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자전거의 효율과 자전거 가격의 거품, 그리고 비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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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져/레포츠

비싼 자전거의 효율과 자전거 가격의 거품, 그리고 비싼 이유

by 깨알석사 2016.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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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탈 만한 자전거라고 하면 비싸야 30만원 내외, 경주용 사이클이 아닌 이상 50만원 넘어가는 자전거가 흔치도 않았는데 아무리 먹고 살기 좋아지고 소비 수준이 많이 올랐다고 해도 요즘 자전거는 정말 비싸도 너무 비싼 편이다.

친한 친구가 자전거를 샀다. 집 주변에 자전거 전용 도로가 생겼고 레져붐에 편승해서 취미까지 이어진 상황, 처음에는 100만원 미만의 자전거를 타면서 취미 활동을 하더니 지금은 아예 건강을 위해서 출퇴근까지 자전거로 하고 있다. 복장도 우리가 흔히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 보는 자전거 매니아급의 완전무장 

1년 정도 열심히 타더니 자전거 맛을 안 뒤로 자전거를 새로 변경, 지금은 세 번째 자전거를 타고 있다. 얼마 전에는 퇴근 길에 그동안 쌓인 우정이나 나눠 보자고 마주하게 되었는데 이번에 새로 구매한 새 자전거를 구경시켜 줬다. 가격을 듣고는 솔직히 많이 놀랐다. 500만원이 넘어갔다. ㅡ.ㅡ;;;;

자전거로 주말 취미를 즐기고 출퇴근도 하고 있으니 어느정도 투자를 하는 건 딱히 말릴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500만원 넘는 자전거는 확실히 후덜덜한 가격대다. 내 눈에는 고딩 시절 타던 MTB라는 자전거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고 내가 가졌던 자전거 (20만원 상당의 21단 변속 ^^)와 차이점도 잘 모르겠다.

550만원 정도 되는 자전거로 들었는데 막상 내가 타보니 발구르기 정도가 약간 편안하고 부드럽다는 정도이고 대박~ 이런 말이 입에서 튀어나올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친구는 잠깐 타는 것과 오랫동안 탈 때의 느낌이 같을 수 없고 작은 불편도 오래타다 보면 결국 큰 불편으로 누적되기 때문에 장기간 오래 타다 보면 비싼 값어치를 느낀다고 자신의 애마를 변호 했다. 그래도 나는  복권 당첨이 되지 않는 이상 500만원대의 자전거는 내 급이 아니다. 

작년 엠방송 경제매거진에서 다루었던 자전거 이야기, 점점 비싸지는 자전거와 자전거 판매가의 할인 폭이 제각각인 이유, 그리고 비싼 자전거와 일반 자전거의 주행 성능에 관한 이야기로 자전거를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은 되새겨 볼 만한 내용이다. 

자전거 도로에 나가 자신이 가진 자전거가 얼마짜리인지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20만원 미만이 가장 적고 50만원대와 100만원대가 생각보다 꽤 많다. 또한 500만원 이상대도 만만치 않다. 550만원짜리를 탄 내 친구가 딱 저기에 포함되는데 자기 주변에서 자기가 제일 싼 자전거를 타고 요즘 500만원짜리 자전거도 아주 비싸다고 할 수도 없다며 오히려 중간급 수준이라고 했었는데 확실히 길거리 조사를 통해서도 500만원대 이상은 소수가 아니었다. 20만원 미만이 오히려 완전 소수, 

단순한 길거리 조사이지만 짧은 조사만으로도 300만원대 이상의 자전거가 전체 자전거 조사자의 30.5%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편에 속한다. 단순 조사였지만 일단 이것만 놓고 보면 우리 주위의 자전거 3분의 1은 300만원대 이상이라는 것이다. (설문조사 투표는 모두 180명이 했다고 한다) 꽤 탈만한 중고차도 500만원이면 살 수 있는데 선수들이나 타는 전문가용이 아님에도 저 정도 가격은 아직 나에게는 이해불가..(물론 내 친구 말에 따르면 값어치는 충분하다고는 하더이다..) 

