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박사도 생활의 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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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달인고수

깨알박사도 생활의 달인이다.

by 깨알석사 2014.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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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건전지를 쓸 일이 많다. 업무와 관련이 깊어서 하루에도 수십개의 건전지를 교체해 줄 때가 있는데 건전지를 교체하는 것보다 어려운게 건전지를 포장지에서 까는 일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박스 건전지는 10분의 1도 안된다. 건전지 값만 몇 백만원이 들어가니 상상이나 되시려나?

 

 

 

 

언젠가 건전지를 까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동료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살짝 눈썹 치켜올려주면서 무표정으로 건전지 깐다는 시늉을 하니 내 얼굴과 손을 번갈아 보면서 건전지를 보지도 않고 손으로 까는 거냐고 물어본다. 건전지를 보면서 왜 까냐고 되물으니 내가 창밖을 멍 때리고 있으면서 0.1초만에 건전지를 까대는(?)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건전지 까는 업무는 주로 혼자 했다) 건전지를 안보고 창밖을 응시한게 뭔 대수라고..ㅠ.ㅠ

 

 

잠시 후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내 건전지 까는 모습을 구경한다. 부서 두목이 오더니 시간 한번 재보자고 한다. 시~작과 함께 건전지 포장 한개 까는 것과 건전지 10개 묶음을 얼마만에 까대는지 실험하자는 것이다. 한개의 포장은 시~작과 동시에 "작"에서 끝냈다. 시간상으로는 0.1초 정도..예상되나 스마트폰 터치가 연속으로 안되기 때문에 1초로 잡혔다. 사진과 같이 박스 하나를 건전지 낱개로 채우려면 보통 다른 사람들은 30분 이상 걸린다. 그것도 손놀림이 좋은 사람일 경우...난.......5분? ㅋㅋㅋ

 

 

대부분 종이면과 두꺼운 비닐면으로 건전지 포장이 되어 있는데 종이면을 잡고 찢거나 뒷면 종이 틈을 벌여서 뜯어내거나 칼로 오리거나 한다. 건전지 포장 대부분 뜯어봐서 알겠지만 거의 뒷면 종이 부분을 손톱으로 뜯는다. 그나마 잘 안 뜯겨지고 얼마 뜯다가 건전지를 끄집어 내거나 파낸다 ㅋㅋㅋㅋㅋ 내가 언제부터 건전지를 빨리 깠는지는 모르겠다. 평소에 건전지 사용을 많이 안해서 뜯는 요령도 잘 몰랐는데 언제부턴가 손에 익숙해지더니 빨라졌다. 요령 좀 가르쳐 달라고 하길래 내가 하는걸 보여줬더니 다들 신기해 한다. 그리고 따라해보기도 하는데 잘 안되는가 보다.

 

 

다른 사람과 달리 난 건전지 앞면 두꺼운 비닐막을 엄지와 검지로 잡는다. 그리고 눌러서 튕긴다. 그럼 뒷면으로 건전지가 배출되는데 그게 순식간이라 1초도 안걸린다. 거의 건전지를 손으로 집는 동시에 건전지가 분리된다. 건전지 5박스를 예전에 아주머니 두 분이서 오전내내 하고 점심 먹고 오후에 조금 해서 마무리 지었다고 한다. 말 나온김에 손만 괜찮으면 5박스에 도전하겠냐고 해서...........했다....1시간안에 성공하면 맛있는거 사준다고 해서...(성공 여부를 떠나 일감이 줄어드니 두목 입장에서는 밥값 정도야 껌이겠지 ㅋㅋ)

 

 

혼자 할때 가끔 심심해서 해봤던 양손 신공도 보여줬더니 사람들 쓰러지고 난리다. 건전지를 양손으로 까는 것도 아니고 양쪽 손에서 손 하나만으로 각각 까대고 있으니 생활의 달인 나가보라고 한다..건전지 까대는 걸로 방송출연은 우습지 않은가? 하다보면 되는 것을...1시간 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양이 많으니 생각보다 손가락이 아프다. 양이 적당하면 괜찮은데 확실히 시간 재서 무리하게 하니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무리가 온다...그래도 1시간 안에 5박스 다 끝냈다. 양손으로 하기도 하고 하늘로 튕기기도 하면서 별짓 다 해봤다. 건전지 회사마다 포장기술이 조금 다른지 건전지 브랜드마다 조금 차이가 난다.

 

 

어떤 회사는 비닐막이 벗겨지고 어떤 회사는 뒷면 종이가 찢어져 나온다. 나는 비닐막이 벗겨지는 회사 제품이 좋다. 쫙 붙는 손맛이랄까? ㅋㅋㅋ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지마라..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요원이다. 알면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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