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와 눈길 때문에 발생한 고속도로 추돌사고, 전부 날씨탓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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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자동차

안개와 눈길 때문에 발생한 고속도로 추돌사고, 전부 날씨탓은 아니다

by 깨알석사 2015.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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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1일 인천 공항고속도로에서 발생한 105중 추돌사고가 국민적 관심이 된 적이 있다. 보통 3중 추돌만 나도 와~ 하던것이 5중에서 10중으로 늘면서 1단위에서 10단위로 늘기 시작했고 20중, 30중, 50중, 80중, 이제는 100단위 105중 사고까지 나올 정도로 고속도로 추돌사고의 범위는 물론 피해대수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서 가만히 생각해 보자. 자동차는 더 좋아지는데 예전에는 거의 없던 이런 고속도로 대형 추돌사고는 왜 요즘들어 점점 많이 생길까? 물론 누구는 차량대수가 많아지니 추돌사고도 많아진다고 하지만 그건 사고건수가 늘 뿐이지 연속 추돌과는 큰 상관이 없다. 고속도로에서의 연속 추돌은 고속도로 통행하는 차들에게서는 생기는 일이기 때문에 예전보다 추돌사고 건수는 많아질수는 있어도 연속 추돌, 연중 추돌은 예나 지금이나 드물 수 밖에 없다. 답은 하나다. 자동차가 편리해지면서 운전 조작이 쉬운 것도 있지만 운전 조작이 쉬운 만큼 안전운전은 물론 방어운전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특히 놀이동산에 있는 카트를 볼 때마다 지금 나오는 차들이 저 카트와 뭐가 다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악셀을 밟으면 가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서고, 시동을 키고 끄는 단순한 조작만 가능하게 만들어져 있어 고등학생 운전사고는 물론 여성 운전자들 사고도 많아졌다. 남자라고 예외는 없다.

 

 

저 스틱은 못하는데요... 이런 남자 의외로 정말 많다. 자동차라는 것이 내가 조작해서 움직이는 이동수단인데 기어를 넣을 줄 모른다니, 놀이동산 카트를 무시할 수 없는 극단적인 사례다. 면허시험의 간소화도 역시 한 몫한다. 깨알은 노후를 위해 그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택시면허와 대형면허까지 모두 취득해 두었다. 무슨일이 생겨 놀게 되었을 때 그냥 놀고 먹을 수는 없지 않는가? 자격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들은 자격을 미리 갖추어두면 좋을 수 밖에 없다. 대형면허를 따는데 대형면허는 아시다시피 간소화 정책과 무관하다. 예전과 똑같다. 대형면허반 아저씨들과 함께 대기시간에 소형차 면허반 시험을 구경한 적이 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몇십미터 그냥 쭉 주행하고 뭐 깜박이 켜는가 싶더니 합격~ ㅡ.,ㅡ;;; 자동차를 일직선으로 몇십미터 앞으로 전진하는게 주행의 전부라는 것에 경악했다. 대형면허반은 어떤가. 대형면허 자체가 운전 경력 1년 이상에다가 이미 1종/2종 면허가 있는 사람들 아닌가. 그럼에도 우리들은 코스는 물론 버스를 몰고 언덕과 과속구간까지 동일한 시험을 보는데 저 사람들은 저렇게 배워서 도로에 나간다고 하니 아찔했다. 저 사람들이 나중에 대형면허 딴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찔했다. 옆에 아저씨들이 우와~ 진짜 면허를 거져 먹는구나. 세상 좋아졌네~ 하시는데 그 와중에 썬그라스만 안 썼을 뿐이지 하얀색 면 백장갑 끼고 시험 보는 여자분들 꽤 있었다.

