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개봉 대신 IPTV 개봉을 선택한 성인 애니메이션 <졸업반> 국내 성인용 만화 시장이 별로 크지가 않아서 약간 기대치를 잡고 본 영화다, 이게 성인용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와서 오히려 편견이 좀 생기는데 사회적 문제를 기반으로 한 부분에 부끄부끄가 포함된 것과 원래부터 부끄부끄한 이야기만 담고 진행하는 건 다르다. 주제와 다루는 소재가 성적인 부분을 담고는 있지만 그것만 목적을 두고 찾아 봤다면 후회할 수 있다.
국내 만화 시장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해도 이웃나라 일본의 애니 시장을 보면 새발의 피, 아동 만화 시장에서는 확실히 인기 많은 작품이 많지만 연령이 높은 대상으로 점점 확대될 수록 오히려 인기가 점점 떨어진다. 어른들이 외면하는 만화는 결국 아이만 보게 되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만화는 어린 아이들만 본다는 인식이 팽배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성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만화들이 자주 나와야 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 내용이나 짜임도 뒷받침이 되어서 다른 성인층 대상 만화에 여러 긍정적인 영향을 줘야 한다. 그래서 이런 성인층 대상 만화가 나올 때면 항상 큰 기대를 품고 보는 편이다.
항상 느끼는 건 성인 만화의 그림체, 별로다, 주위에 미술을 전공한 사람들이 좀 있다. 그 사람이 예전에 술자리에서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미술 전공한 사람들이 많이 취업하는 곳은 "게임사",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야 하는 게임업계에서 당연히 게임의 바탕이 되는 현실적인 그래픽은 미술학도들의 새로운 아지트가 될 수 밖에 없다. (그 사람도 국내 게임 회사의 팀장이다)
미술이나 시각 관련 디자인 계통에서 게임사에 많이 취직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지만 이게 그렇게 탐탁치는 않다. 그림으로만 먹고 산다는 건 예나 지금이나 그렇게 호락호락한게 아니고 쉽지가 않다. 만화가가 되겠다고 하는 것과 유명한 게임사에 취직해 회사원이 되겠다고 하는 건 부모님 입장에서도 확연히 갈린다. 누구나 안정적인 삶을 원한다.
실력이 있든 없든 다수의 씨앗들은 게임업이 가지고 가고 돈 보다는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소수가 남아 만화 (웹툰 및 만화영화 포함) 등의 원화 작업에 뜻을 가지고 들어간다. 만화 계통 보다는 게임 계통이 훨씬 좋고 안정적이고 대접도 좋으니 그 쪽이 더 우세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수년간 수백억원을 쏟아 붓는 게임과 툭하면 저예산으로 나오는 만화 하고는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
그림이 좋아서 그림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방향을 잡은 건 비슷하지만 생태계는 완전 다르다. 실력은 분명 만화쪽이 우세한데 역시 돈의 문제일까...만화 시장이 거대하고 인기가 매우 높은 일본 시장을 보면 역시 자본의 논리도 만화에서 중요한 것 같다. 그러고보니 이 영화의 주인공들도 웹툰과 전통미술로 두 주인공의 방향이 갈린다
가끔 평범한 단막극 수준의 (영화로 만들어 극장에 걸릴 정도는 아닌...) 소재를 가지고 만화로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별거 아닌 이야기라도 만화라는 타이틀을 달아 영화 관객은 물론 만화쪽의 소비자도 잡겠다는 심보로 보인다. 만화 시장이 크고 활성화 되어 엄청난 양의 애니가 쏟아진다면 이해해도 TV에 나오는 아동용 만화 영화를 제외하고는 성인들이 볼 만한 애니가 없는 국내 시점에서는 별로 달갑지 않다. 영화 <졸업반>이 그렇다.
뭘 이야기하고 뭘 이야기하고 싶어하는지는 알겠다만 그게 확 와 닿지는 않는다. 남자의 첫사랑에 대한 감정을 이해하고 공유해야 하는 것인지, 여자의 안쓰러운 상황을 받아들이고 공감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게 어쩌다 보는 특별한 이야기라면 몰라도 솔직히 주변에서 워낙 쉽게 생기는 말 그대로의 일상다반사라 별로 고민거리로 보이지도 않는다.
