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경산시 최고의 국수집 - 정평할매국수 (생활의 달인/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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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맛집탐구

경상북도 경산시 최고의 국수집 - 정평할매국수 (생활의 달인/김태형)

by 깨알석사 2016.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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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상, 원자재(원재료)를 가공해서 소매가 아닌 도매로 납품하는 식품공장을 많이 아는 편이라 음식에 관해서는 나도 좀 기침 좀 할 줄 안다. 만드는 방법이나 조리 과정을 보면 대강 내공이 어떤지, 무엇이 잘 되고 무엇이 잘 안되고 있는지 대강은 안다. 특히 잘 하는 건 알아내는 게 서툰데..장난칠 하거나 이상한 꼼수 짓 부리는 건 도매와 가공업자 지인 덕분에 많이 안다. 

오늘 맛집탐구를 할 집은 생활의 달인에 나온 맛집 중에서 내 눈길을 끈 경북 경산시의 국수집이다, 찾아보니 정평할매국수라는 상호로 장사하는 집이라고 나온다.

국수를 즐겨 먹는 집밥 영향 때문인지 난 일찍부터 국수를 좋아했다. 호박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반찬이나 국, 찌개에 들어가도 건져내거나 잘 먹지 않던 시절이 있었는데 국수의 고명으로 호박이 올라가는 경우에만 유일하게 호박을 맛있게 먹었다. 평소 잘 안 먹던 부재료도 국수에 들어간 건 남김없이 먹을 정도로 국수 그 자체를 좋아했다.

국수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면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고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제대로 하는 국수집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 알고보면 엄청난 내공과 실력이 필요한 음식임에도 저렴함에 밀려 그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하는 것이 국수가 아닌가 싶다. 좋은 날에 먹는다는 잔치국수처럼 음식 이름도 즐거운 것이 국수다. 

내 인생 최고의 국수라는 타이틀...평범한 잔치국수와 비빔국수지만 맛이 정말 다르다고 소문이 자자~

다 그런건 아니지만 1대와 2대, 3대는 확연히 차이가 좀 있다. 2대는 보통 창업주한테 바로 물려 받은거라서 1대 사장과 거의 같고 문화와 식당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물론 맛도 그렇다. 그런데 아무리 같은 핏줄이라고 해도 3대로 넘어가면 이게 덜하다. 3대 이상이라면 차라리 5대쯤은 가야 다시 본연의 맛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업력이라 일본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대물림이다. 그래서 일본은 5대, 6대, 7대 10대 대물림이 많고 맛도 끝내준다. 우리나라는 아직 좀 더 성숙하고 대물림이 더 많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사람들이 육수맛에 다들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칭찬하는 분들 나이를 보니 훌륭한 맛이라는 건 이미 검증

똑같은 육수통 3개와 어떻게 보면 같고 어떻게 보면 다르다는 아리송한 사장님의 멘트를 듣는 순간.....설마??? 설마???? 그 말 뜻 그대로 같은 육수인데 끊이는 시간을 달리한다는 것을 말하는 걸까?...내 예상은 적중했다. 역쉬...맛집이군

아...여기 사장님은 찜통에서 천일염에 재운 멸치를 찌시는 구나...이건 색다른 방법인데....멸치 육수를 내는 분들은 저마다 특기가 있는데 내가 아는 특급비밀 5가지가 이제 6가지가 되는 순간이다. 

쪄낸 멸치를 살짝 맛 보는 사장님...그냥 넣을 줄 알았는데 간을 보신다...음..좋아!

저어주는 횟수가 장난 아니다. 사장님이 딱 보기에도 굉장히 야위고 말랐다. 그 이유가 힘이 많이 들어서 살이 찔 시간이 없었다고,, 몸이 노동의 고통을 말해주고 있다. 쉽게 쉽게,,편하게 할 수도 있는데 사장님이 마를수록 저 집의 육수맛은 더 좋아졌나 보다.

육수가 줄어든 양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만큼 순한 맛과 진국의 차이가 생긴다.

사장님의 웰던, 미디엄, 레어 비유는 신의 한수, 한방에 이해가 되는 말이다...촌스러워 보이시는데 입은 고급이심

달인답게 미션 검증은 필수..숟가락도 아닌 젓가락에 묻은 육수 맛을 보고 몇 번 육수인지 맞추는 미션이다. 물론 100% 달성. 상식적으로 신의 혀를 가지지 않고서 젓가락에 묻은 육수를 맛 보고 맞추는 사람은 없다. 그게 묻었다고 할 수나 있나...보기와 달리 굉장히 어려운 미션이라고 봐야 한다. 숟가락으로 떠 마시면 모를까...아무튼 대단! 인정

솔직히 음식점 달인들이나 맛집 사장이 뭐 공개하는 거 보면 짜증 날 때가 있다. 원래 손맛이고 그 집만의 노하우가 있어서 재료나 기술을 공개해도 못 하는 사람이 더 많고 따라해도 거기 뿐이다. 더군다나 장사권역이 다르고 손님의 입맛도 있어서 그게 쉽게 장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 공개하는데 딱 하나 여기 사장님처럼 모든 재료는 다 보여주는데 비율만 안 가르쳐 주는 게 "정답"이고 멋진 일이다.

최소한 이건 배우고 싶은 사람이 노력하고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것까지 가르쳐주면 그 사람도 잘못이고 이것까지 알려 달라고 하면 도둑놈 심보다. 재료를 다 안 보여주는 사람이 더 많은데 재료는 다 보여주고 비율이나 섞는 양을 가르쳐 주지 않는 게 더 현명하다.

불고기 양념을 해서 그 고기 육수를 합쳐주고 남은 고기는 고명으로 쓴다고 한다. 멸치 육수에 고기맛을 내는 뽀인트

여기 사장님 말씀도 그렇고 웃는 표정도 그렇고 사람 너무 좋아 보인다. 여기는 꼭 한번 찾아가서 먹어봐야 할 집 같다. 사장님과 사모님, 부부가 너무 좋아 보인다. 자신의 음식을 살짝 맛본 제작진이 정말 맛있다고 하자 저렇게 감사해하다니..달인에 나온 사람들 제작진이 맛있다고 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지 의외로 감사하다는 말 안 함...ㅡ.ㅡ;;

같은 육수로 잔치국수가 아닌 칼국수도 판매하신다고 하는데...칼국수 모양이 딱 내 스타일~ 김치가 궁금할 뿐이다.

그 시어머니의 그 며느리, 그 남편의 그 아내...역시 이 집은 맛이 좋을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비빔국수의 특급 양념장도 전부 공개하신다. 호박물이 비법이었구나...음...

시골에서 맛집으로 인정 받으려면 맛도 중요하지만 사람 됨됨이,,인성,,,이미 주위에서도 평판이 좋다. 손님들 평판도 좋다. 음식도 맛있지만 사람까지 좋으니 돈이 자동으로 벌리는 식당으로 보인다. 

아내가 끝까지 함께 해준다는 말에 너무 좋아하는 남편분...저렇게 좋으실까~....

손자는 3대 안 시킬 겁니다라는 단호한 시어머니의 말씀...하지만 어머님....3대 운영은 시어머니 손길을 떠났다고 보셔야죠...언젠가 며느리가 정권을 쥔 다는 사실...며느리가 결정할 사안 같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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