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뉴스와 백분토론을 즐겨보는 나로서, 비정상회담은 참 가치가 풍부한 방송이다. 전문가적인 식견이 없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근해서 보고 공감할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데 특히나 다른 나라의 사람들 생각을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남녀의 성 역활에 대한 주제에서 잠깐 나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지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건 꼭 중동 지역이 아니어도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예전에 말레이시아 처녀를 알게 되었다. 비지니스 관계였는데 21살 정도로 기억한다. 원래 피부가 까만걸 싫어하는 나로서 동남아계 여인들에게는 큰 매력을 못 느꼈는데 이 말레이사아 처녀는 상당히 예쁜 아가씨로 한국말과 영어 두가지를 유창하게 썼다. 한국말을 배운 이유는 뭐 예상대로..."한류"..ㅋ
이런 비지니스적 만남에서 한국으로 출장까지 온 아가씨에게 동행자가 있었는데 회사 동료(여직원 상사)가 있었던 것은 당연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아버지의 등장 ㅡ.,ㅡ;;;;;...아버지께서 따라오셨다. 딸의 첫 출장, 그것도 해외로 나간다는 것에 서슴없이 따라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아버지에게도 딸의 해외 첫 출장, 그것도 이제 막 2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이라면 걱정이 앞서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회사업무를 위해 출장가는 딸을 따라 온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경우마다 다르고 생각의 차이같다 (당시 분위기에는 나 역시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다. 물론 아버지가 상식적인 선에서 행동하셨기에 ...)
이런 파파걸이 따로 없구나 싶었는데 그래도 다행(?)인건 아버지의 매너도 상당히 좋았고 아가씨 역시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했다는 것이다. 사적인 공간에서는 동행을 하더라도 (공적인 만남이지만 사적인 대화가 오가는 간단한 식사의 경우에는 합석) 업무를 할 때는 완전히 뒤로 빠져 계셔서 업무에 지장은 전혀 없었다. 함께 말레이시아에서 온 여직원 상사도 마찬가지로 그런 상황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는데 원래 예약된 호텔방 2개 (여직원 2명이 각각 사용) 를 상사 여직원과 그 여직원이 함께 쓰고 원래 상사가 쓰려고 예약한 방은 아버지에게 주었다는 말에 부하 여직원의 아버지 동행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듯 보였다.
물론 말레이시아도 이슬람 문화권이라 두 여성은 모두 히잡을 썼다. 한국에서는 청바지에 히잡을 쓴 그 여직원들...생각외로 매력적이다 ^^;;
가끔 여자들이 패미니스트까지는 아니어도 착각하는 몇가지 것들이 있는데 여자들에게 보수적인 성향을 요구하는 건 남자보다는 오히려 같은 여성이다. 물론 그것이 관습화되고 세뇌화되어 여자들 스스로가 그렇게 된 것이라고 우길 수도 있지만 사람은 나이에 따라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진보적인 여성이라고 해도 나이가 들면 보수적인 여성이 될 수 밖에 없다. (원래 사람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보수성향이 강해진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고리타분하다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지만..)
부엌에 들어가지 마라..사내는 들어가는거 아니다. 고추 떨어진다..이런 말 자체도 사실 아버지 보다는 열에 아홉은 엄마나 할머니들이 한다. 요즘 엄마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남의 자식과 내 자식은 차이가 나는 법, 남녀, 또는 다른 여자에 대해서는 진보적일 수 있어도 내 아들, 내 자식에게는 엄격하고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게 또 여자다. 딸로 살 때와 아내로 살 때..그리고 시어머니로 지낼 때 며느리와 흔히 생긴다는 고부간의 갈등도 바로 같은 여자들끼리 생기는 이념의 차이로 그 실상은 대부분 남녀간의 문제, 즉 성 역활에 대한 것이 많다.
