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삭기 VS 굴착기 VS 포크레인 VS 백호/백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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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중기장비

굴삭기 VS 굴착기 VS 포크레인 VS 백호/백호우

by 깨알석사 2016.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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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르게 부르는 명칭

굴삭기 - 땅을 파거나 깎을 때 사용되는 건설기계로 일반적으로 포클레인이라고도 한다.

굴착기 - 땅이나 암석을 파거나 뚫을 때 사용하는 기계를 말한다.

포크레인(포클레인) - 굴삭기 또는 굴착기 건설기계를 부르는 외래어 (상표명)

일반적인 사전적 풀이다.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는 것 중 하나가 포크레인의 원래 명칭, 굴삭기가 맞냐? 굴착기가 맞냐? 하는 부분인데 딱히 정리해 주는 곳이 없다. 건설기계를 좋아하고 자동차든, 건설장비이든 남자처럼 힘을 쓰는 장비들은 상남자처럼 근육질의 울퉁불퉁 덩치가 크고 웅장해야 최고라고 믿는 나에게 건설장비는 취미이자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마왕이다. 건설장비, 건설기계라는 명칭보다는 중장비라는 단어를 더 좋아한다.

나도 이런 굴삭기와 굴착기에 대한 명칭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내 손에는 중장비 관련 "공학"책이 쥐어져 있었는데 딱히 이거다라고 설명하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중장비를 가르치는 샌세에게 질의를 했다. 쌤이 말하길 일반적으로 포클레인, 굴삭기라고 부르는 건 절삭, 굴삭(굴토) 작업을 하기 때문인데 굴착 작업도 가능하기에 굴착기라고 혼용해서 부른다며 대부분 원래 명칭으로는 "굴착기"라고 불러야 한다고 설명을 하셨더랬다. 뭐 여기까지는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뭔가 영 개운치 않았다. 굴삭과 굴착 중 분명 "메인 작업"이 있을 것이고 누군가 이 장비를 개발했을 때 분명한 목적이 있었을 텐데 두 가지(굴삭, 굴착)가 원래부터 함께 적용된 것인지 둘 중에 하나가 나중에 접목된 것인지에 대한 획기적인 답변은 얻지 못했다.

아마 중장비를 배우거나 관심을 가진 사람 중 학원이나 학교에서 강사나 선생님에게 굴삭기냐, 굴착기냐 질문을 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분명 굴착기로 설명해주거나 굴삭기로 설명해 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열명 중 열명이 모두 굴착기다!, 굴삭기다! 하면 혼란스럽지 않을 텐데 분명 가르치고 업으로 삼는 분들도 사실 이 명칭이 혼용된 것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하는 분이 드물다.

대체적으로 업으로 삼는 분들은 굴착기와 굴삭기는 전혀 다르다 (사전적 풀이처럼..)이고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 장비가 외국에서 들어온 기계에다가 원래 영문으로 장비명이 붙었던지라 해당 기계에 쓰인 영어를 풀어서 굴착기와 굴삭기를 해석해 주는 경우도 있다.

일단 정리부터 하자

포크레인 이름에 대해서는 이제 꽤 많이 아는데 이 장비를 만든 회사 이름이다. 우리나라 장비를 보면 현대, 대우, 볼보, 두산의 한글 또는 영문명이 기재되어 있는데 그것과 같은 개념이다. 처음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가 이 회사의 제품이었기 때문에 회사 이름이 곧 장비 이름으로 쓰이게 된 것인데 이건 어디까지나 우리나라의 경우로, 영어를 쓰지 않는 우리에게는 이런 장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이름을 대체할 만한 우리말이 딱히 없었다.

그러다가 차츰 한자식 우리말로 고쳐 쓰게 되는데 이게 굴착기 또는 굴삭기다. 항간에는 삽(버켓)이 포크처럼 생겼다 해서 포크가 달린 크레인, 포클레인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그게 100% 틀린 건 아니지만 (그 회사가 이름을 지을 땐 다 연관성이 있으니..) 포크처럼 생긴 삽 때문이 아니라 제조회사가 포크레인이고 장비에 포크레인사의 로고가 크게 박혀 있어 제품명으로 불렸을 뿐이다. 

상처 났을 때 밴드 가지고 오라고 하지 않고 대일밴드 가지고 와라~ 상처 아물 때 바른다고 염증 치료약 가지고 오라 하지 않고 후시딘 가지고 오라고 하는 것처럼 제품명 또는 회사 이름이 고유명사가 된 케이스다. (소화제는 까스활명수, 두통/치통/생리통엔 게보~린)

포클레인과 백호(백호우) 엑스카베이터

백호가 원래 정식 명칭이다 엑스카베이터가 원래 명칭이다 하는데 장비의 유형에 따른 명칭일 뿐 장비의 유형이 조금씩 다 다르고 작업마다 장비를 다르게 교체해서 다른 장비처럼 쓸 수 있는 게 굴삭기(일단 굴삭기로 부르자..)라서 백호나 엑스카베이터도 단정해서 부를 수 없다. 우리가 로우더(로다)를 부를 때 로우더가 있고 휠로우더가 있으며, 굴삭기도 그냥 굴삭기가 있고 휠 굴삭기를 따로 부른다. 장비의 형태에 따라 우리나 서양이나 부르는 명칭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표준형(기본형)은 엑스카베이터, 우리말로는 굴삭기가 가장 적절하다.

자격증에서도 굴삭기라고 나오고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메이커들도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품명으로 "굴삭기"로 판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홈페이지에도 판매 제품란을 보면 굴삭기와 휠 굴삭기로 표기되어 판매한다. 시중에 나온 자격증 관련 서적이나 공학 책을 보면 굴삭기라고 전부 표기하고 있다.

