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람은 호기심이 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의 과거에 대한 호기심은 모두 가지고 있다. 그 사람이 내가 없을 때 지내온 나날, 세월들, 겪었던 일들과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은 원래 당연한 범위다. 과거가 클린하다면 상관없지만 사람마다 숨기고 싶은 과거도 있다. 때론 그런 것과 상관없이 그냥 내 과거를 끄집어 밝히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상대방, 애인에 대한 과거에 혹여라도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다른 각도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지인의 이야기다. 남자다.
성년이 되고 4번정도의 연애를 했는데 지금 만나는 애인이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 제일 좋다며, 처음으로 결혼이라는 걸 생각하게 만든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걸 보는 제3자인 내 눈에도 콩깍지가 단단히 씌여져 있는 게 보인다. 눈에서 하트가 나온다. 이 사람을 오랫동안 잘 알다보니 쉽게 정 주고 쉽게 만나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물론 그 콩깍지는 다른 경우와 다르다. 확실히 사랑이라는 감정이 내 눈에도 보인다.
그런데 얼마 전 술자리에서 고민이 있다며 이야기를 털어놨다. 반 년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남들에게는 차마 하지 못한 이야기가, 그 여자의 과거가 의심(?)스럽다는 이야기.
왓?? @@;; 왜? 와이?
이 남자도 연애 경험이 4번 정도 있고 연령대도 어린 편도 아니라서 연애 스킬이나 스킨쉽에 대한 게 떨어지는 편은 아닌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애인과 나누는 애정 표현들에 있어서 자기가 아는 선의 연애 스킬의 강도가 조금 남다르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깊은 애정 관계가 생기자 예전에는 못 느꼈던 그녀만의 스킬 수위, 수위 강도가 조금 강하다는 것이다.
그게 왜?...좋구만....
그게 아니고~ 식의 푸념..그 애정을 표현하는 스킬의 수위가 일반인 보다는 유흥이나 화류계에서나 느낄 수 있는 그런 기술들을 선보인다는 말이었다...(남자들이 아무래도 여자 보다는 유흥 이용이 많을 수 밖에 없고 본인이 경험하지 않더라도 주워 듣는게 워낙 많은게 또 수컷세계의 특성이니,,,특정 스킬은 업계용인지 일반사람들이 하는 것이지 대강 알기는 한다)
애인이 사용한다는 스킬 일부를 들어봤더니.......어떻게 보면 확실히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구석이 있기는 했다. 내가 이런 스킬에 대해 수많은 연구(?)를 하기도 했고 주위에서 자문을 해주기도 하는 편이라 그 지인의 경우를 들어보니 확실히 일반인이 구사할 수 있는 범위의 스킬들은 아니었다. (그게 뭔데??)
업계에서 쓰는 걸 따로 배웠거나 업계에 종사했거나 아니면 그 여자친구의 여자사람 친구중에서 업계에 있지 않는 한 그런 세세하고 정확한 포인트를 짚어서 기술을 구현한다는 건 어렵다. 다시 말해 말이나 글로 배워서는 안되고 직접 배우거나 누가 옆에서 정확히 짚어주면서 설명(해설)을 해줘야 하는 기술들이 많았다. (어설프거나 남 말을 들어서 할 수준이 아니라는 뜻)
화류계 종사까지는 의심하지 않아도 과거 남자들(전 남자친구)과의 관계나 애정표현의 강도가 의심스럽다고 하는 게 지인의 고민 아닌 고민인데 순진할 것만 같았고 그럴 것이라고 믿었던(믿고 싶었던...) 자신의 여자 과거가 난잡했을거라는 생각에 고민이 꽤 심각해 보였다. (결혼예정자였음) 원나잇이나 단순한 데이트 상대라면 심각한 고민까지는 아니어도 결혼을 염두하고 만나는 사이라면 사실 고민이 될 수도 있다. 이걸 반기는 남자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연인, 애인일 때는 요부를 원하고 결혼 상대자는 요조(요조숙녀)를 원하는 것도 남자의 심리 아닌 심리다. 결혼 한 뒤에 요조숙녀가 요부가 되는 건 상관없지만 요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이 없다. 자습을 통한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자습이 아닌 업계에서 가르침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다. (오해는 하지말자, 그 남자의 고민은 출신을 문제 삼는게 아니라 난잡한 과거 상황을 의심하는 것일 뿐이고 이건 남녀가 똑같다, 바람둥이나 거부감이 들 정도의 노골적인걸 즐기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 애인이 되는 사람을 내가 한번도 안 만나봤거나 대화조차 안했다면 나도 오해했겠지만 나도 여러 번 만나 대화를 해봤고 함께 식사자리, 술자리도 동석했던 경우라서 그 사람 자체에 대해서는 오해는 하지 않았다. 아마도 남들보다 열심히 "자습"한 경우라고 생각했는데 그 고민을 듣고나서 (그 지인이 내 생각을 서슴없이 듣고 싶다고 하여...) 그 뒤의 동석 자리에서 수많은 대화를 해 보니 (나름 티 안나게..) 자습을 확실히 한 경우로 짐작이 되었다. (잠정확정)
