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좀 한다는 사람들은 정말로 운전을 잘할까?
본문 바로가기
수송/자동차

운전 좀 한다는 사람들은 정말로 운전을 잘할까?

by 깨알석사 2015. 5. 4.
728x90
반응형

운전 좀 한다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는 꼭 있다. 그냥 남들만큼 남들처럼 한다고 평이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깨를 들썩이며 레이서 수준이라고 자랑삼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 주위에도 이런 사람이 꼭 있는데 운전도 운전 나름이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고 해서 운전실력이 대단한 기술로 인정 받지 않지만 수많은 기계장치들로 이루어진 복합체를 안전하고 부드럽게 조작한다는 건 사실 태생적으로 어느정도 "감각"이 있어줘야 하고 다른 사람보다 민감한 신체반응이 있어주어야 한다. 물론 자동차 그 자체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갖고 운전실력을 향상 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은 필수다.

이런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은 배제하고 그저 고속으로 사고 안나게 달린다면서 운전 잘 한다고 하는건 정말 대단한 착각이다. 그런 사람에게 운전 잘한다고 할 때 운전을 잘 한다는 기준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고개를 갸우뚱 하는데 사고 안나고 남들보다 빨리 달리는게 대부분의 답이다. 특히 거의 무사고에 대한 자랑이 곧 운전실력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사고가 없을수록 운전을 잘한다고 말한는데 운전실력은 사고 경력과 상관이 없다.

뭐 당연하지만 사고라는 건 타인으로 인해 방어운전을 했음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설령 내가 사고를 냈어도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는 법이라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이 있는 것처럼 운전실력이 좋은 사람도 얼마든지 사고는 날 수 있다. 사고 경력 유무가 중요하지 않은 이유다.

운전을 잘 한다는 건 한가지로 대변할 수 있다. 운전을 할 때 습관적으로 방어운전이 가능한지, 그리고 자동자 전반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운전에 필요한 여러가지 공식들에 대해 알고 있는지, 교통법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지 등이 운전을 잘 하는 사람의 평가 방식이라고 그나마 할 수 있다. 방어운전이 뭐냐고 물으면 어물쩡 대답하는 사람이 꽤 많다. 단순하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하는 운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방어운전의 개념은 상당히 깊고 넓어서 사례를 들어 말하면 끝이 없다. 단지 사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이 틀린말은 아니지만 방어운전의 시작은 될 수 있어도 끝은 같을 수 없다.

방어운전은 사고를 당하기 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행위이기도 하지만 사고가 나고 나서, 사고가 난 직후, 사고가 난 다음에 하는 행위까지 포함되어 있기에 사고를 당해도 방어운전을 할 줄 아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사고가 더 커지기도 하고 사고가 작아지기도 한다. 대물피해만 날 상황도 방어운전이 안되면 인명피해까지 갈 수 있는데 사고가 나서 차량이 롤링 현상으로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경우 추가적인 방어운전이 안되서 거의 대부분 중앙이나 갓길 차벽에 부딪히거나 전복되는게 보통이다. 사고가 났어도 추가적인 2차 사고를 방지해야 그게 진짜 방어운전의 결말이다.  

운전 좀 한다고 자랑질 하는 사람들 차에 올라타 운전석에 앉아만 보면 이 사람이 진짜로 운전을 잘 하는지 못하는지 나는 구분할 수 있다. 기본적인 셋팅이 되어 있어야 방어운전이 가능한데 그런 셋팅 자체가 되어 있지 않다면 방어운전이 될 수가 없고 당연히 베스트 드라이버라고 볼 수 없다. 요즘 블랙박스 장면으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대형트럭과 소형 자가용간의 충돌 영상이 굉장히 많다. 사각지대라는 것인데 베테랑 트럭 기사님들도 사각지대에 들어온 차를 절대로 볼 수 없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방송에서는 사각지대의 존재를 알려주고 사각지대에서 빨리 벗어나라고 하는데 사각지대도 사각지대 나름이다.

일단 트럭의 사각지대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일반 자가용의 사각지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운전을 잘 하려면 당연히 그런 점도 알고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의외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 사각지대는 벗어날 수 없는 공간으로 그 안에 들어가면 누구라도 위험하다고 하는데 사각지대는 고정이 아니라 유동적이다. 자동차라는게 두 차가 멈춘 상태에서는 절대 사고가 나지 않기에 서로가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고 무엇보다 사각지대의 범위는 운전자가 확실히 넓게 잡아 그 폭을 줄일 수 있다.

좌우 사이드미러를 보면 동그란 확대경을 붙인 사람이 있다. 사각지대 때문이다. 운전 실력이 받쳐주기 못하기 때문에 도구로 보완하는 것이다. 운전에 대한 기본 개념이 있다면 그런 확대경은 사실 큰 필요가 없다. 사이드미러 자체를 조절하면 되기 때문이다. 10명 중 9명은 사이드미러가 안으로 꺽여 있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가 있다. 이게 고급차에서는 후진 기어를 넣게 되면 사이드가 아래로 자동으로 내려가 주차선을 보여주게 하는데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이드미러 각도를 내 차(운전석과 뒷좌석문)가 보이게 할 뿐더러 지면이 보이게 하는 경우도 많다.

룸미러는 어떤가? 대부분 룸미러는 뒷사람이 앉는 뒷좌석이 다 보이며, 심지어 엉덩이 부위에 안전벨트까지 보이는 경우가 많다. 거울의 각도가 사이드미러나 룸미러나 좁다는 뜻이다. 시야가 좁으면 사각지대가 더 많아지는 건 당연하다. 뒤에 꼬랑지를 달고 다니는 트레일러 트럭이 아닌 이상 거울에 내 차가 보여서는 안된다. 보일 필요도 없다. 사이드미러 자체가 내 차량에서 한뼘 이상 돌출되어 있기에 내 차가 보이지 않아도 다른 차와 부딪힐 이유가 없음에도 내 차가 거울에 안 보이면 굉장히 불안해 한다. 사이드미러 상의 반사된 모습은 운전자와 직각이 되어야 하지 사선이 되어서는 안된다.  

