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야공주 이야기 (Story of Princess Kaguya,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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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가구야공주 이야기 (Story of Princess Kaguya, 2013)

by 깨알석사 2014.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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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작품으로 TV시리즈 ‘루팡3세’(1971),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1974), ‘빨강머리 앤’(1979)의 작품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애니메이션으로 가구야공주 이야기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설화인 다케토리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설화와 애니에서의 차이는 이름 설화에서는 공주님을 데려다 키워서 [가구야 공주]라고 하였지만 애니에서는 이름을 지을 때 원래 이름 자체가 가구야공주로 지었기 때문에 [가구야공주]가 된다. 영화 제목도 가구야공주로 띄어쓰기 없이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케토리 모노가타리(일본어: 竹取物語 たけとりものがたり)는 일본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이야기로, 대나무 이야기라는 뜻이다. 대나무장수 할아버지 이야기(다케토리 오키나 모노가타리(竹取翁物語解)), 또는 가구야 공주 이야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만든 해, 지은이는 알 수 없다. 일본 표음문자인 가나로 쓰인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일본 고대가요집인 만요슈 16권 3791번째 노래에 "대나무 장수 노인이 선녀를 부른다"라는 구절이 있기 때문에 서로 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한다.

설화인 다케토리 이야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구야공주 이야기의 전반적인 내용과 같다)

대나무를 팔아 생계를 꾸려가는 할아버지가 대나무 안에서 손가락만한 크기의 공주를 데려다 키운다. 공주의 이름은 가구야. 가구야가 일정한 연령으로 장성하자 명문가의 자제 5명이 앞다투어 가구야에게 청혼을 해온다. 그들은 가구야가 요청한대로 상징적인 혼수품을 찾아 각지를 수소문한다. 그러나 다섯 사람 모두 성공하지 못한다. 그 다음은 천황이 친히 가구야에게 청혼을 한다. 가구야는 보름달이 뜰 때까지 기다려 주시기를 청한다. 드디어 보름달이 뜬 그날, 달나라로부터 굉장한 행렬이 지상으로 와서 가구야를 모시고 간다. 가구야를 키운 조부모에게는 풍부한 선물을 남겨 놓고...

가구야공주를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깨알의 스포일러는 보지 않는게 좋다. 100% 장담하는데 선입견을 가지고 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보고 느끼는 것 제일 좋고 그 다음에 해석을 하는게 순리인데 해석부터 들어가면 재미도 없고 의미 전달도 안된다. 애니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설화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르다. 전개방식은 비슷한데 결말이 다르고 가구야 공주가 내려온 이유와 돌아간 이유도 설화와는 다르게 해석되어 있다. 가구야공주 이야기 애니가 설화 보다는 확실히 짜임새가 좋고 시나리오가 좋다. 눈치를 챈 사람도 있겠지만 설화 자체가 불교적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불교문화권에서는 이해하기가 매우 쉽고 공감하기가 좋다.

그렇다고 불교영화는 아니다. 동양의 설화들은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 불교적인 사상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 애니가 마음에 드는 건 일본 애니이면서도 오히려 일본스럽지 않고 불교적 애니이면서도 불교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불교의 발상지가 일본이 아니다보니 이 두가지 요소가 겹치면서 가장 일본스럽지 않은 일본 전통 이야기가 되지 않았나 싶은데 일본 애니에서 은연중에 무의식을 세계를 건드리는 일부 요소들이 속속 숨어있는 경우가 꽤 많다. 오히려 그런 부분을 드러내고 싶어도 이런 설화 자체가 일본 고유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거나 변형된 것들이 많아서 일본 영화, 한국 영화, 중국 영화, 인도 영화 등으로 따질 필요없이 공감하기가 쉽다.

설화 자체가 다양한 의미와 철학적 요소를 가지고 있어 가구야공주 이야기에서도 그런 요소를 많이 볼 수 있는데 무엇보다 인상 깊은 건 이 영화를 보는 사람의 직업, 위치, 가족관계, 연령, 성별에 따라서 관점이 모두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갓 태어난 딸을 둔 아빠, 딸 시집을 보내는 아버지, 딸을 둔 엄마, 딸로 자란 소녀, 아가씨, 아내, 할머니, 남자의 관점, 여자의 관점, 특히 연령에 따라서 어린이가 볼 때와 청소년이 볼 때, 성년이 보는 것과 중년이 되어 보는 것, 마지막으로 노년이 되어서 보는 것은 이 설화를 보는 각 연령별 대상의 관점이 완전히 다를 수 밖에 없게 짜여져 있다. 철학적 불교요소를 담고 있어서다. 