이게 왜 다반사의 경우이고 여자의 입장이 왜 별 고민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많겠지만 그 답은 영화 안에 이미 잘 나와 있다. 이런 상황을 여자보다는 아무래도 접할 경험이 많은 남자들 (룸출입) 에게는 딱히 놀랄 만한 소재도 아니다. 예전에는 모객(?)을 위해 사탕발림 거짓부렁으로 대학생 신분이라고 하는 호스티스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실제 대학생이 워낙 많아서 실제로 이런 비슷한 일은 많다. 솔직히 요즘에는 누구나 대학 간판을 달고 갈 수 있는데 의무교육처럼 다수가 가는 대학 현실에서 대학생 신분이 아닌 술집 종업원을 찾는다는게 더 어렵다.
물론 이런 일상적인 상황이 곧 우리네 현실이고 그러니 이런 영화의 소재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거다. 중고등 시절의 엑스파일은 심각할 수 있지만 대학은 그렇지 않다. 영화 속 이야기처럼 그냥 멀리 떠나버리면 그만이다. 어차피 해외 유학을 고민 중이라면 더더욱 별 고민도 안된다.
자신의 꿈을 위해서라는 거창한 변명거리를 만들지만 결국 개인의 욕심을 위해 학교 친구 (남자 주인공) 을 이용하고 또 다른 남자들을 이용한다. 심지어 엑스파일이 터진 뒤에는 대학 생활을 위해 교수님과도 만난다. 이런 여자 주인공의 삶이 사회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면 별로 공감할 순 없다. 좋은 대학과 화려한 스팩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고 하고 싶은 걸 하려는 여자의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 전부라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다.
극장을 포기하고 TV (유료결제) 로 관객층을 잡은 건 애초에 영화로서의 깜이 떨어져서 아닐까
너의 순정이 나에게는 폭력이라는 타이틀로 멋지게 포장 하지만 연 감독이 부산행으로 좀비맛을 보더니 신이 났나보다. 누군가에게 다 있는 첫사랑이라는 것, 특히 그게 남자의 입장에서 바라 본 첫사랑이라는 포인트는 모두에게 흥미거리가 된다. 대부분은 아련하고 애틋하고 행복한 첫사랑의 기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드럽고 짜증나고 생각하기도 싫은 첫사랑이 있을 수 있는데 후자의 경우를 담아 내는게 더 자극적인 흥미요소가 될 수는 있어도 남는 건 별로 없다.
내 주위에 이 영화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고딩 시절 베프였던 친구가 여친을 만들었다. 내가 고딩 시절만 해도 여친 있는 남학생은 별로 많지 않았다. 그게 특히 남고, 여고만 있던 시절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근데 그 녀석이 여친을 만들면서 당연히 남친의 남자들과 여친의 여자들이 모이게 된다.
그 커플을 중심으로 3 : 3, 커플 친구 포함 총 남넷여넷의 모임이 형성되었는데 친구의 여친 친구들 3명 중에 내 취향인 여자가 꼭 있기 마련이다. 근데 꼭 이럴 때 보면 친구 한명이 독보적으로 예뻐서 남자들 인기를 독차지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그랬다. (거기에 나도 포함이다)
그런데 어찌나 도도한지 썸 타는것도 어려웠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대딩들이 되고 나서 우리 친구중에 한 녀석이 그 도도녀와 사귀었다. 우리는 다 말도 안된다며 아우성을 쳤다. 심지어 그 녀석은 우리 남넷여넷 멤버도 아니었고 우리랑 단지 몇 번 어울렸던 또 다른 반 친구였을 뿐이다. 근데 그 녀석이 낚아챘다.
특출나게 잘났으면 몰라도 이게 반대니 환장할 노릇, 비결이 뭐냐? 뭘로 꼬셨냐? 며 여러차례 물어도 답이 없다. 우리 중에 한 녀석이 1년 넘게 공 들이며 온갖 선물공세를 했음에도 (외모도 훨~좋다) 먹히지 않았는데 이 녀석에게는 한방에 빼앗겼으니 더 호들갑이 난 상황.
