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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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노사노무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르는 방법

by 깨알석사 2015.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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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종업원을 호칭할 때 쓰는 말이 대부분 아저씨, 아줌마, 이모, 언니다. 사실 이 호칭 자체가 자세히 보면 혈족과 관련된 가족 호칭이라는 걸 알수 있다. 아저씨나 아주머니 역시 친인척 호칭이며 이모나 언니도 마찬가지로 식당에서 쓰는 호칭은 8촌이내 혈족에게 쓰는 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것이 밥을 먹는 공간이다 보니 식구라는 개념 자체가 끼니를 함께한다는 말이기 때문에 사용성이 유사하다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적절성이 내포되어 있기는 하다.

재미있는 건 고모인데 (예전에 관련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아시다시피 식당에서 이모, 주방이모는 있어도 고모, 주방고모는 없다. 여자는 물론 남자도 부성애보다 높은게 모성애로 엄마 뱃속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엄마를 아빠보다 더 친근하게 여기고 따르게 되어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 입장에서 본가는 어려움의 대상이 되지만 외가는 놀이터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엄마와 엄마네 가족 사람들이 사는 곳이 심리적으로 더 편안하게 생각하고 여기며 느끼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이모는 살갑고 고모는 이모에 비해 무거운 느낌을 많이 주게 되어 있다. 고모는 여자이지만 아빠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사랑/가족사랑] - 나를 중심으로 한 삼촌들 인기순위 (삼촌,고모,이모,외삼촌,큰아버지,작은아버지)

아저씨, 아줌마, 이모, 언니라는 호칭대신에 종업원을 이름을 불러주는 실험, 이 실험의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맛집 평가를 함께 병행했다.

기존에 맛 평가 서비스 점수와 똑같은 상황에서 종업원 이름을 부르게 했을 때의 맛 평가 서비스에서 맛은 변함이 없지만 어떤 심리적인 부분이 작용되어 맛집 평가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실험이다. (실제로 우리는 대부분의 맛집 평가에서 맛 만큼 중요하게 여기는게 직원 친절과 서비스, 위생등 맛 이외 평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걸 알고 있다)

 명찰 뿐 아니라 식당 테이블마다 홀 담당 직원 이름을 보기 좋은 곳에 크게 부착해 알려준다

서비스업에 오랫동안 종사한 경험으로 이런 실험의 효과는 확실히 알고 있다. 특히 낮부끄러운 멘트나 행동, 호칭은 확실히 그렇다.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하고 심지어 스트레스까지 받게 된다. 나이 든 남자에게 간질간질한 달콤한 멘트를 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 60대 연령의 남자분이 고객맞이 서비스 업무를 하게 된 적이 있는데 (일반 업장보다는 상대 고객의 대상층이나 장소 자체가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 고객님 사랑합니다~ 뭐 이런 비슷한 멘트를 하라고 강요 받은적이 있다. 

전반적으로 시행 초기에는 제도를 먼저 실천하는 종업원들 입장에서 10점 만점에 3점대의 저조한 점수로 의미도 없고 어색하기만 한 이런 친절 서비스는 되려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된다고 하소연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나름 서비스교육업계에서 이름 좀 있는 분이 한달여간 걸쳐 서비스 교육을 통해 익숙하게 도와드리니 낮부끄러운 멘트나 행동도 언제부턴가 자연스러워졌고 억지로 내뱉는 말들이 어느샌가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뭐 어떤 면에서는 주입식교육이나 세뇌교육과 다를 바 없지만...) 경우가 되었다.

친절 평가에서 확실히 후한 점수를 받게 되었는데 손님들이 특히 예전보다 직원들의 친절이 확실히 눈에 띄게 좋아졌다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그에 따른 직원 포상이 실시되면서 친절 서비스와 호칭 서비스는 전보다 확실히 좋게 개선되었고 체감도 할 수 있었다. 좋다고는 하지만 막상 하지 않아서 그렇지 해보면 좋은건 확실히 좋다. 처음이 어려울 뿐이다.

똑같은 식당인데 단지 식당 종업원의 이름을 부르게 한 것 만으로 맛집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손님들이 남긴 평가 전과 후가 증명한다. 기분이 좋으니 맛에 대한 점수도 후할 수 밖에 없고 식당에 대한 인식도 좋아질 수 밖에 없다. 맛집에서 절대 빠지면 안되는 것 중 하나가 종업원의 친절인 이유다. 

식당 뿐 아니라 고객과 만나는 접점 부서에서는 이런 "성명" 부르기가 나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고객과 만나는 부서의 직원들은 명찰을 달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 고객은 "저기요" "여기요" 가 대부분이다, 내가 있던 회사 중 한 곳에서는 직원의 직책과 성명을 고객 테이블쪽에 비치하고 "이름을 불러주세요"라고 적어 놨었는데 김태희 매니저님, 박신혜 파트장님, 현빈 주임님처럼 부르는 횟수가 늘면서 (특히 그 주위에 있던 다른 고객들도 부르는 호칭을 듣다보니) 저기요, 여기요는 많이 사라졌었다.

이건 가만 보면 은행도 마찬가지, 대부분의 은행에 가면 데스크에 앉아 있는 은행 직원들 앞에 직책과 이름이 함께 게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친한 사람에게만 이름을 부른다고 생각해 쉽게 호명하지 않지만 원래 이름은 남이 부르라고 있는거~, 이름만 부르면 어색하지만 직책과 함께 부르면 원래 어디나 다 자연스럽다.

식당에서도 이런 방법이 괜찮은 건 생각보다 많은 다른 서비스업에서 다 하는 방식이기 때문, 식당은 별도의 직책이 없고 애매하기 때문에 실험처럼 "님"을 붙여 호명하는게 가장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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