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과 중국 감독, 중국 배우들과 함께 공동 주연으로 이정재가 함께 한 중국 영화 <대역전>, 한중 합작이라는 형태로 출발했지만 한국 극장 개봉없이 IPTV 영화채널로 곧바로 넘어갔다. 이정재를 기용한 걸로 보아 한국 시장도 배제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후시녹음 등으로 이정재의 대사와 목소리가 중국인 더빙으로 나온 것 자체가 한국 시장은 크게 염두하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원래부터 중국 시장의 한류를 등에 업고 한국 배우를 그냥 쓴 것이라고 보여지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한국 시장에 정식으로 출품 해봤자 배급사의 인건비도 못 건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이정재 뿐 아니라 다수의 한국인들이 나오고 여배우로는 이채영도 나온다. 물론 한국 진영이 하나의 축이기는 하지만 거의 조연급이고 주연급은 이정재 뿐이다. 영화 속 배경 자체가 한국(서울)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배치된 인물 설정일 뿐이고 한국에 대한 호감을 가진 중국인들을 겨냥한 배경 설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자막과 중국어 더빙, 한국어 더빙, 중국어와 한국어, 심지어 두 나라 사람간에는 영어로 대화를 하는 장면이 많다보니 몰입에 굉장히 방해가 된다. 더빙도 어색하지만 중국인이 한국어를 사용하고 한국인이 중국어를 사용하는 등 영화의 줄거리를 이끌어 가는 대사에 장애 요소가 많다. 그냥 전부 중국어로 하고 한글 자막을 넣든지 (한국개봉작에는..) 각각의 나라에 맞게 더빙을 하든지 편하게 들려줘야 하는데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 이야기를 끌고 나가다보니 집중이 안된다.
이정재만의 목소리가 중국인 더빙에 가려 이미지 자체가 달라 보인 건 보너스다. 요즘 최신 번역기도 많고 실시간 통역도 꽤 발전했는데 이어링을 꽂고 자동 번역해준다는 설정으로 그냥 서로 각자 자국어로 말해도 될 것을 되게 어렵게 대화하게 만들었다. (한중 합작 영화에서는 이런 자동 번역 구조를 스토리의 한 축으로 많이 쓰는 편인데 아쉽다)
이정재의 중국인 아내 설정도 황당했다. 이혼도 아직 안 했는데 아무리 사이가 안 좋아도 그렇지 씻고 있다면서 다른 남자가(?) 전화를 대신 받는건 뭐고 축구팬이 아내인 건 또 뭥미...호나우드 아들 이름을 아내가 알고 있다는 것도 참 그지같은 설정이다.
무엇보다 그 상황에서 나온 대사 자체가 중국여자와 결혼한 한국남자와의 로맨스는 결국 요딴식이고 한류는 거품이며 심지어 한국 남자를 폭력남편으로 묘사를 하던데 드라마 속의 한국 남자와 현실의 한국 남자는 다르다는 말을 거침없이 하면서 한국남자를 비하하는 중국인 폭파범의 장면이 굉장히 거슬린다. 사실 이 대사만 놓고봐도 한국 극장에 정식으로 개봉할 생각은 없었다고 봐야 할 듯 싶다.
다음영화에서 찾아 본 평점은 4점대다, 극장 개봉이 아니라서 전문가 평점은 없지만 일반인 평점이 4점대면 거의 망작 수준이다. 네이버영화에서는 3점대로 더 낮은 평점이 기록되어 있다. 흔히 망한 영화로 은근 자주 언급되는 7광구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과 비슷한 평가다.
