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fart, 屁)의 어원은 방기(放氣). 공기를 방출한다는 뜻이다. 방귀는 장 속에 있는 공기가 항문을 통해 빠져나오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차별 없이 평등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뀐다. 소리의 강약과 진동, 냄새의 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방귀는 포유류의 전유물이 아니다. 포유류와는 소리가 다르지만 적어도 몇몇 변온동물(외부 온도에 의해 체온이 변하는 동물)은 항문, 배설강, 직장에서 가스를 배출한다. 이들에게 방귀는 배설물이 배출되는 과정의 일부다. 파충류인 뱀은 소화기관 내부의 박테리아에 의한 소화 작용으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방귀를 뀐다. 청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도 방귀를 내보낸다. 꽁무니에 하나밖에 없는 관을 통해 부레에서 공기를 배출한다. 물고기는 관의 크기나 항문 틈의 근육을 변화시킴으로써 흘러나오는 기포는 물론 그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런 물고기는 자기보다 힘이 센 포식자에게 혼란을 주고 자기 무리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방귀의 곡조’를 이용하기도 한다.
방귀 하면 스컹크를 빼놓을 수 없다. 족제비와 비슷한 스컹크는 꼬리는 길고 귀는 작은 땅딸막한 몸집(중형 60~80cm)이지만 방귀에 관한 한 천하무적이다. 스컹크의 방귀는 분무기와 마찬가지로 액체 상태의 최루성 성분이 들어 있는 화학약품이다.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항문 옆에 있는 한 쌍의 발달된 항문선(액취선)에서 악취를 발사한다. 발포한 냄새는 3~4m, 심지어는 1km까지 퍼진다.
소나 양, 염소 등 반추동물(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의 트림과 방귀가 지구 온도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메탄가스의 약 20%가 소의 트림과 방귀에서 나온다. 소 한 마리가 1년 동안 내뿜는 메탄의 양은 40~50kg에 이른다. 메탄가스의 정체는 바로 소의 위에 있다. 반추동물은 여러 개의 위를 가지고 있다. 사람이 섬유질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데 반해 반추동물은 섭취한 풀 속에 있는 섬유질을 거뜬히 소화시킨다. 앞에 있는 위에서 먼저 먹이를 발효시켜 섬유질을 소화하기 쉽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메탄이 발생한다. 메탄은 트림이나 방귀를 뀔 때 체외로 방사된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 온난화에 더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축업이 발달한 뉴질랜드, 덴마크에서는 한때 소에게 세금을 매기는 ‘가축 방귀세’를 검토한 적이 있다.
반면 특이하게도 캥거루는 친환경적인 방귀를 뀐다. 위 속에 특별한 박테리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풀을 소화시키고도 다른 가축과는 달리 메탄가스를 방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은 하루에 평균 15번 정도 방귀를 뀐다. 방귀는 수술 후의 회복기에 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보기도 한다. 하루에 배출되는 방귀 가스의 양은 0.5~2L 정도다.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방귀를 자주 뀐다.
방귀 소리는 가스의 양이나 압력, 항문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통로가 좁으면 같은 힘을 주더라도 방귀 소리가 크다. 밀어내는 힘이 세거나 변비 때문에 방귀가 나가는 길이 막힌 경우에는 방귀 소리가 더 크게 난다.
방귀의 가스는 음식물 중에서 섭취한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당과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되는 과정에서 소화되지 않은 일부 영양소가 장내 세균 활동에 의해 발효돼 생성된 것이다. 장내 가스를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올리고당이 많은 과일과 채소 등이 있다. 특히 콩 종류에 많다.
올리고당은 구조 단위가 2~10인 다당류로, 다당류 가운데 구조가 비교적 간단하고 용해도나 맛, 화학적 성질 따위가 단당류와 비슷하다. 올리고당은 장에서 소화가 잘되지 않아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돼 가스를 만들어낸다. 밀가루, 감자, 옥수수 등 복합 당질 음식도 완전히 흡수되지 않고 장으로 내려가면 장내 가스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방귀 냄새는 섭취한 음식의 종류와 양에 의해 결정된다. 냄새는 장내 가스로 인한 것이다. 가스는 질소, 수소,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유의 냄새를 내는 것은 아주 소량으로 존재하는 유황 함유 화합물 때문이다. 유황 성분은 거의 아미노산에서 생긴다. 육류나 달걀 같은 고단백 음식에 많이 들어 있다.
방귀 냄새가 심하면 대장 관련 질환이나 소화기 질환을 의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연관성이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방귀에 벤조피렌 등 발암성 물질이 함유돼 있어 방귀를 참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방귀를 참으면 가스가 몸에 남는다? 그렇지 않다. 참은 방귀는 대부분 대장의 점막에 있는 모세혈관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된다. 혈액을 타고 온몸을 순회한 방귀의 일부는 콩팥을 통해 오줌으로 배출된다. 또 혈관을 타고 폐로 가서 호흡할 때 코와 입으로 나오기도 한다. 즉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코와 입을 통해서 방귀(실제 콧방귀)를 뀌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방귀를 너무 오래 참으면 장에 가스가 차서 복통을 일으키거나 소화 능력을 떨어뜨리므로 건강에 좋지 않다.
방귀는 애써 참지 말고 시원하게 밖으로 배출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에도 좋고 기분도 상쾌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방귀, 참는 게 미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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