영화의 핵심은 이미 포스터 문구에 나와 있다. 죄와 벌, 죄를 지었고 그에 따른 벌을 받는 내용이다. 그 죄 보다 벌이라는 것에 대해 풀어쓴 이야기로 보는 이에 따라서는 그저 아름다운 이야기 일수도 또는 가장 가혹한 이야기 일수도 있다. 물론 결말만 보면 세상에서 가장 가혹한 이야기다.

이 영화는 나중에라도 꼭 다시 봐야 한다. 그림체도 너무 이쁘지만 담고 있는 내용도 너무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내용을 해석하는 기준도 인생의 생애주기에 맞추어져 있어서 연령차를 두고 다시 본다면 예전에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정과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어린 아이에게는 아름다운 설화 이야기로, 청소년 시기에는 한 여자아이가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겪는 심리적 고통과 현실의 상처를, 성인 여자에게는 사랑과 행복, 가족에 대한 공감을, 결혼을 한 사람에게는 딸이라는 자녀의 존재를 새롭게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년이 되어서 본다면 인생은 허무하고 쓸모없고 낭비적인 것과 함께 행복, 사랑, 만남, 이별, 믿음, 존중, 소망 등에 대해 비로서 "깨달음"이라는 것도 얻지 않을까 싶다. 죽기전에 다시 봐야 할 영화 중 하나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다.

영화 내용에 대해 철학적인 부분을 조금 짚어본다면 영화에서 등장하는 대나수 숲의 금과 옷은 물질이다. 그 금과 옷 때문에 수도로 옮기게 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동하는데 금과 옷을 갖느냐 갖지 않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금과 옷을 갖고 그 수준에 맞추어 살겠다는 인간의 욕심도 표현하고 있다. 

대나숲에서 금과 옷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지만 금과 옷이 제대로 인정 받고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그곳을 떠나야 하는데 결국 행복을 찾아 떠나는 그 길이 불행의 시작이 된다는 암시적인 뜻으로 대나숲에서 공주가 생겼지만 그 대나무숲에서 금과 옷을 같이 준 것은 바로 영화가 포스터에서 말하는 "벌"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한 하늘의 뜻으로서 그 금과 옷의 사용여부에 따라 벌의 내용은 극과 극으로 달라지게 된다. 결국 인간의 마음을 대변하는 할아버지(아빠)의 행복(딸을 고귀한 공주로 키워서 공주로서 대접받게 하겠다는 욕심)이 금과 옷을 사용하게 하여 가구야공주의 벌을 가중하게 만든 것이다. 

금과 옷이 나오는 장면을 보고 아버지는 딸을 고귀하게 키우라는 하늘의 계시라고 말을 하는데 우리네 입장에서도 그 부분은 무척 공감되는 내용으로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게 되지만 이 영화가 본격적으로 "죄와 벌"에 대해 시작함을 알리는 징표가 된다.

딸을 행복하게 해주고 잘 키워주고 싶다는 아빠의 행복과 인간의 욕심을 투영하여 그 물질을 사용하게 함으로 대나무숲을 떠나게 만드는 것이다. 가구야공주가 결말에 가서야 대나무숲을 다시 찾는 것도, 그리고 대나무숲에 계속 살았더라면 행복하게 오랫동안 잘 살았을거라는 의미심장한 말도 그런 의미다. 

달에서 지구를 동경하고 지구에서 사람들과 살던 집을 동경하고 그 집에서는 예전에 살던 대나무숲을 동경하게 되는데 달 < 지구 < 집 < 대나무숲이 되면서 영화에서는 여기까지만 의미전달을 하지만 대나무숲 다음은 당연히 자신이 처음 있었던 원래의 자리 다시 달이 되기 때문에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다시 돌고돌아 태어나는 것)가 되는 것이다. 

대나무숲이 자신이 존재한 처음이라고 생각하지만 대나무숲에 살았더라면 결국에는 또 달에 대한 동경으로 달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불교의 철학이 담겨 있다. 결국 영화의 공간 어떤 곳에 있더라도 원래의 고향을 동경하지만 돌고돌는 인생에서 그 끝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고통만이 남게 된다. 바로 그것이 포스터에 나온 "벌"이고 그 끝없는 고통이 가혹하게 되는 것으로 죄를 지은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바로 그 "동경"을 뜻하게 되는 것이다.

