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다룬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과 인공지능 이야기다.
구글의 철저한 보안과 통제, 그리고 기밀유지로 알파고에 대한 정보는 언론에 소개된 것 외에 추가적인 내용은 없다.
다만 생각한 것 보다는 더 대단하고 더 똑똑하다는 것이 결론이다.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들 (나도 장기는 두지만 바둑은 잘 모른다..ㅠ.ㅠ) 언론에서 알려주는 승패 여부만이 우리가 아는 전부인데 KBS 스페셜에서 다룬 내용을 토대로 알파고의 정체에 대해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자.
바둑세계에서 자타공인 세계최강 이세돌을 이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인류에게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긴 역사적인 날로 기억되었다.
5대0 내지 4대1로 일방적인 이세돌의 우승을 예견했지만 아쉽게도 반대로 1승만이라도 하자는 분위기로 급반전 된 것은 3국을 모두 완패하고 나서다.
알파고의 등장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유럽 챔피언 판후이를 이기면서 그 자료를 토대로 네이처 학술지에 논문으로 실리면서다.
여기까지는 좀 더 진화된 인공지능형 컴퓨터로 인식했지만 불과 몇 개월 후에 알파고는 스스로 학습을 통해 판후이와 대결했을 때보다 몇 수십배로 강한 인공지능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그 현 시점이 이세돌과의 대결
판후이 역시 불계패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할 때 돌을 던지는 것 / 대국이 종료되고 계가라는 걸 해서 계산해 승리를 따지는데 계가까지도 가지 않고 지는 경우다. 기권패, 기권승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세돌 역시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돌을 던졌다.
KBS 스페셜에서 다룬 초반까지는 1국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그 전 시기다. 이세돌의 승리를 예견하는 쪽이 우세하지만 알파고도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바둑계와 이공계가 모두 예상하는 건 프로기사의 설명처럼 알파고의 판세를 이끌어가는 능력, 즉 이세돌처럼 상대가 수를 놓으면 그 수를 보고 분석하고 따라가는 형국이라 주도권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상대방의 수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는게 인공지능이라 사람처럼 실수를 유도한다거나 페이크, 속임수 작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보기 좋게 무너진다...)
백돌 알파고가 수를 놓자마자 (핑크색 화살표시 해둔 곳) 서봉수9단이 놀란다. 알파고는 수비형, 즉 상대방이 수를 놓으면 그걸 보고 판단해 수를 놓는 절대적인 수비군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알고 있었지만 공격을 먼저 감행했다. 수비형이 아닌 공격형이고 심지어 전투를 즐기고 있었다. 알파고가 인공지능을 가졌다는 걸 객관적으로 보여준 첫 수다.
일방적인 싸움, 또는 이세돌은 공격만 하고 알파고는 방어만 죽어라 하는 게임을 예상했지만, 엄청난 전면전 전투가 바둑세계에서 초반부터 벌어졌다
영국의 딥마인드 회사를 구글이 2014년 거금을 들여 전격 인수했는데 그 딥마인드를 만든 사람이 이 사람, 데미스 하사비스
IT, 또는 프로그래머, 또는 경영자로만 생각했는데 소개되는 장면을 보니 과학자. 그것도 뇌 분야를 전공한 과학자로 소개되는 듯 하다.
알파고가 단순한 기계가 아닌 사람의 뇌처럼 정말로 생각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체스와 비슷한 것이 장기다. 둘 다 경우의 수는 한정되어 있고 대부분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하다. (경우의 수가 무한정이 아니라면 결국 그 수를 모두 알고 습득한 사람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노인들 많은 시골 장터나 공원 같은 곳에서 어르신들을 상대로 내기장기, 사기장기가 가능한 이유다, 바둑도 물론 내기나 사기가 가능하지만 절대 고수는 없다.)
바둑은 우주에 있는 원소의 수보다 경우의 수가 더 많다고 알려져 있고 사실상 무한에 가깝다고 한다. 인간이든, 컴퓨터든, 인공지능이든 이 무한에 가까운 경우의 수를 모두 습득하고 배울 수는 없다. (그래서 바둑을 알파고의 인공지능 연습장으로 삼은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알파고도 모든 수를 다 가진게 아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데 이는 결국 배우지 않았거나 입력(기술팀)하지 않는 수가 더 많음에도 자기 스스로 학습을 통해 인간이 데이터를 넣지 않았음에도 본인 스스로 데이터를 생성해 대결에 이용했다는 뜻이 된다. 바로 인공지능이 진짜 한발짝 다가온 셈이다.