중국 평점은 많이 다르다. 아무래도 중국에서는 자국 영화라고 보고 있고 우리 입장에서도 이정재와 다수의 한국 배우가 나왔어도 외국영화(중국영화)라는 입장이 더 강한데 중국쪽에서는 평이 좋다. 영화 평가 사이트마다 차이는 조금 있지만 10점 만점에 최대8점, 최하가 7점이다. 7점 후반대와 8점 초반대로 사실상 8.1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흥행수익 면에서도 손해는 보지 않고 선방 했다는 평이다. 중국에서만 100억원 이상 벌어들인 걸로 집계된다. 워낙 인구가 많으니 아무리 재미 없다고 해도 일부만 봐주면 우리나라 전체 국민 수보다 많을 수 있어 이건 우리와 비교하기 애매하다. 평점만 놓고 보면 각자 입장에서 중국인들은 무척 재밌게 봤고 한국인들은 무척 재미없게 봤다는 평이다.
경기장이 있고 의자에 묶여 있는 폭탄 달고 있는 여자의 포스터, 액면만 보고 판단했다가는 실망이 클 수 있다. 이 장면이 영화의 핵심이거나 장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초반에만 나오는 장면일 뿐 정작 진짜 장면은 도박장이다. 이건 스포도 아니다 ㅋㅋ 포스터는 확실히 매력적인데 영화를 제작한 본인들도 여자와 경기장의 장면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라는 건 아는 것 같다. 차라리 그걸로 쭉 이어갔으면 더 나을텐데 정말 황당하게 경기장 폭탄 바로 찾고 여자 바로 구출해서 영화 보는 입장에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근데 그게 영화 초반이라는게 더 함정 ㅎㅎㅎㅎ
의외로 내가 가장 주목한 건 위 장면에 나오는 이정재와 여주인공(박사)이 타고 다닌 모하비 차량, 국내에서 RV계의 에쿠스라 불리우고 실제로도 가장 비싼 차량에 속하는 녀석이기도 한데 느낌상 이 차가 꼭 부서질 것 같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대작 느낌을 주고 돈을 많이 쓴 것 같긴 해서 뭔가 확실하게 투자가 된 장면이 나올 것도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우리 돈 좀 썼어요~"라고 할라면 대규모로 등장하는 여러 자동차 뿌셔뿌셔가 대표적일 수 있다. 뭔가 대규모 투자가 된 것 같기는 한데 딱히 화려한 장면도 없고 돈 좀 들인 장면도 없어 이런 자동차 파괴로 그런 효과를 내지 않을까 하는 추측. (스머프 색깔의 에쿠스가 나올 때부터 살짝 예견)
그런데 과연 정말로 이 차를 과감하게 데굴데굴 굴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대륙의 자본이라면, 그리고 이정재를 메인으로 쓸 정도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라고 봤지만 특별히 이 차량을 쓸 이유도 없고 대규모 추격전이 있는 것도 아닌데 평범하게 타고 다니다 말겠지 싶었다가 결국 예상대로 막판에 제대로 뿌셔뿌셔 하셨다.
정작 써야 할 곳에는 안쓰고 엉뚱한 장면에서 굳이 비싼차를 꼬라박는(?) 이상한 행태만 보여 아쉽다. 경찰이 무슨 돈이 있다고 모하비를 끌고 다니실까 (정황상 업무차 같긴 하지만) 모하비가 어느정도 박살난 건 맞는 것 같은데 제대로 데굴데굴 할 때는 CG티가 팍팍 나서 사실 이것도 돈 쓴 것 같지는 않다. 별 재미를 못 느끼니 이런 대수롭지 않은 내용밖에 기억이 없다
이정재의 개인 포트폴리오에서 그닥 도움 되는 영화 작품은 아니라고 보지만 대륙에서 돈만 많이 준다면야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품격에 맞는 출연료도 받고 중국인들에게 인지도도 쌓고 중국 사람들과 새롭게 작업도 해보고 중국 시장 구경도 해보고 국내에서도 이 영화 하나로 이정재를 깍아 볼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두루두루 이정재 본인에게는 크게 손해 날 장사는 아니라고 본다.