동경을 하게 되면 그립다못해 결국에는 고통만이 남게 되는데 그 고통은 생각지 못하고 동경을 하게 되면 끝없는 고통속에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포함된 것으로 동경은 또 하나의 욕심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영화의 결말은 달의 날개옷을 입었음에도 결국 눈물을 흘리며 지구를 바라보는 가구야공주를 통해 동경이라고 표현된 욕심이라는 것은 달님(신)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고 절대적 존재인 날개옷 마저도 어찌할수 없는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심리가 깔려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햇님과 달님, 선녀과 나뭇꾼등의 설화가 있는데 이런 설화를 보고 불교적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구야공주도 마찬가지다. 모든 설화에는 불교적 가르침이 있지만 그건 불교의 종교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철학을 말하는 것으로 어린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동화 이야기지만 그 동화를 아이들한테 들려주는 건 그 동화속에 숨어있는 가르침이 있기 때문이고 종교적인 색채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나는 참고로 초코파이 신자일 때 빼고는 무교로 지내고 있다)

기독교나 불교나 이슬람교나 천주교나 무교나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가구야공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가르침이다. 인간은 누구나 죄를 짓고 벌을 받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바로 그 죄와 벌에 대한 이야기를 포장한 것으로 포장만 보는 사람이 있고 포장안에 내용을 보는 사람이 있고 내용을 맛 보는 사람이 있으며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하느냐 감미하느냐에 따라 그것을 소유한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포장만 봐도 사실 재미있다. 그림체가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몇가지 주요장면을 보면서 남은 마무리를 해보자.

 영심이를 닮은 아이

그냥 보면 모르지만 다시 보면 영락없이 부처님이 환생하신 모습이다. 그리고 부처님을 대하는 사람의 모습과 같다. 가구야공주님 설화로 보면 못 느끼지만 설화를 다르게 해석해서 보면 달라 보일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온화하면서 활짝 웃으니 너무~ 이쁘다. 우리나라 영심이를 꼭 닮은 가구야공주~ 인간 본연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여자아이의 모습이다. 영심아 안녕!

 하품하는거 완전 귀여워~

 보는 사람 애간장을 녹이는 절대 귀요미가 따로 없다. 이 맛에 딸바보가 되는가 보다.

디테일한 장면이 마음에 든다. 기지개 하는 것까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모습이 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이라고 한다. 남자가 유일하게 여자의 유방을 보고서도 성욕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바로 이 때다. 길에서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것을 보고 같은 여자라도 인상 찌푸리면서 몰상식하게 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머리통이 잘못 큰 경우다.

 아기는 생명체다, 아기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고 안다면 남녀가 갖는 섹스에 대해서도 다른 관점을 갖게 된다. 그래서 깨알 블로그에는 성교육이 있다.

전투적인 마인드를 가진 내가 잠시나마 눈물을 보였던 장면,,다케노코(대나무순)를 서로 외치면서 누구에게 오는지 아이들과 아빠가 경쟁을 하는데 아빠를 선택하자 어르신네가 눈치없이 그 나이에 울먹이며 맨발로 달려가신다. 울먹일 때 나도 울었다. ㅠ.ㅠ.....젠장...썅.....ㅠ.ㅠ

이제는 보기 힘든 서리 장면, 예나 지금이나 서리 만큼은 도둑질로 보지 않는다. 다만 서리를 서리로 보지 않고 절도로 봐서 문제지...

가구야공주에는 배경음악 보다 중요한 아이들의 노래가 꽤 많이 나온다. 따라 부르면 좋으련만. 언어를 몰라도 참 좋다. 동네에서 아이들이 노래 부르면서 노는걸 본지가 언제인가? 쪼매난 여자 아이들이 아기를 등에 업고 엄마 대신 키워주던 모습도 이제는 애 다친다고 얼씬도 못하게 하는데 안타깝다.

 수도의 물이 있도록 좋단 말인가? 특별시에 오더니만 서울 사람 되었다. 오자마자 단아함의 간지가 넘친다.