그런데 왜?? 왜??? 굴착기와 굴삭기를 혼용하고 헷갈려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우리나라 국립국어원에서는 굴착기가 맞는 바른 표현이고 굴삭기는 잘못된 말로 굴착기로 순화해서 써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국어원의 명성이나 지위가 어떤 곳인지 알고 또 항상 바른 우리말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알지만 간혹 잘못된 해석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짜장면이 안 된다고 그렇게 하다가 이제는 짜장면도 된다 하고 효과를 효꽈로 부르면 안 된다고 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건 일제 잔재나 일본어와 관련한 부분, 특히 일본어와 관련된 것이라면 고쳐 부르라고 무조건 미리 정하고 순화하라고 하는 것 같다. 

자동차 기술이야 (실제로 현장에서 쓰는 기술용어, 특히 정비 용어는 일본식 영어가 많다) 그렇다 해도 중장비는 조금 다르다. 물론 중장비도 엔진을 쓰고 자동차와 같다고 볼 수 있지만 승용과 이동이 핵심이 아니라 작업을 하는 기계장치이기 때문에 자동차와 비슷한 운전 방식과 장치를 가졌다해서 일본식에서 유래했다고 단정 지으면 안 된다. 건설기계를 운전한다고 하지 않고 조정한다고 하는데 자동차와 본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동차야 일본 기술을 배우고 일본에서 기술 자체를 수입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중장비는 자동차와 다르다. 지금도 여전히 기계식(자동차는 전자식)이 대세고 단조롭다. 우리나라에서 중장비 메이커를 보면 일본산은 거의 없고 해외 중장비 회사를 인수해도 일본이 아닌 서양의 중장비 회사를 인수하는 게 보통이다. 자동차와 같은 엔진 쪽은 일제 용어가 똑같이 비슷하게 쓰이지만 그 외 나머지 부분은 우리식 영어 표현이 더 많은 것도 차이다. (물론 나라시 같은 건설용어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장비는 일제보단 미제나 유럽제가 압도적이다)

물론 굴삭기를 일본어로 번역해도, 굴착기를 일본어로 번역해도 다 굴삭기로 나온다. 굴삭기라는 표현이 일본에서 왔다고 하는 게 국립국어원의 이야기 같은데 (그래서 굴삭기라고 하지 말고 굴착기라고 해야 한다고...) 이건 학문적인 관점에서 볼게 아니라 건설기계의 기계 용어로써 관점을 봐야 한다. 애초에 이 기계에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알면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학자나 교육자(국어 쌤이나 한글 연구하는 분들) 중에서 일부가 왜 굴삭기가 일제식 한자고 잘못된 표현인지 설명할 때 나오는 이야기로, 굴삭기가 일본에서 들어올 때 일본에는 굴착기라는 단어가 없어 장비에 굴삭기로 썼다는데 애초에 수입된 형태의 굴삭기는 굴착기 개념도 아니었고 지금 산업현장에서 정작 이걸 업으로 먹고사는 분들 대부분이 포크레인으로 더 많이 불리고 쓰듯이 일제 장비에 붙은 일본식 한자의 굴삭기 명칭은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 

과거에도 포크레인 이름의 유래처럼 포크레인 영문의 회사명이 들어가고 그걸 우리는 장비 이름으로 썼던 것인데 지금 굴삭기들을 보면 HYUNDAI, VOLVO, DAEWOO, HALLA 같은 중장비 생산 회사의 이름, 즉 로고가 들어간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굴삭기 붐과 암에는 그 회사의 이름이 들어가는데 굴삭기로 잘못 유래된 이유가 수입된 일제 굴삭기에 굴삭기라는 일제식 한자가 새겨져 있어서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며 잘못된 표기라고 한다.

로고를 만들어 표기하여 판매하기 시작할 때부터 기업명이 들어가고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들은 기업명이 들어가지 우리도 장비 어디에도 "굴삭기"라는 한글로 표기하지 않는다. 일본 중장비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일본 중장비 회사나 중기회사들도 중장비 회사 이름이 들어가지 "굴삭기"라고 장비에 떡 하니 새기지 않는다. 중고품으로 들어오다 보니 중기대여 회사나 운용회사가 미찌코굴삭기, 덴뿌라굴삭기 식으로 사용했을 수는 있어도 그런 장비가 얼마나 많았을지도 의구심이 든다. 군수용이든 민수용이든 장비, 특히 중장비는 미제나 유럽제가 더 많이 쓰였다는 걸 간과한 듯하다.

포크레인이 왜 포클레인인가. 그 회사 이름 때문 아니던가. 지금도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도 여전히 장비에는 장비를 만든 회사 기업명이 들어갈 뿐, 자국어로 장비 명칭을 새겨주진 않는다. (이게 굴삭기로 불리우게 된 이유와 유래라는데...음....) 그런 유래라면 미쯔비시나 히타치 뭐 이런걸로 포크레인 대신 쓰는 장비명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글로 설명해 봤자 맨날 똑같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하자. 대부분 설명하는 글이나 온라인 사전에도 사진들이 나오지만 비교하기 쉽게 자잘하게 나오는 건 없다. 내가 올려주니 한번 보면서 판단하자.

흔히 생각하는 포크레인 모습, 보통 굴삭기라고 하지만 분류를 나눠서 휠 굴삭기라고 따로 부른다. 굴삭기와 굴착기를 혼용해서 쓰고 헷갈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장비라는 건 형태에 따라 부르는 명칭 자체가 달라지며 어떤 경우에는 완전 다르게 보기도 한다. 굴삭기의 기본형 모델도 무한궤도(탱크바퀴)냐 위 사진처럼 동그란 타이어 바퀴냐에 따라 휠 굴삭기로 따로 부르듯 이런 부분은 의외로 중요한 포인트다.

무한궤도 방식이 원래 기본형, 장비라는 것이 마르고 평평한 땅이 아닌 악조건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본 출발이 무한궤도 방식이다. 전차가 어떤 도로에서든 주행이 가능한 것처럼 우리가 흔히 굴삭기라고 부른다면 저런 무한궤도 방식을 말하는 게 된다. 여기에 장치가 바뀌거나 장비가 추가되거나 다른 형태로 쓰인다면 그 장비는 명칭이 바뀐다. 위 휠 방식과 궤도 방식은 굴삭, 굴토 작업처럼 흙을 깎아 담는 것이 가장 1순위 작업이고 그 퍼올린 흙을 덤프트럭이나 이동수단에 담아주는 적재가 2순위가 될 것이다. 실제 대부분의 굴삭기는 굴삭-적재-굴삭-적재가 일반적인 작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굴삭기라는 명칭은 일단 무리가 없다.