 

 

저 사람들이 바로 도로로 나가서 똑같이 운전을 할텐데 도로에서는 운전자간의 상호 신뢰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함에도 방어운전 개념이라도 알까 싶을 정도로 오히려 소형면허(125cc 원동기, 일명 오토바이 시험) 보다도 더 쉬워 보였다. 소형면허까지 경험한 깨알로서는 코스만 딸랑 돌아나오는 소형면허가 자동차 운전면허 시험보다 백배는 더 어려워 보였다. 이게 다 자동차 회사의 로비 아니겠는가. 사람들이 간소화를 왜 하는지 모른다는데 자동차가 포화시장이 되면 당연히 판매가 어렵고 공장 가동은 물론 생산직 직원들 일감도 줄어들 것이 뻔하다. 면허가 간소화되어 애나 여자들이나 쏟아져 나온다면 남자가 독식하던 로드 파이터 시장이 2배로 늘어남과 동시에 비슷한 비율의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니 간소화가 될수록 자동차 판매는 잘 될수밖에 없다.

  

 

영종도 공항고속도로가 발생하기 한달 전 1월 16일에도 중앙고속도로에 43중이라는 어마어마한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23명이 부상 당했고 이 안에는 임산부도 포함되어 있다. 그날의 뉴스를 잠깐 보자.

 

 

 

중앙고속도로에서 43중 ‘추돌사고 발생’, 23명 부상…“충격”

 

 

강원도 횡성 중앙고속도로에서 23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 사고 원인이 주목받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14분쯤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중앙고속도로 부사방면 345km 지점에서 차량들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43중 추돌이라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최초 사고차량이 가드레일에 부딪혀 멈춰선 데 이어 뒤따라오던 차량들이 결빙노면으로 제동력이 크게 떨어져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연속으로 추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내린 비가 눈으로 바뀌면서 도로가 빙판길로 변했고 제동력이 떨어져 감속을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예상 중이다. 현재는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에 있다.

 

 

해당 사고로 중상 4명, 경상 19명 등 총 2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부상자 중에는 임산부도 1명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또한 해당 사고 여파로 해당구간의 전면 통제가 실시 됐으며 사고차량이 이동 조치되면서 낮 12시 5분쯤 재개됐다

 

 

 

 

.초등학교를 나왔다면 이 뉴스를 보고 이렇게 판단할 것이다. 오전에 비가 내렸고 눈으로 바뀌면서 도로가 빙판길로 변한 상황에서 감속을 못해 발생한 추돌사고. 결국 사고의 원인은 날씨탓이다. 추돌사고, 특히 연중 추돌사고는 모두 안개/비/눈이 꼭 등장한다.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이 경우에 해당하는 상황도 있지만 일부는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앞차가 사고가 나자마자 뒤에 오던 차가 그대로 박아버리고 그 뒤로 연속으로 시간차 없이 계속 사고가 나는게 일반적이고 우리들이 생각하는 추돌사고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팩트를 보면 다르다. 최초 사고차량은 날씨로 인한 빙판길 미끄러짐으로 인해 자력으로 사고가 난 것이 맞다. 그게 사실 뉴스에서 말하는 내용의 해당 사항이다. 이 자동차가 사고를 당한 후로 1차로에 멈추어져 있었는데 그 뒤로 오던 후속차가 추돌을 한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1차로에 멈춘 차가 후속조치를 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것이 오히려 포인트다.

 

 

혼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충돌이 있었는데 그 뒤로 바로 오는 차가 없어서 추돌은 없었다. 한참 후에 등장한 후속차들이 뒤늦게 발견하고 피해 가지만 얼마 못가 결국 43중 추돌이 발생한다. 후속차가 없으니 갓길로 차를 뺄 수 있었음에도, 또는 후속차량에 위험을 알릴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그렇지 않아서 사고가 더 커졌다는 뜻으로 이것은 환경으로 인한 부득이한 사고가 아니라 인재사고다. 이 사고가 있고 난 2주 뒤 교통사고 관련 뉴스에 나온 한 토막을 소개한다. 

 

지난 16일 강원도 횡성 중앙고속도로 하행선에서 벌어진 43중 추돌 사고의 발단은 도로 위에 방치된 준중형차 라세티 한 대였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윤모(58·주부)씨는 자기 차가 1차로를 가로막은 상태 그대로 둔 채 갓길로 몸을 피해 보험사 조사원이 오기만 기다렸다.

