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재밌고 신나게 본 통쾌한 영화 -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의 마스터 (Master)

희대의 사기꾼으로 나온 이병헌, 그를 쫒는 최강의 엘리트 형사 강동원, 그리고 양다리를 걸치고 두 영역에서 모두 활동하는 김우빈이 만든 꿀조합의 영화 <마스터> 

감독 스스로도 영화 제목이 입에 붙지 않아 자체 공모를 했다가 결국 그냥 마스터로 정했다고 하는데 영화 제목만 빼고는 모든게 만족스러웠던 영화다 (제목은 정말 어울리지 않고 특징도 없다)

일반인 평점8점대, 전문가 평점 5점대로 일반인과 전문가 비평이 확 갈린 영화고 일반인 평점8점대라고 해도 진부하거나 별 재미가 없거나 지루했다는 평도 적지 않은 편이라 비평 자체는 크게 좋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손익분기점도 일주일만에 넘겼고 결과적으로는 흥행에 성공한 편이라 (700만 관객) 대중성 만큼은 인정된 영화다.

제목에 이미 내 의견을 썼지만 난 무척 재밌게 봤다. 중간에 일이 꼬이고 문제가 계속 불거질 때마다 은근 긴장도 되었고 잘 풀리지 않는 상황 자체에 경찰들 역할처럼 짜증이 났다. (그만큼 몰입되었다는 말)

이병헌의 연기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이 "역시"라는 말이 나온다. 대중 앞에서는 환하게 웃고 친근하게 보이다가도 뒤에서는 냉혈한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연기력을 보면서 혹시 이병헌 본인이 정말 이런게 아닌가 할 정도로 (연예인의 삶이나 극중 역할이나 다르진 않다) 캐릭터 그 자체를 훌륭히 해냈다.

강동원의 연기에 대해 지적하는 글이 있으나 솔직히 난 매우 만족스러웠다. 극중 역할인 사법고시까지 패스한 초엘리트 지능범죄팀의 수장으로 나온 강동원은 기존의 수사팀장(반장)이나 단순한 강력계 형사와는 분명 다르게 기획된 인물이다. 그동안 이런 비슷한 배역으로 나오는 막무가내 형사나 앞뒤 안가리는 천방지축 형사들 캐릭터가 많았는데 깔끔하고 세련미 넘치는 꽃미모의 형사이면서 경찰청장의 직접 지시를 받는 비밀수행 리더라는 점을 되새겨 본다면 오히려 극중 캐릭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역이었다고 본다.

막가파식으로 물불 안가리는 형사 캐릭터보다 이런 엘리트 성향의 형사 캐릭터가 훨씬 잘 맞았고 그런 배역의 인물과 외모, 그리고 특유의 세련미 넘치면서 오로지 일과 정의밖에 모르는 캐릭터로는 강동원이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고 보인다.

이병헌의 악한 연기 소화력은 치를 떨게 만든다. 확실히 연기력은 우주 극강!

강동원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영화 시작점도 매우 좋았고 기존의 형사 이미지와 달라 더 좋았다 (손등 힘줄 헉!)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띈 인물은 김우빈이다. 인터넷 등에서 찾아보면 여자들에게 인기 많은 남자 연예인 중에서 남자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스타로 김우빈이 언급되는 글이 있다. 남자들 입장에서 외모나 연기를 두고 왜 여자들이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선정된 인물이라는 말이다. 그 글을 처음 봤을 때 사실 나도 딱히 그 글에 반감은 없었다.