 어무이~~~.아부이~~~~ ㅡ.,ㅡ;;;; 이건 아니잖아요~

어머니 서울물 드시더니 속눈썹 부터가 귀티 나세요~ ㅋㅋ

부모의 모습에 깜놀한 가구야공주 ㅋㅋㅋㅋ

비밀하나 이야기 해주지 최고의 남자가 되는 방법은 딱 3가지야, 3가지만 있으면 어디가서 굶어 죽지 않고 여자 없이 지내지 않아용~

그건, 외국어(자국어외 외국어 하나 정도는 유창하게 할 것), 스포츠(프로선수에 준하는 실력을 갖춘 종목 하나), 그리고 악기(프로급 연주실력 하나)

생리를 하기 시작한 것을 알고 풀 죽어 있는 가구야공주..불교적인 관점에서 여자로 태어난 것에 대한 고민과 에로점에 대한 부분을, 인간에 대한 관점에서는 생명의 잉태와 성인으로서의 출발, 그리고 부모의 자격(임신과 출산)...그리고 부잣집 한 귀퉁이에 만든 옛집은 어머니의 현명한 양육방식과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가르침..일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골병 들기 좋은데 일을 하는 노인일수록 건강하다.

어느 별에서 왔니?

 이 양반이....ㅋㅋ 눈썹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나이가 들었어도 아름다운 여자의 미모에는 애나 어른이나 똑같다는 말을 보여주는구나...놀라시긴..ㅋ

시중 드는 꼬마 여자애 완전 마음에 들어....쪼아!

산이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숯쟁이 아저씨가 산은 죽지 않았다고...벌써부터 봄을 준비한다고 알려주자 매우 놀라면서 봄이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는데 인생이 돌고 돈다는 윤회의 가르침이 나오는 장면이다. 인간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인생의 전 생애라고 보지만 결국 봄은 다시 온다는 철학적 요소.

 벚나무꽃을 준비해서 외로운 아씨를 위로해주는 시중녀...너 마음에 쏙 든다 얘....

전개상으로는 너무 즐겁게 벚꽃놀이를 즐기다가 이 아름다운 풍경도 어린시절의 추억보다 못할 뿐더러 진정성이 없다고 느껴 매몰차게 돌아가지만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고 허상일 뿐이라는 깨달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머리 올리는 디테일한 장면..참 아름답게 그렸다. 한폭의 풍경화를 보는 것 같다.

마음을 흔드는 남자가 나타나지만 역시 이번에도 실패~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보여주기 위해 가꾸고 지내야 하는 현실과 부딪히며 타협점을 찾다가 고민에 빠진 가구야공주에게 여자라는 운명은 결국 한 남자의 여자로 지내야 하는 숙명적인 존재밖에 안되는 것인가라는 내면의 오고가는 질문속에서 결국 여자의 숙명은 어쩔 수 없다라는 다짐을 갖고 좋은 남자만 있다면 그 남자의 여자가 되는 방법으로 마음을 돌리지만 역시 상황은 그런게 만만치가 않다.

도련님..이러시면 안됩니다 ~ 결국 황제의 기습 애정공세에 자신의 정체를 깨닫게 되는데 생리파티(?)에서 있었던 꿈도 결국엔 꿈이 아니었다는 이중복선, 애초에 대나무숲에서 태어난 것도 평범하진 않았지만 자신은 사람들과 남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로보트처럼 사람으로 살 수 없다라는 결론을 갖는다. 

하늘나라(달)에서 지구별을 동경하던 지구인 출신 선녀, 가진자와 갖지 못한자의 소유욕과 동경심, 그리움, 회귀의 본능, 사랑, 가족...그런 선녀를 이해하지 못한 가구야공주가 그 선녀의 눈물을 보고 지구별에 대해 동경심을 갖게 된 결정적 장면...나름 반전은 저 선녀가 줌 되는 순간..ㅠ.ㅠ 

달로 돌아간다는 말에 이제는 어엿한 햇님과 달님이 되어 버렸다. 실제로도 어릴적의 동네 오라버니~와 여동생이기도 하지만 햇님과 달님의 구조와 비슷한 건 같은 문화권이라서 공감하기 쉽다. 달로 돌아가는 것이 숙명이라면 그것에 도전하겠다며 우리 함께 도망가자!!라는 80년대 연인들의 멘트를 과감없이 날리시는 오라버니..하늘이 우리를 갈라 놓는다고 해도 지구 끝까지 함께하자 ~ 우리 도망가서 행복하게 살자~

대나무숲의 추억과 어린 시절의 추억, 그리고 어느샌가 자리잡은 첫사랑의 기억까지......가구야공주에게 주어진 가혹한 "벌"이라는 건 결말에 가서야 드러난다. 그래 이 순간만큼이라도 충분히 즐겨라~

