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빌 포위작전은 UN 평화유지군(아일랜드)과 아프리카 콩고국의 쿠테타 세력간에 발생한 전투를 담고 있는 단편 드라마다. 하나의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나 극장 상영이 아닌 주문형 스트리밍 미디어 채널인 넷플릭스 (국내에는 2016년 1월 LG전자와 파트너로 상륙) 에서만 독점 상영했다. 유료 채널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은근 인기를 끌었는데 군 전투치고는 화려함이나 극도의 긴장감은 없지만 그래도 꽤 볼 만하다.
넷플릭스의 드라마다 보니 영화 전문 사이트에서의 평점은 없지만 블로거들의 관련 후기를 대강 찾아만 보아도 꽤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나 역시 기대치보다 높고 생각보다 좋았다는 평을 내리고 싶다
실화를 바탕으로 냉전 싸움이 한창이던 1960년대 UN 평화유지군으로 콩고에 활동하게 된 아일랜드 부대(중대급)를 다루고 있다. 배경이 되는 아일랜드 군대는 실전 경험 제로이지만 따지고 보면 주위에서 흔히 보는 요즘 군대와 크게 다르진 않다 (실전이 있는 군대가 그 때나 지금이나 많지 않은게 당연)
그런 부대가 UN 활동을 위해 주둔하게 되고 얼마 뒤 쿠테타 세력이 부른 수천명의 용병과 교전을 하게 되면서 겪는 과정을 그렸다. 복잡한 정치적 상황 속 한복판에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적들에게 포위 당해 주둔지를 지키는 과정을 그렸는데 그게 전부라고 할 수 있음에도 지루하지 않고 은근 보는 맛이 난다. 뭐랄까 약간 공성전 같은 기분이랄까.
쪼인다는 평이 더 적절할 수 있는데 별 것도 없는 상황임에도 왜인지 모를 긴장감이 살짝 돌게 만든다. 중반에는 아일랜드군 보다 20배나 더 많은 용병들이기에 치고 빠지는 상황이 납득도 안되고 약간 긴장감이 풀어질 만한 방해 요소가 될 것도 같은데 이게 그게 없다. 보는 이에게도 어휴~ 이번에도 겨우 막았네, 어휴~ 이번 전투에도 살았네~하는 안도감만 생긴다.
실제로 150여명의 아일랜드군이 상대한 쿠테타 세력과 용병은 5000명이라고 알려져 있다. 물론 그들 전부가 한꺼번에 몰렸다고 볼 수는 없고 양쪽 세력의 총합이 그렇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대략 1500~3000명까지는 UN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한 아일랜드군과 직접 교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게 결코 만만한 대결은 아니다. 17대 1로 싸운 것보다 더 크게 싸운 결과로 봐야하니 쉬운 전투는 아닌 셈이다.
아일랜드군은 박격포와 소총, 저격총이 전부지만 매번 잘 막았고 잘 싸웠다. 물론 용병이라는 집단의 수준이 꽤 낮아서 그게 어느정도 가능했지만 전투는 가끔 쪽수로도 크게 전황이 달라 질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수준이 낮더라도 대용량으로 몰리면 답이 없다. 우리나라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이 몰려들 때 미군마저 후퇴하게 만든 전술이 그 유명한 인해전술 아니던가, 150명이 아무리 기를 쓰고 판자촌 같은 기지를 막고 있다고 해도 3천명이 몰려가면 끝장나는 건 한 순간이다. 전력간 근거리 싸움에서 이 정도면 수준을 논한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은근 긴장감이 있다. 눈 앞에 개떼처럼 몰려드는 적이 있고 우리쪽은 방패로 삼을 것조차 없는 상황에서 땅 파고 숨어 있어야 하는 참호가 그나마 유일한 공간이다. 건물은 상대 박격포에 날라가고 심지어 전투기 화력까지 당해 초토화 되다시피하는 상황에서 사상자를 줄이고 싸운다는 건 기적 같은 일,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있다. 아일랜드군은 전쟁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프랑스 출신의 용병대장 놀림에 주인공은 "나는 10년동안 결혼 생활을 했다"라는 말로 되받아친다. 이게 한방치고는 꽤 멋진 말이다. (나는 10년동안 전쟁 중이다) 수컷들이 좋아할 만한 장르에서 수컷들에게 공감될 수 밖에 없는 이런 대사들이 남발하니 공감력이 높아질 수 밖에 ㅋㅋ, 그깟 전쟁쯤이야 매일 겪고 있지~ ㅋ
또 그는 술집에서 부대원에게 "정치인은 전술을 모르고 군인은 전략을 모른다"는 말도 남겼는데 의미심장한 설득력 있는 말이라 깊은 인상을 남긴다. 가끔 전략과 전술에 대해 차이점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 딱히 어려울 건 없지만 가끔은 두 단어가 서로 비슷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지라 헷갈리는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하다.
