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길어서 나누어 올린다.
학생들이 아침 식사를 막 마치고 난 이후 (일부는 식당에서 식사) 제주도까지 대략 1~2시간 정도 남아 있었기 때문에 객실에 가서 쉬거나 게임장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 시간 배는 맹골수도를 지나가고 있었다. 참고로 맹골수도는 맹골도와 거차도 사이의 물살이 빠른 수도(물길)을 말한다. 맹골도라는 섬 이름 자체가 맹수처럼 사나운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섬, 거차도라는 섬 이름 역시 거친 바다의 섬이라는 뜻으로 바닷길이 매우 위험하고 거칠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출발하였기에 오전 8시 근무 타임에 맹골수도를 지나게 되버린 3등 항해사. 방송에는 나오지 않지만 덧붙이면 변침 지시를 했고 실제 변침이 이루어졌는데 그 이유에 대해 법정에서 앞에 다른 선박이 올라왔다(?)라는 증언 때문에 잠수함 충동설, 제3의 선박 충돌설을 제기하게 된 원인 제공자이기도 하다. 물론 그 증언이 그런 썰을 뒷받침 하는 요건은 아니지만 그 증언으로 인해 여러가지 음로론 가설이 생겼다는 점은 확실하다.
조타수에게 키(배의 방향키)를 돌리라고 급하게 지시하는 3등 항해사, 키를 얼마큼 어떻게 돌렸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것이 최초 변침이 된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키를 돌리라고 지시한 이유는 앞서 설명대로...세월호 앞에 뭐가 나타나서라는.......이유인데 여러 추측이 있지만 대체로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맹골수도라는 구간을 처음 담당하다보니 긴장을 많이 해 멀리 보이는 선박을 보고 피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많이들 보고 있다. 실제 당시에는 다른 큰 배가 있었다. 다만...충돌하고 상관없는 거리에서 육안으로만 보이는...)
조타실의 기록과 학생들의 영상 기록 시간대를 보면 조타수가 배의 키를 돌린 시점과 학생들이 배가 기울였을 때의 시점이 비슷한데 영상 속 창문 커튼의 상황을 보면 배가 얼마나 심각하게 기울어 졌는지 알 수 있다. 정상으로 운행 하던 중 배가 처음으로 기울었을 때 학생들이 놀라 찍은 동영상에는 커튼이 거의 45도로 서 있다.
이렇게 큰 여객선의 배 커튼이 저렇게 세워지는 광경에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의 놀라는 일본 진행자들...
동영상 속 단원고 학생이 바닥(?)을 짚고 올라가려고 하지만 이내 미끄러져 내려온다. 이게 바로 최초 기울어졌을 때 상황
당시 복도 상황은 객실과 달리 큰 문제가 생긴다. 인터뷰에 응했던 학생도 친구들과 헤어져 지갑을 가지러 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복도에 있게 되는데 계단이나 자판기, 여러가지 물건들이 많이 있다보니 깔리거나 넘어지거나 떨어지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목격한 상황은 기절한 사람, 뼈가 부러져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 등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쳐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언론에 나온 소식 중에는 미성년 학생들과 인터뷰 하는게 어렵다 보니 성인 남자였던 화물기사분들과 인터뷰 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화물기사분들 인터뷰 내용도 대체로 첫번째 큰 회전에서 이미 부상을 당한 사람이 많았고 화상(아침식사/컵라면/온수), 골절도 많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판기에 깔리거나 계단에서 미끄러져 떨어지거나 하는 식인데 세월호에서 실종된 사람 중에는 식사 후 경치를 즐기거나 담배를 피는 등 갑판에서 휴식을 즐기다가 여기서 이미 바다로 추락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있기는 하다. (일본 자료에도 남학생, 여학생 이야기 중에 바다에 떠 있는 신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함)
이 남학생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복도에서 창 밖의 상황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 창 밖으로 화물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직접 목격하니 상황이 장난이 아니라는 걸 직감하게 된다.