고통을 충분히 줄 만큼의 아름다운 기억을 가졌으면 이제는 제대로 된 벌칙을 수행해야 할 터, 이제부터는 그 기억들이 너를 평생 옥죄어 고통속에 지내게 만들 것이다. 아름다운 기억과 그 기억을 가지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욕심이다라며 마감시간을 알리는 하늘

알고보니 첫사랑은 이미 유부남..막장인가 싶겠지만 이 영화는 등장 인물들이 모두 인간의 생애주기를 대변한다. 남자는 첫사랑을 기억하고 여자는 마지막 사랑을 기억한다고 하지 않나...가구야공주 입장에서 오라버니가 굳이 유부남으로 등장할 이유가 없음에도 유부남, 아기 아빠로 나오는 것은 그만큼 남자들의 심리와 본능에 대한 철학적 요소가 담겨져 있다. 처자식 버리고 도망가자고 한것이 불과 30초전...ㅠ.ㅠ 등장하는 인물마다 감정이입을 얼마큼 하느냐 공감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오라버니의 마음 난 이해한다. *^^*

얘는...끝까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하늘나라에서 가구야공주를 데리고 가겠다고 하니 방 앞에서 전사로 근무(?)중

 부처님이다. ~ 등장할 때 배경음악 정말 좋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것이 느껴진다.

 엄마가 가지 말라고 애원하는 장면...딸 가진 엄마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뒤로 안 돌아보고 넵다 가버린다. 딸 자식을 둔 부모라면 공감백배.....ㅠ.ㅠ 역시 애니에는 요소요소가 가르침이다. ㅋㅋ

날개옷을 준비하는 하늘나라 시녀, 겁나 멋진 대사를 가구야공주가 하고 있는데 중간에 입혀 버린다. 살짝 적막이 흐르고 부처님 배경음악이 나오면서 돌아가는데 살짝 웃음이 났다....시녀 너 무슨짓이니...여 주인공이 대사 치는데....

가구야공주가 애초에 자녀가 없는 부부에게 주어진 것도 자녀가 없는 부부, 자녀를 갖고 싶어하는 부부에게 주는 또 하나의 의미 일지도 모른다. 설령 그것이 가혹하더라도 말이다. 있다고 해도 마냥 좋을 수는 없고 없다고 해도 마냥 좋을 수는 없는게 세상의 이치, 예쁜 딸 아이를 주었지만 가지고 나서 사라질 때의 고통은 더 가혹하다. 자녀가 없을 때도 부부가 행복하게 오순도순 잘 살았겠지만 자녀가 있어도, 없어도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행복과 고통은 한끗차이라는 것 밖에 안된다. 자녀가 이미 있는 가족에게 가구야공주가 주어졌다면 이야기는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자녀에 대한 부모, 자녀를 갖고 싶어하는 부부들에 부분도 있지만 이야기가 하고자 하는 것은 아빠와 엄마가 우리 현실속의 인간이고 자녀는 그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하나의 욕심이라고 보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장면...날개옷을 입었음에도 결국 고개를 돌려 눈물을 짓는다. 있을 수 없는 이 모순적인 상황은 신과 인간, 인간의 내면과 욕심, 행복, 사랑, 가족, 그리움, 어린시절의 추억, 고향, 연인, 부모....누구도 마음대로 되지 않고 누구의 힘으로도 고칠 수 없다라는 절대적 순간을 표현하고 있다. 누구라도 뒤돌아서 동경하는 순간 고통은 시작되고 죄가 성립되어 가혹한 고통속에 벌을 받아야 한다는 메세지를 전한다. 날개옷을 입은 가구야공주가 눈물지으며 뒤돌아서는 이 순간이 중요한 것은.....결국 인간은 그 고통과 죄를 감내하고도 주어진 벌을 달갑게 받으면서까지 영원히 그리움속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길 것이라는 것이다. 나 역시 가구야공주와 같은 운명이었어도 그 벌을 달갑게 받을 것이니....

60살이 넘어서 다시한번 꼭 봐야겠다. 그 때 보면 내 젊은 시절을 동경하고 추억하며 하늘나라로 갈 시간을 기다리고 있겠지...아래 꽃다운 소녀는 1991년생의 아사쿠라 아키(あさくらあき | 朝倉あき | Asakura Aki)

가구야공주의 목소리 주인공이다. 

생애주기마다 되새겨 볼 수 있는 영화, 10대, 20대, 30대, 40대, 나이가 바뀔 때 마다 보면 매번 다른 느낌을 주는 영화, 누군가에게 꼭 한번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자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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