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인줄 알고 봤는데 킹콩이 아니었던 영화, <콩 : 스컬 아일랜드> 무엇보다 기존 킹콩은 킹콩과 인간의 대결이 주 종목이었는데 이번에는 거대 괴물들이 등장하는 괴수물로 바뀌면서 기존 킹콩 이미지와 많이 다름을 보여줬다. 영화 제목이 킹콩이 아니라 그냥 "콩"으로 나온 것도 차별점이라면 그렇다고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킹콩이 되기 전의 그냥 중2병 걸린 청소년 콩의 모습을 담은 이야기라 신선하다면 그것도 그렇다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초반 베트남 전쟁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휴이 헬리콥터가 떼거지로 등장하면서 이런 걸 또 좋아하는 나로서는 시작부터 시선을 빼앗기면서 사실상 화면에 꽂혀서 봤다. 포스터와 예고편에도 이 휴이 헬기의 기동 장면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킹콩을 알고 좋아하는 세대라면 대체로 휴이 헬기에 대한 로망도 있는 남성층이 주류가 될 소지도 있는지라 나름 잘 조합된 소재들이 아닌가 싶다. (킹콩도 오래된 캐릭터고 휴이도 오래된 기종이고,,,이제는 추억거리)
콩 영화를 보다보면 기존의 킹콩 영화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하고 신기한 거대한 몸짓을 자랑하는 괴물급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이건 공룡이 등장하는 쥬라기 공원이 연상된다. 또 거대한 괴물과 콩이 싸우는 장면 역시 공룡 모습을 한 고질라를 연상케 한다. 영화 전반이 고질라 + 쥬라기를 조합한 느낌이 강했는데 이 영화의 각본가들이 쥬라기 월드와 고질라 각본가들이라 하니 그 느낌이 드는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항간에는 여러 영화를 짜집기 한 듯한 기대보다 별로인 작품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화 자체가 원래 기존의 여러 영화에 나오는 장치와 요소들을 절묘하게 조합한 영화라 그건 지적 사항이라고 보긴 어렵다. 유인원이 주인공인 영화를 뽑자면 혹성탈출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 영화의 콩 캐릭터 모션연기를 한 사람이 혹성탈출 유인원 캐릭터 연기자인 것도 그렇고 (그래서 콩 캐릭터는 혹성탈출 분위기도 있음) 감독이 여러 곳에 오마주 (좋아하거나 경이롭게 본 장면들을 자신의 영화에 삽입) 기법을 통해 넣어놓은 영화라서 어디서 본 듯한 비슷한 장면이나 느낌이 드는게 정상이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보고 초반에 괴물이 바로 등장해 계속 도심을 휘어잡고 다니는 장면이 인상 깊어 콩 영화도 바로 콩이 등장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 나도 이 영화 보면서 드라마적 요소로 질질 끌까다 후반에 가서야 확 뒤집어지는 액션들로 채우겠구나 싶었는데 반대로 초반부터 강하게 나와 좀 놀랐었다. 시작부터??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는데 감독이 다른 감독의 작품들에게서 영향 받은 걸 많이 차용한 작품이라 알고 보면 이것도 하나의 볼거리고 모르고 보면 그냥 짝퉁스멜나는 저급한 영화로 치부할 뿐이다.