일본 방송은 배가 사고를 겪게 된 첫번째 이유로 과적 상태에서 발란스가 안 맞는 불균형의 배가 3등 항해사와 조타수의 무리한 회전 반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면서 배가 45도로 기울게 되었고 그 상태에서 복원력이 생기지 않아 45도 이상 기울어진 그 상태로 머물다가 계속 무리하게 고속으로 전진하면서 결국 배 안으로 물이 스며들어 배가 침몰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학생들은 바깥의 상황 (사람들이 다치거나 배 밖의 바다 상황) 을 모르고 객실안에서 방송에만 의지해 대기하고 있었지만 지갑을 가지러 무리에서 떨어졌던 이 학생은 창 밖으로 본 풍경에 놀라 위로 올라가야 하는게 맞을 것 같다라는 판단에 신발과 양말을 벗고 복도를 기어 올라간다. (신발과 양말을 신고 있으면 미끄러지기 쉽다는 판단) 창밖의 풍경을 보고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한 학생은 밑에 있는 창문쪽에서는 구조 될 일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에 처음 주변에 있던 다른 친구들이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렸다고 한다. 그냥 여기서 가만히 있어야 한다며 위로 올라가는 이 친구를 말렸지만 45도 이상 기울어져 바닥조차 기어 올라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위쪽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친구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동했다고 한다.
겨우 복도 끝에 올라가 코너를 돌아 옆 복도로 진입한 순간 여학생 무리를 발견한 남학생
배가 기울어진 그 상황에서 셀카를 찍던 여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어라, 배가 침몰한다고 다급하게 외치자 그 때서야 여학생들이 당황해 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남학생의 증언과 연관지어 마찬가지로 간혹 학생들이 남긴 동영상을 보고 철이 없다라는 평이 있고 실제로 청문회에서 해경이 학생들이 철이 없어서 위기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씨부렸다가 두고두고 욕을 먹는데 철이 없는것과 위기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건 사실 연관성이 없다.
이렇게 큰 배가 침몰을 그렇게 쉽게 하리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어떤 큰 피해 상황을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기하고 놀라운 현상으로 볼 뿐이다. 이것을 두고 철이 없다고 보는건 정말 어리석은 행동이다. 더군다나 300명의 친구들이 함께 하는 상황, 다수의 분위기가 소수를 지배하는 형국이라 이건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300명의 동일 단체 성인들이 함께 있을 때 밖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괜찮다, 아무렇지 않다하고 즐겁게 떠들고 논다면 그 무리에 휩쓸리게 되는 건 원래 대중의 심리, 만약 단원고 학생이 2명, 5명 단위로 친구들끼리 따로 놀러 간 상황이라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다수의 심리에 의해 분위기가 정해지는 것이지 철이 없는 건 아니다. (실제 위험을 본격적으로 인지했을 때는 당연히 다르고 실제 단원고 학생들도 달랐다) 더군다나 미성년 어린 학생이 성인들이 하는 말을 따를 수 밖에 없는 것도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성인이 안전하다고 하면 아이들은 믿고 따르며 해맑게(괜찮다고 하니..) 하던대로 노는게 당연하다.
객실에 있던 친구들과 다른 사람들이 이 상황을 처음부터 믿지 못했던 이유(사고를 인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다른 친구들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지만 자신은 창밖으로 화물과 사람(?)이 떨어지는 걸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 바로 그 시간대 객실에 있던 아이들이 찍은 동영상에는 물이 들어오면 졸라 재미겠다~ 대박이다 라는 식의 장난어린 말이 엄청 많이 나온다. 수학여행 중에 생긴 뜻밖의 사고 정도로만 인식하고 모두가 황당해 하면서도 즐거운 수학여행 중 겪는 하나의 재미라는 생각은 일본 방송에서도 "다수에 의한 대중 심리" 때문으로 설명한다. 철이 없어서가 아니라 인지를 못하면 그 누구도 이럴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복도에 있는 이야기 속 남학생은 선수 화물라인 쪽 창가에 있었고 대부분의 학생 객실은 뒷쪽이라 화물이 안 보인다)
하지만 그 시각 학생들의 상황과 달리 선원들은 이미 배가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본선 위험합니다! 지금 배 넘어가 있습니다] 라고 무전을 날린다. 물론 그 상황에도 승객에 대해서는 일절 안내 및 구호는 없다.
