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꽃보다 할배 - 베터 레이트 댄 네버 (Better Late Than Never), 첫회부터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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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방송연예

미국판 꽃보다 할배 - 베터 레이트 댄 네버 (Better Late Than Never), 첫회부터 대박

by 깨알석사 2016.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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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tvN의 꽃보다 할배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 후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등으로 시즌마다 연령대와 성별을 바꾸어 폭 넓은 컨텐츠를 보여주었다. 2년 전 꽃보다 할배 방송 포맷이 해외에 수출되었다는 뉴스가 나온 적이 있다. 한국의 꽃보다 할배 방영분 판권을 사서 그대로 미국에서 방영하는 것이 아니라 컨셉 자체를 수입해 미국 할아버지들로 구성한 미국판 꽃보다 할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꽃보다 할배를 미국 할배들로 해서 미국 사람들이 만든다고 하니 이것도 무척 재미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후 제작 관련 소식이나 정보는 깜깜 무소식, 그리고 나서 1년 후 작년 여름에 미국판 꽃보다 할배 출연자들이 한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갔다는 한국관광공사발 뉴스가 잠깐 소개되었고 이후 다시 잠잠했다. 당시에는 큰 화제가 되지 않았는데 미방영된 프로그램의 사전 제작중이라 미국은 물론 (땅덩어리 큰 미국에서 사전 제작중인 프로그램이 굳이 화제가 될 일이 없는 법) 우리나라에서도 판권이 수출되었다는 것 자체를 아는 사람이 없어서 큰 관심이 없었던 것도 어느정도 사실. 왔다갔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판권을 사가고 나서도 꽤 오랜 시간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말인데 작년에 촬영을 하고 1년 지난 시점에서야 드디어 미국 본토에서 정식으로 첫 방영이 시작되었다. 2016년 올해 8월 23일 밤 10시 프라임 시간대에 첫회분이 드디어 전파를 탔다. 제작과 방송을 맡은 방송사는 미국의 유명 방송국인 NBC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으로 이루어졌던 한국 할배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유명한 할배들로 여행단을 구성했고 각자 개성과 특성이 뚜렷한 할배들로 비슷하게 짜여져 있어 캐릭터 구성이 잘 되어 있다. 일단 미국 할배는 배우 윌리엄 샤트너, 헨리 윙클러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홍수환 선수만큼 유명한 유명 권투선수 출신인 조지 포먼과 미식축구 선수 출신 테리 브래드쇼가 할배 여행단으로 뭉쳤다.

짐꾼 역활에는 미국 코미디언 제프 다이가 맡았는데 한국판과 달리 미국판은 짐꾼의 비중이 매우 작다. 말 그대로 정말로 "짐꾼"으로 등장하며 한국판에서는 이서진이 충실한 가이드로서 할배들을 모시고 다녔다면 미국판에서는 할배들이 하는 걸 보조하는 역활 정도로 보면 된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라고 보면 된다. 알아서 하겠다는 미국판과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녀야 한다는 한국판의 문화 차이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첫 방송에서 미국판 꽃보다 할배 (베터 레이트 댄 네버 / Better Late Than Never)는 대박 행진을 보였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 !! 당일 방영된 모든 방송 프로그램들의 일간 시청률 전체 종합 순위에서도 2위에 올랐다. 본방 사수 시청자 집계만 하더라도 740만명 수준이 시청한 걸로 조사 되었다. 국내 영화계에서 백만 관객 돌파~라는 말이 있듯이 1회 시청자 수만 해도 후덜덜~ 

2년전 부터 관심을 갖던 나로서 드디어 첫회 방영이 대박을 쳤다는 소문을 듣고 나도 찾아봤다. 완전 미국식 코미디, 우리나라에서는 제작진과 나영석 PD가 여행비가 든 돈봉투만 툭 던져주고 나라만 정해준 뒤에 모든 걸 알아서 하게 했다. 숙소와 교통, 음식까지 직접 본인들이 찾고 예약하고 스스로 해야 했다면 미국판은 좀 다르다. 반 시트콤 형식이라고 해야 할까? 어느 정도의 각본이 있고 주어진 상황에서 리얼을 찾는 형식이다. 한국판은 100% 리얼이라면 미국판은 각본 안에서 리얼을 추구하는 형식, 무한도전의 추격전과 같은 리얼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예약을 하거나 여행지를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은 없다. 스케쥴이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정해진 호텔에 묵고 정해진 식당을 방문한다. 심지어 일본 방송국에 출연도 한다. 즉흥이 아니라 원래부터 방송 출연 스케쥴도 있다는 말이다. 다만 딱 거기까지다, 호텔에서는 알아서 행동하고 식당에서도 알아서 주문한다. 한국판은 스케쥴이라는 것 자체가 없고 스스로 만들어서 계획하고 여행을 하지만 미국판은 스케쥴까지는 다 정해주고 그 안에서 놀게 해준다.