M16 소총 구경~ 우리나라에서 폐기되어 이제는 K2 소총만 쓰는줄 알지만 전쟁시 활용 목적으로 짱 박아두고 있다, 그러나 K2 소총도 이제 연식이 좀 되고 짱 박아 두고 예비로 써야 할 B급, C급 K2도 많아지는 추세라 슬슬 정리를 하는 추세다. 이게 공매를 통해서 상당수 판매를 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너무 많이 남아 있다. 이걸 누가 사고 왜 사냐고 묻는다면 미국 아재들에게는 오리지널 M16이 괜찮은 상태로 엄청나게 남아있는 곳이 한국이라는 걸 잘 알아 아주 좋아라~한다고 한다. 작동이 안되더라도 부품만 떼어 수리용 부품 수급에도 쓰이고 애호가들이 워낙 많고 총기 사용이 자유롭다보니 애장품으로도 아직 인기가 많은 소총이라고 한다
베트남전 시대 배경이고 지옥의 묵시록을 따라했다는 말도 있지만 원래 지옥의 묵시록을 오마주해서 배경을 짯음
여자 기자는 스토리상 필요없는 건 분명하지만 킹콩하면 이상하게 여주인공 손바닥에 드러눕는 장면이 꼭 있어야 한다는 이상한 룰이 있는지라 콩과 감정적 교류를 해야 하는 여주가 필요한 건 어쩔 수 없다
중간에 있는 세계2차대전 당시의 전투기 조종사 할배, 영화 시작에 일본 조종사와 싸우는 걸로 시작하고 마지막에는 아내와 아들과 다시 만나는 장면을 보여 주면서 시작과 끝을 담당한 캐릭터다. 영화 시작에 나오는 일본군과 싸우는 배우 (할배의 청년시절 모습) 와 할배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아들은 같은 배우다 ㅡ.ㅡ;;;;
자신의 젊은 시절 모습과 아들의 모습이 한 명의 배우로 떼웠다는 말이 있지만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에서 닮은 꼴로 해석한다면 그게 의외로 합리적인 배역 설정이 될 수 있다. 1인 2역이 오히려 적절할수도..참고로 일본군과 할배 (청년 당시) 가 싸우는 사막 장면은 우리나라 영화 "놈놈놈"의 장면을 패러디 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고질라와 킹콩의 싸움을 염두하고 만든 시리즈 첫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실제로 영화 장면은 시작부터 고질라에 대한 힌트가 많이 나온다. 해군함정이 파괴된 사진이 그렇고 (고질라 영화에서 고질라에게 당한 군함임) 핵폭탄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핵폭탄은 고질라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 그 두 내용이 마치 킹콩에게 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질라 영화에서 고질라에게 적용된 이야기들이다.
상원의원에게 탐사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고 요청한 박사 역시 킹콩이 아닌 고질라를 찾으려고 했다고 볼 수 있는데 고질라 (혹은 그와 비슷한 거대 괴생물체) 를 찾으려고 했다가 졸지에 킹콩이 아직 되지 못한 어린 콩을 만나게 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콩이 성년이 되어 킹콩이 되면 시대적 배경이 베트남전 당시이니 현대물에서는 고질라와 킹콩으로 만나 대적할 수 있게 된다. 자막이 올라가고 나오는 쿠키 영상에 고질라 그림이 아예 딱 나오는 것도 빼빡 못하는 확실한 결절타다.
헬기를 보고 화를 내는 콩~ 진짜 눈 앞에 저런 콩이 있으면 후덜덜, 오줌 지릴 듯...ㅠ.ㅠ
거대 문어와 싸우는 콩, 나중에 맛있게 냠냠하는 모습은 "올드보이" 최민식의 낙지 먹는 모습 오마주라고 한다, 괴물, 놈놈놈, 올드보이까지 은근 한국 영화 작품 장면이 많이 들어가 있다. 한국영화 쫌 짱인 듯 ㅋ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건 "거미"....거미 장면은 등장 만으로 나를 소름돋게 만들었당 ....무서무서
후반은 쥬랴기 월드급 추격 장면이 많다. 생긴 것도 공룡스럽게 생겨서 무지하게 쫒아온다
사무엘 엘 잭슨이 연기한 미군 부대 중령, 베트남전이 종전 분위기가 되자 훈장을 보고 쓸모가 없다거나 철수가 코앞인데 상부에서 작전이 내려오자 전화를 준 장군에게 오히려 "고맙다"고 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쟁에 살고 전쟁에 죽는 잘못된 군인의 모습을 콩과 대적하는 인물로 그려낸다. 속된말로 전쟁 미치광이 같은 인물이다.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콩과의 전쟁이 다시 시작된다면서 전투력을 다시금 다잡게 되는 중령의 모습, 부하의 희생을 이유로 정당성을 갖고 리드하지만 결국 자신만의 고집과 선입견에 의한 전쟁놀이에 지나지 않음을 모두 알고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베트콩(베트남 공산당)에서 킹콩으로 콩에서 또 다른 콩으로 옮겨 간다는 해석도 가능한데 콩 소탕이 목적인 중령에게는 어쩌면 의미있는 행동일 수도 있다. 중령에게는 사람이든 짐승이든, 괴물이든 콩은 다 제거 대상인 셈이다. 시대 배경을 베트콩과 싸우는 미군 부대로 설정한 것도 어쩌면 미리 깔아두고 설치한 밑밥이 아닐까...
