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또 복권 추첨과 방송을 담당하는 곳은 SBS서울방송, 토요일 저녁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하는 심쿵 프로그램이다. 복권 당첨 만큼 궁금하고 호기심이 가는 건 역시 추첨 현장, 어디를 가나 꼭 우리나라가 아니어도 이런 복권 추첨과 관련한 로또에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의심도 많아서 뒷말이 무성한 곳 중 하나가 바로 로또 추첨이다.
여러 방송에서 관련 정보를 다루었지만 최근 방영했던 VJ특공대 로또 현장편이 그나마 제일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오늘 소개해 본다. 생각보다 까다롭고 여러 안전장치와 단계를 거쳐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걸 보고 좀 놀랐다. 작은 실수도 큰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도 한데 막상 실체를 보니 추첨 방송이나 추첨기 작동이나 만만하게 볼 건 아니다.
흔히 로또 복권등을 추첨할 때 경찰관 입회하에 추첨과 보안 점검을 한다는 말이 상식 아닌 상식인데 실제로 경찰관이 항상 입회를 하고 참관을 한다고 한다. 로또를 구매한 사람들과 대박 당첨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첨 방송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도 없다. 기회가 된다면 로또 추첨 방송에 방청객으로 직접 참관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추첨이 있는 날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의 방송국 등장, 나눔로또 직원들이다.
수상한 007 가방 하나를 들고 온 이들은 다른 이들이 쉽게 올 수 없는 어느 구역의 방에 도착
이들이 도착한 곳은 로또 추첨기가 보관되어 있는 장소, 추첨기를 꺼내기 위해 온 것이다.
방송에 서류 내용이 자주 나오길래 유심히 봤는데 공개해도 되는 일회성 정보, 번호가 바뀌는 듯
처음에 이 장면을 보고 약간 의아했다. 생각보다 허술해 보이는 평범한 출입구의 자물쇠, 그러나 자세히 보니 출입구의 자물쇠를 열기 전에 매번 봉인번호를 확인하고 끈(?)을 끊는다. 자물쇠 고리 부분에 봉인줄을 걸어 놓는 것으로 만약 누군가 자물쇠를 강제로 열거나 파손해도 문을 열려면 결국 고리에 걸린 봉인줄도 끊어야 하기 때문에 봉인줄 여부가 가장 핵심, 모든 과정에 봉인이 되어 있다. 수도요금 안내면 간혹 계량기를 수도사업소 직원이 잠그고 철로 된 줄로 봉인을 하는데 그것과 비슷, 그게 끊어지면 제3자가 임의로 연 것이고 봉인줄이 그대로 있으면 정상
첫번째 문과 벽이 허술해도 저 문을 연다고 바로 추첨기가 있는 건 아니다. 열고 또 열고 또 열고 들어가야 한다. 매번 봉인번호와 봉인줄 여부는 체크 사항, 나는 홍체인식, 지문인식, 카드인식, 암호입력(키패드), 핵폭탄(?)처럼 두 사람이 키를 동시에 양쪽에서 돌려야 하는 수준의 보안을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 뭐 보안상 대충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 정도까진 아니어도 일단 무방한 수준..
마지막 방에 들어가면 회색 커버로 둘러싸인 추첨기가 나온다. 모두 3대
흥미로운 건 추첨기 반출인데 3대 중 3대 모두를 다 함께 반출해 사용한다. 보통 본 추첨기 1대와 예비 추첨기 1대가 준비되어 방송에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3대이고 3대 모두 함께 움직인다. 예비 추첨기도 고장날 것을 대비해 또 다른 예비 추첨기가 같이 준비된다는 점이다.
또 한가지 착각했던 것이, 메인 추첨기가 따로 있고 항상 그것으로만 추첨하는 걸로 알았지만 본 추첨기와 예비 추첨기의 차이는 없다. 랜덤으로 어떤 날은 1번이 본 추첨 2번과 3번이 예비, 다른 날은 2번이 본 추첨, 1번과 3번이 예비식으로 3대가 번갈아가며 본 추첨기와 예비기로 모두 사용된다.