제3자의 고민거리를 들어주는 척 하면서 자연스럽게 과거 남친들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되었는데, 아마도 전 남친 중에서 업계를 엄청 좋아해서 자주 다니던 남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 남자에게서 기술 전수를 받은 것으로 보였다. (대화에서 추정만 할뿐 이것도 확증은 없다. 대놓고 묻지 않는 한 알 수가 없지 않은가) 또한 그녀의 베스트 프렌드 독수리 오자매가 있었는데 그 중에 두 친구가 굉장히 스킬 연구에 도가 터 있어서 이쪽에서도 기술 전수를 꽤 많이 받은 걸로 보였다. 결국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스킬을 전수받은 경우고 애인을 위해 나름 많이 찾아 보고 학습한 경우이기도 했다
여자가 여자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것보다 대상이 되는 남자가, 그것도 그런 기술을 잘 아는 남자가 가르쳐 주었다면 그것보다 정확한 건 없다. 아무리 서비스를 잘한다고 해도 해주는 쪽 보다는 서비스를 받는쪽이 그 누구보다 서비스에 대해 잘 알 수밖에 없는거다.
애초에 남친을 만날 때 간혹 남친 중에서 기술을 가진 장인이 있으면 그 제자가(여친) 기술을 전수받고 나중에 새롭게 만나는 애인(남편)에게 기술을 선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간혹 이렇게 무형문화기능을 전수받은 여자가(무형문화 인간문화재) 시집을 가면 남편들 대부분이 만족한 결혼생활을 하는 편이다. (남편을 보고 축복받은 ㅅㄲ 라고도 부른다)
엉뚱한 썰은 여기까지 하고 사실 기승전-사랑이라고 애초에 그 고민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었다. 사랑하냐? 사랑하십니까? 절절하게 그 사람을 사랑하고 하루라도 안 보면 눈에서 가시가 돋아 납니까? 라고 물었을 때 "예"라고 한다면 상대방의 과거는 아무 의미가 없다. (이 지인도 콩깍지가 제대로 씌워진 경우로 2년 교제를 했는데 여전히 죽도록 사랑한다고 했다)
과거가 없는 사람은 없고 (여기서의 과거는 타임~ 시간이라는 본질) 과거 없이 짠~하고 등장할 수 없다. 과거라는 건 현재의 다른 말이고 그 현재가 초 단위로 이어지면서 현재와 과거가 계속 만들어 질 뿐이다. 그 사람이 먹은 음식, 그 사람이 만나는 사람, 그 사람이 생각했던 것들이 결국 그 사람의 현재 모습을 만든 것이고 그 사람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만든 것이다. 아픔이 있다면 그 아픔을 통해 지금 모습이 된 것이고 기쁨이 더 많았다면 그 기쁨을 통해 지금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핵심은 바로 지금! 그 모든 과거를 통해 만들어진 이 현재의 모습에 반하고 사랑하고 만나게 되었다면 당연히 과거의 모든 것도 다 인정하고 사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 사람의 과거 일부분이라도, 작은 부분이라도 부정하거나 거부하거나 반감을 들거나 소중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된다. 그럼? 내 사람이 만난 전 남친, 전 여친들도 사랑해야 하는걸까? 원론적인 답이지만 그렇다.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하다. 현 남친, 현 남편은 나고 현 여친, 현 부인은 나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전(과거)이고 나는 현(지금)이다. 그들과 함께 했을 때도 분명 즐겁고 아름다운 시간이 있었을 것이고 추억이 있을 것이며 그런 것들이 모여 내 상대방을 지금 모습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과거, 내 사람의 과거에서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 자체를 부정하고 거부한다면 그 사람이 겪은 행복, 아름다움, 즐거운 시간, 행복한 미소들도 다 부정하는 꼴이 되며 진정 사랑하는 표현의 "사랑" 그 자체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A라는 위치에서 Z라는 곳까지 걸어간다고 하자. 그 과정에서 A~Z까지 수많은 알파벳 흔적과 발자취를 남기게 되는데 내가 Z라면 A부터 Z까지 오는 그 모든 과정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단 하나라도 빠진다면 (부정한다면) Z는 사라진다. 인생극장처럼 두 갈래길에서 고민하다가 하나의 방향을 정했을 때 인생이 달라지듯이 과거에서 단 하나라도 빠지면 지금의 모습도 달라지고 나와 만나지 않았거나 이어지지도 않는다.
