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아시아나항공의 서막 - 부정 요소와 변수, 그리고 숙제 (3탄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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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아시아나항공의 서막 - 부정 요소와 변수, 그리고 숙제 (3탄 마지막)

by 깨알석사 2019.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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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슈 마지막 이야기

나는 철도와 항공에 원래 관심이 많다. 블로그 카테고리를 보면 알겠지만 자동차도 좋아하고 비행기도 좋아하고 대형 선박도 좋아한다. 어릴 적 꼬꼬마 시절 남아들이 다 그러하듯 난 성인이 되어서도 이런 걸 매우 좋아한다. 중장비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도 그런 이유다. 철도/항공/선박 매니아들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레일 로드 영상 같은 유튜브 채널도 구독해 볼 정도로 난 큰 사물이 움직이는 그 자체에 관심이 많다. 

사람이 걸어서 다닐 정도로 큰 버스가 움직이는 걸 보고 유치원 시절 몹시 흥분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릴 때 누구나 거인 로봇이 움직이는 것에 환호하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지금도 로봇 만화는 다 좋아한다) 집 만큼 큰 버스가 겨우 기사 아저시의 핸들링과 기어 넣는 손짓에 움직이는 걸 보며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사람은 버스 기사라 생각한 적도 있다. 많은 사람을 태우고 다니면서 데려다 주고 내려 주고 하는 풍경이 로봇 조종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꼈기 대문이다. 그래서 난 그 기사 아저씨의 핸들링을 보기 위해 학창 시절 내내 기사 아저씨 뒤에 서서 다녔다. 아저씨의 운전을 보기 위해서다. 

초등학생이면 의례 대통령이 꿈이던 시절이었지만 난 어릴 적 버스 운전 기사가 나의 소박한 꿈일 정도로 조종, 운전하는 "탈 것"에 대한 미련이 많다. 고등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생일이 빠른 편이라 담임 선생님께 허락을 받고 교복 입은 상태로 "운전면허 1종"에 응시한 것도 그 연장선이고 (불합격하면 결석 처리하는 조건), 면허시험장에서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고등학생이 교복 입고 운전 시험을 본다며 처음에는 놀라셨다가 날 위해 열심히 응원 해주었던 기억도 아직 마음 속에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오토바이 면허는 당연히 그 보다 먼저 취득), 고등학교 시절 이미 중장비 중 하나인 포크레인(굴삭기) 자격도 취득을 했고 대형 면허는 군대 전역 후 직장 생활 하면서 틈틈히 시간 날 때 연습해 일찍 킵 해둔 상태다. 그래서 내 면허증에는 원동기 면허 + 1종 보통 + 1종 대형 세 가지가 다 기재되어 있다.

그런 성향은 주식 투자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장비주(두산), 철도주(현대로템), 항공주(대한항공), 선박주(팬오션), 자동차주(현대차)에 관심이 더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이고 남들이 주식 그 자체, 혹은 차트에 매진할 때 나는 그 산업 자체를 보는 편이라 기본적인 동향은 남보다 다르게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운전이나 조종에 한정해서 단순히 대형 탈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엔진 역학이나 기계 공학 같은 탈 것의 근본에 대한 호기심이 더 크다. 움직이는 원리, 가동되는 이치에 대한 근본 탐색의 호기심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식에서도 단순히 보여지는 이미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수치와 객관적인 정보를 더 중시한다. 차트에 의존하는 비율은 1% 미만, 대부분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 보면서 그 회사의 내재 가치와 외형적 성장 엔진 발전성에 대한 정보 탐색을 갖고 접근할 때가 많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역시 그런 사례다. 

알라딘에게 지니 램프가 있다면 HDC에게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니 램프가 될 수 있다

액면만 놓고 보면 HDC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내가 너무 좋은 방향으로만 해석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남들은 승자의 저주를 시작으로 벌써 무리한 인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그런 우려는 누가 인수하더라도 현 상황에서는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무려 1조원이나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HDC현대산업개발을 이해하려면 결코 이런 해석은 무리수가 아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가격 차이가 생겼는데 결국 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은 분명 이번 매각 대상이 되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자신들에게는 꼭 필요한 지니 램프로 봤다고 밖에 설명이 안된다.

단순하게 보면 그런 우려가 터무니 없는 건 아니다. 보여지는 것에 비해 감춰진 부실과 경영 문제가 얼마든지 노출 될 수 있고 항공업이 미래지향적 산업인 건 맞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치열한 경쟁 시장이 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국내 항공사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적 항공사에 대한 지위와 혜택 역시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일례로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에서 조현민의 임원 자격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대한항공이 아닌 진에어의 상황이었으나 그의 "외국인" 신분 하나 때문에 진에어 면허가 아예 취소되느냐 마냐 논란이 된 것이다. (면허는 유지되는 것으로 결정) 그만큼 항공업에는 제한적인 룰이 방산업처럼 일반 제조, 유통 기업보다 많다. 반대로 그런 제한적인 기업 활동 룰만큼 정부 차원에서 밀어주거나 밀어줄 수 있는 여건도 많은 것이 항공업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국적선사라는 지위를 갖는 경우 항공사를 남이 쉽게 가질 수도 없을 뿐더러 기업이 쉽게 무너지는 일도 드물다는 것이다. 

오늘은 조금 더 현실적인 접근과 주가, 기업 분석을 해본다. 근래 보기 힘든 대형 매물이고 꽤 좋은 딜이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 보다는 절망을 안겨준 사례가 아시아나항공이라 할 수 있는데 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날라가지 못했는지, 왜 사람들은 여전히 부정 전망을 더 많이 받아 들이는지, 그리고 언론과 기관, 외국인은 악재로 보는지에 대한 근본 탐색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최근 주가 움직임이다. 11월 11일이 저점에 가장 접근한 상태에서 우선협상자 발표가 나오는 시점인 12일에 급등을 했고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상한가는 근처도 못 가고 다음 날 바로 무너졌지만 어찌 되었든 인수 확정이 되면서 아시아나항공에게는 호재 아닌 호재가 된 건 분명하다. 뉴스에 움직였다는 건 기대 심리 자체는 살아 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문제는 그걸 주식 시장과 여론, 투자자들이 얼마나 받아 들이고 심리를 반영하냐의 문제, 

주식은 사실상 심리게임이다. 주식투자가가 시간 날 때마다 심리 공부를 해야 하는 것도 같은 맥락, 누가 봐도 부실한 기업이고 성장성이 없음에도 날라가는 주식이 있고 누가 보더라도 날라가야 할 주식이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주식 시장이라는 걸 알면 진짜 주가 움직임의 실체는 사람들의 "기대 심리", 즉 투심이라 하는 사람의 심리가 9할을 차지한다. 

그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찾기가 수면 위 본격적 실체를 보였다. 시장은 반응할 수 밖에 없고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단순하게 보면 이건 무조건 "상한가" 수준까지 치고 올라가는 것이 정석, 앞서 1탄과 2탄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글을 썼지만 그것이 타이밍 맞게 사람들 머리 속에 각인 되어 있었다면 당연히 이 종목은 높은 가격 구간을 형성하며 며칠 이상 급등 추세를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1탄에서 언급 했듯이 HDC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호재로 인식하는 비율은 극히 낮았다. 예비 입찰 이전은 물론 예비 입찰 과정, 본 입찰 마감까지 HDC는 애경과 함께 아예 선전포고를 하고 입성을 한 상황이었음에도 사람들은 SK그룹이라는 헛다리 희망에 사로 잡혀 진퉁을 보지 못했다. 주가가 오르는데 있어 원래 원하던 뉴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주가를 끌어 올리는 투심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도 HDC가 아닌 SK가 인수 하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꿩 대신 닭이라고 나중에 언론 뉴스를 보고 HDC 인수를 선호하게 되지만 솔직히 말해 그건 어디까지나 애경과 HDC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극히 제한된 패였기 때문이지 원래부터 환호 한 것이 아니라 실망을 애써 감춘 심리 위축이 작용된 결과물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된다. SK라는 광땡이 들어 올 것이라 예상하고 크게 배팅했지만 결국 광땡은 커녕 족보조차 들어오지 않은 그냥 끗끼리의 승부라고 단념했기 때문이다. 1탄의 내용처럼 HDC 입찰은 충분히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대형 족보임에는 맞았으나 그 패를 알아보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실망 매물에 대한 허탈감이 희망 매물에 대한 기대감을 누르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슈를 보고 단기적으로 접근한 사람이라면 이 상황 속 조정석의 표정과 비슷할지 모르겠다. SK를 보고 덤빈 경우라면 아무리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고 해도 결국 SK가 아니기 때문에 실망 매물이 쌓일 수 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 주식 투자자들의 마음과 일맥상통하는 이건 뭐지 싶은 표정 (기대 심리가 순식간에 무너짐), 롯데월드도 아닌 핫도그 월드 ㅋ 그 세 개가 그 세 계가 아닌뎅...

그 와중에 SK든 HDC든 일단 호재성 뉴스가 나오고 주가가 일단 오르니 아시아나항공 믿고 가즈아! 외쳤다가 제대로 물린 개미들...기저귀 값 벌려다가 내가 똥 싸게 생겼다. 상한가는 기본이고 우선협상자 발표 나오면 다음 날 사고 싶어도 못 산다고 생각했겠지만 당일 뉴스 나온 12일 잠깐 반짝하고 바로 추락, 그 뒤로 내리 지하철 급행 열차 타게 되었다. SK에 대한 미련을 끝내 못 버리고 "혹시" 하는 마음에 가지고 있던 기존 수급자는 결국 본 입찰이 최종 마감되고 우선협상자로 HDC가 단독 낙찰 되면서 실망감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나중에 HDC에 대한 호전적 입장을 가진 투자자들이 나섰지만 실망 매물을 받아 주기에는 물량이 너무 많다. 그래도 꿩 대신 닭이라고 투심이 살아 있어 그나마 오르니 버텼던 기존 SK 지지 세력도 결국 던지는 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결국 굴복, 같이 던지게 된다. 끝까지 갈 것이라 믿었던 사람은 끝내 손절 타이밍 놓치고 뒤늦게 후회를 하지만, 이미 분위기는 제대로 꺾인 상황, 제대로 물린다.