우리나라 여자들도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여자들보다 우리나라 여자들에게 더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착각이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자. 아마존 밀림, 아프리카 원주민부터 고대사회, 중세사회,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이 지위가 남성보다 높은 나라는 없다. 아무리 평등한 나라라고 해도 막상 세세한 곳을 살펴보면 주방생활, 육아, 집안일은 여자들이 한다. 여자들이 담배를 피워도 크게 개의치 않다고 여기는 서양국가도 많지만 여전히 여자들이 담배를 피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고 여기는 경우가 더 많다. 이건 남녀평등이나 활동의 제한 보다는 사회적 인식 때문으로 여자의 몸 자체가 생명을 잉태하는 몸이다 보니 담배와 같은 해로운 것을 달고 사는 모양새는 누가봐도 사실 좋게 보이지 않다.
우리나라는 호주제가 여성계에 의해 페지되었는데 막상 보면 선진문화라고 해서 여자들이 부러워하는 서양국가들 다수는 호주제 개념보다 더 나아간 성씨 자체를 남편 성으로 바꾸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아마 우리나라에서 시집 오는 여자가 성씨를 버려야 한다면 우리나라가 꼴통이라고 생각할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만큼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가 된다는 것인데 선진국가가 하는 건 당연해 보여도 우리가 하면 부당하다고 여기는 경우도 많다.
인류는 모계사회가 출발이다. 모계사회는 여자가 중심이 되는 사회인데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이런 모계사회가 부계사회로 바뀐 이유는 간단하다. 일부일처제의 확립 때문이다. 모계사회가 시발점이 되고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 건 아버지의 존재다. 결혼의 개념, 가정의 개념, 가족이 개념, 더 나아가 지금과 같은 국가의 개념이 부족하던 과거에는 아이가 태어날 때 누가 이 아이의 아버지인지 알 길이 없다.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는 여자 본인은 아이의 엄마가 확실한 반면에 씨를 준 남자가 정확히 누구인지는 지금처럼 일부일처제로 오랫동안 단 둘이서만 함께 오래생활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그래서 재산이나 가족구성이 엄마 위주로 될 수밖에 없고 자녀 입장에서도 엄마는 확실한데 아버지는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 모계사회가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도 아니고 필요도 없기에 부계사회로 넘어갔는데 엄마는 물론 아빠의 존재를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니미씨부럴, 니미씨팔, 씨팔새끼와 같은 욕은 이런 모계사회와 관련이 깊다. 오랑캐(중국) 문화에는 모계사회가 오랫동안 존속되었는데 아버지는 없고 엄마와 자녀만 있으면서도 자식들이 계속 생기고 가족이 늘어나는 과정을 단면만 보게 되면서 엄마와 아들간의 관계를 의심하고 그렇게 말이 꼬이게 전파되면서 니 엄마와 씹(순 우리말로 성관계를 뜻한다)할 놈, 말 그대로 천하의 쓰레기 같은 놈이라는 뜻에서 니미씨팔, 니미씨부럴 같은 욕이 파생되었다. (씹할놈 -> 씨팔놈) 물론 지금도 엄마와 관련된 욕은 가장 심한 욕에 해당되며 요즘에도 가족과 관련된 욕, 특히 자신의 엄마와 연관되어 욕을 듣게 되면 머리에서 뚜껑이 열리는 건 똑같다. 아빠 욕은 그런대로 넘어가는 경우는 있어도 엄마 욕을 들으면 뚜껑 열리게 되어 있다.
새미의 이야기는 ㅋㅋㅋ...진짜 충격이다. 시집마저 못가거나 안가면 평생 집 밖을 나갈 수 없게 된다는 말이 된다. 죽어서야지만 집을 나설 수 있다는 것인데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그것도 아주 오래전의 고대사회이기에 어느정도 이해는 간다.
이런 히잡문화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게 수녀님이다. 수녀님 역시 얼굴만 빼고 온 몸을 다 가리게 되는데 수녀님의 복장도 히잡 개념과 다르지 않다. 다른 남자에게 절대 살을 보일 수 없게 만든, 성적인 유혹을 단절시키기 위해 수녀님은 얼굴을 제외한 나머지를 밖으로 보일 수 없게 했는데 이슬람이나, 천주교나 종교라는 관점에서 여성들에 대한 관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중동의 히잡문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거나 비판하려면 수녀님의 복장(똑같은 개념과 사상임)부터 꼬집고 비판해야 한다. 이건 남녀간의 문제나 인식보다는 (물론 그런 인식이 본바탕이지만..)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두 경우 모두 종교적인 부분으로만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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