드라마적 요소 보다는 그냥 눈으로 바로 확인이 가능한 괴수들간의 싸움이 많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다음영화 기준 일반인 6점, 전문가 6점 (의외네~) 으로 평점이 같다. 드라마적 요소 없이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로 부쉬고 싸우고 고함치는 대형 원숭이 영화라서 그럴 수 있다지만 괴수 영화치고는 그래도 꽤 볼만한 영화라고 평가한다. 특히 시리즈가 있는 캐릭터는 드라마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보여주는 그래픽(CG) 수준을 무시할 수 없고 다양한 생물체 구경하는 재미가 더 많기도 해서 환타지물을 좋아하고 괴수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평이 그나마 좋을 순 있다. 킹콩 영화는 언제 나와도 대강 스토리를 모두 알고 있지 않던가, 이야기가 궁금한 것 보다는 어떻게 나오는지가 더 궁금할 뿐이다.
다양한 동물 캐릭터 구경하는 재미가 나에게는 쏠쏠했다
곤충도 어마무시하게 크다
콩이 절벽에 남긴 손자국, 설마 도마 안중근 영화도 보고 영향을 받은 건 아니겠지...^^
미지의 해골섬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 경치 끝내준다~
수문 개폐가 아주 인상적이다, 문득 4대강 공사 보가 연상된다 ㅎ
많은 휴이 헬기가 다 같이 기동하는 장면에서 잠자리가 따로 없구만~ 생각했는데 숲 장면에서 헬기와 교차되면서 진짜 잠자리 장면이 등장했다. 역시 헬기가 날아가는 모습은 잠자리랑 똑 닮았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헬기들, 포스터와 예고편에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누구는 예고편에 나온 장면이 영화 전체다라고 하기도 하는데 부정하긴 힘들다. 그게 사실 전부임 ^^
영화는 10점 만점에 7점, 수우미양가에 딱 보통 "미"다. 스토리로 보면 별로 재미없지만 등장하는 콩과 괴물들 구경하는 재미로만 보면 우수급이다. 자동차 영화에서는 자동차가 주인공이고 좀비 영화에서는 좀비가 주인공이다. 괴수가 등장하는 괴수들간의 싸움이 주력이라면 그게 전부일 수 밖에 없다.
와우~ 우와~ 우어~ 소리 나오게 만들면 그걸로 만족, 어차피 이데올로기로 보는 영화도 아니고 깊은 통찰력과 관찰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 영화라 등장하는 괴수들이 얼마나 사실적이고 실현적인지가 더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첫 시작에서 휴이 헬기에 나무 꽂힐 때의 흥분감이란~ (^^;;;) 저거....원숭이야? ㅋㅋㅋㅋ
베트남 전쟁과 베트남 자연을 배경으로 삼다보니 베트남 현지에서 이 영화 인기가 매우 좋았다고 한다
비행기는 타봤는데 아직 헬기는 못 타봤다. 꼭 한번 헬기는 타보고 싶다 (기왕이면 휴이!)
겁나 멋있게 그려낸 장면, 농촌에 가면 볼 수 있는 잠자리떼 습격과도 비슷하다 ㅎㅎ
일본도 (우측 할배) 칼이 등장하는데 고질라 영화의 세계관인 만큼 일본 문화는 빠질 수 없다
존재감이 딱히 드러나지 않은 중국 여배우, 왜 나왔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콩 영화 제작 자체가 중국 자본이다. 찰리우드라고 불리우는 중국 자본이 기존 일본 자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도 이런 중국인 배우들의 헐리우드 활동은 쩐주들 입김에 의해 더 많이 활용될 듯 싶다.
어머니도 모시고 영화를 봤다. 다 보고 나오는 길에 어머니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친구분이다. 아들네 식구랑 영화 봤다면서 이런저런 얘기 하시다가 친구분이 뭐 봤냐고 물어보신 듯 한데....영화 제목을 순식간에 바꿔버리셨다. 농담 아니고 진짜다. (예전에 굿모닝~ 인사를 손자에게 받고서 굶었니? 라고 알아 들었던 적도 있는지라...ㅠ.ㅠ)
어~아들네라 영화 보고 방금 나왔어~
뭐 봤냐고? 어 그거 있잖아..
땅콩!..털 많은 원숭이 큰거 하나 나와서 사람들 밟고 댕기는거~
킹콩이 땅콩 되는 건 순식간이다. (진심으로 우린 그날 말 나온김에 땅콩 사서 집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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