국내 대표 국적 항공사 타이틀, 두 번 다시 못 오는 절대 기회,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찬스, 자회사까지 몽땅 얹어 사게 되는 마지막 이 상품 구성, 마치 홈쇼핑에서 쉽게 듣는 멘트처럼 "어머, 이건 꼭 사야 돼!" 하는 꿀 주식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은 결국 주가의 기대 심리가 받쳐 주지 못하자 손실을 보게 된다. 아마 이건 꼭 쭉 갈 것이라고 자신하며 주위 사람, 친구, 직장 동료, 친인척에게 무조건 사라고 종용했던 경우라면 당분간 얼굴 들고 다니기 힘들 정도로 생각보다 흥행이 저조했다. 얼마에 언제 입성했느냐에 따라 본전 내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경우가 허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단 며칠 사이, 겨우 15일 먼저 산 사람에게는 그렇게 큰 실망감까지 안겨준 건 아니다. 미리 매집을 했다면 그동안 매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물타기를 해서 평단가를 낮췄을 것이고 (무조건 간다고 믿었으면), 단기 접근을 해도 발표 이전 2~3일 안에 들어 온 새내기가 아니라면 사실 크게 물릴 것도 없다. 10월 말, 보름만 먼저 들어 왔어도 뉴스 호재 터지고 상한가 못 가서 실망 매물 쏟아질 때 같이 던졌어도 기본 30% 수익률은 이미 챙길 수 있던 상황. 여름 시즌에 주가 변동이 크지 않았던 것이 아시아나항공이었기 때문에 연말 매각이 확실시 된다고 여겨 누가 사더라도 일단 주가는 현재 보다는 높아진다고 배팅 했다면 결과적으로 수익은 20% 이상 챙겼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물리거나 허탈감에 빠진 건 초단기로 접근한 어설픈 개미 군단일 뿐, 분할 매수가 아닌 몰빵으로 접근한 사람들이다. 같은 개미이어도 15일, 한 달, 두 달 먼저 들어 왔으면 그렇게 크게 실망하거나 허탈할 이유가 없는 것이 지금 상황이다. 물론 그 날 그동안 갖고 있던 물량을 던지고 수익을 확정했다면 말이다. 심지어 내가 썼던 1탄을 보고 그 때 사서 2탄 나오기 직전, 우선협상자 발표가 나왔을 때 추세 대응을 해서 던졌다면 수익은 여전히 낼 수 있었던 상황. 반면 손절 타이밍 놓치고 끝내 상한가에 집착해 매물을 던지지 못 했다면 마이너스 수익으로 스트레스를 살짝 받을 수 밖에 없는 타이밍이 된다.

5월부터 꾸준히 사 모았던 나 역시 상한가를 기대한 건 맞다. 하지만 HDC를 일찍 선별해 지지했으면서도 사람들이 그걸 호재로 받아 들이지 않는 걸 나도 알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상한가는 그야말로 운빨에 기댄 희망일 뿐, HDC를 완전히 호재로 보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이라 발표일에는 상황을 보고 던져야 하는 건 나도 똑같다. 물론 난 12일에 모든 물량을 던지고 수익을 확정했다. 참고로 당일 음봉과 양봉으로 이어지는 갭 차이가 엄청 났기 때문에 떨어지면 사고 오르면 바로 던지는 형태를 몇 번 진행해 수익은 원래 계획한 것보다 높게 챙겼다. 그런 변동량과 폭이 나올 줄 몰랐는데 워낙 투심이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단기 대응 차원에서 일단 수익 확정을 하는 것이 그 날에는 중요했다.


그럼 이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기대는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애초에 그런 생각이었으면 1탄부터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1탄 내용만 제대로 숙지했어도 이건 단기적으로 끝날 주식이 아니다. 다만 SK 헛다리 때문에 생기지 말아야 할 실망감이 커서 그게 이해관계가 맞물려 충돌하는 과정이 원래 사람들이 원하는 풍경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호재는 호재고 앞으로의 주가는 얼마든지 상승 여력이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아주 골 때리는 건 아니다. 물론 물렸거나 마이너스 수익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 아직 실망할 때가 아니다. 

가치 투자와 정공법을 주로 쓰는 나조차 4개월 기다린 결과 치고는 발표 시점 주가 움직임이 실망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HDC에 대한 지지력이 원래 약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상한가 못 가는 것) 이후 나타난 주가 흐름을 보면 기대감보다 우려감이 더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당분간의 주가 대응은 단기로 접근하거나 연말 본 계약 체결 후 내년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구체적으로 변화 되는 걸 보고 판단해야 할 지도 모른다. 아무리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오를 수 밖에 없는 소재이며 호재만 남아 있다고 해도 끝까지 투자 심리가 이걸 인지하거나 깊게 받아 들이지 못 한다면 그 투심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것이 주식 세계, 40%가 찬성해도 60%가 반대하면 결국 반대가 결정 되듯이 투심이 부정 요소가 더 많다면 주가가 예상보다 오르기는 쉽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인수 대상자 발표 후 전개되는 시장 상황과 투자자들 심리적 움직임을 보면 결국 무조건 신뢰하는 시그널 보다는 간 보기 시그널이 많다는 걸 알 수 밖에 없어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라면 무조건 급등락을 보여줄 확률이 많기 때문에 수익 내는 것이 쉽지 않은 초보나는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전문 트레이더가 아닌 이상, 도 아니면 모 식으로 아예 다른 종목으로 관심을 돌리거나 꾸준히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사 모으거나 그 방법 밖에는 없다. 아님 단기 대응으로 단타로만 접근하거나.

아시아나항공은 이제부터가 시작, 주가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대감은 가지고 있는 것일 좋을까, 이제 이슈는 없고 예전과 다름 없다고 생각할 사람도 분명 있다. 주요 뉴스에 나올 만한 소재는 이미 다 나왔고 주인도 이미 자리를 잡아 갈 것이고 이 상황에서 갑자기 제3의 재벌이 태클을 걸지 않는 이상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급등할 건더기는 없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단타쟁이들의 이야기일 뿐, 어차피 주식에 매진할 시간도 없는 직장인들, 짬내서 잠깐 휴대폰으로 주식창 보는 것이 전부인 사람에게는 더 알아야 할 이야기가 많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자체에 대해 긍정 전망을 하거나 시간은 걸리더라도 향후 회사 가치와 주가는 상승할 것이라 믿는 투자자라면 HDC와 아시아나의 이야기를 참고해야 할 타이밍이 바로 지금이다.

아래 아시아나항공 외국인/기관 순매매 거래 현황을 보자. 주식은 개미들끼리 주가를 올릴 수 없다. 반드시 외국인과 기관의 합류가 있어야 한다. 개미 없이 기관과 외국인 힘 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는 있어도 소형주, 소외주가 아니라면 개인 힘만 가지고는 주가를 끌어 올리는 건 쉽지 않다. 특히 그 종목이 무겁다면 더더욱 그렇다. 엉덩이 무거운 주식은 절대 개미들끼리 움직인다고 해도 투심이 반영되지 않는다. 무거운 만큼 주저 앉는 건 무척 쉬우나 들기는 어려운 것이 무게 있는 주식들의 특징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12일 협상자 확정 발표가 나왔다. 그 이전 언론을 통해 사실상 HDC 인수 확정식으로 선 기사가 나왔지만 금호산업의 이사회가 12일 오전 진행이 되고 오후에 발표가 나온다고 했기 때문에 결국 진짜 확정은 12일이 될 수 밖에 없다. 10월 하순에서 11월 12일까지의 매매량을 보자. 딱 봐도 외국인과 기관은 꾸준히 물량을 줄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심지어 12일 당일 12% 찍은 날 역시 두 세력은 모두 던졌다. SK에 대한 뜬 소문이 실체가 없다는 걸 알았을 수도 있다. 특히 기관은 10월 말경을 시점으로 단 3차례 빼고 나머지 주식 거래일에 계속 물량을 내다 팔았다.

시장에서 가격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물량을 매집하고 있어야 하는 건 기본 상식이다. 오히려 개미 투자자 중에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는데 특정 일에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매수세만, 혹은 매수세가 강하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다. 특정 일에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그 이전부터 꾸준히 매집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매점매석의 원리를 보자, 시장에서 특정 물건 값을 올리기 위해서는 매점매석을 해야 한다. 당연히 시장에 있는 물량을 모아야 한다. 이걸 풀면 가격은 절대 오르지 않는다. 계속 물량을 모아 실제 유통 되는 주식 수를 줄여야 물건 값이 쉽게 움직이지 물건을 사둔 걸 되려 풀면 값은 유동적이지 않다. 

엉덩이 큰 사람이 물건을 잔뜩 가지고 가만히 있어야 남은 잔챙이 물건이 움직이며 시세를 형성하는 것이 보통이다. 사람들은 전체 주식이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유통되는 "거래"가 되는 물건은 많지 않다는 걸 모르기 때문에 쉽게 간과하는 것 중 하나인데 호가가 형성되면서 매물이 출현하고 거래가 되는 건 전체 물량 중 일부로 실제 오가는 유통 물량만 컨트롤 할 수 있으면 전체 주식을 상대로 하지 않아도 가격은 특정 움직임에 따라 움직일 여지가 많다.

이 경우에는 손 바뀜이 있어도 그것이 외국인과 기관간의 바뀜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외국인 역시 매도세가 더 크고 던진 날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많이 올랐던 12일에는 정작 기관과 외국인 모두 나처럼 던진 걸 알 수 있다. 결국 10월 말부터 쭉 이어져 온 이런 매도 물량 출혈은 결국 개미에게 넘어갔다는 뜻이고 엉덩이 큰 자가 없는 상황이니 당일 주가는 오로지 매수세로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바람이나 부정 요소에도 급락할 상황이 만들어진다. 무거운 주식은 절대 개미 힘 만으로는 오를 수 없다는 전제 조건을 그대로 보여준 케이스인데 결국 개미들끼리 올려야 하는 상황이고 그 이전 매집을 했던 주체도 개미들 측에 힘이 더 실렸기 때문에 치고 빠지고 던지고 사는 과정이 모두 개미의 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무거운 주식에서 가장 안 좋은 구성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큰 힘을 보태지 않고 개미들이 주축이 되면 오르는 힘이 벅찰 뿐더러 위에서 내려 꽂으면 그대로 쭉쭉 빠진다. 실제 이 날 12% 찍고 6%까지 급락하는 순간에 이걸 물타기 하거나 그나마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덤비는 사람은 없다. 끝났구나 하며 같이 던지는 사람이 오히려 더 많다. 악순환이라는 말처럼 조금이라도 쎈 사람이 물량을 확 던지면 그대로 주저 앉아 분위기를 타게 되고 호가창이 무너지는 걸 보면서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되면 매수세 역시 꺾이면서 지지선을 만들지 못한다. 무거운 주식 종목에서 순간적으로 그렇게 훅 떨어질 정도의 상황 연출이면 악재가 제대로 터졌거나 기관, 외국인이 없거나 기관 외국인이 이미 털고 나갔을 상황 밖에 없다. 