우리가 도로 공사나 인도 블록 공사, 상하수도 공사장에서 가끔 목격하는 브레이커 (뚱땅뚱땅 바닥에 구멍 내서 바위나 돌을 깨부수는 장치)

굴삭기 브레이커라고 하는데 이런 형식은 굴삭과 굴착의 개념에서 굴착기에 해당한다. 삽(버켓)이라고 부르는 바구니 자체가 없고 오로지 바닥에 구멍을 내어 파괴하는 역할만 한다. 물론 이걸 항상 달고 이 작업만 하는 굴삭기는 없다. 추가적으로 장치를 달았다가 뺏다 하는데 이런 장비를 달았다면 굴착기라고 봐야 한다. 구멍을 뚫는 천공기라는 장비가 따로 있는데 이 둘의 본질은 다르지만 (구멍을 파는 것과 파괴하는 것) 구멍을 낸다는 점에서 굴착 개념으로 보는 건 같다.

여기서 일단 알아야 할 건, 지금 보여준 3가지의 사진이 지금 우리가 흔히 아는 굴삭기의 형태이고 모습인데, 그 외적인 건 보지 않고 단순하게 이런 형태만 보고 굴삭이냐 굴착이냐로만 보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것이다. 물론 굴삭기와 굴착기라는 장비는 애초에 따로 있다. 하지만 지금 굴삭기는 이런 굴착 장비도 장착이 가능하고 실제 우리 일상에서 흔히 목격할 만큼 보편적이라서 굴삭기도 되고 굴착기도 된다. 결국 혼용될 수밖에 없는 게 지금 형태다. 다만 원래(본래)의 기능만 놓고 보면 굴삭이냐 굴착이냐에서 굴착으로 시작한 것이 애초에 포클레인이고 그것을 근래 들어 개량하면서 굴삭이 기본 표준 작업으로 바뀌고 거기에 굴착 기능이 부가적으로 따라가는 형태라고 봐야 한다. 

일본어니 어쩌니와 상관없이 크레인에 굴착 장비를 설치하여 만든 게 이 장비고 여기에 본격적인 산업화와 기술발전으로 유압 기능이 추가되면서 굴착보다는 굴삭이 일상에서 더 많이 필요하고 쓰이기 때문에 굴삭기 형태로 나올 뿐이다. 굴착 기능은 브레이커처럼 따로 달거나 아니면 굴착만 따로 하는 장비로 나뉘게 되는 것이다. 포크레인을 만든 포크레인사의 이름에 (포)크레인(포클레인)이 들어가는 것도 원래 굴삭기의 모태는 크레인이고 그 크레인에 바구니를 달아 굴삭을 하게 만든 게 지금의 굴삭기, 땅을 파거나 부수는 굴착기로 분화했을 뿐이다.

그래서 중장비학이나 중장비 건설기계 공학에서 굴삭기를 굴착기라고 설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주 오랫동안 업을 삼거나 가르친 분은 굴착기가 맞다고 하고 젊은 편에 속하는 종사자나 교육자는 굴삭기가 맞다고 하는 것도 본인들이 주로 생각하는 형태만 떠올리기 때문이다) 원래 굴삭기라는 것이 크레인(기중기) 모델에서 나왔고 그것은 기본 작업이 굴착, 그래서 굳이 우리말로 쓰면 굴착기가 된다.

다만 국립국어원과 상관없이 대체로 전문가 집단에게 물어보면 이런 기계의 변형 과정이 있었기에 굴착기가 원래 모델 유형이라고 설명할 수 있게 되는데 받아들이는 사람(질의자) 입장에서는 굴삭기가 아닌 굴착기가 맞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건 근래 들어 개념이 바뀐다. 왜? 시작은 굴착기였어도 지금은 굴착 기능이 보조 역할이 되었기 때문이다.

크레인과 굴삭기

장난감 사진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일까? 조종석 쪽만 보면 굴삭기랑 비슷한데 그냥 보면 기중기다. 근데 작업 장치를 보면 물건을 들어 올려 옮기는 개념보다는 뭔가 담게 되어 있다. 바구니처럼. 이것이 현대판이라면 아래 사진을 보자. 이게 굴삭기일까? 기중기일까? 굴착기일까? 이건 셋 다 아니다. 처음 설명처럼 형태와 장치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 달라지기 때문이다. 원래 만든 사람들이 서양인이니 그들은 각각의 장비명과 장치 이름이 따로 있지만 그런 말 자체가 없는 우리에게는 그냥 다 비슷하게 보일 뿐이다. 기중기에 버켓을 단 것처럼 보이거나 포크레인이 먼 거리의 작업을 위해 암과 붐 (뻗는 팔 부분)을 다르게 변형한 걸로 보이기도 한다. (특수한 상황, 위험한 상황에서는 저런 기중기 형태가 더 좋을 수도 있다)

우리가 아는 굴삭기의 아버지들.. 원래 굴삭기라는 건 이렇게 기중기 형태에 바구니(버켓)를 달아 흙을 퍼 담는 장비다. 유압장치가 없고 기중기처럼 케이블로 전부 연결돼서 줄이 당기고 늘어지면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걸 볼 수 있다. 

이건 굴착기? 굴삭기? 어려울 것 없다. 엑스카베이터니 백호니 하는 명칭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에게는 큰 틀에서 굴삭기와 굴착기로만 판단할 뿐이다. 중장비라는 것들 대부분이 (자동차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물건이기 때문에 조선땅에는 이 장비에 쓸 이름이 없다. 굴착기와 굴삭기 형태로만 구분할 뿐이다 사람들이 포크레인 이름의 유래에서 알고 보니 그 회사 이름이더라 하는 것도 바로 우리에게는 그 장비를 부를 이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걸 뭐라고 불러야 해? 하니 당연히 그 회사 이름을 장비명으로 쓸 수밖에... 당연히 보이는 형태로만 부르게 되니 굴착기도 되고 굴삭기도 될 수도 있게 된다.

