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은 자르고, 이익은 키워야죠
손절매의 원칙
한 아저씨가 옷가게를 개업했어요. 아저씨는 정성스럽게 매장을 꾸미고, 손님들의 시선을 끌만한 예쁜 옷을 진열하기 시작했어요.
사장 아저씨는 여성 고객들을 위해 세 가지 드레스를 들여왔어요. 빨간색과 초록색, 그리고 노란색 드레스를 가게에 진열하고 손님들이 옷을 사러 오기만을 기다렸지요.
시간이 지나고 옷을 찾는 고객들이 하나 둘 발걸음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드레스를 구입하려고 매장을 찾은 여성 고객들은 하나같이 빨간색 드레스에만 관심을 두지 뭐겠어요.
옷가게의 사장님은 세 가지 색깔의 드레스를 똑같이 100벌씩 들여왔는데 빨간색은 판매를 하기 시작하자마자 날개를 단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벌도 남지 않고 몽땅 다 팔렸죠.
반면 노란색 드레스는 사람들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어요. 사장님이 보기에는 전혀 손색이 없는 훌륭한 옷인데 고객들의 눈에는 그다지 예쁘지 않나 봅니다. 어쩌다가 한두 명씩 노란색 드레스를 입어보는 고객이 있긴 하지만 그냥 도로 벗어놓을 뿐 지갑을 여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어요.
그래도 초록색 드레스는 노란색보다는 실적이 괜찮았어요. 빨간색 드레스처럼 불티나게 팔려나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열에 두세 명 정도는 초록색 드레스를 구매했거든요.
옷가게 사장님은 세 가지 드레스의 판매 실적을 놓고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요. 가게에 물건을 더 들여올 때가 되었을 때 무슨 색깔의 드레스를 제일 많이 준비했을까요.
당연히 빨간색이겠죠. 인기가 제일 높으니까요. 고객들한테 인기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팔리고, 이익도 많이 남는다는 뜻이잖아요?
이 사장 아저씨는 잘 안 팔리는 노란색과 초록색 드레스의 가격을 대폭 떨어뜨렸어요. 어떤 상품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할인을 하면 우르르 몰려들잖아요. 그런 효과를 노린 것이죠.
사장 아저씨의 생각대로 가격을 내렸더니 안 팔리던 노란색과 초록색 드레스의 판매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어요. 원래 잘 팔리는 빨간색 드레스는 세일을 할 필요가 없었어요. 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여전히 잘 팔렸거든요.
드레스 가게 사장님 이야기는 윌리엄 오닐이라는 분이 자신의 책에 남긴 거예요. 오닐은 미국 월스트리트의 투자 고수 중 한 사람이에요. 오닐이 드레스 이야기를 통해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요.
주식에 투자를 하다보면 보유한 종목 중 가격이 오르는 것도 있고 떨어지는 것도 있겠죠? 그러면 두 가지 종목 중에서 어떤 것을 팔고 어떤 것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할까요?
사실 이 문제는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아마 주식을 손에서 모두 털어내는 그날까지 투자자를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문제일 거예요.
오닐은 이런 고민으로 골치가 아픈 투자자에게 드레스 가게 이야기를 통해 한 수를 가르쳐주고 있어요. 드레스 가게 사장 아저씨가 어떻게 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까요?
잘 팔리는 빨간색 드레스는 창고에 물량을 더 쌓아 두었죠. 반면 안 팔리는 노란색과 초록색 드레스는 가격을 떨어뜨려서 재고 물량을 처분했어요.
이걸 주식투자에 대입하면 어떤 결론이 나올까요. 여기서 노란색 드레스는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종목, 빨간색 드레스는 상승하는 종목으로 볼 수 있어요.
즉 오닐이 투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을 더 사들이고 떨어지는 종목은 원래 산 가격보다 낮아도 붙잡고 있지 말고 팔아치우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주식투자를 할 때 '손절'이라는 것이 있어요. 어떤 종목을 샀는데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오를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것이 아니라 미리 기준을 세워놓고 그 선까지 하락하면 손실을 보더라도 팔라는 것이죠.
손절은 투자에서 아주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인데 이를 지키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아요. 주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싼 가격에 더 사들이고 오르는 종목은 떨어지기 전에 얼른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이들이 많아요. 오닐이 가르치는 것과 정반대죠.
주식을 언제 사고 팔아야 할 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투자 리스크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어요.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인데 오닐의 드레스 이야기에 담긴 메시지는 투자자가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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