3대 모두 테스트 하고 3대 중에 어떤 걸로 할 것인지도 현장에서 정하는데 상식적으로 로또 볼에 아무런 장치가 되어 있지 않고 추첨기만 조작한다고 하면 조작은 불가능하다. 말 그대로 어떤 볼이 나올지 모른다. 45개의 볼이 다 똑같은데 임의로 원하는 공을 뽑는 건 불가능, 조작은 추첨기가 아닌 로또볼을 조작하는 것이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로또 볼은 "추첨"을 통해 선정된 것으로 매번 달라진다. 추첨기는 모두 3대지만 로또 공은 모두 5개의 셋트와 1개의 테스트로 모두 6개의 셋트가 사용된다. (45X6) 로또 공을 추첨하는 사람은 "방청객", 로또 방송의 방청객은 일반 방청객이 아닌 "참관" 신청을 한 사람들로 이루어지며 그 사람들이 모두 있는 곳에서 공개적으로 번호를 뽑아 사용될 공을 선정한다
투명한 아크릴처럼 보이는 이 녀석이 방송에 매주 출연하는 그 추첨기
반출해서 스튜디오로 운송하는 것도 오로지 이 로또직원 3명의 역할, 정장맨들이 다 한다
방송에서는 추첨되는 기계 1대만 확대해서 보여주지만 실제로 스튜디오에는 3대가 나란히 놓여짐
비밀스러운 007 가방들이 등장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로또 공이 들어있는 가방이다.
가방마다 봉인번호가 새겨진 봉인줄이 역시 걸려 있다. 현장에 담당자라고 해서 혼자 막 뜯지 못한다
가방번호, 봉인번호, 봉인줄 손상여부 확인 후 이상이 없을 때 개봉, 가방이 여러개 있는데 가방 모두 로또 공이 다 들어있다. 1번~5번, 그리고 테스트라고 적힌 가방이 있는데 추첨기와 마찬가지로 로또 볼도 몇 번 가방의 공들을 쓸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게 여러개로 만든다. 이 중에서 고른 가방의 로또 볼이 추첨기에 들어가며 그마저도 테스트를 거친 후 이상이 없다고 판정될 때 본 추첨에 사용된다.
참고로 봉인번호(롯트번호)가 확연하게 보이지만 이 역시 일회성, 사용 후 봉인하고 다음 사용시까지 비공개로 노출 되지 않고 관계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과정에서는 중요하지만 지금처럼 추첨 현장에서 개봉을 앞두고 공개될 순간에는 이제 이 번호는 일회성으로 사라질 운명이라 공개되어도 무관, 추첨날에 현장에서 확인이 되는 순간 이 봉인번호는 사라지기 때문에 알아도 필요가 없다
추첨기를 셋팅하고 선정된 볼 가방의 로또 공을 넣어 실제로 추첨을 한번 한다. 물론 테스트!
추첨 시간은 정해져 있고 기계라서 만일의 오류가 있을 수 있는 걸 감안해 추첨 완료까지 예상 시간 범위안에서 제대로 다 뽑혀 나오는지까지 다 확인, 공이 어느 시점에서 배출되어 추첨번호로 나와 주어야 하는데 안 나와 버리면 그 자체로 추첨도 문제지만 방송도 문제다. 방청객(참관인)이 없는 상태에서 1차 테스트를 하게 되는데 화면처럼 테스트에서는 정장맨이 추첨기 앞에서 말로 추첨번호를 외치기 때문에 실제 방송에 쓸 수 없다.