기관 매매 동향을 그래프로 보면 더 쉽게 관찰이 되는데 어제, 그제만 해도 우측 빨간 양봉은 없었다. 조금 있다 후술하겠지만 12일 당일까지 내다 판 것이 기관과 외국인, 예비 입찰과 본 입찰, 그리고 본 입찰 마감과 우선협상자 발표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기관은 계속 내다 판 것을 위 그래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생각한 것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던지는 과정을 보면 앞서 10월 말에 시작해 11월 12일까지만 사서 팔았어도 20% 이상 수익은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이전 조금이라도 더 쌀 때 샀다면 평단가는 더 낮을 수 있다. 결국 기관은 꾸준히 파는 와 중에도 주가는 전체적으로 우상승을 했던 시기라 이익을 보고 팔았다는 뜻이 된다. (외국인 역시 마찬가지)

물론 이후 양봉을 보면, 그리고 그 위에 매매량 일지를 보면 13일 바로 다음날부터 14일, 15일 (바로 어제) 3일 연속 기관은 다시 순매수로 돌아선 걸 알 수 있다. 외국인 역시 이틀 연속 매수를 하고 있다. 판이 바뀌면서 기존 매물은 정리를 하고 다시 짜여진 새 판에서 새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여기서 추론이 가능한 건 HDC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단 3일, 그마저도 얼마 안되는 물량 가지고 그렇게 볼 수 있냐 의구심을 갖겠지만 기관 매수는 사람들이 보는 것처럼 얼마큼 사고 얼마를 보유하고 있냐가 중요하기 보다는 샀냐 안 샀냐를 더 따지듯 그 추세를 보는데 간접적인 지표 역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크게 의미를 둘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게 크게 좌지우지할 뉴스가 없는 상황이라면 단순한 물량 조절 혹은 기관의 단타 수익률 내기에 그쳤겠지만 아시아나항공은 12일을 기점으로 판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의 물량 변화가 기존의 기조와 완전히 다른 모양을 갖췄다면 이건 새 판에 어울리는 새 물량 조절로 보는 것이 맞다. 다른 건 다 무시해도 "시그널" 차원에서도 보면 앞으로의 추세에 따라 기관 스스로의 입장이 긍정적인 매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래는 아시아나항공 공매도 상황

자, 여기까지는 개소리였다(?), 사실 가치투자나 장투 입장에서는 이런 자잘한 단기적 상황이 별 의미가 없다. 다만 상한가를 못가고 호재가 호재 역할을 못하면서 12일 이후 주가가 내려 꽂는 것에 대한 투심, 수급 상황에 대해 짤막하게 정리했을 뿐이다. 이것이 향후 기업 가치나 주가에 영향을 주는 건 하나도 없다. 그저 투심이 다르게 흘러가는 것에 대해 왜 그런지를 짚고 넘어갔을 뿐이고 혹시나 단기적으로 접근하거나 접근하려 했던 분이 있다면 단기적 대응은 쉽지 않고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 앞으로 1년 정도는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는 걸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이제부터가 진짜 이야기, 잔 바람에 휘말리지 말고 제대로 듣자, 잘못하면 호가창 보며 마우스 잡던 그 손목 날라가니 말이다, 똑같이 눈 앞에 벌어진 상황이어도 본질을 보자, 본질..상황 판단을 잘 해야 한다, 남이 보는 똑같은 시선으로 보지 말고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볼 줄도 알아야 한다...승부의 세계는 냉혹하지만 강호에도 룰이 있고 친구가 있는 법이다. 눈 앞의 상황만 보지 말고 뒤에 안 보이는 그림자와 등불 아래도 봐야 한다. 상황을 보지 말고 상황을 구성하는 요건을 보라는 것이다. 

몽 회장, 인수금융 불필요 하다고 분명 말 했냐 안 했냐

아직도 이런 논란이 있고 그것과 연관된 기사나 썰들이 있는데 HDC와 몽규 회장은 분명 입찰 과정에서 "인수금융"은 불필요 하다고 말을 했다. 이것이 단지 허세가 아닌 것이 항공사 입찰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더군다나 산업은행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돈이 많다고 말을 백 번 해봤자 눈으로 보여주거나 증명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현금성 자산과 현금도 구분해야 하는 것이 현금성 자산은 현금과 같게 보지만 그걸 진짜 현금화 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급전 상황에 따라 제대로 된 값을 받지 못할 수도 있어 진짜 현금화 할 수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를 봐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상황에서 "인수금융"은 절대적이지 않다? 이것이 무얼 의미하냐, 현금 동원에는 문제가 아예 없다는 뜻이다. 이미 언론과 주식꾼들 사이에서도 HDC그룹의 재무 상태는 충분히 파악이 된 상태다. LG, GS, 한화, SK가 들어와도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중요한 것이지 대기업이라는 타이틀, 10대 재벌이라는 타이틀은 정작 필요가 없다. 현금 있는 놈이 장땡이고 실제 움직일 수 있는 현금 동원력이 있는 사람이 최고다. 재벌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현금 보유를 많이 하고 있는 건 아니다. 보여지는 계열사 규모와 자산이 커서 그렇지 부채 비율 걱정 없이 자본을 쌓아두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상대적 규모의 차이도 물론 있겠으나 아시아나항공 인수하는데 필요한 수준의 현금과 인수 능력은 HDC 입장에서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이 바로 이 대목이 말한다. 

애경의 경우 필수적으로 인수금융을 써야 한다. 인수에 필요한 돈을 외부에서 차입해 빚지고 사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HDC는 일찍이 아예 이런 싹을 잘랐다. 2탄에서도 설명이 되었지만 인수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미리 삼양식품 지분 전량 처분을 한 것도 그 연장선이고 HDC는 당장 현금화 할 수 있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역시 보유하고 있다. (장외라 이미 팔았을 수도, 지분에 따른 평가 가격은 대략 1천억원대로 예상) 설령 외부에서 수혈해야 한다면 굳이 아시아나항공과 엮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인수금융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 HDC그룹의 회사채 발행, 전환사채 발행, HDC그룹 쪽의 유상증자 (사업투자 목적), 그것도 아니면 HDC 지분을 담보로 하는 주식담보대출로 인수금융 없이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요건이 된다. 물론 1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현금 포함)이 이미 검증된 상황이라 그마저도 이런 상황이 만들어질 확률은 적다. HDC그룹과 각 계열사들까지 엮어 움직일 필요도 없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인수 자체에 들어가는 돈은 가진 현대산업개발 지갑 안에서, 그리고 아시아나항공의 유증 안에서 해결이 가능한 것이 현재 상태다. 거기에 더해 애초에 이 인수는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가 합동 인수를 하는 경우라는 것도 이 대목에서는 절대 빠질 수 없다. 미래에섯 박현주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 역할을 하겠다고 한 것 자체가 입찰 후 추가적인 재무 비용은 미래에셋 선에서도 정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승자의 저주와 관련해 무리한 인수라 하는 것도 돈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이지 HDC의 상황은 기존의 금호가 대우건설이나 대한통운 인수하는 것과 상황이 많이 다르다. 무엇보다 금호는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상황 판단 못하고 대우건설을 덜컥 인수했다. 이 때의 실수가 그룹 전반에 악영향을 주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그룹의 타격을 받아 오늘까지 허덕이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금호 계열사 중 흑자 도산 이야기가 아시아나에게 나왔던 것도 모기업, 그룹의 영향이 자회사에게 얼마나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가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음에도 모기업 상황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었다. 희대의 사건으로 기억될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사건만 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 자체의 문제가 본질이 아니라 돈이 필요한 금호그룹의 문제가 캐시카우 역할하는 계열사에게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다른 재벌도 쉽게 접근을 못 했던 이유, 재벌이라고 해서 다 돈이 항상 많이 있고 현금을 다량으로 쌓아두고 있을 정도로 여력이 있는 건 아니라서 아무리 매물이 좋고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도 그룹 상황이 받쳐주지 않으면 결국 못 먹고 토해내게 되어 있다. 금호그룹이 먹은 걸 다 토해고 심지어 자기 계열사까지 내어주어야 하는 상황까지 온 것은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먹었기 때문이다, 부자인 건 맞지만 그것이 현금 부자이냐 그냥 부자이냐는 분명 다르다. 이건 지금 다른 재벌도 마찬가지. 매물 가치와 매력에 따라 입찰 여부를 가린 재벌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현금 동원력이 약해 입맛만 다신 재벌도 분명 있는 것이다. 애경도 쉽게 아시아나에 도전했던 것처럼 인수금융끼고 다른 자본 수혈끼고 하면 못 덤빌 재벌이 없다. 중요한 건 빚지고 사냐 빚 안 지고 사냐다. 한화는 성장 중이지만 체질 개선 과정에서 그룹 계열 전체가 위축된 상태이고 SK는 SK텔레콤 투자 문제로 오히려 돈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SK네트웍스가 웅진코웨이 인수 전에서 갑자기 발을 빼자 SK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더 불을 붙었지만 SK는 내부 다지기에 열중할 타이밍이지 외형 확장은 때가 아닌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과 회생 자금은 구분하자 (구주와 신주)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을 보면 3자 배정 유상증자라는 말이 항상 나온다. 그것이 매각 조건의 전제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요구한 사항) 따지고 보면 틀린 말도 아닌 것이 아시아나항공이 처음 회계 문제가 불거졌을 때 39 회장님과 금호측은 산업은행에 회생 관련 자구안을 냈었다. 문제는 그게 자구안으로 미흡하다면 퇴짜를 맞았다는 사실, 그런 식의 자구안을 내 놓으면 절대로 못 도와준다고 산업은행이 고개를 저으면서 역으로 제안한 것이 유상증자, 그것도 제3자 배정!

이게 무얼 의미하는지 아는 사람은 안다. 유상증자를 해서 증자할 자본을 시장 투자자들에게 얻되 그걸 제3자에게 특정 배정해서 증자하도록 한다는 건 증자한 지분만큼 제3자가 되는 그 누군가에게 다 지분을 주라는 뜻이다. 이해 관계가 있는 주주끼리의 경우라면 흑기사 역할을 하니 상관이 없겠으나 이해 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의 블록딜과 다름이 없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흑기사를 못 구하면 구제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에 결국 이런 상황에서의 금호아시아나 제3자 배정의 물량(유상증자)은 금호그룹 구제를 목적으로 유증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 흑기사가 아니기 때문에 제3자 배정 유증은 새 흑기사를 구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왕좌를 앉힐 새 왕을 구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금호가 금호그룹 아래 아시아나를 계속 두고 살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고 깨진 독에 물 붓는 격 밖에 되지 않으니 아시아나항공 회사를 진정으로 살리고 싶다면 욕심 내지 말고 지분을 다 팔아서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그 사람이 살리게 하라는 것인데 금호 입장에서는 아시아나를 구제할 방법이 정부 지원 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라 그대로 자구안을 갖고 버티면 아시아나도 힘들어지고 금호그룹도 괘씸죄로 더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끝까지 안 팔고 버티면 아시아나항공이 엉망이 될 수도 있는 상황. 금호도 살고 아시아나항공도 살려면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 밖에 없던 상황이고 그 유상증자 대금은 경영권은 물론 아시아나항공 가치와 맞먹는 규모가 될 수 밖에 없어 제3자에게 배정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유증을 받은 제3자가 갖게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금호산업의 원래 지분,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이자 지배세력의 지분은 금호산업이고 그 지분은 약 31%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1%를 금호 쪽이 가지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결국 이 말은 그 지분 31%를 그대로 가지고 오면 최대주주가 되면서 자동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주인만 바뀌지 아시아나항공 자체의 구제는 어렵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해소와 자본 증가를 위해서라면 유상증자는 필수, 결국 금호 지분이 되는 31%에 해당하는 현재 주식 보유 값 (구주) + 아시아나항공을 살릴 회생 자금, 새롭게 주식을 찍어 발행해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될 (신주)가 매각 조건이 되며 인수자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부담해야 실질적인 주인이 될 수 있다. 참고로 금호석유화학의 아시아나 지분 11%는 이 상황에서 키포인트가 되지는 않는다, 구주 인수로 이미 경영권은 안전하게 취득할 수 있고 신주로 지분이 희석되면 금호석화의 지분은 어차피 새 주인의 경영권에 큰 영향을 줄 수 없다.