근데........생각보다 재밌다. 심지어 영어만 나오지만 영어를 몰라도 꽤 재밌다. 심지어 웃긴다. 내가 미국식 코미디라고 한 이유가 바로 그래서다. 투덜이 캐릭터, 섭섭이 캐릭터, 몰라도 아는척 똘똘이 캐릭터, 무심한 캐릭터 등 할배들 캐릭터는 확실하고 심지어 욕도 하고 서로 투정도 잘 부린다. (비속어에 따른 삐~음성처리도 수시로 나오는 것도 특징)

동쪽이냐 서쪽이냐 지하철에서 시작부터 헤매기 시작할 때부터 난리다 (아참! 첫 여행지는 일본이다) 할배가 잘 안다고 해서 일행들을 이끌고 갔더니 역시나 꽝..인터뷰에서는 전혀 모르지만 모른 척 하고 싶지 않았다는 폭풍고백도 나온다. 우리나 저기나 남자들 길 모르면서 안다고 하고 우기는 것과 끝까지 길 안 물어보고 지도만 보고 가는것도 똑같다

일본에서 꼬치 요리를 먹다가 꼬치가 너무 맛있어서 무얼로 만든 것이냐고 물었다고 오 주여~를 외치기도 하고 (그건 나도 못 먹겠더라..ㅋ) 술이 너무 약한 할배가 맥주 한잔에 너무 취해서(?) 객기를 부리는 장면도 나름 재밌다. 미국판의 특징은 굉장히 스피드하다. 관광지를 보여주고 설명하고 감정을 느끼는 그 따위 장면은 없다. 그냥 시작부터 끝까지 웃긴다. 관광 보다는 체험 위주로 신기하고 요상하고 이상한 것들을 체험하는 걸로 많이 짜여져 있다. 그래서 호텔도 절대로 평범하지 않다. (이건 우리나라 할배가 이 호텔가도 욕 나오게 되어 있다...발가벗고 캡슐에서 자라니 ㅋ)

한국판은 문화공감, 문화이해, 문화탐방이 주 목적이라면 미국판은 문화충격, 문화차이, 성격충돌 등의 웃음 뽀인트로만 구성되어 있다.

전부 배우가 아닌 두 명의 배우와 두 명의 운동선수로 구성된 것도 나름 특징이다. 얌전하고 논리적인 건 역시 배우쪽, 욱하는 성질은 운동 할배들 쪽이다. ㅋ 40분이 넘는 방송 시간내내 이건 예고편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절대 본방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스피드 하다. 대부분의 우리가 생각하는 꽃보다 할배 본방은 느리고 편안하다. 천천히 즐기고 대화하고 관광지를 둘러본다. 

그러나 우리나라 예고편도 아주 짧게 핵심적인 것만 빵빵 보여주기 마련이다. 자막도 크게, 황당한 표정이나 특정 사건을 부각시켜 재미를 유발한다. 화려하고 스피드하게 진행되며 흥미유발을 하게 만든다. 그런 우리나라 예고편을 미국은 본방용으로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단 30초만 제대로 몰입해서 보지 않으면 앞뒤 내용을 전혀 모를 정도로 빠르다. 정말로 미국판 답게 미국식으로 만들었다. (근데 익숙해지면 오지게 웃김) 웃긴 장면만 모아놓은 클립 영상 수준이다. 4명의 할배들이 우왕좌왕, 좌충우돌하는 웃긴 시트콤 하나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딱이다

우리나라도 똘끼를 인청하는 일본 예능 방송에 출연하면서도 점잖은 할배는 시저시저~ 미친 방송이야, 이건 또라이야라며 미국 예능하고 너무 달라~하고 싫은 티를 내지만 일본 예능 방송은 미친 방송이야, 근데 난 그게 너무 좋아! 하는 할배도 있다. 이런 상극 캐릭터도 너무 잘 구성되어 있다. 화려한 꽃무늬의 미식축구 출신 할배의 크레이지 정신은 가히 쵝오! 테리 브래드쇼 이 할배는 우리나라 예능에 와서도 웃음폭탄을 줄 수 있다고 장담한다.