나중에 군대 갔다오고 (논란의 그 커플은 군대에서 깨졌다. 역시 일말상초는 답이 없다 ㅋㅋㅋㅋ.. 진리다) 두 사람이 사귀게 된 결정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그게 영화 내용과 크게 다르진 않다. 요즘에는 어플(앱)로 데이트 상대를 고른다지만 예전에는 메신저나 채팅 사이트가 유명했다. 그 여자가 그걸 고딩 때부터 취미로 했단다. 거기서 만남을 가지고 데이트를 했는데 대상이 아!저!씨!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의도가 있든, 의도가 없든 흔하디 흔하지만 수컷들이 절대로 거부할 수 없는 여자들의 매혹적인 멘트! "컴퓨터가 고장났어, 도와줄래?"라는 여자의 마술에 걸려 우리 중에 컴도사로 알려진 그 친구가 우연히 그 여자네 집 컴 수리를 도와주게 되었고 컴을 여러차례 방문해서 만지다보니 우연히 그 메신저 내용을 알게 되었다는 내용, 어찌어찌하다 "메신저나 채팅으로 모르는 남자들 만나지 마라~ 위험하다"라고 조언을 해주다 둘 만의 비밀을 공유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둘이 영화처럼 극도로 친하게 지내게 되면서 연인처럼 된 것 (우리가 보면 커플이지만 둘은 사귄 건 아니였다고)
그 친구도 그게 첫사랑이었다. 여자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격하게 친해졌고 우리는 쳐다볼 수 없던 그 도도녀를 그 친구에게는 낚아채는 결정적인 도구(비밀)가 되었지만 그게 내용을 알았거나 몰랐거나 별로 아름다운 첫사랑하고는 거리가 좀 있다. 지금도 그 첫사랑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안주삼아 놀림거리로 그 친구 앞에서 꺼내곤 하는데 분위기 급다운 용으로는 최적이다.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지 요즘 여자들이 다 그렇더라는 건 절대 아니다 오해는 말자)
이 영화를 본 사람들 평균 평점이 6점대, 전문가 평점도 6점대다. 나 역시 비슷하게 보고 있다
자연스러움도 좋지만 제발 성우는 제대로 쓰자, 오인용도 아니고 ㅠ.ㅠ
우리나라 만화 영화 중에 엉뚱한 곰이 등장하는 빼꼼을 참 인상 깊게 봤다. 아동은 물론 성인들에게도 호감가는 애니다. 지금도 다시봐도 무척 즐겁고 재밌다. 개인적으로 좋게 평가하는 국내 만화 영화(TV용)에는 머털도사도 있다, 단순하게 보면 도사와 제자의 이야기지만 그게 그렇게 단순하진 않다. 실사의 무술이나 전통극에서도 이런 조합이 꽤 많은데 영화 주인공이나 관객이나 깨우침이나 가르침이 은근 많다.
나는 머털도사에서 얻은 깨우침이 하나 있는데 인생의 고비마다 큰 도움이 된다. 재미도 있었고 지금도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둘리는 딱히 설명하지 않겠다. 레전드 아니가~)
국내외에서 호평을 많이 받은 마당을 나온 암탉 역시 훌륭하다. 이런 만화 영화라면 돈이 아깝지 않다. 성인용 애니와 아동이나 가족 애니와 비교하는게 적절하지는 않지만 아동/가족의 퀄리티가 차이나는 건 분명하다. 내용도 참신하고 구성도 좋고 캐릭터는 물론 그림체도 매우 만족하는 편인데 어째 성인층으로만 가면 그림체부터 시작해 내용은 물론이요 캐릭터도 쉣이다. 그냥 호기심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만 몇 가지 추가해서 성인 타이틀을 달려고만 한다. 그게 아쉽다.
뭔가 서정적이고 감성적으로 담아내려고 하는 건 알겠지만 그냥 내 눈에는 블루시걸이다. (ㅡ.ㅡ;;;;) 10점 만점에 5점, 수우미양가에서 가 정도로 평가하고 싶다. 나의 주관적인 평가 (5점/가) 가 이렇다고 해서 완전 별로라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들(6점)과 전문가(6점)과 별로 차이도 없다. 딱 그들 수준이다. 담아내려는 소재의 의미는 알겠으나 담는 그릇이 어울리지 않았고 담았어도 모양이 예쁘지 않았다. 억지로 만든 음식을 억지로 꾸역꾸역 먹는 듯한 느낌이다.
친구들과 함께 소실젓 비디오방에서 "누들누드"를 감상한 적이 있다. 이병헌이 나왔던 잔인한 영화 (기억이 안난다...) 를 보고 아쉬움에 다시 빌려서 본 영화가 성인 만화영화 누들누드였다. 이 애니는 박수를 치며 즐겁게 본 기억이 있다. 차라리 아예 19금 타이틀을 달고 성인판으로 나올거면 그게 백배 낫다. 이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여러가지로 아쉬움만 남는다. 끝이 곧 새로운 시작이듯 졸업도 또 다른 입학이 있을 뿐이다. 인생의 철학을 두고 그걸 설명하고 보여주려 했다면 실패, 그마저도 아니었다면 대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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