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대표적인 과일은 역시 "수박"이다. 수박은 우리가 아는 호박과 모양이 흡사한데 역시 박과에 속한다. 수박이 채소냐, 과일이냐 가끔 헷갈려 하는 분도 있다. 덩굴식물로 과채류, 채소에 포함이 되지만 과일이라고 불리우는 열매는 목본(나무), 초본(풀)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로만 개념을 삼기에 당연히 "과일"이다. 열매라면 나무가 아닌 풀에서 나와도 과일이다 (딸기나무가 없는 맛있는 과일인 딸기가 대표적, 토마토 역시)
수박은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 당도가 높아 더운 지방일수록 맛이 좋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수박이 남부에서 생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운 지역인 동남아나 아프리카의 과일 당도가 유독 강한 것도 그런 이유, 해당 지역의 수박 역시 우리나라보다 훨씬 달다) 그래서 사계절 중에 가장 더운 여름에 수박이 제일 맛있고 그래서 여름 대표 과일이다. 크게 비싸지 않으면서도 워낙 덩치가 크고 무거운 과일이면서 기본이 사람 머리 크기와 비슷해 가성비가 꽤 좋은 과일 중 하나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누어 먹기 좋고 이 과일 하나만으로도 생색내기에도 좋다. 가성비가 워낙 좋다보니 혼자 다 먹는 경우는 없고 항상 남기 마련인데 그만큼 가정이나 회사처럼 사람 수가 되면 항상 손길이 먼저 가게 된다.
지금은 하우스재배 등을 통해 1년 내내 먹을 수 있지만 무조건 고온의 환경만 만들어진다고 해서 맛있는 수박이 되는게 아니라 따뜻한 햇빛을 통한 광합성이 필연적이다보니 하우스재배의 수박은 겨울에도 만들어지지만 여름의 햇빛과는 수준이 달라 맛이 여름 수박의 절반 정도라고 보아야 한다. (1년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다해도 겨울에는 수박을 잘 안 먹는 이유다, 또 수분이 워낙 많아서 겨울에는 잘못 보관하거나 유통하다가 얼어서 상품성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 수박 만큼은 제철과일로 먹어야 제맛도 나고 본전을 뽑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으로 광주의 무등산 수박이 유명한 편이다. 워낙 적은 양을 생산하고 또 수박을 따고 나서는 땅의 휴지기가 있다보니 물량공세가 어렵다, (또 생산지역도 한정이라 한계가 크다) 일반적으로 Kg 당 1만원 선으로 거래가 되는데 10킬로만 되어도 10만원 선, 20킬로면 수박 1통에 20만원대가 형성된다, 그 보다 더 크면 부르는게 값이라는 말이 있다, 광주나 전라도 사람중에서도 무등산 수박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없는 이유가 1년에 생산되는 수박량이 천단위 밖에 되지도 않지만 그마저도 외지로 대부분 팔리고 값도 워낙 비싸 대중적으로 먹을 기회가 많이 없다
수박에는 꽤 많은 씨가 있는데 단순한 상식만으로 이걸 땅에 심어 키워 보려는 사람이 있다. 물론 씨만 심고 양분만 잘 주면 수박도 가정에서 키울 수 있다, 다만 전문적인 농업인의 손길 (비료, 퇴비, 영양제 등) 과 토양의 힘 (땅의 힘) 이 워낙 다르다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 머리만한 수박은 거의 보기 어렵다, 잘 키운다면 참외 정도의 크기의 미니 수박은 가정에서도 재배가 가능하지만 이것도 수박의 양분이 되고 밑바탕이 되는 땅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화분에서 키우는 걸로는 어림도 없다.
집밥 백선생 시즌3에서 백선생이 자신도 최근에 전해 들은 정보인데 처음 해보는 거라면서 수박썰기 장면을 보여준 적이 있다, 어떤 특정 형태로 수박을 썰면 수박씨가 가지런하게 정렬되어 보기도 좋고 씨를 골라내기도 편한다는 것이다. 사실 결과를 보기 전까지는 이걸 믿을 수가 없었다, 소위 랜덤처럼 수박씨라는 것이 수박안에 마구잡이로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나 역시 그 중의 한 사람이다. 복숭아나 사과처럼, 배처럼 수박 정가운데에만 씨가 몰려 있는 것도 아니라서 수박의 씨 위치를 미리 파악한다는 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걸 잘 썰기만 해도 정리가 된다니 그야말로 꿀팁 중 꿀팁이다.
수박을 자를 때 수박 꼭지를 세우고 위에서 아래로 자르는 사람이 있고 수박 꼭지를 옆으로 눕히고 가운데 (가로형태) 를 자르는 사람이 있다. 먹기도 좋고 썰기도 좋기에 대부분은 수박을 눕히고 가운데 몸통부터 자르는게 보통이다. 백선생님 역시 그런 방식으로 수박을 세우지 않고 눕혀 가운데를 잘랐다.