다시 정리하면 금호가 갖고 있는 아시아나 지분 31%(구주)는 입찰 당시 현재 4천억원대로 애경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공통으로 가치 평가를 했다. 애경이나 현대산업개발이나 4천억원이면 금호그룹이 갖고 있던 아시아나 지분을 가지고 오는데 충분하다고 평가를 한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은 2조 5천억원을 인수 자금으로 배팅 한 상황이지만 실제로 금호가 가지고 가는 건 구주 분량인 4천억원이 전부, 나머지는 고스란히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된다. 바꿔 말하면 금호가 팔고 현대가 인수하는 형태이고 그 매각 대금은 2조 5천억원이지만 그건 순수한 매각 대금이 아닌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에 총 투자하겠다는 매각 대금 + 투자 대금이다. 금호 39 회장이 가져갈 수 있는 인수금은 구주에 해당되는 금액, 현재 기준 4천억원이 전부. 현대산업개발이 그 정도까지만 주겠다고 입찰했고 그대로 우선협상자로 선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2조 5천억원에서 금호가 가지고 가는 건 많아야 5천억원 내외, 나머지 2조는 아시아나항공에 돌아간다는 점이다. 재미있는 건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바뀌면 그 아시아나항공의 투입금은 당연히 새 주인의 돈이 된다. 새 주인이 값을 치는 과정에서 2조를 들여야 하지만 그건 남에게 주거나 남을 위해 쓰이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내가 쓰고 나를 위해 쓰이는 꼴이 된다.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2조 5천억원을 금호에게 주고 아시아나를 사는 조건이었다면 큰 부담이 되고 잘못된 딜이 되는 것이 맞지만 이 중 5천억원만 주고 나머지 2조는 아시아나에 투입되는 조건이라면 결국 HDC그룹에 2조가 투입되는 것과 다르지 않아 당연히 아시아나항공에는 더욱 큰 호재가 되고 HDC 입장에서도 미래의 자기 계열사에 투자를 하는 셈이니 손해가 아니다. 

실질적으로 인수 대금 자체가 금호를 살리는 비용이 아니라 HDC를 성장시키는데 유용한 미래 계열사 아시아나항공 발판으로 대금이 쓰이기 때문이다. 언론과 투자자들은 액면 그대로 아시아나항공을 HDC가 2조 5천억원 주고 사는 것처럼 표현을 하지만 실질적인 매물 값은 5천억원 주고 아시아나항공을 사는 것이고 산 뒤에  2조를 아시아나에 투자한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이건 애경도 같다, 다만 애경은 2조를 집행할 현대와 달리 1조 내외를 유증을 통해 집행한다고 했기 때문에 밀렸다)

걸림돌이 될지 디딤돌이 될지는 순간의 선택이 좌우 한다

다만 구주 협상은 여전히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조 5천억원에서 금호와 39회장이 가지고 갈 수 있는 돈은 구주 대금이 전부, 그걸 조금이라도 더 받아야 그나마 아시아나항공을 팔고 댓가를 더 챙길 수 있다. 표면적으로 알려진 금호 측의 구주 대금은 진출이 쉽지 않은 항공사 프리미엄을 감안 최소 5천억원에서 최대 6천억원, 일단 현재 주가와 아시아나항공의 국적 항공사 지위 등을 종합해 이 정도는 값을 쳐 주어야 그래도 섭섭하지 않을 것이다고 나온 금액대이다. 

하지만 애경과 현대산업개발은 처음부터 구주 가격은 4천억원대로 가치 평가를 끝내고 입찰 때도 끝까지 그 가격을 고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금호가 가지고 가는 구주 가격에 대해 4천억원 이상은 어렵다고 손사래를 친 것이다. 그제, 어제 기준 현재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5천 7백원에서 5천 8백원대, 구주 가격 기준가를 언제로 할지 아직 나온 건 없지만 어제 주가를 계산해 적용하면 금호 지분은 4천억원이 약간 넘는다. 

애경이나 현대산업개발이나 최초 입찰 당시부터 주가가 어느 정도는 사람들에 의해 오를 걸 감안해 5천원 후반대로 구주 가격을 봤다는 것인데 금호 입장에서는 주가가 더 오르는 것이 좋을 것이고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주가가 더 떨어지는 것이 이득이 된다. 2조에 비하면 그까이꺼 구주 가격 얼마 안되네 하는 사람도 있지만 1천억원이 애들 이름도 아니고 자회사 상황까지 고려하면 1천억원 아껴도 크게 바뀔 수 있는 상황이 있는 만큼 매수 쪽은 최대한 깎을 수 있는 항목은 깎고 매도 쪽은 최대한 더 받을 수 있는 항목은 받으려 할 수 밖에 없다.

보통 이런 상황이 되면 매도 입장에서 "안 팔아!" 이렇게 나올 수 있지만 매수 입장도 든든한 버팀목이 있는 것이 산업은행과 금호간의 조건이 있다. 드레그 얼롱이라 알려진 동반매각요청권이다. 좋게 표현하면 안전 장치이고 나쁘게 말하면 물귀신 작전이다. 산업은행은 금호에게 매각 주체 권한을 주면서 동시에 동반매각요청권을 걸었다. 인수 합병 등 M&A 시장에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두 주체가 매각 이해득실 과정 중 동상이몽이 될 수도 있어 통상 걸어두는 안전 장치다. 금호가 나중에라도 아시아나를 안 팔고 다른 꿍꿍이를 들어 매각 철회를 하거나 고의로 유찰 시키려 한다면 시간만 낭비하고 결과물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유찰이 되는 경우 구주 지분을 산업은행이 제3자에게 같이 매각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초보자를 위해 조금 더 쉽게 설명을 하면 금호가 아시아나를 안 팔겠다고 갑자기 마음을 바꾸거나 하는 식으로 버티는 경우, 입찰자는 나왔는데 정작 매도측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땡깡을 부리고 억지 값을 부르며 자연스럽게 매수자가 포기하게 만들어 유찰이 될 경우 산업은행은 금호의 구주를 직접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일부로 그러든 진짜 살 사람이 없어 유찰이 되든 일단 유찰이 확실시 되면 그 때의 매각 주도권은 금호가 아닌 산업은행이 가지게 되며 구주 협상 역시 금호가 아닌 산업은행이 가지게 된다. 싸게 부르든 조금 낮게 부르든 신주 값은 정상으로 쳐주고 제대로 인수해 키우겠다는 매수자가 나오면 구주는 그럴 일은 없겠으나 속된 말로 그냥 껌 값이라도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이런 안전 장치, 결국 금호는 유찰이 되면 산업은행에게 주도권이 뺏기기 때문에 매각 과정에서 불리하게 된다.  

결국 구주 협상이라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 조금 더 받겠다고 상황을 질질 끌거나 몇 백억원 더 달라고 떼 쓰다가 연말 본 계약까지 차질이 생기는 등 실질적인 인수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산업은행이 임의대로 구주 가격을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과 협상할 수 있다. 4천억원이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대도 아니고 입찰자 모두가 4천억원을 제시 했으며 현재 주가 기준으로 따져도 금호 지분 31%는 4천억원이 나오기 때문에 만약 더 받으려고 하다가 유찰 분위기 나오게 되면 금호가 오히려 욕심 내다가 돈을 덜 가지고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산업은행이 유찰 책임을 물어 3천억원에 구주 협상을 대리하게 되면 그대로 금호는 오히려 욕심 내려다 1천억원 손해를 볼 수 있다.

가정에서 애를 키울 때 아이와 부모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아동전문기관에서 중재해 개입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부모가 잘 알아 듣고 협조 의사가 있으면 부모에게 알아서 잘 처신하라고 하고 물러나지만 결국 끝내 아동 문제가 해결이 안되고 심각한 가정 문제로 확산이 되면 결국 경찰과 아동기관은 강제로 개입해 아동에 대한 권리와 권한을 대신 행사하게 된다. 반대로 부모에게는 부모로서의 권리와 권한을 일시, 혹은 상당 기간 제한한다. 마찬가지로 산업은행은 금호에게 알아서 잘 팔라고 우선권을 주었지만 여차하면 동반매각권리를 걸어 금호 지분 값을 후려칠 수 있기 때문에 매수자(HDC) 입장에서는 상식 이하의 구주 가격을 주지 않는 이상 비싸게 부르는 걸 다 받아 줄 이유가 없다. 상황이 꼬이고 협상이 난항이 되면 오히려 HDC에게 유리할 뿐 금호에게는 유리하지 않다.