자전거를 즐겨 타시는 분에게 자전거 가격에 대해 물어보니 천차만별이고 매장마다 가격 차이가 크다고 말한다. 가격대가 다르다는 건 모델과 종류가 다르니 그렇다쳐도 매장마다 다르다는 건 거품이 있다는 말로 해석이 가능한 상황

정찰제로 소비자가격을 딱 정해놓고 판다고 해도 손님에 따라 부르는 가격이 달라진다는 불편한 진실, 청소년이 오면 좀 깍아주고 어른이 오면 덜 깍아주는데 그게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뭐 이런건 새차에서는 드물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것들이라 크게 놀랍지는 않지만 중고가 아닌 새제품인데도 누가 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건 역시 문제

방송에서는 권장 소비자 가격이 150만원인 자전거 하나를 두고 사람을 바꿔가며 가격대를 문의해 봤다.

20대 남자 손님이 묻자 150만원짜리 자전거를 130만원에 준다고 하고 5만원 더 추가해서 할인, 총 125만원을 제시

20대 여자가 가서 동일한 자전거 가격을 묻자 130만원에 판매하는 건 같지만 5만원 추가 할인은 없다.

이번에는 20대 남녀보다는 경제력이 아무래도 있는 30대 여자를 투입, 판매가는 150만원, 할인 아예 없고 정가 

같은 자전거이고 같은 매장인데 손님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차이가 확 난다. 이걸 전문용어로 눈탱이라고 하지 ㅋ

이렇게 들쑥날쑥 흥정이 가능한 건 자전거 판매자들의 마진이 40% 수준이라 본인들 마진 폭 만큼 할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딱히 이 마진 비율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생각은 없다. 어떤 제품의 시장마다 마진율은 천지차이고 그게 꼭 나쁜 건 아니다. 유통마진도 엄연히 보장되야 할 부분이다. 결국 마진을 덜 먹고 판다는 것인데 정가를 그대로 파는 경우 보다는 기본적으로 15% 수준으로 할인해서 파는게 업계 상황 (판매자는 평균 최대 25% 정도에서 그 이하로 마진폭을 챙긴다는 것)  

문제는 권장가격이라는 것이 무색해지고 소비자가격이 흐지부지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판매자 본인들이 어느 정도 가격대를 임의로 정해 마진을 덜 먹고 판다고 하는 건 뭐라고 할 수 없으나 그게 같은 매장의 같은 물건임에도 손님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건 100% 문제, 시장을 교란시키는 나쁜 행동이다. 가게 마다 차이가 날 수 있는 건 이해해도 같은 가게의 같은 제품이 손님에 따라 달라진다는 건 상거래에서 결코 납득될 만한 행동은 아니다.

점점 비싸지는 자전거, 근데 이게 비싸면 구매자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비싼 만큼 구매자도 늘고 있다. 왜 비싼 자전거를 사느냐고 물어보니 대부분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는 것이고 그만큼 성능 차이도 커서 비싼 자전거는 비싼 만큼의 성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자동차라면 그래도 납득이 되는데 딱히 모양이 특이하거나 형태가 다른 것도 아니고 바퀴 2개에 손잡이, 안장, 그리고 자전거 본체가 전부인 상황에서 선수용이나 전문가용이 아닌 이상 일반인이 타는 자전거의 성능이 좋아봤자 얼마나 좋고 차이가 날까 의구심이 가는 것도 사실

방송에서는 900만원대의 고가 자전거와 20만원대의 완전 저가 자전거, 그리고 150만원대의 중저가를 가지고 선수에게 타보게 했다. 아무래도 자전거 성능과 차이에 대해서는 사이클 선수들만큼 잘 아는 사람들도 없을 터.. 