바둑의 경우의 수를 수퍼컴으로 계산해도 수십년도 아닌 수십억년? 와우~ (인공지능 실험장으로 쓸만하다..)
알파고의 바둑 계산, 모두 수에 승률을 계산해 나온 값에서 가장 높은 값, 즉 최선의 값을 선택하게 되는게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다.
첫번째 1국에서 알파고 기술팀이 기보를 실시간으로 분석 하던 중 팀원간의 설전이 벌여진다.
묘한 기류가 흐르는 기술팀에서는 알파고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해 한다
알파고 기술팀들이 당황한 건 백돌 알파고가 노란 표시가 있는 곳에 돌을 놓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초반부터 이세돌을 공격하며 주도권을 잡던 알파고가 뜻밖의 수를 던진 것이다. 이 때 중계를 하던 많은 바둑계 사람들은 헛웃음을 지었다. 서봉수 9단도 이것이 알파고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잘 나가다가도 계산착오, 또는 전체 형국을 보지 못하는 기계의 한계가 바로 이런 쓸모도 없는 엉뚱한 수를 놓게 만들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알파고도 실수를 한 것일까?
하지만 일부는 다르게 보고 있었다. 알파고는 모든 데이터의 값을 계산해서 정확하게 승률로 판단해 착점한다. 저 수가 왜 놓였는지 당시에는 알 수가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알파고라는 녀석은 인간이 생각하지 못하는 굉장히 포괄적인 경우의 수까지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흔히 두 수, 세 수 앞을 보는 것처럼..) 아주 먼 수까지 고려해 돌을 놓았을 거라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왔다.
이 엉뚱한 수에 이세돌은 꽤 난감해 했다. 중계석에서는 이세돌이 속으로 "애 뭐지?"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당황해 하는 이세돌을 장면을 보여줬다. 이걸 꼬아서 생각해야 하느냐 알파고의 정말 단순한 실수냐를 알 길이 없어, 실수라고 단정짓기도 애매한 게 이세돌의 입장.
이세돌의 흑돌(노란 동그라미), 서봉수 9단은 중계석에서 당황스러워 했다. 이세돌의 실수로 보였다.
알파고는 바로 이세돌의 실수를 포착하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세돌은 어이없는 실수를 깨닫고 당황해 했다. 흔히 말하는 낙장불입~이 나올 뻔 했다. 돌을 놓으려다 멈칫하고 급하게 돌을 잡은 손을 뺀다.
헛웃음이 나왔고 쉽사리 다음 수를 놓지 못했다. 인간과 기계, 인간과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가장 취약점이라 여겼던 멘탈붕괴, 멘붕이 시작된 것이다. 알파고는 멘붕이 없지만 이세돌(인간)에게 멘붕은 판세가 바뀔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세돌의 실수로 인해 난타전에서 위기를 모면한 알파고, 기세를 몰아 이세돌에게 급소를 날린다
급소를 날리면서 이세돌에게 한방을 먹이자 바둑계 고수들은 생각보다 재미있는 바둑이라는 평을 한다. 싱거운 싸움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난타전이 벌어지면서 돌격형 알파고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서봉수 9단은 알파고의 경기 스타일에 대해 완전 싸움꾼, 전투를 즐기고 싸움을 즐길 줄 아는 또 하나의 이세돌이라면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보다는 이세돌과 또 다른 이세돌의 싸움을 보는 듯 하다는 관전평을 낸다.
1997년 체스에서 인공지능 [딥블루]가 체스 정복
2011년 인공지능 [왓슨] 이 퀴즈대결에서 인간을 이기고 정복 (퀴즈 - 인간의 언어를 완벽하게 이해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
중반 이후 이세돌이 다소 우위를 선점하고 있던 상황에서...
백돌 알파고가 이세돌의 진영으로 돌진한다. (노란색 표시)
이것이 알파고의 승부수냐 무리수냐인데 승부수라면 상관없지만 만약 무리수라면?....이야기가 복잡해 진다.