금호그룹이 구주 가격 가지고 협상 안된다고 질질 끌면 산업은행장이 메세지를 금호에게 보낼 수 있다. 드래그 얼롱, 금호타이어 때 이미 상표권을 가지고 방해를 한 전력이 있고 호남 기업 정세론을 펼쳐 금호 살리기에만 급급한 사례를 남긴 적이 있어 산업은행과 이미 감정이 썩 좋은 건 아니라서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까지 욕심 부리거나 다른 행동을 보이면 구주고 나발이고 4천억원 밑으로 후려 댓가를 치르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금호 입장에서도 그런 걸 잘 알기에 최대한 현대산업개발에 잘 말해 이왕 크게 쏘는 거 조금 더 우리에게 쏘라고 할 순 있겠으나 현대산업개발은 일찍이 계산기를 두드릴 때 금호에게 줄 건 딱 잘라 정한 듯 보이기에 금호가 원하는 가격을 그대로 다 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6천억원은 절대 불가이고 진짜 많이 챙겨주면 5천억원, 그게 아니고 최대한 재벌 가문으로서 예우 차원에서 보전해준다면 4천억원 부른 값에서 몇 백억원 더 얹혀 줄 순 있겠으나 금호는 어차피 그 돈이어도 급한 불을 끌 수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그 4배 이상을 주고도 정상화 담보를 할 수 없기에 그 돈이면 차라리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보너스로 주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 끝까지 4천억원을 고수할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기내식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만 갖고 따져도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금호라 아시아나항공으로 더 챙기려 한다는 건 정말로 억지가 될 수도 있다. (아래 기내식 관련 서술 참고) 

금호는 입찰 과정에서 매수자에게 경영 프리미엄과 항공 프리미엄을 꾸준히 어필했다. 현 주가를 기준으로 제3자에게 블록딜로 매매해도 그 보다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최소한의 프리미엄은 챙겨줘야 한다고 하는데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금 매각이 되는 타이밍 자체가 반대로 그걸 당위성으로 제기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 그것도 따지고 보면 정답은 아닌 것이 아시아나항공이 삼성과 롯데, 한화의 딜과 같은 성격의 매물 거래도 아닐 뿐더러 부실 상태가 논란이 되어 나온 상황에서 저비용 항공사와 다른 대형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입지를 감안하면 경영과 항공 프리미엄은 높게 쳐주기 어려운 상황인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조건 없이 가치만 따진다면 금호의 입장은 이해 되나 지금 상황은 조건을 따져야 하는 상황인 만큼 그대로 받아 들이기 어려운 것도 사실. 뭐 상황에 따라 협상 과정 중 현대가 학을 띠고 원하는 방향대로 몇 백억이라도 조금 더 준다고 끝내 굴복 할 경우, 4444억원 제시도 어떨까 싶다. 받는 쪽은 돈을 더 받겠지만 기분은 쉣뜨.

HDC 지주 문제로 인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가능성

공정거래법상의 지주사 문제가 우선협상자 발표 시점에 동시에 출연했다. 경제지에서 먼저 보도가 되었는데 기사 보도 시점이 11일이라 아시아나항공 주가 성장에 발목을 잡은 뉴스 중 하나다. 정확하게 상황 파악이 안되는 사람에게는 기껏 HDC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 났더니 아시아나항공 팔과 다리를 (자회사) 잘라야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어 가뜩이나 못 날아가는 주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는데 통매각과 분할매각 방식 가지고도 말이 많았던 것이 아시아나항공이었기 때문에 이게 정말로 현실이 된다면 가장 큰 악재 중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게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분할매각을 안 할 이유가 없고 분할매각을 했어도 이것보다 나은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인데 기존의 분할매각을 산업은행이 절대 반대 한 것 역시 분할매각을 통한 아시아나항공 쪼개기는 아시아나항공 그 자체에도 도움이 전혀 안되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자회사를 매각한다는 건 아시아나 입장에서 결코 좋은 포지션이 될 수 없다. 물론 아시아나 자회사들의 경우 아시아나가 모기업이 되니 매각 과정에서 그 매각 대금이 아시아나에 흘러 들어와 부채 비율을 낮추고 자본금을 늘리거나 리스 대신 비행기를 구매하는 식으로 구조조정에 도움이 되겠지만 막상 이게 상황이 이렇게 되면 통매각을 주장했던 산업은행 꼴도 우습게 되고 전체 인수를 하겠다고 한 현대산업개발의 입장도 약속을 일부 어긴 꼴이 되어 시장의 신뢰성에 큰 데미지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입찰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했거나 문제점을 간파하지 못했다는 사실만 갖고도 금호, 산업은행, 현대산업개발 모두가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게 현실성이 있을까, 정말 그것이 문제가 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 문제는 노출된 표면적 이유만 놓고 보면 꽤 어려운 난제로 보일 수 있다. 겉으로 보면 지주 체계의 문제라서 돈이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고 또 HDC 지주사의 위치와 지분 관계 때문에 생긴 일이라서 HDC그룹이 지분 정리를 하지 않는다면 꽤 머리 아픈 일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HDC는 지주사 체계로 변형을 한 지 얼마되지도 않았다. 그 말은 구상한 원래 지주 체계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고 기존의 지주 체계가 원래 계획한 틀 안에서 조성된 것이라 이걸 아시아나항공에 맞춰 재설계를 한다는 건 생각보다 복잡해 질 수 있다. 어디까지나 개미 투자자 입장에서 전반적인 상황 개요와 흐름을 모른다면 말이다.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라는 공정거래법상의 지주사 체계 때문에 이 문제가 불거졌는데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주체는 HDC 지주회사의 자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했기 때문에 이 문제는 공정거래법상이 말하는 문제와 대면하게 되는 건 맞다. HDC (지주) - HDC현대산업개발 (자회사) - 아시아나항공 (손자회사) 으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원래 자회사들은 결국 최정점에 HDC라는 지주사 우산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때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들은 HDC의 (지주) 증손회사가 되기 때문에 이 때 증손회사들은 모두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다 갖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2년 안에 100% 소유가 안되면 무조건 해당 회사를 매각해야 한다는 것이 공정법의 골자

첫 번째 해결 방법은 법이 원하는 방향 그대로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 모두를 100% 소유하는 것이다. 물론 이 때는 지분 매입 비용이 든다. 자회사가 한 두개가 아니고 꽤 많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는 모두 7개, 주식 시장에서 상장 회사로 거래가 되어 인지도가 높은 아시아나IDT(76%), 에어부산(44%)이 있고 비상장사인 에어서울(100%), 아시아나에어포트(100%), 게이트고메코리아(4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이 있다.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은 상장사이니 100% 소유는 당연히 아니고 남은 비상장사 중 게이트고메코리아와 아시아나세이버를 빼면 이미 100% 지분 소유 자회사다. 법에서 말하는 증손자회사 중 아시아나의 다른 자회사는 이미 100% 지분을 충족한 경우라 그대로 아시아나항공 아래 자회사로 두어도 상관이 없고 법에 저촉되지도 않는다. 에어서울, 아시아나에어포트(지상조업), 아시아나개발(공항터미널 관계사)은 이미 법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만족, 아시아나세이버(여행/렌트/교육)는 나머지 20% 지분이 십억 단위라 부담이 안된다. 기내식 분야인 게이트고메코리아는 손절하는 것이 맞을 것이고 결국 남은 숙제는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딱 두 회사. 정작 알고 보면 자회사 지분 정리와 충족 문제는 7개 자회사 중 단 두 회사에 걸린 문제다.

금호리조트의 경우 아시아나항공과 관계가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아시아나IDT의 관계사로 아시아나IDT가 금호리조트 지분을 26% 정도 가지고 있다. 금호티앤아이 역시 아시아나IDT가 지분 40%를 보유 중이다. 금호티앤아이는 다시 금호리조트 지분을 48% 정도 가지고 있다. 금호티앤아이의 아시아나IDT 지분은 40%지만 다른 아시아나 자회사들이 지분을 같이 갖고 있는 경우라 실질적인 지분은 80%다. (나머지 20%는 금호산업), 이건 이번 인수가 확실시 되면 금호에게 지분을 가지고 가라고 할 확률이 높아 금호리조트 지분과 금호티앤아이는 상관이 없다. 100% 소유할 필요 없이 있는 지분을 오히려 털어 지분을 아예 정리하는 것이다. (아시아나가 아닌 금호 이름 달린 건 현대가 인수할 이유도 없고 인수할 의미도, 아시아나항공과 관련도 없다) 나머지 아시아나 이름이 붙은 건 모두 아시아나항공과 관련이 있는 항공업계 회사들로 현대산업개발이 챙겨야 할 회사들이다.

이 때 단순히 접근하면 상장사인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는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가져야 하는 경우이기에 당연히 상장 거래 회사인 만큼 주식 시장에서 공개 매수를 통해 지분을 다 끌어 모아야 하고 이후 상장폐지를 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강한 호재를 갖고 있음에 주가 부진을 겪는 와중에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가 엉뚱하게 슬금 슬금 상한가 길목까지 오르며 정작 주가는 더 훨훨 잘 나갔던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두 자회사는 시총이 무거운 종목이 아니라서 이런 이슈가 아니어도 아시아나항공가 엮어 급상승할 타이밍은 따로 갖고 있기도 하다. 무거운 아시아나 대신 가벼운 이들이 대체 종목이 될 수 있는데 본 계약이 완전 종료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작은 불씨이지만 분할매각에 대한 여지는 여전히 존재하는 법, 특히 구주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거듭되면 가장 먼저 사람들 입에 오르는 건 분할매각이 나올 수 밖에 없어 (다시 한번 이 때는 충분히 SK의 입질도 가능하고) 움직임이 한결 가벼울 순 있다. 두 회사의 경우 분할 매각 이슈 +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슈 + HDC 인수 후 증손회사 매각 이슈가 있고 체급도 가벼워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플레이 할 소재는 많은 것도 사실.

그러나 HDC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한 다음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각한다는 건 현실성이 제로에 가깝다. 상장사 지위도 있지만 이걸 공개 매수하여 지분을 100% 매집하는 건 현재로서는 어렵다. 더군다나 그게 현실화 되려고 하면 주가가 급등할 것이 뻔하고 공개 매수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 시간만 보내다가 결국 정말로 다른 기업에게 자회사들을 매각할 수도 있을 상황이 만들어진다. 현재 상황에서 100% 지분 매입에 들어가는 돈은 문제가 아니다. 추가 지분 매입으로 인한 비용 지출, 아시아나의 모든 자회사를 모두 아시아나에 100% 귀속 시키기 위해서는 천문학적 액수가 필요한 것처럼 언론이 말하지만 실상 꼭 그런 건 아니다.

아시아나IDT를 먼저 살펴 보면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는 지분은 약 76%다. 100%를 채우려면 24%의 추가 지분이 필요하다. 현재 아시아나IDT 시총이 약 2천 6백억원대, 이를 현재 주가로 단순 환산하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IDT 지분 가치는 1천 9백억원대가 된다. 100% 편입을 위해 아시아나IDT 지분 추가 매입을 아시아나가 해야 한다면 남은 지분을 사는데 필요한 자금은 많아야 7백억원대라는 뜻이다. (금호에게 구주 협상 과정에서 달라는 천억만 덜 줘도 충분히 뽑을 수 있는 돈이다) 에어부산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 지분을 갖고 있는 건 약 44%, 56%의 추가 지분을 가져야 100%를 채울 수 있는데 시총이 3천 8백억원대, 지분 가치를 환산하면 1천 6백억원이 되고 필요한 추가 자금은 2천 2백억원이 필요하다. 