수박을 자르려고 하던 백선생이 갑자기 무언가를 유심히 보면서 자를지 말지 고민을 한다
뭔가를 보면서 자르자 옆에 있던 제자 이규한이 뭘 보고 써느냐고 묻는다
알고보니 수박 겉에 있는 검은색 줄을 따라 수박을 썰고 계셨다 (빨간색 점선으로 표시)
수박을 그냥 느낌대로 써는게 아니라 검은 줄 그대로 따라 썰면 수박씨가 한 줄로 배열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씨가 수박 안에서 마구잡이로 생성되는게 아니라 수박 줄기와 검은 줄 모양과 같이 그 라인 선상에서 생성된다는 걸 이용한 썰기 방법이다. 저렇게 한 쪽으로 씨가 몰려 있으면 먹기도 좋고 골라내기도 쉽다. 아직 썰지 않은 수박 내부를 보더라도 수박씨가 한 쪽에 모두 몰려 있는게 보인다.
제자들 완전 깜놀, 솔직히 나도 개깜놀
수박을 먹기 좋게 쪼갤 때도 마찬가지로 수박 겉 껍질의 검은 줄을 따라 자르면 씨가 계속 정리
아이들 줄 때 요렇게 해주면 딱 좋음
수박의 씨를 먹어도 되는지, 먹으면 안되는지 잘 모를 수 있다, 수박의 씨는 먹어도 상관없다, 씨 자체가 소화가 안되고 그냥 배출되기에 어르신들은 영양 섭취도 안되고 식감도 별로고 씹으면 텁텁하기만 해서 수박의 단맛을 버린다하여 굳이 먹을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최근 밝혀진 의학 정보에 의하면 수박씨에 효능이 좋은 성분이 많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다른 씨처럼 볶아서 먹어도 되고 말렸다가 갈아서 먹어도 좋은데 깨끗하게 씻은 후에 바짝 말려서 믹서리고 간 다음에 가루로 만들어 다른 음식에 살짝 넣거나 조금씩 섭취 한다면 천연 영양제가 따로 없다.
수박화채나 주스를 만들 때도 씨를 따로 골라내기 보는데 그냥 먹는게 좋긴한데 그냥 삼키면 소화가 안되고 그냥 배출되기에 씹어 먹을 수 있으면 씹어 먹는게 좋다, 그러나 워낙 먹기가 애매한 것이 수박씨라 화채 보다는 주스를 만들 때 믹서기로 같이 갈거나 말린 수박씨 가루를 넣어주는 형태로 먹는다면 거친 식감 없이도 수박씨 성분을 섭취할 수 있어 갈아 먹는 방법 위주로 하면 좋다.
수박의 겉면 검은 줄을 따라 흔히 먹는 형태로 수박을 자른 모습, 씨가 일렬로 정렬되어 있다
산부인과 선생님이 수박 먹지 말라해서 뭔가 했더니 너무 많이 먹어서 ㅋㅋㅋㅋ
수박이 주제였던 이날의 백선생에서는 수박껍질을 활용한 반찬 만들기가 메인이었다, (수박도 그래서 등장) 수박은 그냥 과일 상태로 먹는 것 외에는 특별히 다른 형태로 먹는게 없다 (그 흔한 통조림조차 없다) 대부분 수박을 응용해서 먹는다고 해봤자 "화채" 정도, 우유나 사이다를 넣고 시원한 얼음과 함께 먹는게 보통이지만 수박은 그냥 믹서기로 갈아서 먹을 때가 더 맛있다. 백선생 방송에서도 이와 관련된 조언이 있었는데 수박으로 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보라고 했을 때 한 쪽은 화채를 다른 한 쪽의 제자들은 수박주스를 만들어 우리가 알고 있는 화채와 주스의 범위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단맛을 강조하기 위해 우유나 사이다를 너무 넣는 경우, 반대로 주스도 단맛을 더 내기 위해 설탕이나 꿀을 보충하는 경우가 많은데 양쪽 모두 백선생에게 좋은 평은 받지 못했다.
수박은 모두가 잘 알다시피 그냥 먹어도 사실 매우 단 과일이다 (단맛 때문에 먹기도 한다) 믹서로 갈거나 화채처럼 뿌셔뿌셔로 먹으면 단맛이 줄어들고 밍밍할거라 생각하지만 그 단맛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씹는 감 보다는 음료수처럼 마시는 형태라서 단맛을 더 잘 느낀다 (시중에 파는 음료수처럼) 수박을 과일 그대로 썰어서 먹는게 아니라면 그냥 믹서로 다른 어떤 첨가물이나 보충물 없이 수박만 갈아서 먹는 것이 훨씬 맛있다 (물론 꿀이나 설탕을 넣어도 되지만 자연스러운 수박 본연의 단맛을 더 추천)
지금은 잘 모르는 아이들이 많은데 예전에는 수박하면 우장춘 박사와 연결지어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박사인데 나는 아직도 수박하면 그 분이 떠오른다. 물론 그 분의 개인사와 아버지(우범선/일명 여우사냥, 조선의 명성황후를 살해한 친일파)에 대한 내막을 알면 역사의 아이러니를 다시한번 만나게 되지만 씁쓸하면서도 안타까움이 크다. (우박사와 아버지와의 관계가 결국 우박사와 자녀와의 관계로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 편인데 그 점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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