굴삭기라는 것이 굴삭을 하고 적재를 하는 게 기본 세트 작업이다. 바구니에 담은 물건(흙이나 돌, 기타)을 한번 작업했으면 무조건 어디에 뿌려야 한다. (보통은 덤프트럭에 흙을 실어준다) 그래야 후속작업이 이루어지는 건 당연한 일. 결국 위 사진만 놓고 굴삭기냐 굴착기냐로 이분법으로 구분한다면 굴삭기다. 퍼서 담고 옮겨서 적재해 주기 때문이다.

굴착기라는 건 적재가 없다. 뚫기만 한다. 지하수를 뚫든 보도블록을 파쇄하든 구멍만 낸다. 땅땅땅 치는 브레이커 작업 사진만 보더라도 부순 흙이나 돌을 담을 순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치를 다시 바구니로 바꿔야 한다. 결국 굴착이든 굴삭이든 적재를 해주지 않으면 굴착기, 굴착이든 굴삭이든 작업을 하고 적재까지 세트로 해주면 굴삭기다. 지금은 이중 작업이 가능하므로 결국 굴삭기냐 굴착기냐는 완전 서로 다른 개념은 아닌 셈이다. 다만 원래 기능과 예전 모습만 놓고 보면 구분은 가능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굴삭기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위 사진에 나오는 굴삭기는 분명 굴삭기고 집게 장치로 집어서 벽을 부수지만 갈고리만 달아주면 누가 봐도 기중기가 된다. 원래 파생된 장비들이기 때문에 부속장치만 바꾸면 다른 장비로 변신이 가능한 게 중장비의 특징이다.

기중기 형태의 굴삭기들..

평범해 보이지만 앞에 불도저 삽이 달려있다. 부가기능으로 볼 수도 있지만 도저로서 작업도 가능하기 때문에 불도저가 될 수도 있는 법. 결국 굴삭기와 굴착기를 헷갈려하는 것처럼 누군가 저건 불도저야 라고 해도 100% 틀린 말은 아니다. 불도저 기능을 충분히 하기 때문, 하지만 굳이 이 녀석을 꼭 분류한다면.......... 포클레인도 아니고 엑스카베이터도 아니고 백호우/백호가 된다 back-hoe (이건 또 뭔 소리..)

하부 또는 장치의 앞면과 뒷면에 별도의 추가 장치가 있으면 백호와 같은데 원래 백호 장비는 별도로 존재하지만 현대식의 요즘 굴삭기는 기존의 백호와 동일한 작업과 기능을 하기에 백호라고 부를 수 있다.

브레이커 장치 치고는 높이가 꽤 된다. 아마도 파쇄보다는 굴착 본연의 작업을 위한 장치로 보인다. (깊은 구멍 뚫기) 조종석이 올라가는 게 참 신기하다.

크레인, 또는 기중기라고 부르는 녀석, 포-크레인이라는 굴삭기 명칭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녀석이다. 크레인이 만들어지고 위에 올려놓은 사진들처럼 그 크레인으로 굴착을 주로 하던 것이 굴착 장비 대신 삽을 달아 굴삭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굴삭기 형태까지 기능과 작업 범위가 늘어난 것이 원래 크레인이다. 그러다 결국 굴삭을 전용으로 하는 요즘 형태의 굴삭기가 출현을 하게 되고 크레인이 기중기(크레인 본연의 작업)와 굴착기(기중기 끝에 굴착 장비 장착)와 굴삭기(기중기 끝에 굴삭 버켓을 장착) 기능까지 모두 했던 것이 다 세분화되어 찢어졌다고 보면 된다. 

결국 포크레인 회사가 포크레인으로 이름을 지은 것도 크레인이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식으로 풀면 기중기만 존재하던 세상에서 (할아버지) 기중기에 굴착 장비를 달아 굴착기를 만들고 (아버지) 굴착을 하던 장비에 적재 기능과 절삭 기능을 더 해 더 진화한 것이 굴삭기 (손자)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것으로 분류되고 전혀 다른 형태로 발전한다. 굴삭 이전에는 굴착이 메인 작업이라 과거에는 굴착기로 불렸기 때문에 굴삭기 이전 명칭이 굴착기로 먼저 불린 건 당연, 그런 연유로 혼용해 사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진은 물론 타워 크레인이라고 해서 일반 기중기와 다르게 분류한다. 이처럼 크레인을 기중기라 하고 기중기도 타워 크레인과 차량 크레인이 있는데 같은 기중기지만 타워 크레인과 일반 크레인은 같은 종류로 취급 안 한다. 굴삭기와 굴착기 개념과 비슷

이거 동영상도 있는데 오지게 멋있다. 바퀴가 장난 아니다. 꽤 오래전에 봤지만 기억이 맞다면 우리나라에서 만든 미래형 굴삭기 (현대중공업이었던 것 같음..)

군용, 공병전차

군용 굴삭기, 군대에서는 보통 사제(민수용 제품)를 굴삭기, 군용은 굴착기라고 부른다. 군대에서 굴삭기와 굴착기를 구분하는 방법 역시 다르다. 다목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 굴착 작업도 많은 게 군대의 특성이기 때문에 명칭을 굴착기로 쓰는 편이다. 말 그대로 어떤 기능을 더 많이 쓰느냐에 따라 같은 장비도 다르게 부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지금 우리가 아는 포크레인은 굴삭과 적재가 일상 작업이니 당연히 굴삭기가 적절한 표현이 되겠지...)