또한 추첨기를 방청객이 선정해야 하는데 아직 방청객이 입장하지 않은 비공개 상황에서의 테스트라 모든 추첨기를 테스트하며 3대 다 이상이 없다고 판정될 때 이후 로또 추첨이 아닌 추첨기 추첨이 들어간다. 문제가 생겼을 때 예비기를 가지고 바로 쓰는게 아니라 예비기도 (이 때는 예비기와 본 추첨기 구분이 없음, 뭘로 뽑을지 아직 안 정함) 다 실제 추첨 테스트를 하고 6개의 번호를 뽑는 것까지 다 해본다.
이 때 쓰인 로또 공 역시 일반 참관인이나 경찰관이 아닌 직원이 임의로 하는 것이라 그 가방 중 맨 앞에 있는 테스트 라벨이 붙은 가방의 공으로만 테스트 한다. 실제 추첨은 번호가 있는 미공개 번호로 실제 추첨을 따로 하게 된다,
방청객 중에 경찰관이 항상 입회에서 모두 지켜본다고 한다. 단순히 지켜보는 건 아니다. 경찰관이 직접 무대로 올라와 추첨 및 보안 절차를 확인하고 이상유무도 함께 체크한다.
모든 가방의 볼은 사용여부와 상관없이 (이 중에 하나의 가방이 선택) 모두 봉인번호와 상태를 점검
봉인번호가 공개되는데 비슷하게 연번처럼 보여도 1번~5번 가방 순번과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5개의 봉인번호가 연번이어도 그게 1번~5번 가방 위치와 다르게 "배열"되면 결국 알아도 무용지물, 안다고 해도 어차피 봉인쇠줄로 락이 걸려있어 개봉해서 공에 무슨짓을 할 수가 없다.
흔히 말하는 뺀치로 봉인줄 모두를 제거, 가방 전부 제거한다.
가방을 열면 우리가 아는 그 로또 볼이 짜잔~ 가방 안의 공은 당연히 45개, 이런 똑같은 공 셋트가 모두 5개
공에 이상이 없는지, 5개 가방 외의 다른 공인지, 무게와 크기, 두께, 둘레까지 모두 확인
모든 가방에서 뽑은 공들을(무작위) 대상으로 변화 된 것이 있는지를 다 확인
동그란 추첨통에 별도의 5개의 공을 넣고 방청객이 있는 앞에서 방청객 중 1인이 눈을 가리고 뽑는다
어떤 가방의 로또 볼을 사용할지 방청객이 직접 랜덤으로 고르는 방식
이 날은 4번 가방이 선택 되었다.
그렇다고 끝난 건 아니다. 실제 추첨볼로 뽑힌 공을 다시한번 확인한다.
방송이라서 오히려 다 안보여줘서 그렇지 보안 문제로 별도의 안전장치는 추가적으로 되어 있는 듯 하다
무엇보다 모든 사람들이 다 지켜보는 상황에서 이상이 없다는 사인이 있을 때 한다는 거~, 참관신청은 누구나 가능하며 나눔로또 홈페이지 https://www.nlotto.co.kr/ 에서 직접 신청해야 한다. 홈페이지 첫 화면 메인 메뉴 "고객센터" 바로 하단에 "참관신청" 메뉴가 있으며 신청 후 연락을 기다리면 된다.
단 한번이라도 참관을 했다면 절대로 2번 참관은 없다. 한번 구경만 할 수 있고 또 하고 싶다고 다시 신청하면 선정 여부와 상관없이 안 뽑는다. 한번도 참관(구경)하지 않은 사람에게 딱 1번만 기회를 준다. 로또 구매하고 참관 신청 한 다음에 부부나 연인이 데이트로 로또 방송 방청/참관으로 해보는 건 어떨까? 현장에서 자신의 번호가 당첨된 걸 바로 알았다면 바로 월요일 아침까지 있을 호텔 스위트룸 예약, 그게 아니고 꽝이면 그냥 방송국 구경 실컷 하고 고기 먹고, 데이트로 좋은 경험도 했다하면서 땡 하는거지 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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