전술(술)이라는 말 자체가 전쟁에 필요한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기술, 의술, 예술처럼 비슷한 말이다. 기술, 의술, 예술에 대한 개념을 안다면 전쟁에서 쓰이는게 전술이라는 점도 따로 설명할 것도 없이 간단하게 풀이가 된다.
전략(략)도 마찬가지, 계략, 책략, 모략, 지략과 개념이 같다. 전쟁에서 사용되는 계략, 책략, 모략, 지략이라고 볼 수 있고 쉽게 다른 말로 "기획" "계획"(플랜)이라고도 보면 된다. 근데 이게 전술체계에서도 전략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헷갈릴 뿐인데 전략(계획)을 짜고 그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수반 행위(전술)라고 이해하면 쉽다.
이 영화에서 아일랜드 UN군을 주둔 시키고 역할을 부여해 (지역 치안유지) 운용하는 것이 전략이라면 해당 부대장이 기지 주변을 어떻게 운영하고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에 대해 말하는 과정들이 전술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북쪽은 건물이 전부고 남쪽은 위에서 내려다 보이고 도로까지 나 있어서 방어가 어렵다는 식의 말에 어떻게 배치하고 어떻게 기지방어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들...)
정치인은 전술 (실전에서 싸우는 여러가지 기술) 을 모르고 군인은 전략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처럼 정치, 경제, 동맹관계 여부까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가장 효율적인 계획) 을 모른다는 건 어쩌면 당연하지만 사람들이 쉽게 헷갈려 하는 것만큼 정치가와 군인들도 이 경계를 모호하게 받아들이고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아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하는 상황이 수시로 생긴다.
정치인이 전술을 판단하고 군인이 전략을 판단하는 순간 게임은 지게 되어 있다. 애초에 영역이 다르고 주특기가 다른데 전술가(군인)가 계획을 짜면 전술적(외교도 전쟁)으로만 짜게 되어 있고 전략가(정치인)가 전술을 짜면 전략적(전투를 말로함)으로 짜게 될 수 밖에 없어 망하는 지름길이 된다. (서로의 영역에서 잘하는 걸 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초반에 주인공이 내뱉은 이 대사는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말하는 장치라고도 할 수 있다. 정치인은 전술을 모르고 군인은 전략을 모른다는 말이 그대로 투영된 케이스로 전략가로서는 유능할지 모르지만 전술가로서는 전혀 감도 없는 UN 소속의 책임자(박사)가 별도의 작전을 수행하면서 콩고는 물론 UN을 위태롭게 만들고 그로인해 부차적으로 주둔한 UN소속의 아일랜드 평화유지군마저 위협적인 상황에 고립 시킨다.
물론 작전을 계획한 사람은 박사고 실행에 옮긴 전술가는 콩고 군대였지만 콩고의 군 책임자는 전술가로서 미진한 부분이 컸다. 민간인 학살 이라는 잘못을 덮기에는 변명거리가 안된다. 주둔한 유엔군에게 이런 작전 실행 사실을 통보하지 않아서 사태는 더 커지게 만든다. 주인공 역시 왜 그런 작전이 실행되었다는 걸 자신들에게 미리 통보하지 않았냐고 따지지만 먹히지 않는다.
긴급지원을 요청할 때도 박사가 등장해 두 번이나 막는 꼴이 되는데 현장 상황의 전술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전략에 따라서만 판단하다보니 생긴 일로 어떤 면에서는 "정치인은 전술을 모르고 군인은 전략을 모른다"는 말을 새겨듣지 않고 전략가가 전술까지 개입해 실전에서 발생하게 되면 어떤 꼬라지가 생기는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자도빌 포위작전은 아프리카 대륙, 콩고에서 벌어진 실화로 압도적인 수의 적에 포위 당했지만 UN 평화유지군 소속의 아일랜드 장병들은 끝까지 항복하지 않고 싸웠다는 것이 줄거리의 핵심이다. 실제는 물론 영화에서도 끝까지 결사항전 (죽기를 각오하고) 하지 않고 항복해 포로 수감을 했다고 나오는데 이것도 맞다. 다만 5일간 전투에서 봤다시피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총알도 없이 싸울 수는 없는 법, 끝까지 싸우다 결국 몸만 남았을 때 항복 아닌 항복을 했다고 봐야 한다. 근데 이게 묻혔다.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UN에게도 치명적이면서 숨기고 싶은 과거라 잘 싸우고 잘 버틴 용맹한 군인들의 이야기가 역사의 페이지에서 조용히 뒤로 밀려나 묻힌 이야기다.