트랙터를 보면 어디가 정면이고 후면인지 알 수 있다. 굴삭기 기능이 있는 곳이 트랙터 꽁지.. 보통 백호라고도 많이 부르는데 백(뒤)에 달려 있어서 많이 부른다. 명칭 관련해서 백호우, 또는 백호가 정답이라고 백호라 부르는 게 맞다는 글이 네이년 지식 창에 꽤 있고 또 버켓(바구니)이 반대로 뒤집어진 경우가 백호(백이라는 단어 때문인 듯..)라고도 하는데 진정 백호란 위 사진들처럼 장비의 앞과 뒤에 각각 장치가 설치되고 그 후면 쪽에 바로 포크레인 장치가 설치된 경우를 백호우라고 부른다.

장치에 따른 구분

백호우라는 장비는 두 가지 이상의 작업이 가능한 장비로 우리가 포클레인, 굴삭기를 백호라 부르는 건 바로 "도저 샵" 때문이다. (일반 굴삭기를 가지고 도저삽 반대로 조종석을 회전하면 겉모습은 백호와 다르지 않기 때문) 삽이 뒤집어지면 그건 로우더와 동일하기 때문에 로우더 또는 로우더 버켓으로 부르며 그건 백호가 아니라 로우더에 해당한다. 백호 장비들을 보면 전부 빽(뒤)에 포크레인 장치가 있다. 두 가지 장치가 들어가도 후면에 굴삭기 기능(앞쪽에는 로우더 버켓이나 도저 삽)을 붙이는데 위 사진처럼 조종석이 회전이 안 되는 경우 전면에 붙이면 백호라 하지 않고 엑스카베이터(그냥 굴삭기)가 되는 것이다.

백호는 두 가지 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중장비, 굴삭기는 하나의 장치만 달린 경우, 도저 삽과 같은 블레이드를 달면 굴삭기 조종석이 회전 시 앞뒷면 작업이 가능하고 백호와 같은 형태가 되기 때문에 이 때는 굴삭기나 엑스카베이터가 아닌 백호우가 된다. 그래서 같은 굴삭기인데 백호우라고 불리고 (이게 더 헷갈리게 하는 이유) 다르게 보는 이유다

백호 장비는 굴삭기 장치와 로우더 샵, 또는 밀고 다니는 도저 샵 등으로 쌍을 이루는데 우리가 보는 굴삭기 중에는 도저 샵이 달린 녀석이 있고 없는 녀석도 있다. 도져 삽이 달려있다면 트랙터형처럼 고정식이 아니라 굴삭기 조종석 자체가 회전하니 앞뒤 구분은 의미가 없지만 백호와 동일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백호에 해당한다. 엑스카베이터는 궤도식의 굴삭기 표준형이고 백호우는 앞뒤, 또는 이중으로 장치가 설치되어서 신속하게 두 가지 작업이 가능한 경우라 굴삭기에 따라서도 백호가 되는 녀석이 있고 안 되는 녀석이 있을 뿐이다.

부가적인 샵이 달려있는 게 아무래도 효율적이고 작업자나 사업자가 수익성 면에서도 (작업 수주량이 좋을 수밖에.. 도저나 로우더를 따로 부르지 않아도 되니..) 좋기 때문에 삽을 달고 있는 게 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굴삭기가 백호라고 단정 지어 보기도 한다. (하지만 백호란 원래 저렇게 트랙터형으로 회전도 조종석이 아닌 붐 자체가 돌게 되어있다) 지금은 시중에서 보는 대부분의 굴삭기들이 블레이드 삽을 달고 나오는 경우가 많아 정식으로 구분한다면 이건 "백호우"가 맞다.

요즘에는 바구니 대신에 제초기를 달거나 제설기를 설치하는데 제설기를 달고 있는 굴삭기는 뭐라고 부를까? 원래 제설차가 아니라 굴삭기에 제철 장치만 추가로 달아준 것이니 당연히 굴삭기가 된다. 

고물상에서 자주 보는 트럭 탑재용 크레인, 트럭 엔진을 공유하고 원래 전용 장치(중장비)가 아니라 힘이 달릴 수밖에 없다. 힘만 된다면 바구니 달거나 브레이커 달고 굴삭기도 되고 굴착기도 가능하다. 초창기의 크레인 장비가 굴착과 굴삭기로 진화하고 발전된 것은 이 고물상 트럭만 보더라도 쉽게 연결점을 찾을 수 있다. 끝에 굴착과 굴삭 장비를 교체해 쓰다 보니 단점이 있을 수 있어 아예 각각 굴착과 굴삭 전용 장비들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거슨.......굴착기. 세계에서 뭐 제일 크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세계에서 제일 큰 "굴삭기"로 많이 소개되었다. 핵심 장치는 물론 주임무가 구멍을 내는 장비니 굴착기라 할 수도 있지만 작업 형태가 회전하면서 절삭하는 형식이라 굴삭기라 해도 상관이 없다. (작업 공정 전체를 보더라도 일반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함께 하는 작업과 같기 때문) 

위 장비 같은 것이 바로 굴삭기와 굴착기를 혼동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장본인들이다. 수직(세로) 형태에서의 구멍이 아닌 수평(가로) 역시 구멍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 장비는 구멍을 내어 자원 광물을 퍼내는 걸 우선시 한다. 이때 작업의 주 장치를 보면 회전톱날이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수 많은 "버켓"으로 이루어져 있는 걸 알 수 있다. 구멍을 파는 "날"로서의 굴착이 이루어지지만 동시에 그 날 안에는 버켓이 있어 일반적인 굴삭도 동시에 진행이 된다. 이걸 굴착기라 불러도 되고 굴삭기라 불러도 되는 이유다. 애초에 "구멍"을 낸다는 것 자체가 개념상 모두 "굴삭"이자 "굴착"이기도 하다. 구멍을 내려면 절삭하거나(굴삭) 파내야(굴착) 하기 때문. 굴삭기와 굴착기 모두 "굴"(구멍)로 시작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국립국어원이나 많은 사람들이 굴삭기는 잘못된 표현, 굴착기가 맞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굴삭기로 쓰며 국가자격증에도 굴삭기가 쓰인다. 국립국어원이니 애네가 맞다 하면 할 말은 없는데 굴착과 굴삭은 학문적이거나 언어 풀이식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굴삭이 우리에 없는 한자어, 일본에서 쓰이는 일본식 한자라 해서 굴삭기는 일제 잔재라는 의미로서 주장하는 측면이 더 강한데 이런 장치와 장비가 (근대화된 기계) 없으니 당연히 우리에게는 없던 말이지만 굴삭이라는 말 자체가 굴(구멍)삭(절삭)이라 구멍을 내는 굴착과 깍아내는 절삭을 내포하는 말이라 과거의 형태로 보나 지금의 형태로 보나 의미와 개념 전달에 더 정확한 건 굴착기가 아닌 굴삭기가 맞을 수 밖에 없다. 굴삭기라는 장비의 이름은 학문적(국문) 언어로서 접근해 풀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공학 측면에서의 기계 장치의 기능으로 (기계용어) 접근해야 이해가 쉽고 그게 맞다.

