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음식 짜장면의 발상지는 잘 알려진 내용처럼 인천이다. 인천에서도 항구쪽에 위치한 차이나타운이 출발지인데 우리나라 중화요리는 전통의 대가인 화교와 토종인들이 배워 나간 국내파로 양분되어 있다. 이름있고 유명한 전국구 중화요리집 다수는 화교들이고 국내파 중화요리집은 아직 그 수가 많지는 않다.
전통적인 맛을 찾으려면 화교가 운영하는 중화요리집을 가야하고 우리 입맛에 맞는 약간은 변화된 중화요리나 우리식의 중화요리를 맛 보려면 국내파가 운영하는 중화요리집을 가야 한다. 중화요리집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집들의 공통점은 배달인데, 아시다시피 배달은 거의 안하는게 보통이다. 배달을 주로 하거나 배달이 매출을 절반 가까이 된다면 맛으로 승부하기 힘들다. 배달이라는 것 자체가 음식 맛을 떨어트리는 것이고 음식 맛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음식은 식당에 가서 갓 만들어진 걸 먹어야 제 맛이다.
무엇보다 배달과 관련한 여러가지 문제들 (인력수급과 인력관리, 그리고 배달사고와 주문양에 따른 소비자불만) 을 주인이 커버하기 힘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진정한 맛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배달을 포기할 수 밖에 없을 뿐더러 그런 문제에 쏟을 역량을 음식에 쏟기 때문에 맛이 더 좋을 수 밖에 없다. 인천이 짜장면의 발상지고 인천 차이나타운이 강자라고 해도 화교 집단이 인천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오랜 역사를 가진 화교들이 전국 각지에 많다. 특히 서울에도 많이 있는데 서울에도 작은 규모의 차이나타운이 있는 만큼 중화요리의 전통맛을 위해 굳이 인천이나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수요미식회에서 선정한 각 지역의 대표 중국집들
그 중에서도 인천 2곳, 서울 2곳이 최종적으로 미식회 판정에 올랐다.
원래 진짜 맛집은 그 지역 사람들이 먼저 찾고 잘 알아야 한다. 사실 인천의 차이나타운은 맛집들이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면이 크다. 최근 들어서 주변 단지가 조성되고 관광단지로 탈바꿈하면서 미디어 노출에 따라 더 많이 알려졌을 뿐이지 인천의 차이나타운, 특히 차이나타운이 위치한 지역 대부분은 인천 사람들에게서도 약간 소외된 지역으로 인천 토박이들도 맛 때문에 찾는 곳은 아니었다.
인천 사람들은 차이나타운 보다는 연안부두를 많이 찾는데 지금도 연안부두에 맛집과 볼것이 더 많고 인천이라는 곳의 특징이 타지 사람들이 많은 것인데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이 많아 전라도나 경상도, 충청도 음식도 맛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느 곳이나 비슷하겠지만 연안부두에서도 각 지역에서 상경한 분들이 직접 운영하는 토속적인 음식점이나 횟집이 많다.
30대 연령 이후의 인천 사람들은 중/동구에 거주하지 않는 한 거의 대부분 차이나타운의 존재를 잘 알지도 못 했을 뿐더러 안다고 해도 음식을 먹기 위해 찾는 경우는 거의 드물었다. 지금도 잘 알려져 있는 신포시장의 닭강정이나 만두, 메밀국수(소바)가 더 유명했고 더 많이 찾았다. 교통편도 별로 좋지 않고 월미도나 연안부두와도 가는 방향이 조금 달라 특별히 찾을 일이 없던 곳이 차이나타운이다.
차이나타운 주변의 마을들은 대부분 옛 모습을 많이 가진 동네인데, 그건 반대로 굉장히 어렵게 사는 동네라는 뜻도 된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 지역은 별로 부동산 투자로 재미보기 힘들다는 인식이 강하고 거주지 보다는 산업단지가 많아 상업지도 발달하지 못한 곳이다. 공장이 많고 대형 화물트럭이 많은 곳이 이 주변이라 일반인 왕래도 많지 않지만 주변 노동자들 역시 연안부두쪽으로 회식을 주로 가기에 차이나타운은 그야말로 관광지와는 조금 거리가 먼 오리지널 화교촌이다. (물론 오리지널 화교촌의 차이나타운이 진짜 차이나타운의 본 모습이었지만..)
중국집의 대명사 공화춘, 이 공화춘이라는 곳에서 짜장면이 출발했다고 알려져 있고 관광명소로 지금도 성업 중이다. 차이나타운에 가는 관광객 대부분은 이 집에서 짜장면을 먹는다. 최초의 짜장면을 먹기 위해서다. 하지만 원래 관광지라는 것이 약간 변질될 수 밖에 없고 처음 본래의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다. 공화춘은 원래 지금 공화춘이 아닌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었고 (지금은 근처에서 박물관으로 운영중) 관련자들도 뿔뿔이 흩어져 전통이 이어지지는 않았다. 물론 외손녀 되시는 분이 차이나타운 안에서 같은 중국요리집을 운영하지만 공화춘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나가고 있다고 보기에는 역시 부족한게 많다.
인천 사람들은 잘 안 먹고 잘 찾지 않는 곳이다보니 외지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공화춘에서 줄 서서 먹는 짜장면도 이름만 공화춘일 뿐, 관광객들이 생각하는 그 집과는 거리가 멀다. 공화춘이라는 이름을 등록해서 사용했을 뿐이며 주인도 화교가 아닌 우리나라 사람이다. 쉽게 말해 공화춘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는 한국인 중국집이다. (물론 외손녀처럼 공화춘 설립 가문에서 공화춘 이름을 가지고 소송을 걸었지만 후손들이 패소했다. 후손들은 자신들의 가게 이름이라고 주장했지만 뭐..법이라는게 누가 먼저 등록했느냐가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나 역시 공화춘에서 중화요리를 시켜 먹은 적이 있다. 세트로 먹었는데 값이 장난아니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외지인들이 다수다보니 그럴 수 있는데 동네 중국집 수준값보다는 훨씬 비싸고 고급 중화요리집 수준 정도인데 맛은 기대보다 못했다. (공화춘에서 저녁을 먹고 잔 날 진심으로 나는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배앓이로 고생을 좀 했다). 요리를 주문할 때 음식메뉴보다 값이 먼저 눈에 들어올 정도로 비싸다는 생각부터 들었던 곳이다.
다른 차이나타운도 마찬가지지만 차이나타운에 가게 되면 한국 손님보다 화교 손님들이 더 많은 중국집을 선택하는게 제일 좋고 한글보다는 한자로 되어 있는 집 (뭐 대부분 중국식이라 한자가 많지만...) 이 그나마 낫다. 아는 화교가 있다면 화교들이 가는 차이나타운 중국집을 추천받는 것도 좋다. (내가 아는 화교들 전부 차이나타운에 가면 꼭 가라는 집이 있는데 거기가 인천 차이나타운의 진짜 맛집이라고 하더라..공화춘은 차이나타운 제일 안쪽에 있지만 화교들이 전부 추천한 곳은 차이나타운 정문쪽이라는 게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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