액션 장면이나 총싸움 장면이 제법 있는데 이런 액션과 총질은 홍콩영화에서 워낙 잘 다루는 스킬이다보니 자연스러웠고 또 잘 연출된 편이다. 전체적인 시나리오가 별로여서 그렇지 연출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몇 번을 강조해도 아쉬움이 가장 큰 것은 역시 대사처리, 언어 장벽! 한국어, 중국어, 영어가 동시에 나오는 건 그렇다쳐도 중국인이 한국인 더빙으로 대사를 하고 한국인 이정재가 중국인 더빙으로 대화를 하는 건 정말 굉장히 어색함
상대가 형제로 나오는데 차라리 쌍둥이로 나왔으면 어쨌을까 하는 뜬구름도 생각해 본다. 이건 더 이상할까..
가면 쓰고 나오는 폭파범은 나름 괜찮았음, 근데 똘끼 치고는 너무 약해서 이것도 역시 만족스럽진 않다
중국 현지에서는 8점대, 국내에서는 3~4점대로 극과 극의 차이를 보였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쉬리 영화가 나왔을 때 꽤 좋았다는 평을 한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쉬리는 8점대) 다른 나라 입장에서는 쉬리를 그보다 낮게 평가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국적이 어디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는 영역 같다.
개인적으로 10점 만점에 5점, 수우미양가에서 "가" 정도 주고 싶다. 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충분하지만 스토리의 개연성이 너무 부족하고 이야기를 끌고가는 흡입력이 너무 약하다. 여주도 꽤 매력적이고 예쁘지만 조연으로 나온 이채영이 훨씬 더 눈길이 간다.
섬광탄까지 계획해서 눈을 멀게하고 가스배관을 노렸다는 폭파범의 계획은 정말 억지, 신이 아닌 이상 예측하기 어려운 계획인데 이게 순리대로 진행된다는 것도 너무 억지다. 그 모든 것이 결국 도박장의 거금을 노린 범죄라니 ㅠ.ㅠ
축구선수 아내의 폭탄, 인간적으로!! 빨간선과 파란선으로 양분해 줘야 하는거 아냐? ㅋㅋㅋㅋㅋㅋ 우리들은 영화로 폭탄해체법을 배웠기 때문에 두 선중에 뭘 잘라야 하는지만 배웠다궁 ㅋㅋ
한국에서는 경찰이 총 가지고 다니면서 막 쓰는것도 쉽지 않은데 너무 홍콩 액션영화 풍이다.
이정재를 데리고 이 정도 영화 밖에 못 만들었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 이정재만이 할 수 있다면 몰라도 이정재가 아니어도 다른 한국 배우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역할이다. 돈 많은 대륙에서 인기몰이용으로 쓰시겠다니 할 말은 없지만...
국정원이 리드하는 입장인데 경찰에 끌려다니는 모양새는 여전, 이정재를 국정원 요원으로 차라리 했으면..
여주인공이 예쁘고 스마트해서 좋긴하다. 똑부러지는 이미지는 괜차눔(!)
중국 현지에서 올린 영화 장면 사진인데 중국에서는 한국 사람들과 함께 한국에서 자국 영화를 찍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내린다. 한류의 영향이 아무래도 큰 것 같은데 입장을 달리해 보면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영화 제작을 미국에서 하고 미국의 유명 톱스타와 함께 공동으로 찍어서 만들었다면 우리도 울랄라~ 했을거다. 이병헌이 헐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높게 평가하지 않던가, 우물 밖으로 나간 사람들이 잘 되면 다 좋아하는건 당연하다.
한중 여배우들의 투샷, 기회가 된다면 한중일 쓰리샷 영화도 기대해 본다
국내에서는 좋은 평을 받지 못했고 나 역시 별로 호감 있게 본 영화는 아니지만 다른 나라와 함께 영화를 만들어 나간다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환영한다. 다만 제대로 된 각본으로 제대론 된 연출을 해서 좀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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