초기의 굴삭기 형태, 기중기처럼 케이블을 모터가 감아주고 풀어주는 형태에서 유압장치가 대중화되면서 케이블은 기중기 본연의 형태로만 남아 기중기(크레인)가 되고 유압장치만 쓰면서 굴삭 기능을 핵심으로 분화시킨 게 지금 굴삭기다. (우리가 보는 포크레인)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크레인(기중기), 잘 보면 물건을 들어 올리는 갈고리가 아니라 버켓 형태. 이건 엄밀히 따지면 굴삭기라고 할 수 있다. 절삭(굴삭)이 가능하기 때문, 작업 방식과 장치에 따라 명칭이 바뀔 수 있는데 이걸 변동해서 쓰는 게 아니라 아예 그 장비를 전용으로 만든 것이 중장비 세계, 저렇게 원래 쓰다가 나온 것이 굴착장비, 지하수나 우물 뚫는 장면들이다. 그러다 위 사진처럼 바구니도 달아 쓰게 되는데 굴착이 굴삭보다 먼저 나온 작업 방식이다. 크레인(기중기)=굴착기=굴삭기, 그래서 굴삭기를 예전 명칭인 굴착기로 부르는 경우는 흔해도 굴착기를 굴삭기로 부르는 경우는 없다. 굴착기가 먼저 파생되고 먼저 나온 장치고 굴삭기는 굴착기에서 파생된 장비라 당연한 결과

이것은 갈고리에 물건을 걸어 옮겨주는 크레인... 사진 쭉 봤으면 다 거기서 거기, 그 나물에 그 밥, 장치에 따라 같은 장비들이 바뀌고 형태가 변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명칭도 마찬가지.. 그런데 앤 누가 봐도 기중기(크레인), 하지만 삽과 바구니로 바꾸면 그냥 굴삭기, 브레이커나 천공기 달면 굴착기 (또는 그냥 천공기) 되는 거다. 그러나~ 제조할 때 "기중기"로 만든 장비라 애는 장치를 뭘로 바꾸어도 그냥 기중기다. 과거와 달리 주목적이 있고 그것에 맞춰 제작 판매되기 때문에 고유 명칭이 다 있다. 과거에는 장비의 기준이 없었지만 지금은 장비마다 형태와 기준이 있어 지금은 그렇게 된다.

지하수나 땅굴 파는 굴착기, 보통 굴삭기와 굴착기는 다르다고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이분법적인 장비 모습. 물론 지금 현대의 기준으로 굴삭기와 굴착기는 다르다. 그리고 장비도 다르게 나온다. 하지만 굴삭기(포클레인)는 굴착, 굴삭이 전부 가능하고 거기에 불도저, 크레인, 견인까지 어지간해서 다 가능하다. 이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가장 보편적인 작업, 가장 많이 하는 작업인 굴삭이 될 것이고 굴삭기로 부를 뿐이다. 물론 굴착기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포크레인이 왜 유명해졌을까? 그건 포크레인이 기계식 케이블에서 유압식으로 장비를 개선해 히트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본 예전의 사진들을 보면 분명 굴삭기지만 기중기 형태의 케이블 장비다. 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케이블식의 기중기 형태 굴삭기가 더 많고 흔하던 시절이다. 하지만 지금 모습의 굴삭기처럼 유압식이 등장하면서 [내가 바로 굴삭기다 !] 하고 굴삭기 가족 패밀리에서 독립 선언을 하게 된다. 새기능이 장착된 아들에게 자리를 뺏긴 기계식 혹은 케이블식 아버지 굴삭기는 결국 도태되고 유압식으로 커버하기 힘든 장거리 이동 장치인 케이블을 계속 쓸 수 밖에 없는 기중기(할아버지) 형태로만 남게 된다.

물론 땅도 좁고 도심에서 쓰기 편한 포크레인 형태가 우리에게는 여전히 인기지만 큰 힘을 필요로 하면서 큰 야적장에서는 (특히 외국) 케이블식의 굴삭기도 여전히 많이 쓰인다. 악조건에서 쓰는 게 중장비고 중장비는 고장 나면 손해가 크기 때문에 유압장치 보다 간단하고 고장이 아무래도 덜 나는 케이블 식이 외국 같은 경우에는 (후진국 등) 더 좋을 수도 있다.

같은 유형의 장비지만 위쪽은 누가 봐도 [굴삭기], 아래쪽 사진은 누가 봐도 굴착 작업을 하는 [굴착기] 같은 장비라는 건 굳이 설명 안 해도..