애초에 그런 글이 올라오고 덧글에도 딱히 반박하는 글이 없고 오히려 의견에 동조하는 글이 많다는 건 실제로도 남자들 눈에는 별로라는 인식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나도 그 글을 보자마자 "끄덕"였던 인물인데 선입견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연기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만한 대중적인 작품도 많이 접해보지 않았을 뿐더러 외모/생김새 자체가 남자들에게 호감 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키 크고 그럭저럭 남자답게 생겼다는 건 공감하지만 뭔가 사내티를 내려고 하는 억지스러움, 야생마는 아닌데 야생마 티를 내려고 하는 부자연스러움 그런 편견이 없는 건 아니다. 인기 연예인인데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는~이 아니라 남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건 분명 큰 차이다. 같은 남자들이 봤을 때 별로라는 단서 자체가 남성 이미지가 확 떨어지거나 (여성스럽거나) 아니면 너무 억지스럽고 과하게 오바스러울 때인데 예전의 성시경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요즘엔 예능 덕에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엔 남자들이 정말 싫어한 남자 연예인이 성시경 아니었던가, 본인도 알 정도로) 

영화 보기 전까지 이병헌과 강동원은 예전부터 쭉 호감이었지만 나에게 김우빈은 예나 지금이나 비호감이라 별로 출연이 달갑지 않았는데 솔직히 이 영화 한편으로 그런 편견과 선입견은 와장창 다 개박살났다. 개꿀 호남으로 변했다.

처음에 영화를 보면서 또~또~친구2의 깡패처럼 어깨 힘주고 건달 흉내낸다라고 쯔쯔쯔 하면서 보았는데 칼 맞고(!) 난 이후 강동원과 함께 한 뒤의 스토리부터 배우로서의 김우빈 매력이 살짝 보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나를 매료시켰다. 이병헌의 카리스마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지만 예전에는 확실히 저음의 목소리와 덩치빨만 믿고 형님 행세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고 연기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많은 사람들이 예측 가능한 장면들과 시나리오라는 말을 하곤 하지만 단 한순간도 긴장을 놓치고 볼 수 없을 만큼 난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봤다. 진짜 크게 놀고 있는 사기극을 보면서 이게 예측이 되고 쉽게 판별이 가능하다는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사기"에 당하지 않고 관전자 입장에서 다 눈치를 채고 알아챌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꼭 진짜 사기는 잘 당하더라...ㅋ

초반에 오히려 지루하기는 커녕 너무 빨리 진도가 나가서 이러다가 30분만에 사기꾼 개털되고 끝나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계속된 반전이 이어지고 결국 국내 체포작전이 틀어지고 나서 후반 해외 체포 작전으로 넘어가면서 흥미유발은 이어졌다. 국내에서 이렇게 밑도 끝도 없이 뒷백을 잡을 장부 확보도 안된 상황에서 밀고 나가면 어찌 뒷 이야기를 감당하려고 하나 싶었는데 그건 쓸데없는 우려였다. 

엄지원, 오달수를 유혹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런 순딩한 외모의 여경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엄지원의 역할 비중이 크다고도 할 수 없고 작다고도 할 수 없지만 단순한 부하직원이나 얼굴 마담 역할만 하는 여경 역할이 아니라 경찰 역할 중에서는 나름 비중있고 경찰관으로서의 역할 수행도 충실했던 인물이라 매우 흡족

강동원, 이병헌, 김우빈을 두고 캐릭터와 조금 거리가 있어 미스 캐스팅 이야기도 있지만 정작 내가 생각한 잘못된 캐스팅은 오달수씨, 경찰이 주인공의 한 축이고 경찰들이 우훅죽순 나오는 영화에는 꼭 웃음을 담당하는 코믹한 캐릭터가 들어가는데 난 솔직히 그런거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본다. 진중하게 나갈 때는 쭉 진중하게 나가야 한다고 본다. 검찰(검사)이 주인공이면 꼭 계장으로 나오는 인물들이 코믹스러운 연기를 하고 군인이 주인공이면 부하(부사관)가 꼭 엉성하게 나오는데 주인공을 더 부각시키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그래도 세련미가 떨어지는 건 분명하다.

이 영화에는 경찰 캐릭터 중에 그런게 없다. 그게 제일 마음에 든다. 지능범죄 수사팀원들 모두 진중하고 세련되게 나온다. 경찰관의 배역으로 뭘 웃기려고 하지 않는다. 진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라는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오달수씨가 따로 웃음을 담당하는 배역은 아니었지만 인물 스타일이 코믹스러움이 많아 황변호사의 역할에 제격인지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오달수씨가 싫거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캐릭터 성향을 가진 조연들은 나올 이유가 없는 영화라는 말이다.