배 넘어가요~ 이 무전이 날라갔을 때 상황의 학생들 모습은 기울어진 배에서 그냥 대기하는 모습이 전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으라는 명령은 국민들이 아는 것처럼 들어 본 적이 없다. (선실에 대기하고 있으라는 선내 방송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 하지만 구명조끼 착용하라는 안내 방송은 검찰 수사단계에서 추후 상황이 안 좋아지자 구명조끼를 착용하라고 안내 방송 했다는 내용이 있다. 아이들 동영상 복구 장면에는 없을 뿐인데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을 한 것이라 구명조끼 방송을 했다고 해도 상당히 늦은감이 있다),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은 모두 자기가 알아서 입거나 다른 사람들이 입으라고 말해준 경우다.
이야기 속 남학생의 이동 경로 좌측 창가 끝에서 위로 올라가 우측 복도로 간 다음에 다시 배의 좌측(기울어진 배의 위)으로 올라갔다.
이 학생은 처음 올라가고 우측 코너를 돌면서 여학생 무리를 발견, 구명조끼를 입으라고 한 다음 파란색으로 표시된 객실마다 들어가 구명조끼를 일일이 찾아 다른 친구들에게 건네주었다. 방 하나하나 일일이 미끄러져 내려가 다시 구명조끼를 찾아 올라오기를 반복, 탈출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에게 구명조끼를 나눠주고 입고 있으라고 했다. (아마도 여학생들이 주로 있던 소형 객실로 보인다,
방송에도 구명조끼를 나눠 받는 친구들이 여자 아이들이다) 하지만 빨간 구간에서 탈출은 멈추게 된다. 바닥이 벽이 되면서 엄청난 높이의 벽을 맨 몸으로 올라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가 사고 발생 37분 후로 이 남학생이 처음부터 맨발로 움직여 37분 동안 이동한 게 이게 전부였다. (그만큼 초기에 선원들이 승객들 안전을 위해 빨리 움직여도 모자르다는 말..그런데 방치했음)
참고로 우리나라는 사고 이후 세월호에 대해 침몰 탈출 시뮬레이션을 한 적이 있다. 물론 부상자, 도구와 장식품, 기구들이 쏟아진 상황(장애물)을 모두 염두하지 않았다는 반박도 있지만 시뮬레이션 결과 세월호가 처음부터 사고를 인지하고 모든 선원들이 승객들을 탈출 시켰다면 10분 이내 모두 탈출이 가능했다라는 결과가 있다.
단 전제조건이 훈련이 된 선원들이 모두 정해진 방법대로 승객들을 안내해서 탈출 시켰다라는 전제가 반드시 붙는데 이건 항공사고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수백명의 항공 승객이 빠르고 신속하게 탈출하는 장면을 보면 항공기 승무원들의 신속한 안내와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만큼 어떤 상황이든 승무원(항공,선박)이 정확히 행동하면 위급상황, 비상상황에서 탈출은 생각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선박구조를 모르고 비상구를 모르는 입장에서 승무원이 안내조차 해주지 않으면 정상적인 탈출은 불가능
세월호에 본격적으로 물이 차기 시작한 건 기울어지고 난 1시간 이후부터...지금으로부터 백년 전 거대 선박(1천명 가량 탑승)이 침몰 할 때도 모두 안전하게 탈출하는데 총 1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타이타닉호의 자매호/타이타닉은 총 3척의 동급배가 있었다) 그 때도 선원들의 행동이 중요했는데 1천명이 넘는 승객이 모두 안전하게 탈출했던 백년 전 사례를 보더라도 세월호는 시뮬레이션을 굳이 하지 않아도 선원들만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면 30분 이내 전원 탈출이 가능했으리라 본다.
기울어진 선체에서 바닥이 높은 벽으로 바뀜녀서 결국 탈출을 포기하고 부모님께 문자를 남김, 배의 상황과 함께 사랑한다라는 메세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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