구주 값으로 2천억원을 더 주냐 덜 주냐를 따지는 상황인데 두 회사 합치면 3천억원으로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나 구주 대금은 현대산업개발이 전액 부담할 수 있는 금액이고 나머지 2조는 어차피 유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주주 배정이나 공모 배정을 통해 다른 변수를 쓸 확률이 있어 자금 여력은 넉넉하다. 무엇보다 미래에셋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가하고 있어 그 물량을 대신 소화해 주거나 현대산업개발에 대여 식으로 자금 지원이 가능한 것도 따져 볼 수 있어 현 상황에서 2조 5천억원을 들였어도 자회사를 매각하는 것보다 가지고 운영하는 것이 더 득이 될 수 있기에 크게 염려할 부분은 아니다. 비상장사이면서 이미 100% 소유인 에어서울을 포함하여 대부분 이미 100% 지분 형태이고 나머지 잔챙이 자회사들은 비용 측면에서 추가 지분 확보는 문제가 없다. 비용도 겨우 수 십억 수준이며 비상장사라 100% 지분 확보는 어렵지 않다. 지분이 가장 낮은 게이트고메코리아의 경우에는 기내식 문제와 관련해 어차피 정리하고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라 오히려 이건 자회사로 둘 것이 아니라 이참에 지분을 털고 떼어 내는 것이 낫고 말이다. 

현재로서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을 찾아 실행해야 하는 것이 현대산업개발 입장일 수 밖에 없다. 끝까지 공개 매수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일정 이상 존재한다면 실현 불가능하며 그 댓가도 지금보다 높아야 하기 때문에 현실화 되긴 어렵다. 무엇보다 힘들게 상장 시킨 두 회사를 상폐 하는 건 현재로서는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해결 포인트를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이 주도적으로 하지 않고 시장에 맡긴다는 것 자체가 지금으로서는 해법이 되지 않는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돈을 더 들이면 되지만 시간과 시장은 두 회사의 의지대로 움직인다고 보장할 수 없어 보다 확실한 방법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증손회사들의 지위를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HDC 지주의 손자회사로 끌어 올리는 방법이 있다. 손자회사와 증손자회사의 관계가 문제 원인이라면 증손자 위치를 없애고 그들을 손자회사로 만들면 된다. 따로 지분을 추가할 필요도 없고 그에 따라 지분 확보에 들어가는 비용을 들일 것도 없다. 문제는 서열 정리를 어떻게 하느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들을 아시아나항공과 우선 분리한 뒤에 이를 아시아나항공의 직계가 아닌 방계 계열사로 만들어야 하는데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만 정리를 해주면 해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 복잡해 보여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보충 설명이 있겠지만 아시아나 자회사와 HDC 계열사간에 유일하게 비슷한 사업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아시아나IDT이기 때문에 아예 이 부분을 해소도 할 겸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의 수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그 주인공이 바로 HDC아이콘트롤스

12일 아시아나항공이 12% 급상승하며 최고점을 찍은 날, 엉뚱하게 상한가를 찍어 사람들을 주목 시킨 회사가 하나 있었는데 그게 바로 HDC아이콘트롤스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12%를 찍고 HDC 쪽은 당연히 리스크 때문에 주가가 하방을 향하고 있었지만 HDC아이콘트롤스 만큼은 끝까지 상이 풀리지 않고 오전에 시작한 상한가가 장 마감까지 유지가 되었다. 이 때 HDC 이름 때문에 이게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해서는 최고의 대장주로 착각한 사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왜 대장주이고 오른지는 잘 모르겠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확정 기사가 쏟아지는 상황이라서 HDC 수혜주 혹은 HDC 계열에서도 노릴 만한 근접주로 생각한 사람이 많으나 그 날의 상한가는 HDC아이콘트롤스에 태양광 반도체 관련 호재 뉴스가 따로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는 큰 연관성이 없었다. 물론 상황과 타이밍이 누가 봐도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HDC가 확정 짓는다는 뉘앙스로 보도가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에 세계 최초 개발 태양광 반도체 뉴스만 가지고도 상한가 갈 만한 소재였던 것도 맞지만 HDC의 회사 중 하나가 마침 급상승을 하던 찰나라 아시아나와 맞물려 숨은 흑진주로 잘못 알려진 케이스다. 

물론 그게 잘못된 투심이어도 어차피 주식은 심리에 오르고 내리니 잘못 알았어도 HDC 그룹주임은 변함이 없어 소 뒷걸음질에 쥐 잡은 것도 능력이면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아래가 해당 기사, 12일 우선협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이 거의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HDC아이콘트롤스 개발 기사가 하필 같은 날 나왔다. 사람들이 쉽게 찾아 보는 용도로 해당 종목의 네이버 뉴스/공시란을 보고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기사는 네이버 뉴스/공시란에 안 떴던 기사고 지금도 안 뜬다. 외부 신문사 기사로 직접 보지 않으면 기사가 나온지도 모를 상황이라 두 가지 호재가 맞물려 이걸 알고 들어 온 사람과 이 때의 상승을 보고 놀란 일부 사람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수혜주로 알고 들어오면서 동시에 몰려 어쩌다 울트라급 급상승을 만든 것이다.

http://www.etnews.com/20191112000038 (HDC아이콘트롤스 세계 최초 투명 반도체 태양광 전지 개발)

아시아나IDT는 아시아나항공의 전산 부문과 IT, SI, 에너지 관리툴, 스마트 정보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HDC아이콘트롤스는 HDC그룹의 주택 홈네트워크와 ICT, 스마트 에너지 설비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다. 보안 관제, 전력 제어, 건축물 자동화 시스템 등 아시아나IDT는 상업용 시설에 주력하고 HDC아이콘트롤스는 주택용 시설에 주력하는 상황이라 이 둘을 합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따로 만들어진다. 또한 아시아나IDT가 외주 사업을 많이 하고 있고 또 다양한 거래처를 두고 있기 때문에 HDC아이콘트롤스 외형 확장에도 도움이 되며 시너지 창출 측면에서 두 회사의 합병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지주사의 손자회사와 증손자회사 문제는 아시아나IDT의 경우 HDC아이콘트롤스와의 합병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남은 건 에어부산, 이걸 아시아나항공 밑이 아닌 다른 HDC그룹의 HDC 계열사 아래로 자리를 옮겨 주면 되는데 가장 유력한 건 면세 사업을 하고 있는 HDC신라면세점이다. 다만 합작사이고 실질적인 주도권을 삼성의 이부진 사장이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에어부산을 호텔신라와의 합작사 아래 두는 건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결국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자리 위치의 합리성을 위해서라도 가장 유력한 후보는 HDC아이파크몰 아래 에어부산을 두는 것이다. HDC 그룹의 계열사가 되는 아시아나항공이 같은 그룹사인 HDC아이파크몰에 에어부산 지분 44%를 돈 받고 넘겨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도 자회사를 팔지만 여전히 같은 패밀리로서 자회사 시절과 다름 없는 공생 관계가 되고 지분 처분에 따른 1천 6백억원 가량의 수입이 생기기 때문에 체질 개선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세 번째 방법은 아시아나항공의 모든 자회사(HDC에게는 증손회사)를 HDC 지주 아래 직접 두는 방법이다. 또는 이미 요건 충족된 자회사는 아시아나항공 아래 그대로 자회사로 두고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만 지주사 아래 두는 방법이 있다. 아시아나항공만 손자회사로 두고 나머지는 자회사 신분인데 이번에 아예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를 모두 HDC 지주사 아래 두어 HDC현대산업개발과 급을 맞춰주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회사들이 모회사인 현대산업개발 위치로 가는 것이 약간 모양 빠지기는 하지만 법에 의해 아시아나항공 아래 계속 둘 수는 없고 결국 다른 자리로 재배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회사들간의 업무 제휴와 연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전제라면 자리 정도 바뀌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건 약간 회의적인 것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주체가 HDC현대산업개발인 이유와 맥을 같이 하는데 지주사가 가장 꼭대기에 있는 지주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인수금을 충분히 낼 만큼의 자본력까지 가지고 있는 건 아니라서 현금을 직접 보유한 회사와 현금을 보유한 회사를 계열로 둔 지주사는 같은 그룹이어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현금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지 HDC 지주까지 현금을 넉넉하게 갖고 있는 건 아니라 결국 돈 있는 회사가 직접 사고 그 회사 밑에 두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돈이 HDC현산이 아닌 HDC 지주에 있었다면 아시아나항공을 HDC지주가 사면 되고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들은 HDC 지주의 손자회사가 되기에 결국 이 문제는 처음부터 생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손회사가 되는 걸 알면서도 지주가 아닌 현산이 나섰다는 건 돈을 만지는 실체는 사업 회사인 현대산업개발이 갖고 있지 투자 회사인 지주사는 그럴 여력이 없다는 뜻이라 세 번째 방법은 애초에 현실성이 없다. 그럴거면 인수 주체가 HDC현대산업개발이 아닌 처음부터 HDC 지주가 나서면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두 회사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에만 해당되는 것이라 지주사가 직접 나서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IDT를 아이콘트롤스가 합병한다면 지주사가 필요한 대금은 1천 6백억원대, IDT를 합병하지 않고 에어부사과 마찬가지로 같이 지주사 아래 둔다면 3천억원대가 필요하기에 미래에셋을 포함 회사채 발행 및 유증을 통한 자금 확보도 가능하기에 상황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개연성이 많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 되는 건 두 번째 방법, 아시아나IDT는 HDC아이콘트롤스와 합병을 시켜 아이콘트롤스 자리로 가게 만들고 (존속 법인은 아시아나IDT로 하고 아이콘트롤스를 청산)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에서 HDC아이파크몰 아래 두거나 HDC 지주 아래 직접 두는 방법이 가장 현실성이 높을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지분을 추가 매수하지 않아도 되고 내부에서 자리 조절만 해주면 되기 때문에 HDC 입장에서는 직접 나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아무래도 부담이 없다. 뭐 그 외 생각지 못한 다른 경우의 수나 다른 계열사 밑에 두는 식으로 예상과 다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많아 어느 것이 꼭 정답이라 하기는 어려워도 공정거래법 때문에 멀쩡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를 매각하거나 돈 때문에 지분을 판다는 일은 없다고 자신한다. (게이트고메와 세이버는 예외, 손절 가능으로 봄) 무엇보다 금호와 단절되는 IDT 매출과 아이콘트롤스의 사업 시너지를 보면 IDT에도 도움이 되는 걸 찾아야 하는데 이 때 HDC아이콘트롤스와의 합병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부 보도에서는 HDC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확정되고 계약까지 마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매각은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을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입장은 물론 HDC 입장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는 아시아나항공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연계 사업들이기 때문에 이걸 매각할 이유도, 매각할 당위성도 실제로는 크지 않다. 전혀 관련 없는 회사이거나 아시아나항공에 꼭 필요한 회사가 아니라면 매각이 당연하지만 대부분 연관된 분야로 이어져 있어 아시아나항공 운영 입장에서도 자회사는 필요 존재지 불필요한 존재가 아니다. 결국 공정거래법이 요구하는 지주사 체계의 증손회사 문제가 아니어도 손절 가치가 높은 기내식 쪽과 아시아나IDT의 금호 계열 지분은 매각이 당연시 된다.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 그 차원으로 보면 일부 자회사 매각과 지분 매각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거기에 경쟁력을 위해 필요한 저비용 항공사인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 주요 자회사가 포함된다는 건 억지가 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전산을 맡고 있는 아시아나IDT 역시 마찬가지, 현 상황에서 모든 자회사가 다 필요한 건 분명 아니라서 아시아나항공에 필요 없는 자회사는 당연히 공정거래법과 상관 없이 구조조정 차원에서라도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를 각각 활용하거나 셋을 복합적으로 믹스하여 섞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비용을 더 추가적으로 들일 수도 있고 비용 추가 없이 자리 배치만 조절하면 되는 것도 있는데 돈을 추가하지 않고 (외부 유출) 자리를 재배치 하는 것으로도 해결이 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업무 연계를 해치지 않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새 주인의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매각 이슈는 크게 받아 들일 이유가 없다. 아니 솔직히 말해 이런 체계까지 고려하지 않고 입찰을 했다면 HDC가 프로가 아니고 금호와 산업은행이 우선협상자로 콜을 내리지도 않았을거다. 한 쪽에서는 여전히 흠집을 내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하고 계산해서 철저하게 입찰하는 것이 인수 합병 시장이라는 걸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면 답 없는 인수전은 있을 수가 없다. 