정해진 서킷에서 전문가인 사이클 선수가 고가, 중저가, 최저가 자전거를 타고 정말로 성능 차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의 성능 차이가 있고 어떤 점이 다른지를 알아 본 간이 실험

일단 서킷 주행코스 통과 시간에서는 확실히 시간 차이가 났다. 900만원대 자전거와 150만원대 자전거는 3초 정도 벌어지고 900만원대와 20만원대 자전거는 10초 정도 차이가 벌어졌다. 

실험 그대로 이게 선수들이 타는 자전거라면 큰 차이, 소수점대의 초단위로 승패가 갈리는 경주에서는 이게 크지만 일반인이 탈 경우에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물론 주행성과 안전성, 페달과 안정의 편안함 등도 따져야 하겠지만 자전거 본연의 기능에는 큰 차이가 없다.

전문가의 평가는 다음과 같은데 고가 자전거와 저가 자전거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기 딱 좋게 설명해 준다.

비싸다고 해서 다 좋은건 아니라는 말, 실제 활용하는 가치는 낮기 때문에 비싼 만큼의 성능을 다 발휘하기 힘들다

결국에는 스피드 싸움, 속도 싸움에서 승패를 나누는 경주에서는 활용도가 크지만 50킬로 이상의 속도 보다는 그냥 취미로 즐기는 레져 수준에서는 그 속도만큼 타고 다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속도면에서의 활용 가치는 없다고 봐야 한다. 결국 해변이나 강가의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 편안하게 타는 자전거라면 값이 저렴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레이스를 할 목적이 아니라면, 여럿이 경주를 할 것이 아니라면 일반 저가 자전거를 타도 운동 효과와 기능은 똑같이 본다는 말이다.

내 친구도 처음에는 50만원대로 타다가 150만원대로 갈아 탔고 지금은 550만원대 자전거를 타고 있다. 보너스를 받으면 조금 더 비싼 자전거를 살까 고민중이라고 하는데 난 이게 유모차 전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굴러다니는 유모차들 보면 요즘에는 수백만원대의 명품 유모차들이 꽤 된다고 하는데 유모차가 왜 비싸야 하고 비싸면 뭐가 좋은지 크게 못 느끼겠다. 

어린 아기가 타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더 좋고 안전한 것을 태워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나 그게 따지고 보면 다 거품이고 쓸데없다. 저가의 일반 유모차라고 해서 엉터리 기준으로 나오는 불량 유모차는 시중에서 보기 힘들고 우리나라 상품 수준이 그 정도는 아니다. 수백만원의 유모차와 십만원대의 유모차, 심지어 물려 받은 중고 유모차가 심각한 성능 차이를 보이는 건 못 봤다. 자전거도 하나의 허세가 되고 명품처럼 겉치레 용도로 활용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탈색 시키는 용도로 변질 된 점이 없다고도 할 수 없는 노릇

친구에게 제수씨는 별 말 없느냐고 물으니 예상대로 별로 내키지 않아 한다고 한다. 20년지기 친구고 이 친구가 원래 허세와 거리도 있고 실용주의자이면서 낭비는 잘 하지 않는 친구라 크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 이 친구 출퇴근 코스가 일반 도로와 달리 쌩쌩 달릴 수 있고 꽤 거리도 되서 다른 사람보다 효용가치가 높은 건 사실이다. 그리고 본인이 정말 100% 만족해 하고 있고 이거 빼고는 다른데 쓰는 것도 없다. 자전거를 타면서 술담배도 끊었고 자전거 타는 걸 워낙 좋아해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외산 자전거였는데 국산은 몇 번 수리하면서 고생을 했고 (수리비가 문제가 아니라 수리횟수와 그에 따른 불편함, 출퇴근 중에 자전거가 고장나 멈추면 거리가 꽤 되는 출퇴근 길이라 고생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구매비보다 유지비에서는 확실히 차이가 좀 난다고 한다. 수입산이라 가격이 높게 책정된 건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전기차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미래 먹거리이자 국민 건강을 위해서도 자전거 만큼은 전기차와 함께 친환경 교통수단과 건강보조수단으로 가격 거품 제거 및 구매 지원에 대한 정책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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