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경일인 패트리어트 데이를 맞아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한 테러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 <패트리어트 데이>, 2013년 보스턴에서 벌어진 실화를 담고 있다. 테러가 발생한지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뉴스를 통해 당시 폭발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우리에게는 아직도 생생한 날로 기억하는 세월호 사건과도 1년 정도 차이밖에 안나는 사건이라 미국을 비롯한 여러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건이다. (참고로 보스턴 마라톤 테러는 2013년 4월 15일 / 한국의 세월호 재난은 2014년 4월 16일 발생)
마라톤 골인 지점에서 폭발물이 터지는 장면은 영화와 똑같이 뉴스 보도를 통해 전파를 탔었다. 911 테러를 겪었던 미국이었기에 미국인은 물론 테러 사건을 지켜보는 다른 나라의 모든 사람에게 주요 관심사였던 사건이기도 하다.
보는 사람에 따라 전형적인 미국 영화, 제목에서부터 풍겨져 오는 (애국자의 날, 독립투사의 날, 독립기념의 날) 성조기 휘날리며 미국인들은 역시 위대하고 대단하다는 식의 미국을 위한, 미국인을 위한, 미국에 의한 미국스러운 영화라고 하는 사람도 많지만 겉모습만 보면 곤란하다, 이야기가 담고 있는 메세지, 그리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했던 행위에 대해 집중하면 이건 특정 지역이나 특정인들, 특정국가에 한정된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은 경찰들과 연방수사관들이다, 실제로 이 테러 사건에서 빠른 대처와 수사로 조기 진압을 하고 사건을 해결한 공로가 크기 때문에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건 맞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고 해외도 마찬가지지만 사건이 발생하고 피해 이야기는 대대적으로 잘 알려지는 반면에 사건 뒷 이야기는 해당 자국민이 아니면 관심도도 떨어지고 언론에서도 접하기 어렵다보니 뒷이야기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실 난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그 마라톤 대회 테러 사건이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미궁에 빠진 테러 사건으로만 알고 있었다, 범인이 그렇게 빨리 일주일도 안되어 잡혔다는 것도 이 영화를 통해 알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재기를 하고 삶을 이어간다는 것도 미처 몰랐다, 단지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만든 액션 영화라면 크게 감동 받지 못했을테지만 사건은 소재일 뿐 그 사건 속에 담긴 여러 사람들의 생생한 삶과 이야기를 드라마로 잘 풀어내고 실존 인물들의 인터뷰와 당시 실제 영상들을 짜집기 한 것이 이 영화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뭔가 트러블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서로가 무얼 해야 하고 왜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지역경찰과 연방경찰의 합동이 성과를 보이는 순간, 우리나라 공조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이 함께 생각난다
마라톤 테러 사건의 실제 피해자들 이야기를 함께 엮어서 더 리얼했던 영화
LAPD 혹은 NYPD는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강인하고 파워 넘치는 엘리트 경찰들의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는데 비해 미국인들은 어떨지 몰라도 나 같은 외국인 시선에서는 아무리 경찰빠돌이라 해도 보스턴 경찰은 낯설다. 사건 해결부터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솜씨, 범죄 및 범인들에 대한 대처나 수사기법 등은 LA나 뉴욕의 이야기로 많이 소개가 되다보니 타 지역의 경찰들은 상대적으로 덜 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 영화의 핵심인 보스턴 경찰의 능력과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그 어떤 타 지역의 경찰 못지 않게 우수했고 멋졌다
다음영화 기준 일반인 평점 8점대, 전문가는 5점대다, 실화이며 일반인 대상의 테러 사건이고 또 영화가 은근 긴장감도 있고 지루함 없이 빨리 전개되는 스타일이라 대충 평점이 좋을 것이라는 건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다. 특히 시간대별로 움직이는 기관과 경찰의 신속한 대응, 빠른 추격, 범인 색출, 범인 검거는 이게 정말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빠져보게 된다. 일주일도 체 걸리지 않은 4일만에 범인을 찾아 검거해 내는 솜씨는 단순히 사건 해결을 빨리 종식 시켰다는 걸로만 칭찬할 수 없다, 도시폐쇄를 단행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에서 주민 불안과 도시 기능 마비의 문제점을 비교한다면 결코 간단하게 볼 수 없다. 정말 대단한거다
피해자도, 범인을 잡아야 하는 경찰들에게도 테러 사건은 충격이고 큰 트라우마,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 한다
결정적인 제보와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중국인, 영화 내내 김제동이 생각났다, 꽤 비슷하게 생겼다
보스턴 경찰의 화력을 보여주는 장면은 설정과 상황만 놓고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은근 긴장감이 쩔었던 장면 중 하나다, 뒤로 갈수록 범인의 실체와 맞닿는 경찰들 수색망은 보는 사람 마음도 쫄깃하게 만든다,
연방 수사관, 주정부 관료, 주지사, 그리고 경찰서장과 국장 등은 물론 핵심 역할을 한 일선 경찰들, 무엇보다 시민들의 제보와 협조는 이 사건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시민들의 제보와 시민들의 협조(CCTV)가 없었다면 사건 해결은 어려웠을 것이고 주지사나 경찰관료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뜻을 가지고 모두 일치단결해서 희생자에 대한 복수와 처단을 위해 응징한다는 측면도 좋았고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의 불편과 고통을 내세우지 않고 사건 해결을 위해 다 같이 뛰고 노력하는 장면도 보기 좋았다.