HDC그룹이 지주사 체계가 되면서 만들어지는 틀을 보더라도 두 번째 해법이 눈에 가장 띈다. HDC는 지주 체계를 만들면서 이미 비슷한 상황에 놓여 공정거래법과 엮인 적이 있다. 지주사 - 자회사 - 손자회사 관계에서 아래 수직 관계는 문제가 없으나 자회사가 그룹의 다른 계열사 지분을 갖는 건 제한하도록 되어 있는데 (공정거래법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 HDC 그룹의 자회사들이 손자회사가 아닌 계열사 HDC아이콘트롤스 지분을 갖고 있음으로 인해 출자 구조에 문제가 생긴 적이 있었다. 이 때 등장한 해법이 HDC 지주사가 자회사들이 보유한 아이콘트롤스 지분을 모두 취득해 HDC아이콘트롤스와 다른 지주 자회사와의 관계를 끊어주고 지주사는 아이콘트롤스 지분 취득으로 인해 지주사 아래 자회사로 직접 두게 되면서 위치 정리를 한 바가 있는 것이다. 아시아나의 자회사와 생긴 지위 문제에 있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는데 매각을(지분) 하더라도 자리 조정이 핵심이고 내부 자금이 움직이는 것이라 크게 부담이 된다고 보진 않는다. 무엇보다 공정거래법 때문에 손자회사, 증손회사를 매각한다는 것 자체가 오너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기 때문에 사업 구조조정이나 리스크 때문에 처분하는 것이 아닌 오직 법률 요건 때문에 해결해야 하는 숙제라면 굳이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 요건에만 맞춰주면 되기에 매각설은 현실성이 없다고 본다.

참고로 아이콘트롤스는 지주사 지분이 있는 관계로 지주사 행위 요건은 이 방법으로 해결이 되었으나 아이콘트롤스로 인한 순환 출자 구조 문제는 정리해야 할 숙제이기 때문에 아이콘트롤스의 지분 정리는 아직 추가적으로 진행이 되어야 한다. 쓰다 보니 생각보다 HDC아이콘트롤스라는 회사가 자주 언급되고 자주 등장한다, 아시아나IDT 사업과의 시너지를 보면서도 이 회사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났고 IDT 증손회사 문제 해결에서도 (계열 합병) 가장 먼저 생각이 났는데 전체적인 밑그림을 보면 숙제가 주어질 때 마다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지주사 틀을 재정립할 때의 움직임에 관심을 두어야 할 듯 싶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사정을 보면 IDT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매출 비중이 약 30% 정도가 된다. 나머지는 자체 영업과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되는데 이미 10% 이상 매출 비중이 있던 금호타이어와의 관계가 불투명하고 이번에 금호와 아시아나 계열이 완전 분리되어 남의 식구가 되는 것이라 금호 계열에서 쌓던 매출은 많이 상실될 수 있다, 아시아나IDT가 아시아나항공에 더욱 많은 비중을 기댈 수 밖에 없고 지금 상황에서는 30%가 아닌 거의 대부분의 매출이 이제는 아시아나항공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거래처를 그냥 잃는 상황이 아니라 새 주인을 맞이하는 상황이고 그 새 주인 가족 역시 그룹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나IDT의 금호 계열 매출은 HDC 계열 매출로 상충이 될 여지는 존재한다. 만약 범현대가 가문에서 도와줄 의향이 있다면 아시아나 자회사의 실적 개선은 생각보다 더 쉽게 일어날 수도 있다. 

에어부산의 경우에는 부산 지역 기업과 지주들이 주주로 참여를 하고 있어 가지고 가는 것이 현재로서는 더 부합되는 상황이 된다. 타 저비용 항공사에 비해 좋은 실적을 내고 있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으나 저비용 항공사 시장을 포기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고 그나마 에어부산의 흑자노선도 아시아나의 기존 노선을 물려줘 만든 부분이 없지 않기 때문에 에어부산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의 아시아나가 다시 다른 저비용 항공사와 같은 노선에서 경쟁한다는 건 대놓고 적자 노선을 늘리겠다는 말 밖에 되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의 방어 차원에서라도 에어부산은 현재 필요 존재다. 물론 수익까지 많이 내주면 좋겠지만 금호 아래 아시아나항공이 개박살 난 상황에서 에어부산에 기대를 크게 갖는 것 자체가 욕심이다. 제주항공은 물론 한 수 아래로 보는 티웨이항공, 갑질 논란으로 사람들에게 찍힌 한진 계열 진에어보다 더 낮은 이익률을 보인 것이 에어부산이라는 사실 자체가 지원 사격은 커녕 같이 휘말리기 바빴다는 뜻 밖에 안되어 새 주인을 만나게 되면 개선의 여지가 분명한 것도 충분히 있다. 에어서울 역시 비슷

건설회사와 항공사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궁합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주체로 HDC현대산업개발이 거의 확정된 보도가 쏟아지자 증권가에서는 이들의 조합을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하는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예외 없이 의견을 내는 족족 모두 HDC현산의 목표가를 낮추고 사업 연계 역시 무의미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건설사와 항공사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어 항공사를 인수한 건설사도 손해가 날 것이고 항공사 역시 건설사로 인해 득을 보는 것이 많지 않아 새 주인을 만나도 수익 체질 개선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무엇보다 디벨로퍼인 HDC현대산업개발이 항공사와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없다는 사실상의 강력한 매도 의견이 나오면서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HDC현대산업개발 주가에 재를 뿌렸다. 시너지를 만들어 낼라고 해도 만들 수 없는 조합이 이 조합이고 어떤 식으로 지원을 하더라도 지원 빨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프로 분석가들의 중론이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 보자, 아시아나항공의 이전 주인은 금호산업이다. 이번에 새로 주인이 되는 쪽은 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주택을 전문으로 짓는 건설사다. 그럼 금호산업의 업종은 무엇?....(어라...@@) 

그렇다 금호산업도 건설사다.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모기업을 모두 건설사로 맞는 운명을 갖게 되었다. 입찰 당시 애경은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어 동종업계로 분류가 되고 현대산업개발은 건설사 그룹이라 이종업계로 분류가 되면서 매칭은 애경이 더 낫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원래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누구였고 무슨 업을 주로 했는지를 본다면 현대산업개발의 건설업에 대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지 않는가 짚어보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생긴다. 아래 건설회사인 금호산업과 관련한 올해 2019년 실적 보고와 전망 관련 뉴스를 한 번 보자, 어떤 키워드가 눈에 확 들어올 것이다. 올해 봄, 여름, 가을 시즌에 나온 보도다.

금호산업, 새 공항 발주에 맞춰 하반기 신규수주 늘릴 기회잡아

올해 금호산업 매출액은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꾸준한 신규 수주 성장을 바탕으로 총 수주잔고가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온데다 작년말 기준 수주잔고 역시 매출의 4.3배 수준인 5조9000억원으로 집계돼서다.

공항 건설 부문에 경쟁력이 높아 신공항프로젝트 수주 기대감도 큰 편이다. 금호산업은 최근제주공항 1차 투자를수주했고 흑산도 공항도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에 포함된 새만금 신공항 사업(사업비 규모 8000억원)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현재진행 중인 인천국제공항 4단계도 2023년 완공 계획인 만큼 올해 1분기를 시작으로 주요 공사의발주가 대부분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올해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대비 큰 폭 증가할 전망이다. 금호산업의 실적전망이 개선되는 이유는 △올 하반기 공항공사 수주가 본격화되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피해가 제한적이며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올 하반기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산업, 올해 공항공사 슈퍼사이클 도래-키움證

인천국제공항은 하반기부터 4단계 건설사업을 대규모 발주할 예정이다. 공항 업계에서는 △지난 2001년 인천공항 초기 개항 시설을 1단계 △2008년 탑승동 개장을 2단계 △작년 제2여객터미널 개장을 3단계 확장 사업으로 부른다. 4단계 확장 사업은 제4활주로 건설 외 제2여객터미널 확장(연간 수용능력 1800만명에서 3600만명으로 증가), 계류장 확충(여객기 73개·화물기13개), 교통센터 주차장 확대(1만683면), 1·2터미널 연결도로 단축(3.9km)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약 4조2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다.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은 첫 발주가 나온 작년부터 지난달까지 총 27건(8360억원 규모)이 발주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28건(약 1조2000억원)이 발주될 예정이다. 현재 금호산업은 수주잔고가 꾸준히 늘어 약 4년치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수주건까지 포함하면 향후 일감은 더 많아진다.