우리나라도 UN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는 국가이다보니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잘 싸워도 정치적인 이유로 희생 당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만큼 그 어떤 전투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용맹한 싸움이지만 없던 일로 치부는되는 것도 한 순간이다. 우리나라 무명용사들의 수 많은 싸움도 이랬을거다
한 번도 싸워 본적이 없는 군대와 날고 기는 용병들의 싸움을 보고 뻔하게 예상할 수 있지만 그게 또 뻔하지 않아서 좋다. 따지고 보면 아무리 실전 경험이 많아도 용병은 용병이다. 한계는 있다. 군인은 사명감으로도 싸울 수 있지만 용병은 이해득실에 따라 싸울 뿐이다. 경제적 논리와 무관한 것이 군인이라면 경제적 논리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용병과의 싸움은 어쩌면 실전 경험과 상관 없을 수도 있다.
길거리 싸움도 비슷하다. 깡패로 살았다해서 무조건 실전 경험이 없는 사람과의 대결에서 완승을 보장하진 않는다. 상대가 태권도 3단, 유도 3단, 합기도 3단, 검도 3단 등으로 무장하고 훈련되어 있다면 그가 실전에서 길거리 싸움은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해서 둘 대결에서 무조건 싸우기도 전에 패자가 될거라고 예상하는 건 어렵다.
실전이 없어도 결과적으로 잘 조직되고 훈련되고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유단자는 군인과 다를 바 없다. 실전 경험이 중요한 것도 물론 맞지만 실전 경험 유무로 모든 걸 따질 수 없다는 것도 맞다. 결과는 역시 "싸워봐야 안다"
화려하고 현란한 전투씬은 없어도 은근 수시로 벌어지는 딱총 싸움은 꽤 볼 만하다. 결코 가볍지 않다
해외 사이트에서 수집한 아일랜드 UN 평화유지군인데 당시 실제 인물인지는 확인 못했다, 전투복과 총기를 보면 그 때 실제 인물들로 보이기는 한다 (영화 속 전투복과 배경이 비슷해 아마도 이 사람들이 당시 실제 인물일 듯)
영화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사망하는 장면은 실제로 일어났던 일로 아직까지 직접적인 원인 규명은 안되어 있다. 다만 영화처럼 촘베 장군측의 콩고 공군이 공격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콩고 공군에서 조종사로 유명했던 용병 (영국 공군 조종자 및 벨기에 공군 조종사 출신) 이 요격했다는 정황이 당시 미국대사관 통지문에 나오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개입해 미국에 의해 유엔 총장이 살해 되었을거라는 이야기도 있는 상황이라 이마저도 확정적이지는 않다.
다그 함마르셀드(스웨덴 국적)의 사무총장은 미국 입장에서 반대 진영(러시아)으로 분류된 상황이었고 이권 개입에 장애요소가 되고 있었던 상황이다. 또한 실제로 아일랜드 주둔군을 구하기 위해 휴전협정을 하러 가는 그 상황 자체도 결국 사무총장의 능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 그를 시샘하는 진영에서는 이를 막아야 할 명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영화에도 잠깐 설명이 나오지만 콩고의 자원을 두고 러시아와 미국이 군침을 흘리며 보이지 않는 지원을 하는 것도 분명하고 용병(프랑스)과 전투기(프랑스제)는 물론 벨기에(콩고를 식민지배 했던 모국)의 서양 강대국 놀이터였던 점에서 이해득실에 따라 유엔도 그들의 놀이터였다. 유엔 사무회의에서 미국 대표가 콩고 내전이 악화되자 미국의 깊은 개입을 원한다는 발언도 그래서 중요하게 나온다
당시에는 사무총장이 추락사고로만 알려져 있다가 나중에 가디언지(영국)를 통해 당시 콩고 공군으로 활약한 용병이 요격했다는 것이 최근까지의 정설로 이어졌으나 그것보다는 사무총장을 못 마땅하게 여기던 미국이 콩고에게 뒤집어 씌우고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설로 변하고 있다. NSA(미국가안보국)와 CIA(미중앙정보국) 관련 계통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의 폭로가 일부 나오면서 당시 미국이 격추시켰다는 증언이 유엔 보고서에까지 올라간 상황이라 두 경우가 모두 맞을 수도 있다 (공군으로 활동한 용병을 미국이 지원하거나 격추를 알고도 묵인하면...)