나와 만났고 나와 만난게 천생연분,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과정도 중요하게 여겨야 하며 그 과정 모두가 존재했기에 결국 나로 이어진 것이 되므로 그 상대방의 과거 모든걸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도 맞다.
난 그 지인에게 설령 화류계에 있었든, 아니면 그냥 기능보유자이든 개의치 말고 지금 사랑하고 행복하면 그 사람의 과거도 존중하고 좋아해야 한다고 설명해줬다. (물론 화류계와 상관없는 기능보유자라고 부연설명은 빼놓지 않고 해줬다. 그리고 이런 건 축복이라고) 그 과거에 집착을 하면 안되지만 설령 신경이 쓰인다면 그게 헤어지거나 이별하는 단초, 또는 계기가 충분히 될 만한 것인지, 사랑이라는 것을 파괴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구분한 다음에 아무런 쓰잘데기 없는 것이라고 결정된다면 과감하게 더 이상 과거에 연연하지 말라고 조언을 해줬다.
나도 사랑하고 상대방도 나를 없으면 못 살 정도로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이라면 아무것도 장애가 될 수 없듯이 쓸모없는 고민이라는거다. (둘 다 사랑하지 않고 한쪽만 사랑하거나 둘 다 별로 애정이 깊지 않다면 당연히 문제가 된다) 그 여친님께 현 남친(내 지인)이 어떠냐고 물으니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아무말 없이 "엄지 척" 하신다. (쫌 멋있는뎅...이런 질문에 말 대신 행동으로 한방에 설명하다니)
남자와 여자의 다른 절대 시각 포인트
여자는 내 남자가 어떤 여자와 만났는지를 궁금해 하지만 (상대 여자에 대한 호기심 그 자체)
남자는 내 여자가 어떤 놈의 시키와 몇 번(?)을 했는지를 궁금해 하는게 일반적이다. (수컷에 대한 본능과 호기심)
그런 관점에서 남자가 유독 여자의 순결주의를 따지고 고민하지만 관념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이해한다면 이건 그럴 수 있는 범위라고 간주해야 하며 남자의 이런 고민에 대해 꼬집어 비판할 건 아니다. 반대로 남자는 내 여자의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그 모든것을 다 받아들여야 한다.
아기가 태어나서 먹고, 자고, 싸고 웃고, 울고, 기어 다니고, 조금씩 성장하면서 유치원 다니고, 학교 다니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이성친구를 사귀면서 결국엔 나의 반려자, 나의 사랑스러운 애인이 된다는 걸 공유하고 느낀다면 그 과정에서 일어난 그 사람의 모든 걸 다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 하나라도 거부하거나 "부정"한다면 그 사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는 사실을 꼭 염두하자. 왜? 바로 이 순간 내 앞에 그, 그녀가 있다는 건 내가 그 과거의 연속점이고 종착점이라는 말이며 나 역시 그 과거의 한 부분이 되기 때문이다. 매 초마다.
핵심은 간단하다. 인연이라는 건 수많은 과정과 수많은 갈림길에서 우연히 생기는 현상이며 그 수많은 경우의 수에서, 수 많은 경쟁 속에서 둘이 맺어졌다는 것 자체는 필연에 가깝다. 그 과거의 과정에서 단 하나라도 틀어지거나 다른 갈림길로 갔다면 (가길 원한다면) 나에게 오는 갈림길은 존재할 수가 없다. 내가 부정하고 싶은 과거로 인해 결국 나로 오게 된 것이니 그 과거를 부정하면 나 스스로도 부정하게 되고 만남 자체를 부정하는 것 밖에 안된다. 좋은 추억, 좋은 기억, 나쁜 추억, 나쁜 기억, 그와 그녀가 가진 모든게 다 소중하다. 그 모든것으로 인해 나에게, 지금 내 코 앞에서 좋은 인연으로 만났기 때문이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자. 오지게 못난 놈년들이나 하는 발상이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과감하게 쓸 수 있는 애정이 각별한 사이라면 문제 삼지 말자. 미련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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