미국식이지만 그 어떤 나라 사람도 무리없이 볼 수 있고 전세계 사람들이 즐겁게 시청할 수 있는 딱 미드 같은 미국 예능이다. 우리나라 판권을 사간 이유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교묘하게 잘 제작했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나이 엄청 많은 할배 넷이서 해외여행을 간다는 그 자체가 중요했다는 말이다. (나이 많은 분은 90을 바라보더라 헐~) 우리나라 예능에서 해외로 나가 그 나라 관광지를 소개하고 체험하는 것보다 그 나라 구석구석에 가서 우리끼리 게임하고 노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하면 이해하기가 더 쉽다. 미국 할배들의 일본편 첫회를 다 보고 난 이후의 느낌은 무한도전 일본편을 똑같이 하나 더 본 듯한 기분이랄까?

잔잔하게 툭툭 던지는 할배들의 멘트가 더 재미있기 때문에 자막이 달린 영상을 보면 재미는 확실히 더 느낄 수 있다. 유투브 등에서 해외파들이 올린 무자막 본방 영상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발 빠르게 올린 한글자막 영상도 꽤 있는 편이라 검색만 잘하면 우리 식에 딱 맞는 티테일한 한글자막 제대로 입힌 영상도 볼 수 있으니 참고하자. 

NBC 방송의 이 프로그램 제작 스탭 중 고위직에 한국인이 포함되어 있다는 말이 있다. 원래 한국의 유명 방송 포맷을 사서 만든것도 있지만 한국에 대한 부분을 나름 꽤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 첫회에는 오로지 일본에 도착해 지내는 모습만 나오지만 화려한 자막에는 거의 대부분 한국어를 넣어주고 있다. (미국 방송치고 화면을 가릴 정도의 인터넷 방송용 큰 자막같은 것이 꽤 나온다. 우리나라 예능 보다 더하다) 미국 방송인데 한국어 보는 것도 흔치 않다

워낙 빠르게 영어, 일본어, 한국어로 샤샤삭 동시에 자막을 송출하는데 한국 사람이라면 0.1초도 안되게 나오는 한글이라도 딱 보면 읽을 수 있을 정도다. 후지산을 예로 든다면 일본어 ふじさん, 영어 FUJI mountain, 그리고 한국어로 후지산 이런 식으로 무언가 소개할 때마다 대빵 큰 자막으로 3국 언어가 동시에 순차적으로 나왔다 사라진다.

할배들은 아시아 여행에 대해 두려움 반, 설레임 반이라는 속내를 내비친다. 할배끼리 뭉쳐서 가는 것도 처음이지만 꽤 유명한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면서도 이 지역들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래서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고.

2회는 8월 30일, 3회는 9월 6일, 4회는 9월 13일로 예정되어 있다. 올 여름에 새로 시작한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미국 본토에서도 이제 막 1회 첫회가 나온 상태라 남은 방영분도 기대가 크다, 역시 성격 다른 할배들의 여행은 어느 나라 사람이나 똑같고 재밌다. 앞으로 등장할 여행지는 일본을 거쳐 홍콩과 태국이다. 물론 한국판 촬영을 끝낸 할배들이기에 한국(서울)도 이번에 포함되어 있다. 어느 나라가 먼저 나올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들리는 소문에는 (어디까지나 소문~) 대망의 장식을 한국이 마무리 짓지 않겠냐는 말이 꽤 있다. 원조가 한국판이라 아마 뒷이야기가 가장 많지 않을까. 

꽃보다 청춘과 꽃보다 누나도 미국판 나왔으면 좋겠다. 이거이거...미국 예능은 단 한번도 재밌다고 생각 안했는데 생각보다 재밌다. 역시 나영석 피디의 포맷은 어디가서도 먹히는 것 같다. 참고로 미국판 할배의 제목으로 쓰인 Better Late Than Neve 는 우리말로 표현하면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늦더라도 하는게 낫다라는 뜻

미국 NBC 방송국의 베터 레이트 댄 네버 전용 홈페이지 : http://www.nbc.com/better-late-than-never?nb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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