영화에서도 그 점을 미묘하게 다루는데 유엔 사무총장이 추락해 사망했다는 보도 뉴스를 촘베 장군이 접하면서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보자라는 식으로 약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따지고보면 촘베 입장에서 유엔 사무총장 비행기를 격추한다는게 상식에 맞지도 않고 그럴 이유도 적다, 자기 무덤을 파는 격...) 실제로 자신과 무관하게 생긴 우발적인 상황이라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지켜보겠다는 뉘앙스인데 이 장면만 보더라도 기존의 콩고 공군 개입설 보다는 미군 개입설이 더 탄력을 받는다,
콩고의 촘베 쿠테타 정부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요구한 건 딱 두가지, 유엔에게 새 정부의 국가 지위와 대통령 인정을 바랬다. 박사와의 밀담에서도 줄기차게 요구한 건 그 사항, 유엔 결정을 원하고 희망하는게 촘베이고 그 결정권을 가진 자 중에 최고 권력자가 온다는데 그걸 격추해 제거할 바보는 없다
2015년 반기문 총장이 역대 유엔 사무총장 중에서 의문사로 사망한 사무총장에 대해 재조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특정인을 지목해 재조사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국내에 많이 알려지기도 했는데 그 당사자가 바로 이 영화속에 나오는 격추된 비행기에 탑승한 다그 함마르셸드 유엔 사무총장이다. (미국은 그런 재조사에 대해 협조하지 않은걸로 알려져 있다)
영화는 콩고 후반에 대해서는 딱히 설명하지 않지만 촘베는 그 뒤로 오래가지 못했다. 사무총장 국적이 스웨덴이라 스웨덴이 UN 평화유지군으로 콩고에 군대를 많이 보냈다. 의문사든, 추락사든, 서양 강대국에 의해 암살이 되든 결국 콩고와 관련해 사망했고 콩고와의 내전에 스웨덴 UN 평화유지군도 개입이 된 상황이라 가장 열 받는 건 당연히 스웨덴이다. 촘베 장군을 몰아내고 콩고 쿠테타군을 진압한 것도 결국 스웨덴 (자국 출신의 유엔 사무총장을 그렇게 만들었으니 빡 도는건 당연하다)
UN 평화유지군을 상대로 싸움을 걸면 사실상 전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싸우겠다는 발상이라 왜 아일랜드 평화유지군을 공격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영화를 자세히 보면 답이 나온다. 콩고를 지배했던 식민 모국은 벨기에고 군사와 용병도 벨기에와 프랑스의 지원을 받았다. 영화의 한 축인 용병대장과 무기는 모두 프랑스제다. 거기에 자원을 노린 미국과 러시아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UN 평화유지군으로 가장 많이 보내진 건 스웨덴이고 유엔 사무총장은 스웨덴 사람이다. 거기에 용병들 중에는 영국쪽도 있다. 결국 용병과 촘베 장군 쪽에도 서양 강대국이 있고 유엔에도 서양 강대국이 있다. 따지고 보면 UN과 콩고의 싸움이 아니라 서양 강대국끼리 UN과 콩고라는 이름으로 편을 나눠 뒤에서 싸운거라 아일랜드 평화유지군 공격이 가능했다고 보면 된다.
참호를 아직도 파는 군대가 우리 빼고 또 있구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1960년대 상황..우리도 쌍팔년도 전술은 좀 개선하자, 싸우기도 전에 참호 파다가 녹다운 되서 다 죽는다, 산림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상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건 과거 전술에 얽매여 있는 사람들의 변명일 뿐, 아직도 2차대전 전술을 모방하는 건 우리나라 군대의 고질적 문제다
싸울 때 무섭고 두려웠다는 병사, 근데 그게 좋았다면서 살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실제로 총을 쏘면서 과녁이 아닌 사람을 향해 쏜 적이 없는 사람에게 충분히 생길 수 있고 공감되는 부분이다. 만약 부하 중 누군가 전투를 겪고 나서 아무리 적이라고 해도 사람을 죽이는것에 멘붕이 왔고 정신적 혼란 상태에 빠져 갈팡질팡 한다면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 그래도 싸워야 한다. 죽여야 한다라고 매몰차게 말해야 할까, 그를 이해하고 다른 곳으로 빼줘야 할까..
물론 나는 나대로의 주관적 생각을 이미 가지고 있어서 그런 상황에서 부하가 흔들린다면 어떤 조언을 해줘야 할지 고민을 해보긴 했지만 답은 없는 것 같다. 그 상황이 갖는 의미와 전투의 목적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는 부분이라 은연 중에 나온 장면이지만 인상 깊었던 장면이다.
10점 만점에 9점, 수우미양가에서 수, 화려한 전투와 현대전을 기대하고 봤다면 약간 실망할 수 있지만 150명이 3000명을 상대로 방어를 한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본다면 쏠쏠한 재미는 충분하다. 올해 개봉작이었던 "13시간"이라는 영화를 봤다면 그 영화와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13시간 : 2012년 리비아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이슬람 무장단체의 미국 영사관 습격 사건 이야기의 영화 (미국 대사가 사망하고 주변 CIA기지까지 공격 당해서 기지 안에서 13시간 동안 CIA요원과 소속 용병들이 기지를 방어하면서 겪는 전투를 영화화) 소수가 다수를 상대로 기지를 방어하고 버틴다는 점이 비슷한데 둘 다 실화라서 더 비슷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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