상황 자체가 누가 더 확실히 우세하다고 말하기 애매한 상황에서 서로 주고받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데 이 백돌은 승부수라기 보다는 무리수에 가까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또 승부수가 되는 수라서 더 애매하다)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이 정말 인공지능이라면 "무리수"라는 경우는 가져서는 안될 것이다. 이런 지능은 인간과 함께 생활하면서 수많은 "무리수"를 발생시킬 수 있고 의도치 않은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목표(설정)가 정해지면 그대로 진행하는게 인공지능이고 그것이 인간의 지능과 차이점일텐데 만약 유아에게 분유를 먹일 때 100cc를 먹여야 한다면 인간은 아기가 섭취를 거부할 때 상황에 맞춰 대응하지만 인공지능이라면 그 목표에만 충실해 강제로 먹일 수 있게 된다. 반드시 이기기 위해, 반드시 목표 달성을 위해 과정 개입에 무리수가 들어간다면 의도치 않은 피해가 인간에게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바둑이라는 한정된 보드 게임에서 벌어진 것이지만 인공지능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시각도 필요한 부분이다.
알파고의 무리수는 승부수로 판단되었다. (만약 이것이 무리수로 그쳤거나 또는 이 돌진으로 바둑에서 알파고가 졌다면 인공지능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알파고는 자신의 약한 곳을 보강하고 이세돌의 흑집을 무너트렸다.
불계패로 계가를 하지 않아 중계석에서 따로 계가를 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차이로 이세돌이 졌다. 바둑 관련자들은 모두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이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행사장 진행자들도 모두 멘붕~
무거운 분위기지만 한쪽 구석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구글 기술팀원들~
로리 맥길로이와 스윙로봇간의 대결, 스윙로봇의 티샷은 정확하게 세탁기 모양을 맞췄다 ~
스윙로봇의 티샷 장면~ 한번의 샷으로 한번에 "홀인원"...완벽한 데이터의 승리
치타로봇은 유투브에서도 본 적이 있는데 걷거나 뛰는 건 알았지만...위 사진처럼 뛰어가면서 점프~ 하는건 또 처음본다. 점프하는 장면이 완전 실제 동물과 똑같으며 안정적이다~
깡통을 손쉽게 잡는다.......가 아니라 산산조각 낸다
생각보다 강한 펀치력~
구글의 사진첩 서비스에 대해서 이미 비슷한 이야기가 많다. 무한 용량으로 사진 보관을 할 수 있는 웹스토리지, 웹하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람들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함이라는 말이 예전부터 나왔다. 구글은 이번 바둑 대결에서 승리하자마자 달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는 말로 평가를 대신하기도 했는데 이 말은 곧 우리가 달(미래 인공지능 세계)에 제일 먼저 도착했고 깃발을 꽂았다(선점, 모든 인공지능을 지휘)는 점에서 구글이 세계를 지배(?) 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예술까지 이미 진출한 로봇, 오페라 무대에서 당당히 "주연"으로 등장했다.
일본도 인공지능 연구가 한창이다. 앞서 물개 모양의 노인 반려로봇과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는 휴먼로봇이 소개되었지만 지금 한창 연구중인 건 도쿄대에 입학하는 것이 목표(?)인 인공지능이다. 순수한 인공지능으로 입시 경쟁에서 당당히 사람들과 겨루어 도쿄대에 입학하겠다는 것인데 지금까지 나온 결과로는 일본의 사립대는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삼성, 현대, LG가 대기업이니 어쩌니 하는데...스마트폰이나 인터넷(검색)에서도 구글이 생각외로 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번 바둑대결을 통해서도 구글의 인공지능과 로봇(무인 자동차 포함) 사업을 지켜본 바...대기업 가려고 애쓸 필요는 없어 보인다.
삼성 들어가는 것 보다는 개인의 발전이나 경험, 수입, 안정된 직장에서도 구글(또는 구글코리아)이 더 나아 보인다.
이세돌의 바둑 경기 전까지는 삼성과 구글(구글코리아) 중에서 어떤 곳으로 입사하겠냐고 하면 당연히 삼성이었지만 이번 대결을 보고 난 생각이 달라졌다. 구글을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검색회사로 단순하게 볼 것도 아닌 듯 하다....무서운 녀석....터미네이터 영화 같은데 나오는 세계를 지배하는 기업이 될지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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