굴삭기가 맞다 굴착기가 맞다 따지는 사람이라면 위 사진을 보자. 저건 굴삭기?? 분명 소형 굴삭기로 불리는 녀석이고 분류도 굴삭기지만 저건 자격증도 필요 없고 중장비의 개념에도 들어가지 않는 소형 작업 장치일 뿐이다. 하지만 형태로 보나 작업 목적을 보나, 생김새나 뭐로 봐도 굴삭기다. 저걸 가지고 굴착 같은 건 하기 힘들다. (할 수는 있는데 굴착하기 전에 이 장비가 먼저 망가질 확률 100%/굴착 제대로 안될 확률 100%) 굴삭기도 맞고 굴착기도 맞지만 굴착은 사실상 하지 못하는 저런 경장비(자동차, 트럭 무게 정도를 중장비라고 할 수는 없는 법..)를 굴착기가 맞다고 굴착기로 부른다면 그것도 맞지 않는 개념이다. 이건 중장비 개념에도 들어가지 않는 굴삭기 자격증 없이도 면허증만 있으면 탈 수 있는 소형 장비~

중장비를 보려면 빠질 수 없는 게 대한민국 국군(육군)의 공병대, 육군공병학교에서 시행하는 장비병(운전병) 중 굴삭기반 안내문인데 군용에 대한 부분에서 설명했듯이 군대에서는 민수용이 아닌 대부분의 굴삭기는 굴착기로 부른다. 더군다나 명칭을 보면 알겠지만 다목적 굴착기라 해서 (일명 줄여서 따구리, 다굴이) 굴삭기, 굴착기, 로우더, 불도저 등 전부 변신이 가능하다. 말 그대로 다목적으로 어떤 지형이든 목적에 따라 변신이 가능한 녀석이다. 다만 다목적인 만큼 효율성은 최악이다. 뭐 하나 제대로 한다고 보장하기 어렵다. 그냥 굴삭기면 굴삭기, 로우더면 로우더처럼 하나만 제대로 하는 게 훨씬 낫다..(군대에서 효율성을 찾는 것 자체가 뭐.)

여기서 구분할 건 군대 장비를 기준으로 얘네들이 굴착기로 부른다고 해서 이게 맞다고 우기면 안 된다. 군대 장비, 군용은 원래 굴착기로 만들고 굴착 기능이 주기능이다. 민수용에서 군용으로 넘어간 것이 있지만 반대로 군용에서 민수용으로 넘어가 산업 발전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군대는 뭘 해도 다 굴착기고 다 굴착이다. 굴삭 작업을 해도 다 굴착 개념으로 원래 되어 있다. 군용 기준을 가지고 굴착기가 맞다고 하면 곤란. 군대에서 오리지널 군용 장비 (저런 따구리들) 들이 대민지원을 할 때 군용이 안 오고 민수용 (대우, 삼성, 현대, 한라, 볼보) 일반 건설장비가 나오는 것도 굴착 시스템에 원래 맞게 만들어진 장비라 민간에서는 딱히 쓸모가 없고 비효율적이다.

일반 도로 내고 집 짓고 하는 장비가 아니라 전시에서 가설도로, 응급 도로, 임시도로, 구난작업, 구호작업이 1빠다이기 때문에 장비의 목적 자체가 다르다. 민수용의 일반 건설장비를 도색만 바꿔 쓰는 게 아니라면 그냥 다 굴착기 명칭만 쓰고 그렇게 부른다.

이거슨 굴착기~

이거슨 백호우 (조종석 회전 안됨), 작업 장치가 로우더 삽과 버켓 두 개로 이루어진 장치가 백호우

backhoe 굴삭기는 보통 조종석이 회전하지 않고 작업장치 자체가 회전하는 게 보통, 앞뒤 작업은 가능하나 조종자는 동시 작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로우더 삽으로 쓰지 않고 도저 삽처럼 밀고 다니는 경우 등에만 동시 작업이 가능하다. 트랙터형이 아닌 굴삭기(포크레인)은 도저 삽을 내리고 밀고 다니면서 바구니 삽으로 작업이 가능한데 이런 경우는 흔치 않고 주로 제설 작업에서 많이 쓰인다.

위에 나온 현대중공업의 대형 굴삭기는 포크레인이다. 굴삭기 전용 오리지널 엑스카베이터 유형으로 저건 백호우도 아니다. 포크레인도 틀린 말이고 백호우라고 해야 한다면 그것도 완전 틀린 말이다. 백호우는 2가지 이상 장치가 항상 존재해야 한다. 도저삽이 없으니 저건 오리지널 포크레인, 엑스카베이터다. 어떤 장치나 장비, 또는 작업하는 유형에 따라 장비명이 달라지고 확정되기 때문에 굳이 유형을 나눠 명칭 분류를 한다면 어떤 작업을 메인으로 (핵심으로) 하느냐가 정답에 가깝다. 결국 우리가 말하는 일반적인 포크레인은 한자식 풀이든, 영문식 풀이든 상관없이 굴착기라고 할 수는 없다. 사진 속의 이 장비는 100% 굴삭기(이 녀석의 경우 포크레인 또는 엑스카베이터도 맞지만 굴착기 또는 백호우는 틀린 말)

굴착기가 맞다고 하는 이유 중 대표적인 건

1. 굴삭기라는 말은 일본식 한자로 잘못된 표기다. 그러기 때문에 굴착기가 맞다 (공감하나 기능만 보면 지금은 굴삭기가 더 맞고 굴착은 굴착만 의미하지만 굴삭은 굴착과 굴삭을 모두 포함하기에 굴삭기가 더 정확한 의미 전달이 된다)

2. 원래 굴삭기는 굴착기였다. (맞다. 굴삭기는 원래 주 기능이 굴착이다. 삽으로 흙을 퍼서 담는 건 로우더나 불도저가 더 잘할 수 있다)

하지만 굴착기의 본래 기능은 굴착기라 하여 지금은 따로 남고 포크레인 같은 유형은 굴삭기로 빠져나왔다고 보는 게 더 맞다. 그러므로 지금의 포크레인을 보고 굴착기라고 하는 건 오히려 맞지 않다. 굴착기라는 것이 따로 있고 굴착과 굴삭은 개념이 정말 다르며 장비 교체에 따라 서로 맞작업이 가능한 영역이기는 하나 대체로 굴착기는 굴착만 거의 하고 굴삭기도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굴착은 하지 않는다.

