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는 미국의 대표 음식으로 상징된다. 햄버거는 고기를 잘게 다진 후 빵가루, 양파, 달걀 등을 넣고 둥글납작하게 빚어 구워 만든 스테이크를 빵 사이에 끼운 음식이다. 속살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치즈 버거, 치킨 버거, 불고기 버거 등으로 구별해 부른다.
햄버거 하면 맥도날드를 빼놓을 수 없다. 맥도날드 형제는 1949년 캘리포니아의 샌버너디노에 식당을 열면서 주요 메뉴 가운데 하나로 햄버거를 선보였다. 본격적인 햄버거 상품화의 신호탄이다. 이후 맥도날드의 독점권을 매입한 레이 크록은 이를 체인점으로 만들어 전 세계에 맥도날드 왕국을 세웠다.
우리나라에는 한국전쟁 이후 미군과 함께 햄버거가 들어왔고, 1988년 서울 압구정동에 맥도날드 1호점이 문을 열었다. 맥도날드는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1990년에는 모스크바, 1992년에는 베이징에 상륙했다.
빅맥 지수(The Big Mac Index)라는 경제 용어가 있다. 전 세계 각국에서 팔리는 맥도날드 빅맥의 값을 알면 물가 및 구매력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햄버거 시장 규모는 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롯데리아(1979년 서울 소공동에 1호점 오픈)와 맥도날드가 햄버거 시장을 거의 양분하고 있다. 롯데리아가 약 45%의 점유율로 1위를 선점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유독 한국 시장에서만 롯데리아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롯데리아가 맥도날드를 이길 수 있는 비결은 철저한 ‘한국화’에 있다. 롯데리아는 외래 음식인 햄버거를 ‘불고기 버거’, ‘라이스 버거’, ‘한우 레이디 버거’ 등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토종화했다. 특히 불고기 버거는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1992년 9월에 출시된 불고기 버거는 2011년 10월 현재까지 약 4억 6000개가 팔려 나갔다. 0.5초당 1개씩 판매된 셈이다.
햄버거의 원조는 어디일까?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독일이 원조다. 햄버거라는 이름은 미국인이 붙였지만 독일의 항구 도시 함부르크에서 유래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햄버거는 독일로 입양된 음식이다. 아시아의 초원 지대에 살던 몽골계 기마민족인 타타르족에 의해 14세기경 독일로 전해졌다. 타타르족은 대개 들소 고기를 날로 먹었다. 그들은 연한 고기를 먹을 요량으로 말안장 밑에 고기 조각을 넣고 다녔다.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는 동안 말안장과의 충격으로 고기는 부드럽게 다져졌다. 그렇게 해서 연해진 고기에 소금, 후춧가루, 양파즙 등의 양념을 쳐서 끼니를 대신하곤 했다.
타타르족의 고유 음식은 헝가리 등 동유럽에 전해지면서 ‘타타르 스테이크’로 불렸다. 타타르 스테이크는 함부르크 상인들에 의해 독일로 넘어가면서 ‘함부르크 스테이크’로 국적이 변경됐다. 스테이크는 유럽의 상류층 사이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별미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잘게 다진 육회의 둥근 가장자리를 먹음직스럽게 노릇노릇하게 불에 굽는 요리법이 등장했다. 이것이 진화해 오늘날의 햄버거가 됐다.
일본의 영향을 받은 한국은 이 스테이크를 함박 스테이크로 불리우기도 한다.
19세기 초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서 빵 사이에 고기 등을 채운 햄버그(Hamburg)라는 이름으로 선을 보임으로써 세계 무대에 데뷔했다. 나중에 여기에 ‘er’이 붙어 햄버거(Hamburger)로 불리게 된다.
한류(韓流)가 세계 맛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2011년 7월 20일에 열렸던 뉴욕의 인기 셰프인 엔절로 소사의 한식 이벤트는 성황을 이루며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날의 백미는 비빔밥 버거였다. 비빔밥 버거는 비빔밥에 들어가는 나물과 달걀프라이를 햄버거 빵 사이에 넣고 소사가 개발한 고추장 소스를 뿌려 독특한 맛을 낸 것이다. 비빔밥 버거는 그해 5월 미국 음식 전문 온라인 매체인 이터닷컴(http://eater.com/)이 주관한 ‘미국 최고의 버거 콘테스트’에서 ‘2011년 미국 최고의 햄버거’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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