정식으로 도용을 했다는 것인데 진짜 박은지가 면허증 재발급을 하려고 할 때 사진만 바꾸는 방식으로 (화장이나 헤어스타일에 따라 비슷하게 보일 수 있는 점을 노렸다) 그녀의 신분증을 진짜 자신의 신분증으로 만든 것이다.

공적 기관에서 정식으로 발급된 신분증이 있으니 이후 은행에서 계좌를 직접 만들거나 (박은지 명의) 휴대폰을 이용하는 건 당연히 쉽고 자연스럽게 된다. 다 위조하고 도용할 필요없이 신분증만 제시하면 지문을 대조하지 않는 한 박은지로 살 수 있는 것이다.

우연한 폭행 사건으로 박은지가 아닌 정서희라는 신분을 재확인한 폭행 담당 경찰은 박은지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 전에 있었던 결혼 사기 고발건하고는 연결할 수 없는 상황, 그렇게 폭행 신고 처리를 위해 정서희라는 신분을 확인하는 순간 또 다시 놀라게 된다. 정서희라는 이름은 A급 지명수배자로 또 뜬 것이다. 다름아닌 살인사건 관련 지명수배자로 정서희가 경찰 전산망에 올라와 있었던 것이다.

약혼자의 결혼 자금을 가지고 도망간 약혼녀를 찾아보니 김미선이 아닌 박은지였고 박은지를 찾아보니 그녀는 명의를 도용 당해 피해를 본 사람이었다. 그 과정에서 최수진과 정서희라는 또 다른 신분을 확인하게 되었는데 최종적으로 그녀는 결혼 사기범이 아닌 살인사건의 주요 용의자였던 셈, 까면 깔수록 무서워지는 순간이다.

또 한번의 놀라운 사실(어디까지 놀라야 하나..)은 그녀가 실제로는 결혼을 한 유부녀이고 자녀도 둘이나 있는 아이의 엄마였다는 것이다. 그녀는 아이가 있는 결혼한 여자로 다른 사람의 신분을 도용해 미혼 남자들을 꼬시면서 결혼 사기를 쳤던 것이다. 그리고 살인사건과도 연관이 되어 있다

2010년 9월 14일,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의 어느 조용한 주택가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한다. 정서희라는 인물이 왜 A급 지명수배자가 되었고 살인사건과 연관이 되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과거 있었던 어느 화재 사고를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전혀 다른 뜬금없는 화재 사고는 여기서 중요한 전환 포인트가 된다. 어느날 밤 주택가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한 명이 사망하고 두 사람이 생존하게 되는데 사망한 사람은 정서희의 친정 엄마, 그리고 화재에서 탈출한 두 사람은 정서희 본인과 딸아이였다. 정서희의 친정집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화재를 조사해보니 그날 밤 친정 엄마와 정서희는 간단한 술자리를 가졌고 이후 늦은 밤이 되자 서로 잠자리에 들었다. 잠이 들고 나서 그러다 어느순간 어린 딸아이가 보채어 잠에서 깨보니 집에 이미 큰 화재가 발생했고 피할 공간을 찾다 겨우 창문 밖으로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고 그렇게 어린 딸과 정서희만이 탈출하게 된 상황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가 도착했을 때 이미 최성기(최고 발화점)여서 꽤 심각한 화재였지만 화재를 진화하고 조사를 위해 다시 찾아간 집의 내부는 이상한 점이 많았다. 다른 방들은 타지 않고 거실도 일부만 탄 애매한 화재 사고였고 화재발생 원인을 감식하기 위해 발화 원인을 찾다보니 역시 이상한 것들이 발견된다.

발화 원인을 찾기 위해 조사를 하던 감식반은 이 화재가 주방의 가스나 벽의 전기 합선이 아닌 바닥에서부터 발생한 형태의 화재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렇게 바닥에서 불이 날 수 있는 것들을 찾다보니 나오게 된 것이 라이터 하나

바닥에서는 불이 날 원인이나 이유가 드물기 때문에 라이터가 발견된 것은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침 친정엄마의 화재 사망사고 관련해 딸이 진술한 내용에도 친정엄마의 담배 관련 진술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담배와 라이터를 연관지어 보면 재떨이가 있는 바닥에서도 충분히 발화의 원인이 생길 수 있고 담배는 누워서도 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담뱃불에 의한 화재사고가 아닌가 하는 쪽으로 수사의 방향이 잡혔다

친정 엄마의 사망에는 의심할 만한 구석이 있었다. 피하지 않고 그냥 그 불길 속에서 정자세 그대로 누워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불길과 연기 때문이라도 출구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마련인데 그런 것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그 점에 있어 딸 정서희는 엄마와 둘이 술자리를 가졌다는 진술을 했었는데 부검 결과 실제로 친정 엄마에게서는 알콜 섭취한 것이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술을 마셨기 때문에 불길과 연기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누워서 사망하게 된 것일까?

그건 아니었다. 알콜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고 사람이 정신을 잃을 정도의 과음 상태는 아닌걸로 조사되었다. 이 때 부검을 하면서 친정 엄마가 움직이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를 찾게 되는데 그건 바로 요즘에도 자주 언급되는 졸피뎀, 바로 수면제였다. 졸페덤 성분이 친정 엄마의 몸속에서 검출이 되었는데 그 농도는 꽤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검출된 농도만 놓고보면 정신을 완전히 잃을 정도, 독성 수준으로 의식이 없는 높은 수준의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체로 잠이 들었기 때문에 피처 불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잠정 확인되었다, 그러나 수면제는 누구나 흔히 쓰기도 하고 과다 복용으로 숨진 것이 아니라 수면제를 먹고 깊게 잠이 들었다가 집에 불이 나서 피하지 못해 사망한 것이기 때문에 약물을 사용한 살인과는 무관

결국 술과 수면제를 함께 먹은 친정 엄마가 담뱃불에 의해 발생한 화재를 피하지 못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재 사고로 잠정 결론되게 된다. 합리적인 의심은 곧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마무리 되고 일반 화재사고로 종결된다.

정서희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명수배자가 된 것은 이 화재 사고 때문은 아니다. 다른 것이 원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친정엄마 사건을 다룬 이유는 다른 사건의 주인공이 바로 친정 아버지이기 때문이고 결국 그 사건에서도 미심쩍은 원인이 생기면서 과거에 있었던 이 친정 엄마 사건도 다시한번 꺼내보게 된 것이다.

친정 아버지의 사건과 이후 정서희 그녀의 실체는 다음 2부 포스팅에서 다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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