셋이 쎄쎄쎄~ 짝짝꿍 하는 장면은 웃음을 주려 하기 보다는 이들 세 인물이 근본도 없고 생각보다 스마트하지 않은 그냥 통 크고 간땡이가 분 생각이 깊지 못한 캐릭터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 잔인하고 매정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인물들로 나오지만 그 안에는 초딩 같은 단순함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 말이다.

치고 박고 싸우는 강렬한 인상의 형사가 아니라 머리로 싸우는 형사라는 점에서 강동원은 꽤 잘 어울렸다

이병헌의 턱수염과 흰색의 헤어 염색 스타일은 정말 멋지다. 배역과 정말 잘 맞는 설정

길거리에서 결코 만나고 싶지 않은 이병헌의 수하2

박장군과 김엄마라는 인물의 배역 이름도 무척 마음에 든다, 이름에서 배역 성격이 그대로 잘 표현되었다

진현필의 초성은 ㅈㅎㅍ, 영화를 보면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을 실제로 연상 시키는데 감독이 실제로 조희팔 자료를 찾아서 참고했다고 한다. 조희팔의 초성도 ㅈㅎㅍ, 조희팔 이름 대신 초성만 그대로 가지고 와서 만든게 진현필 회장

강동원은 김재명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이 역시 최근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이재명 성남시장 이름에서 따왔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주자로 본격 활동하기 이전부터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해 지면서 통쾌하고 속시원하게 밀어부치는 강동원의 형사 배역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어 그 이름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숨은 조력자는 당연히 김엄마, 허무하게 죽어서 아쉽지만 캐릭터 무지하게 마음에 든다

영화 사이트에 별도의 사진전 홈페이지를 운영할 정도로 영화 속 화보 같은 사진이 꽤 많다. 그래서 내가 남기는 영화리뷰 활용 사진 중에서도 이 영화리뷰가 가장 많은 사진들이 쓰이고 있는데 버릴게 없어서 괜찮은 사진만 주워 담았는데도 양이 꽤 된다. 스토리와 연출이 나에게는 꽤 세련된 느낌을 많이 주었는데 그런게 제작하는 본인들 입장에서도 많이 느꼈는지 화보 사진을 굉장히 많이 남겼다. 

지능범죄 수사팀의 분위기와 조연들의 세련미 넘치는 수사활동은 흠 잡을데가 없다. 이게 진짜 경찰들의 모습!

흰머리 염색과 검은머리의 이병헌 색깔이 많이 다르다, 나이가 더 들어 장년이 되면 더 멋있어질 것 같다.

강하거나 무섭진 않지만 똑똑하고 비상한 머리로 정의를 실현하는 엘리트 같은 인상의 강동원

제대로 된 배역과 시나리오만 있으면 연출된 이미지도 언제든지 과감히 바뀔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김우빈

서로가 서로의 비밀을 알고 있으면서 누가 먼저 선수를 치느냐의 속임수 전쟁, 영화 제목을 페이크 배틀이라고 해야

영화는 10점 만점에 10점, 영화를 다 보고 처음 가졌던 첫 느낌 그대로 10점 만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9점 정도 되지 않나하는 살짝 다운 현상도 있었지만 첫인상이 중요한 만큼 첫 느낌 그대로 간다. 수우미양가로 따지면 "수", 나에게는 딱히 부족함이 없었고 매 순간마다 재미와 흥미가 있었으며 소위 말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쭉 봤다.

영화가 어느 시점에서는 느려지면서 쉼을 갖는 타임이라는게 있고 그러다보면 불필요하거나 쓸데없는 장면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런 걸 찾아볼 수 없는 꽤 알찬 영화였다. 국내는 물론 해외작까지 통틀어 10점 만점을 준 영화가 거의 드문데 처음부터 끝날때까지 머리속에 "이거~재밌는데~"라고 계속 남아있으면서 몰입한 영화는 근래 이 영화가 처음이다.