애초에 굴삭기냐 굴착기냐는 단순한 한자풀이나 이 제품이 개발하고 만든 서양인들의 영어식 풀이만 가지고 우리말로 고치는 것 자체가 난센스고 난제다. 한 가지 목적으로 나왔다면 당연히 굴착기와 굴삭기가 나뉨이 가능하지만 굴착기와 굴삭기의 경계가 없어지면서 이제는 굴착기도 되었다가 굴삭기도 되었다가 하기 때문에 확정 지어 이게 맞다고 할 수 없다. 더군다나 굴삭기라는 녀석이 원래 굴착기에서 굴삭이 첨가되고 기중기에서 파생된 녀석이라 모든 색깔을 다 가지고 있다. 실제 현대 시대의 굴삭기는 굴삭, 적재, 굴착, 브레이커, 크라샤(집게) 모두 가능하고 2~3 장치를 같이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굴삭기 한대로 보도 공사를 할 때도 브레이커로 구멍을 뚫는 굴착 작업을 하고 그다음 부속을 바꿔 흙을 퍼담는 굴삭을, 그리고 트럭에 옮겨 담아주는 적재까지 다 해주는데 이런 모든 기능을 무시하고 굴삭기는 잘못된 말, 굴착기만 맞는 말이라고 할 수도 없다.

과거의 형태로만 본다면 모든 굴삭기는 굴착기라고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경계가 없고 오히려 굴삭 기능 (지금 포크레인 모습) 이 표준모델로 출시되고 가장 많이 쓰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말하는 그 녀석. 포크레인은 굴삭기가 더 맞는 표현일 수 있다. (굴착 기능은 굴삭 기능보다는 많이 안 씀). 집게차, 구멍 차라고 일일이 다 분류해서 불러주는 것도 힘들고 귀찮다. 거기에 굴착 기능은 많이 쓰는 것도 아니다. 그냥 굴삭기라고 부르고 그 굴삭기가 여러 기능을 복합적으로 한다고 하는 게 훨씬 낫다.

굴삭기, 굴착기, 포크레인. 사견으로는 포크레인이 대일밴드나 박카스(자양강장제 대명사)처럼 대중적인 언어로 쓰이기 때문에 특정 상표라고 해도 상관없어 보이고 또 한 번에 알아듣기 쉽고 많이 쓰는 표현이라 포크레인이 가장 적절해 보인다. 순화하는 것도 좋지만 굴삭기라고 단정하면 기능이 복합적이라 애매할 수도 있고 굴착기로 바꿔야 한다면 굴착은 가끔 쓰거나 굴착기라는 녀석(사진에 나오는 지하수 같은 구멍만 뚫고 다니는 녀석들)이 따로 있기 때문에 순화하라는 그 말 자체가 더 꼬이게 만든다. 

비교하는데 적절한지는 모르겠으나 헬기, 헬리콥터라는 것도 회전익 비행체에 (우리가 순화해서 부르는 말) 회전하는 날개라는 말뜻의 그리스어를 붙였다고 하는데 요즘으로 따지면 상표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이런 서양문물의 장비를 대체할 만한 원래 단어가 없기에 회전익으로 풀어쓰지만 여전히 헬기, 또는 헬리콥터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인다. 회전익 비행체라고 하면 남자 일부는 알아 들어도 어린아이와 여자들은 거의 뭔 소리인지 모른다. 그냥 헬리콥터라고 하면 될 것을 회전익 비행체라 하여 유별난 지식 자랑한다고 오히려 구박받을 확률이 더 많다.

무엇보다 일본식 한자말이라 쓰면 안된다는 것도 우숩다. 그럼 영국식(미국식) 영어는 괜찮다는 것일까. 더군다나 굴삭기는 일제강점기(일제시대) 시절에 들어 온 말이 아니라 한국전쟁 이후 산업 발전과 함께 자연스럽게 들여 온 말이다. 일제 잔재어가 아닌 그냥 외래어일 뿐 청산 대상도 아니다. 스시, 사시미, 돈카츠를 아무 문제 없이 일상에서 쓰는 것은 일제시대 잔재가 아닌 문화 교류를 통한 자연스러운 유입에 따른 외국어(외래어)이기 때문인데 벤또, 와루바시, 스메끼리 등과 달리 굴삭은 당시에 전해진 말이 아니기에 마찬가지로 일본식 한자말이라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 될 수 없다. 순화라는 건 우리 말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을 때 (이미 우리도 쓰는 말이 있을 때) 바꾸는 것이지 우리에게 없던 것이라면 그걸 부르는 그대로 따라 부르는 게 맞다. 햄버거를 햄버거라 하지 그걸 순화해서 다르게 부를 생각을 안하는 것처럼. 일본이 김치를 기무치로 한국어 그대로 따라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 원래 없는 말은 그대로 따라 쓰고 기존에 자신들이 부르는 말이 있다면 그렇게 부르는 게 순화어 대상이지 무조건 우리말 신봉 역시 국수주의자의 지나친 광기일 뿐이다.

포크레인(포클레인)이라는 것도 크레인(포크+레인과 포+크레인, 이건 논쟁의 여지는 있다)의 형태에서 유래된 기업 명칭으로 볼 수 있는데 그것이 압도적으로 인식된다면 그냥 포크레인으로 불러주는 것도 나빠 보이지 않는다. 외래어라는 게 우리말이 있고 충분히 우리말로도 대체가 가능하며, 무엇보다 원래부터 우리말로 쓰였던 것이라면 고쳐야 하지만 우리에게 없는 단어나 말이 들어온 것이라면 외래어로서 인정하고 그대로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 굴삭기, 굴착기가 맞다 틀리다 애매하면 차라리 포크레인이 낫다는 것. 이건 누가 봐도 논란이 없고 헷갈리지 않는다.

본질은 간단하다. 원래 우리말에 없던 명칭이다. 다만 그 기능을 보고 이름을 붙여주었을 뿐이다. 대중적인 인지도와 무엇보다 누구나 쉽게 금방 알아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포크레인 또는 굴삭기라고 하는 게 낫지 않나 싶다. (뭐.. 우리말을 너무 사랑하는 분들과 정부, 나라에서는 굴착기라고 해야 한다고 하니.. 알아서들 하시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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