룸미러는 뒷좌석이 아니라 뒷차와 그 뒤를 보는 거울이기 때문에 룸미러 위치상과 직선으로 뒷 배경이 보여지어야 한다. 그래야 뒷차의 흐름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내 차를 누군가 운전하게 되면 항상 룸미러와 사이드미러를 조정하게 되는데 나중에 내가 다시 운전하게 되면 각도가 전부 좁게 되어 있다. 사이드미러에 내 뒷차의 옆 차로 차가 보여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조절하면 내 뒷뒷차의 옆 차로 차량이 겨우 보인다. 사각지대가 엄청나게 생긴 것이다.

요즘에는 자가정비라는 것이 활성화 되면서 운전실력 뿐만 아니라 정비실력도 많이 갖추고 있다. 정비를 실제로 하지 않아도 자동차의 기본 원리를 알고 있어야 한다. 놀이동산에 있는 범퍼카 수준과 똑같은 지금의 자동차, 가속을 밟으면 가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멈추고 시동은 항상 꺼지지 않는 이런 놀이동산 장난감같은 차를 가지고 운전 잘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 운전을 잘한다면 차종과 크기를 가리지 않고 항상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운전 잘 한다고 소문난 동료가 있는데 우연히 다른 사람 차를 몰게 되었을 때 저는 수동기어 못하는데요~ 라는 말에 황당했던 기억이 난다. 수동기어를 마스터하고 나서 자동기어로 넘어가는게 정석임에도 오토로만 배웠다면 이건 범퍼카와 똑같다는 말이다. 수동기어 차를 몰면 완전 쌩초보 운전자와 별반 다르지 않는데 운전 잘한다는 그 소문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되는 건 당연한 법

밧데리 방전이 되었다고 해서 뒤에서 차를 밀면 시동이 걸린다고 착각해 오토차량임에도 밀어서 시동을 거는 사람도 있고 자신도 모르게 운전대를 잠가 놓고서는 운전대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당황하는 사람도 봤다. 엄청난 내리막길에서 위험하길래 엔진 브레이크 걸면서 주행하라고 했더니 어디에 달렸냐고 물어보는 건 그나마 양반이다. 자동차 길들이기, 신차 길들이기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거의 다수다. (누구는 시내에서 정속으로 달려주다가 나중에 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밟아주고 오일 빨리 갈아주는거라고 하는데,,,,누구 머리에서 나온 건지 답이 없다) 

참고로 수동차량의 경우 길들이기는 새 신발을 어느정도 구겨주어 편안한 착용감을 갖게 하는 것처럼 차량이 어느정도 길 들여지게 움직여주는게 상당수지만 오토차량이 대부분인 요즘에는 자동차 길들이기 자체가 차량보다는 전자장치를 의미하기 때문에 주행 셋팅을 의미한다. 주행 셋팅을 해주면 (단말기나 장치로 하는게 아니다. 그냥 운전만 하는거다) 자동차의 승차감과 속도감, 연비가 달라지는데 이건 아주 오래된 차량이거나 요즘 나오는 신차이거나 상관없이 전자제어를 장착한 차량이라면 모두 동일하다. 운전을 정말 잘하면 차가 그 운전자에 맞추어 셋팅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토차량은 길들이기가 쉽고 수동은 시간도 더 걸리고 어려운데 수동차량의 길들이기 핵심은 미션이며 오토차량은 엔진과 미션이다. (나중에 길들이기에 대한 포스팅을 쓰면 참고하자)

운전에 대한 감각만 확실히 있다면 트럭이나 승합이나 자가용이나 상관없이 크기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스틱을 할 줄 안다면 금상첨화다. 대부분의 자동차라는 것을 모두 다룰 수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그 감각은 후천적인 노력으로 얼마든지 크게 키울 수 있다. 자동차라는 것도 결국에는 어떤 기계장치에 불과한 것이라 그 장치의 활동범위만 충분히 계산해 내거나 감각으로 느낄 수 있다면 조정은 쉽다. 운전석에 앉은 사람에게 직각으로 꺽인 코너를 돌자마자 10미터 앞에 놓인 캔을 우측 바퀴로 깔아 뭉게보라고 하면 대부분 당황한다. 캔이 어느정도 차량 앞에오면 보이지 않는 건 당연하다. 대부분은 이때 감으로 그냥 차량 앞면 부위와 우측 바퀴 위치 즈음에 대고 굴려 보는데 실패할 확률이 높다. 

운전은 실패를 줄이는 노력이다. 예전에 누군가 시골길 운전 중 논두렁에 빠질 뻔해서 큰 고생을 했다는 말을 듣고 차폭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기준점에 대해 알려주었다. 앞서 말한 캔을 바퀴로 찌그러트리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그게 얼마든지 언제든지 가능하다면 운전석 기준에서 잘 구분하기 어려운 우측 바퀴 (앞, 뒤)와 차량의 차폭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비좁은 도로에서 차가 서로 마주칠 때 어디까지 확실히 비켜줄 수 있는지 가능해진다.

면허시험장에서 써먹었던 공식은 정말 좋은 공식이다. 대부분은 면허 시험 합격에 필요한 공식으로만 인식하지 실제 운전에서는 써먹지 않는다. 그게 문제다. 태극기를 그리는 공식이 따로 있듯이 공식을 정확히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다면 운전실력은 일취월장 해진다. 그만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안전운전에 가까울 수 있다는 뜻이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