일반인 평점 10점 만점에 8점대니 크게 벌어지지도 않고 수우미양가로 보면 "우"정도 평가를 대중들도 하고 있다고 봐야하니 내 평가가 너무 오버스럽다고 생각진 않는다.

사회 부조리와 부정부패의 근본을 찾아 싹을 뿌리 뽑겠다는 이야기의 핵심이 아주 좋다. 무엇보다 그걸 잘 표현

사채시장의 큰손으로 나오는 인물, 보자마자 박정자 선생님이라는 걸 단박에 알았다. 특유의 목소리와 표정연기는 따라올 자가 없다. 비록 음지에서 활동하는 고리대부업자의 여왕이지만 대사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상도라는 걸 아는 돈놀이 장사꾼이다. 

잘못 뿌린 씨앗은 본인이 직접 거두어 들이는게 맞다면서 흔쾌히 강동원에게 도움을 주고 협조하는 큰 손, 흔히 사채 시장에서 말하는 큰 손은 진짜 큰 손이 아니라 작은 손들이고 그 위에가 중간급 큰 손, 그리고 그 큰 손의 꼭대기에 진짜 큰 손이 있다고 하는데 진짜 오리저널 큰 손은 큰 손답게 행동한다. 결코 이들을 멋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상도, 최소한의 도덕적 양심은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돈놀이꾼과는 거리가 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핵"이 아니라 "경제"라는 말이 있다. 돈이 곧 국력이고 국력이 곧 자본이라는 말인데 돈이 많은 나라는 확실히 어디가서 큰 소리 쉽게 낸다. 안보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것도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 되었을 때의 이야기지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나라를 잃든 안보불안이 터지든 개의치 않는게 사람의 본능이다. 

이런 자본이 곧 국력이 되는 사회에서 금융사기, 특히 서민의 돈을 노린 악성 사기는 치명적이다. 아주 잘 사는 부잣집을 상대로 하는게 아니라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피눈물을 빨아먹는 사람들에게는 자비를 베풀어서는 안된다. 그 정점의 선한 역할을 맡은게 강동원이고 그 정점의 악역이 이병헌이다. 영화를 재미로 봐야 하는게 맞지만 영화에서라도 꼭 사기꾼도 잡고 돈도 찾아서 다시 돌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컸는데 마지막에 회수한 돈을 국고로 환수하지 않는 장면과 그 돈을 모두 송금하는 장면은 뭉클 그 자체였다. 

사회 시스템에 맞겨 올바르게 집행하는 것도 물론 맞지만 꼭 잡아야 하는 당위성과 수사팀의 의지, 열정 만큼 때로는 방법이 조금 다르더라도(!) 결과가 똑같이 좋다면 이런 식의 결말도 꽤 나쁘지 않다고 본다. 어차피 돌려주고 어차피 진짜 주인이 따로 있는 돈이라면 굳이 뱅뱅 돌려가며 시간을 끌기 보다는 속행으로 집행하는 것 역시 수사팀에게 주어진 마지막 미션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라면 꼭 존재한다는 그것들, 없어질 수 없는 것들 중에 매춘, 싸움(전쟁) 그리고 사기

사기를 당해 본 적은 없지만 영화를 보면서 통쾌했고 짜릿했고 완전 해피엔딩이라 솔직히 좀 행복했다. 좀멋!!

준비된 자는 이길 수 없다라는 걸 제대로 보여준 수사팀장, 수사협상을 하더라도 이미 짜여진 계획과 준비가 있다면 협상의 주도권은 이미 정해져 있다. 대인관계는 물론 국가간 외교에서도 꼭 필요한 스킬

필리핀에서도 치안 문제와 부정부패가 심각한데 필리핀 영화시장에서도 이 영화가 꼭 상영되었으면 좋겠다.