편도 두 차로 중 한 차로가 막히자 뒤따르던 차가 위태롭게 곡예 운전을 벌였고, 약 4분 뒤 한 SUV 차량이 윤씨 차를 피하려다 찻길 오른쪽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후 차 량 40여대가 연쇄적으로 부딪치면서 큰 사고로 번졌고, 임신부를 포함한 3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안개가 많이 낀 날씨와 도로에 방치된 차가 화(禍)를 키웠다. 운전자 윤씨는 "보닛에서 연기가 나는데,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보험사 직원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43중 추돌사고 역시 빙판길, 눈, 비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날씨관련 교통사고이지만 최초 사고자만 해당되는 내용이고 43중 추돌사고의 진실은 차로를 막고 있는 차를 두고 보험사 직원이 오기를 기다리다가 도로에 방치된 차를 뒤늦게 발견한 차들이 빙판길에 역시 피하지 못하고 사고가 난 것으로 이 사고가 다중 추돌사고에서 그나마 사고의 원인이 밝혀진 것은 바로 그 구간을 촬영하고 있던 고속도로 CCTV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뉴스에서는 1차로를 막고 있다라고 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더 상황이 심각해 진다.

 

 

차로가 2차로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1차로를 막은게 아니라 중앙벽면과 충돌 한 이후에 차가 대각선 사선방향으로 1차로와 2차로에 걸쳐 옆으로 걸쳐 가로막게 된다. 지나가려면 2차로와 갓길로 피해가야 하는데 이 구간이 하필이면 곡선구간, 즉 코너다. 일직선 상황이라면 차가 옆으로 있든 정면을 보든 뒤에서 충분히 인지가 가능한데 코너 구간이라서 코너에 진입하고 나자마자 사각지대를 벗어나면서 바로 차가 보이기 때문에 차는 갓길로 피해도 가드레일과 충돌할 확률이 높아진다. 자동차를 방치하면 더더욱 안되는 구간이었던 셈.

 

 

공개된 영상을 보면 일행이 나와서 차량 후면 (중앙선) 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데 갓길로 가지 않는건 (뉴스에서는 갓길에서 보험사를 기다렸다고 하지만) 코너구간이라 갓길이 더 위험했고 사고차를 피해가려면 2차로와 갓길을 걸쳐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갓길에 있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뉴스에도 나오지만 약4분 뒤 두번째 차량이 사고 (영상에도 나오지만 피하다가 혼자 가드레일과 충돌, 추돌은 아님) 가 나는데 이 4분이라는 시간 동안 후속조치가 없다. 4분은 생각에 따라 길수록 짧을수도 있다. 혹자는 차를 밀고 가는게 더 위험하다라고 하는데 후속차가 없다면 미는게 맞고 일행이 3명이었기 때문에 차를 밀지 않거나 방치할 것이었다면 겉옷을 벗어 손짓과 옷짓으로 뒤차들에게 사고가 났으니 서행하라는 주의를 나서서 해주었어야 한다. 뉴스 말미에 "후속조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추돌사고의 원인이라는 뜻이 된다.

 

 

강원지방경찰청 CCTV 영상을 보면 후속차가 오기까지 시간이 오래걸려 필름감기를 할 정도로 지나가는 차가 없다. 실제 고속도로 코너구간을 옆으로 다 막고 있는것과 다를바 없어 다른차가 와서 사고가 나는건 거의 예상이 되는 상황, 이 상황에서는 무조건 차를 밀어내던지 혼자이거나 차를 밀 상황이 아니라면 보험사는 나중 일이고 뒷차에게 손짓 발짓, 옷을 벗어 휘두르면서 차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서행하도록 주의를 주었어야 한다.

 

 

사고가 났어요. 보험사를 부르고 기다릴꺼에요. 차는 고속도로를 막고 있는데 그냥 두고 있어요. 빙판길이라 미끄러졌는데 다른 차는 빙판길이지만 제 차를 알아서 피해가겠죠? 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유투브에 영상이 마침 있어 링크 걸어본다. 덧글들이 어머어마하다. 43중 추돌 사고 비용은 전액 저 아줌마가 책임져야 한다고 난리다. 임산부까지 있으니 사람들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 경황이 없다고 하기에는 너무 쉽게 후속차도 없는 상황에서 방치한 잘못이 크다. 사고가 나자마자 뒷차가 연속으로 부딪힌 연중추돌과 다르다. 보험사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할 정도니 그 시간적 여유는 가히 공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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