133분의 텐션이라는 포스터 문구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100% 공감한다. 엄청난 잔인함과 폭풍같은 액션과 전투 장면이 없더라도, 공포와 스릴이 넘치는 스릴러물이 아니어도 짧은 시간에 벌어지는 믿기 힘든 사건 풀이와 전개는 긴장감을 서서히 높인다. 근래 이렇게 몰입하고 푹 빠져 본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난 사건의 이야기에 흠뻑 젖었다.
실화와 실존 인물들의 인터뷰, 사건 당시의 생생한 현장 모습과 실제 현장을 똑같이 재현한 세트장의 모습은 그렇다쳐도 이야기 자체가 주는 감동과 공감력은 나를 충분히 자극 시킨다, 도시락을 나누어주고 서로를 보살펴주고 아픈 자들과 고통 받는 자들을 위로해 주는 것이 특정인이 아닌 시민 전체라는 것이 너무 좋았고 보스턴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일심동체가 된 모습도 보기 좋았다.
10점 만점에 9점, 수우미양가에서 "수", 실제 테러 사건을 다루었고 내가 좋아하는 경찰들의 활약상도 보기 좋았고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존경 받고 박수 받는 경찰들의 모습이 마냥 부러웠다. 경찰차를 향해 환호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 가장 부러웠던 건 피해가 발생했을 때의 신속한 대응이다, 무전이 중복되자 무전 정리를 하는 모습부터 어떤 곳에 무엇이 필요하고 누구에게 무슨 도움이 필요하며 어떤 조치를 선행적으로 해야 하는지를 현장에서 조율하고 조정하는 모습은 세월호 사고와 맞물려 부러움반 아쉬움반 생각이 동반된다.
경찰도 사람이고 구급대원도 사람이라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지만 자신들이 해야 할 것과 가정 먼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내가 사는 우리 사회보다는 확실히 잘 습득된 것 같아 부럽다
경찰의 활약상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무난하고 테러 사건의 실마리를 단기간에 찾아가는 수사물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도 나름 괜찮은 영화다, 희생자의 아픔과 피해자들의 고통이 수반되지만 그것을 극복해 나가고 다 함께 지지하고 케어해주는 모습 역시 이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대목이다.
할아버지 경찰도 우리나라 같으면 퇴직하고도 남았을 분 같은데 실전 현장에서는 특공대 저리가라 할 만큼 용감용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나의 소제목처럼 이 영화는 민관경이 합동으로 뭉쳤을 때의 파워를 보여준다, 소수의 사람들이 잡는 것보다는 다수의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잡으려 할 때의 성과는 이 테러 사건이 4일만에 종결 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국가와 국민, 도시와 시민들의 결합이 어떤 힘을 발휘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솔직히 방탄복 입은 미경찰의 모습은 부럽다, 우리나라도 방검복을 많이 입기는 하지만 동네 파출소 복장은 안습
우리에게는 미사일 이름으로 더 유명한 패트리어트, 패트리어트 데이에 발생한 테러 이야기라 패트리어트 데이라는 영화명이 되었지만 페트리어트 미사일이 스커드 미사일을 잡는다는 이야기처럼 나쁜 미사일(테러범죄자)이 날라오지 않도록 미리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만약 차단을 못하고 나쁜 미사일이 날라오면 결국 잡는 건 같은 미사일(우리 모두의 단결)밖에 없는 것 같다. 사람들이 실화를 근거로 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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