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라는 말을 난 100% 공감한다. 확실히 미인을 얻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과감한 용기를 보여 주어야만 미인도 흔들린다. 지금까지 수 많은 남자들에게 프로포즈를 받았겠지만 용기 있는 자 보다는 외적인 요소, 재력이나 외모로 접근하는 사람이 더 많을 수 밖에 없어 용기와 거리가 먼 남자들이 그녀에게 더 많았을 수 밖에 없다.
접근하는 남자는 용기 보단 능력이 되는 남자일 확률이 높고 용기가 전부인 남자는 그런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기에 결국 용기를 내지 못할 때가 많다. 용기를 내면 미인을 얻을 확률이 더 높음에도 스스로 안될꺼야라고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
나 역시 그랬다. 처음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고 환하게 웃는 그 모습에 반했던 여자가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미인이라고 말할 정도로 주변에서도 늘 인기를 한 몸에 받던 그녀다. 외모 뿐 아니라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당연히 그런 그녀에겐 많은 남사친 남자가 있었다.
친구의 여자친구 친구였던 그녀는 그렇게 나와 처음 알게 되었지만 그녀에게 눈에 띌 정도의 남자는 되지 못했다. 한 두번의 만남이 있고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미인들이 그러하듯 속 빈 강정처럼 남자는 많은데 정작 남자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달라진 건 없다. 수 많은 사람들이 도전했을 건 뻔하다. 가진 것도 없고 이제 막 군대 갈 날만 기다리던 나는 더더욱 볼 것도 가진 것도 없는 그냥 그저 그런 부류 중 하나였다.
집 방향이 같아서 (옆 동네) 몇 번 모임 후 집에 갈 때 같이 가게 된 적이 있다.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번호를 주고 받게 되고 동네 이웃이다보니 가끔은 둘이 밥을 먹는 경우가 있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도 그런 저런 여러 남사친 중 하나가 된 것이다. 그렇게 어영부영 마음은 있지만 내색하지 못하던 시절, 군대 입대일을 한 달 남기고 용기를 냈다, 지금까지는 거절 당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컸고 거절 당하면 얼굴 보는 것도 껄끄러울 것 같아서 미적미적 되었지만 군대 입대일을 코 앞에 두니 그런 걱정이 사그라진다. 어차피 거절 당해도 군대 가면 그만이고 군대가면 못 보니 부끄러워 할 이유 따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사랑에 대한 용기라는 것이 꼭 자연스럽고 내면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때로는 우연히, 상황에 따라 운명처럼 용기를 낼 때가 있고 용기를 가질 수가 있다. 내가 입대를 하지 않았다면 난 용기를 절대 내지 못했을 것이다, 어차피 입대하는 것이 확정된 이상, 거절 당했을 때의 일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거절 당해서 못 만나나 군대가서 못 만나나 결과는 똑같기 때문,
결론만 보면 역시 용기 있는 자는 미인을 얻는다, 나의 진지한 용기에 그녀는 1분도 안 걸려 OK 싸인을 보낸다. 오늘부터 1일은 너무 쉽게 순식간에 벌어졌다. 칙칙할 것 같던 군대는 더 이상 칙칙하지 않았다. 입대할 때 훈련소도 같이 따라와 주었고 꽤 먼 곳이라 면회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는데 그녀는 혼자서 면회도 왔다. 부대에선 여자친구 면회의 경우 무조건 "외박"으로 끊어주는 암묵적인 룰이 있어 우린 면회소 밖으로 나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는 군대를 갔기 때문에 쉽게 그녀가 응했고 만났을 것이라 하지만 그건 뒷 이야기를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물론 그녀와 결혼까지 통과한 건 아니지만 전역 후 5년 동안 꾸준히 연인 관계를 지속한 건 물론이다. 당시 친구 다섯이 그녀를 모두 좋아했는데 내가 낚아챈 것에 지금도 말이 많다. 어떻게 가능했고 무슨 짓을 했냐고 말이다. 난 그럴 때마다 같은 말을 한다.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난 정말로 좋아한다라고 먼저 고백을 했을 뿐, 너희들과 다른 건 없다고 말이다. 용기 있는 행동 덕분에 칙칙할 것 같던 군생활은 예쁜 사랑 편지로 충분히 버틸 수 있었고 생전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 여겼던 여친의 부대 면회는 나에게 큰 활력소가 되었다.
전역하고 민간인이 되어 다시 알콩달콩 사랑을 이어나가던 날 내가 묻는다. 왜 그 때 내 고백에 바로 응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그녀가 말한다. 많은 남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사랑을 속삭였지만 진심으로 자길 좋아한다면서 사귀자고 한 남자는 없었다고 말이다. 사귀자는 남자는 있었지만 그런 남자에게서는 좋아해서라는 본질적 이유가 빠졌고 좋아한다라는 말을 한 남자는 사귀자라는 말을 정작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용기내어 말을 하지만 너 나랑 사귈래? 싫음 말구, 아님 말구식의 진정성 떨어지는 경우 VS 좋아하지만 용기를 내지 않은 경우)
오늘은 사랑 노래를 찾던 중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년을 음악다방 노래로 선곡해 봤다. 그 때 용기를 낸 덕분에 우리 벌써 사귄지 1년? 우리 벌써 사귄지 2년? 이랬던 적이 있는데 그 때 그 말이 떠 올라 오늘의 음악다방 곡으로 선정해 본다. (물론 노래 가사는 정작 헤어진 지 1년을 말하지만...)
처음이라 그래 며칠 뒤엔 괜찮아져 그 생각 만으로 벌써 일 년이
너와 만든 기념일마다 슬픔은 나를 찾아와
처음 사랑 고백하며 설렌 수줍음과 우리 처음 만난 날 지나가고
너의 생일에 눈물의 케잌 촛불 켜고서 축하해
I believe in you I believe in your mind
벌써 일 년이 지났지만 일 년 뒤에도 그 일 년 뒤에도 널 기다려
너무 보고 싶어 돌아와 줘 말 못했어 널 보는 따뜻한 그의 눈빛과
니 왼손에 껴진 반지보다 빛난 니 얼굴 때문에
I believe in you I believe in your mind
다시 시작한 널 알면서 이젠 너 없이 추억을 만드는 너라는 걸
내가 기억하는 추억은 언제나 지난 웃음과 얘기와 바램들
또 새로 만들 추억은 하나 뿐 내 기다림과 눈물 속 너일 뿐
I believe in you I believe in your mind
다시 시작한 널 알면서 이젠 너 없이 추억을 만드는 너라는 걸
I believe in you I believe in your mind
벌써 일 년이 지났지만 일 년 뒤에도 그 일 년 뒤에도 널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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