바로 다음을 전혀 예상하기 힘든 이야기의 전개,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감독과 작가의 힘이 크다.

나 잡으면 세상이 뒤집어질텐데 감당할 수 있겠어? 준비된 자에게는 오히려 그 어떤 말보다 반가운 말이다. 이번엔 진짜 제대로 뒤집을텐데 넌 감당할 수 있겠니로 받아치면 개꿀

강동원과 김우빈의 조합,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은근 잘 어울림, 정말 멋진 한패거리(?)

세상 사람들의 등에 빨대를 꽂고 피 빨아먹는 김엄마, 그녀의 최후를 보고 우리는 "응징"이라고 말한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나올 때 나오는 쿠키 영상, 영화 끝난 줄 알고 못 본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이병헌의 죄수복 장면이 그 중 하나인데 필리핀 말고 태국에 가야했어~라는 푸념은 아무것도 모르는 관객에게는 뭔소리인지 모르는 황당한 말이지만 원래 이 영화 해외 로케가 필리핀이 아닌 태국이었다는 걸 알았다면 약간의 웃음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실제 상황과 영화 속 상황의 경계를 타 넘는 말 - 영화에서 필리핀으로 도주해 잡혔으니 태국으로 갔으면 안 잡혔을 수도 있다는 말)

또 하나의 쿠키 영상은 김우빈과 전산실 친구, 꿀통으로 은근 웃음을 주던 친구에게 꼬불친 돈의 행방을 알려준다

잔액을 확인하고 개깜놀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초반의 캐릭터가 끝까지 쭉 가는것에 대만족

경찰청장이 직접 등장해 별도의 수사팀을 지휘하고 지원한다는 것도 흥미롭다. 어차피 건들여봤자 아무 소용도 없고 티도 안난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그걸 경찰의 수장으로서 방치할 수는 없는 법, 여러 곳에서 많은 압력과 압박을 받을텐데 정의사회구현을 위해 열심히 뛰는 경찰과 핵심 간부의 모습이 강렬하다.

나 역시 경찰빠돌이라 이런 장면들을 무척 좋아하는데 감독의 인터뷰를 찾아보니 본인도 경찰빠돌이라고 한다. 전작인 <감시자들>에서도 주인공의 한 축이 경찰들이고 꽤 세련되고 멋진 경찰팀으로 등장하는데 자신의 영화에 멋진 경찰들을 등장시키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한다. 

보는 관객은 물론 법을 수호하고 집행하는 사람들, 혹은 경찰이나 군인, 법조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망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역할 제시이기도 해서 이런 구도의 그림은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

굉장히 잘 생기고 똑부러지게 생긴 이 남자, 안경남이라는 인물의 배역을 맡았는데 배역과 실제 얼굴 차이가 크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가장 호기심있게 본 인물이라 찾아봤다가 깜놀한 케이스, 바로 꿀통 선물하는 김우빈의 전산실 친구다. 어리숙하고 천진난만하면서 순딩순딩하게 나오는 호감형인데 실물은 완전 모델급 (아래 사진 똥색티 참고)

사회 부조리를 담고 있으면서 희대의 사기극을 담고 있는 명쾌한 수사물이다. 시작부터 아주 멋지게 시작하고 원칙과 소신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썩은 뿌리를 모조리 뽑아 내겠다는 정의실현과 법집행도 멋있게 그려졌다. 이병헌의 연기도 좋았고 강동원의 매력도 충분했다. 김우빈의 새로운 모습은 물론 선입견을 깰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소액 사기를 치면 그냥 사기꾼이라고 부르지만, 액수가 커지면 경제사범이라고 높여 부른다고~ 그런데 진짜 크게 사기를 치면 뭘로 부르는지 아느냐는 이병헌의 물음에 답이 몹시 궁금했다. 끝내 영화에서는 그에 대한 답이 안나오지만 떠오르는 답이 없다. 명망있는 기업가의 횡령일까? 이건 정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