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월가의 유명 연회장 치프리아니.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매년 실시하는 자선 만찬 '희망의 4계절' 행사가 시작되고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맨 먼저 연단에 올랐다. 여전히 차기 대통령 후보 반열에 올라있고, 자선사업가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5년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화를 꺼냈다.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최희섭이 활약중이던 미 프로야구 시카고 커브스의 경기를 핸드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걸 보고 놀란 그는 "양키즈 경기도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삼성 인사는 "물론 한국에서는 가능한데, 미국에서는 앞으로 5-6년은 걸릴 것"이라고 대답하더라는 것
줄리아니 전 시장은 "미국에서 이제야 그게 가능해졌다"며 "그 일을 해내고, 커뮤니티를 묶어내고 있는게 삼성전자"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삼성을 매우 존경한다(I respect Samsung very much)"는 극찬으로 말을 맺었다. 삼성전자 북미총괄 최창수 부사장은 "경제 침체에도 자선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실시, 소비자들로부터 더욱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내 최대 가전제품 유통체인 베스트 바이가 얼마전 LG전자에게 제안을 했다. 제품 구매량을 대폭 늘릴 테니 가격을 좀 내리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경기가 어려운만큼 가격을 내리면 판매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게 베스트바이측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LG전자측의 대답은 'NO'였다.
몇년간 각고의 노력끝에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LG로서는 눈앞의 매출 확대에 연연해 이름에 '먹칠'을 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안명규 LG전자 북미지역 총괄사장은 얼마전 사석에서 "매출이야 따라 잡으면 되지만 브랜드 가치는 만들기도 힘들고 한번 훼손되면 회복하기가 더욱 힘들다"며 쉽지 않은 결단의 배경을 이야기했다.
지난주 '밴플리트 상'을 받기 위해 뉴욕을 찾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던 정회장이 작심한 듯 한 말은 "뉴 에쿠스가 들어오면 현대차 이미지가 크게 좋아질 것"이었다. 1980년대 엑셀을 선두로 미국 시장에 발을 딛었지만 그후 20여년을 '싸구려' 수모를 받아왔던 현대차의 회한이 녹아있는 말이었다.
미 자동차 산업이 초토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로 시장을 돌파,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높이고 있다. 제네시스의 후광과 함께 그동안 쌓인 브랜드 인지도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최고급 프리미엄 세단 '신형 에쿠스'로 브랜드 이미지개선의 방점을 찍겠다는게 현대차의 생각이다.
최근 미국에서 만나본 국내 3대 그룹 최고 경영자들은 하나같이 이처럼 '브랜드'를 강조하고 있다. 주식회사 코리아를 이끌어가는 이들 그룹이 전후 최악이라는 경기침체의 폭풍이 휩쓸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오히려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것도 여기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GM 크라이슬러 같은 미 제조업체들이나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같은 금융기관들이 나가 떨어지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이름 하나만으로도 '먹혔던' 신뢰를 야금야금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이름'중요한 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구멍가게, 나아가 개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이름을 마구 더럽히고, 스스로를 다운그레이드(Down-grade) 시킨다면 결과는 '영원한 2류, 3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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