자, 금호산업의 공사 실적과 전망 관련해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동향을 보니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입지와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역설적이게도 공항 공사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데 하필이면 금호산업은 항공사를 보유한 유일한 건설회사였다. 우리나라 제1의 국적 항공사라 할 수 있는 한진의 경우도 예상할 수 있는 범위지만 아쉽게도 한진에서는 이 정도 급을 수행할 수 있는 건설사가 없다. 결국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항공사 중 유일하게 금호 쪽에 금호산업이라는 큰 건설사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건설회사 중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삼성물산 등을 보면 절대 급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 나왔던 건설 분야와 금호산업 뉴스를 보면 공항 인프라 건설은 현대, 대우, 삼성보다 금호가 한끗발 더 쎄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 금호산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고 공항 패키지 공사를 전담할 수 있는 건설사로 알려져 있다. 다른 건설사는 파트너가 있어야 하지만 금호산업은 독자적으로 공항 공사를 전부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의구심은 가질 수 있다. 수 많은 건설사가 있고 더 쎈 녀석들이 있는데 금호산업은 어쩌다 공항 공사에서 강한 능력을 갖고 이 분야를 독식하고 있을까. 누가 보더라도 이건 아시아나항공이 있어서라고 밖에 설명이 안된다. 물론 항공사를 보유한 건설사라는 이유만으로 독식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을 가진 건설사였기 때문에 공항 공사에 조금 더 쉽게 접근이 가능했고 또 아시아나항공의 공항 시설을 맡아 보면 공항 인프라 공사 경험이 누적되기 때문에 스팩 쌓는데 유리했을 수도 있다. 상황만 놓고 보면 아시아나항공 덕분에 금호가 공항 공사를 전담했을리는 없지만 정황은 항공사를 소유한 덕분에 국내에서는 공항 공사에 접근하기가 수월했다는 점에서 (추론) 건설 분야의 외형 확장에 항공사가 있는 것이 "국내"에서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금호산업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추론 중의 추론이다. 왜냐면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현대산업개발은 주택을 주력으로 삼고 있고 인프라, SOC 사업은 부차원적인 분야로 접근한다. 대부분 주택, 상가, 오피스 등 민간 생활과 관련한 분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데 몽규 회장은 건설사의 외형 확장 보다는 이종 사업에 진출함으로 인해 그룹을 도약시키겠다고 했기 때문에 건설 분야의 확장은 금호와 맞물려 추론만 될 뿐이지 확정적이지는 않다. 다만 금호산업을 먹여 살리는 캐시카우가 공항 공사였고 그것이 적지 않은 수주가 된다면 건설사인 현대산업개발이 묵과할 수 만은 없는 법,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을 소유하게 되면서 금호산업이 가졌던 지위와(?) 다르지 않게 되는데 현대산업개발의 공사 능력도 키울 수 있는 기회라 당장의 먹거리로 삼기는 어렵겠으나 미래에는 충분히 가치 있는 분야로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을 정리하고 몽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오너로 매진하지 않는 이상 아시아나항공의 지배 주주이자 HDC그룹의 핵심인 HDC현대산업개발을 꾸준히 성장 시키고 유지해야 하는 만큼 HDC현산의 미래 먹거리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연줄이 이어질 수 있다면 당연히 노릴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주장이 된다.

최근 뉴스에는 울릉도에 공항이 건설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부산에는 신공항 이야기가 나오고 김해 역시 마찬가지, 대구 공항도 이전과 관련해 공사 발주가 예정된 걸로 알려져 있다. 인천국제공항만 갖고 앞으로 발주할 공사 집행 대금은 대략 7조원대, 제주2공항 역시 마찬가지로 내년부터 약 3조 정도 발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과 제주 공항만 갖고 따져도 10조원대 수주 물량이다. 결코 적지 않다. 금호에게는 "어울림"이 있고 현대에는 "아이파크"가 있다. 다른 경쟁력 높은 건설사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공항 공사를 전담한 금호산업에게는 분명 아시아나항공이라는 백그라운드가 공사 발주에 적용했을 것이라 본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2 국적 항공사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 있다. 다른 건설사들이 돈이 되는 이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지 않는 것 역시 마찬가지, 아빠 찬스, 엄마 찬스 만큼 자식(자회사)찬스도 분명 존재하는 법이라 시너지만 놓고 보면 현대산업개발도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 공항 공사에서 발주를 하지 말라는 법도 없는 것이다. 결국 단면과 파편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은 원래 건설회사, 그리고 그 건설회사는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공항 공사에서 많은 건설 수주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인 현대산업개발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이유가 없다. 공항 건설 능력은 배워야겠지만 일단 배경은 똑같아진 것이다.

증권사는 왜 모조리 부정 의견을 내고 목표가를 내렸을까?

가치 투자를 오래 하는 사람이라면 증권사의 전문 리포트가 아닌 단순 목표가 조정은 의미가 없다는 걸 알 것이다. 물론 의미 있는 조정이 있을 때도 많지만 단순히 벌어진 상황에 대해 추측하는 건 내가 추측하는 것과 크게 다르진 않다. 무엇보다 모든 증권사가 동일한 목표가가 조정을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공통 분모 현상이 벌어지게 되면 이들 증권사들을 선별해서 볼 필요성이 있고 이 때가 바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자질과 신뢰성을 검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증권 카테고리에 앞서 썼던 가치투자자, 장기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블랙록이라는 글이 있다. 그 글에도 꽤 중요하게 언급했지만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중 의견을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건 삼성과 신영이다.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인 평가이고 오랫동안 지켜 본 지극히 개인적인 안목이지만 국민연금이 산 주식이네 하면 일단 쓰레기 잡주는 아니구나에 공감하듯 삼성과 신영이 들어가거나 의견을 낸 것은 쓰레기 잡주는 아니구나 하는 것도 비슷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신영은 가치투자의 명문가로 알려져 있어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사람에게는 큰 이정표가 되는 회사인데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와 관련한 HDC현대산업개발의 목표가 조정을 보면 역시 눈에 띄는 곳은 삼성과 신영이다. 다른 증권사는 모두 1만원이나 넘게 목표가를 하향 조치했다. 이 정도면 사지 말라는 뜻이고 갖고 있으면 던지라는 뜻이다. 당분간은 쳐다 보지도 말라는 것인데 굉장히 부정적으로 본다는 걸 알 수 있다. 유일하게 1만원 이상 격차가 벌어지지 않고 소액 조정이 된 것은 (상대적 소액 비율) 신영과 삼성, 키움 뿐이다. 신영은 기존 목표가 보다 4천원, 삼성은 기존 목표가 보다 5천원 내려 조정했다. 2조 5천억원이라는 큰 인수 자금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현금을 대량으로 소진하고 당분간 벌어질 상황 정리 때문이라도 어떤 증권사든 목표가를 높여 부를 수 없는 건 맞다. 

다만 목표가와 함께 제시되는 의견을 보면 이걸 단기적 부정 요소로 보느냐 장기적으로 계속 벌어질 악재, 재난으로 보느냐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초보자 입장에서는 이런 부정적 의견이 크게 작용하겠으나 이건 LG가 인수를 해도 당분간 LG에게는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나올 수 밖에 없고 한화가 인수를 해도 동일하게 부정적으로 당분간은 볼 수 밖에 없어 목표가 재조정에 너무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정작 신경을 써야 하는 건 목표가의 갭 차이가 얼마냐이다.

메리츠의 경우에는 무려 6만원대 목표가를 3만원대로 후려쳤다. DB 역시 기존 목표가 대비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새 목표가로 손절했다. 키움, 신영,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는 예외 없이 모조리 다 1만원 이상 후렸다. 이 때 하수는 전체가 내렸으니 전체를 볼 것이고 중수는 다수가 내린 것만 볼 것이다. 그러나 고수는 "마이너 리포트", 가정 적게 잡은 의견을 봐야 할 것이다. 남들이 다 후려치는데 유독 후려치지 않는 가격을 제시했다면 그 이유가 분명 다른 증권사와 다를 것이고 다른 식견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 나아가 그게 내가 평소 관심을 갖던 증권사이고 내가 신뢰성을 많이 주는 증권사의 의견이라면 금상첨화, 이 경우가 딱 그렇다.

아래 증권사별 HDC현대산업개발 목표가 변동을 보면 삼성과 신영은 이 상황이 딱히 나쁘다고 보지 않는 걸로 해석이 가능하다, 당분간 일시적인 어려움이나 자금 흐름에 문제는 있겠으나 대규모 투자가 발생하게 되면 누구나 발생하는 사유이기 때문에 이 정도는 목표가를 조금 낮추는 것으로 단기적 대응 의견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살짝 긴장을 하고 있더라도 그걸 겁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가장 크게 갭 차이를 보이는 메리츠가 눈에 띌 텐데, 메리츠가 어떤 그룹의 방계 회사인지 안다면 해당 증권사의 이 의견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하향 의견을 내리는 건 이해하나 그 가격 차이가 다른 증권사에 비해 크게 나온다면 그것도 문제다. 아시아나항공과 경쟁 관계인 대한한공, 그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의 방계(동생네), 한진에서 분리된 동생 회사이라는 점에서 6만원대 목표가를 3만원대로 내린 건 순수한 의견이라 보긴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신영과 삼성은 이번 매각 딜에 있어 HDC현대산업개발의 가치를 많이 낮춰 보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역시 유일하게 두 회사만이 4천원과 5천원으로 가장 적은 갭 차이를 보였다. 이래서 증권사 의견도 충분히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현대산업개발은 디벨로퍼 건설사라 오히려 아시아나항공과의 연계성이 떨어진다?

건설사, 특히 그중에서 디벨로퍼인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과 연계해 수익 창출을 부가적으로 내기 어렵다는 전망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시행사와 시공사의 관계에서 시행사가 던진 물건을 맡아 공사만 하는 것이 시공사다. 돈 받고 원하는 형태로 지어주기만 하면 된다. 반면 시행사는 처리해야 할 것들이 더 많다. 물론 최근에는 시행사 역할을 하는 시공사도 있지만 디벨로퍼라 할 수 있는 건설사는 국내에 많지 않다. 시행사와 시공사 역할을 모두 할 수 있고 대부분 그렇게 하고 있는 회사는 바로 HDC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률은 11%대, 국내 건설사 중 최고 수준으로 탑이다. 이런 건설사 영업이익률이 나오는데 큰 일조를 한 것도 현산은 디벨로퍼로서 강점이 있기 때문, 남들은 시공만 해서 먹고 살지만 이 회사는 직접 A부터 Z까지 맡아 하는 비율이 많다.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크고 책임감도 커진다. 반대로 고위험은 항상 고수익이 따르는 만큼 다른 건설사를 압도하는 수익이 만들 수 있는 것도 그래서다. 무엇보다 디벨로퍼의 강점은 "안목"이다. 돈이 될지 안될지, 사업성은 있는지 없는지, 사람이 관심을 둘지 말지를 철저하게 계산할 수 밖에 없다. 돈 받고 대금 지급에 따라 공사만 해주는 것과 완전 다를 수 밖에 없다. 현산이 인프라 SOC 건설에 주력하지 않고 (정부가 주는 일감만 먹지 않고) 도시 건설, 특히 주택과 상업지에 주력한 것도 바로 디벨로퍼로서의 강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다. 그런 디벨로퍼가 다른 이종 분야에 투자를 하거나 인수 합병을 하는데 남들과 같은 시선과 관점에서 접근했을까 하는 근본적인 호기심, 다르게 보고 돌려서 보는 것이 디벨로퍼이고 고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리스크 관리에는 철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디벨로퍼인데 그런 디벨로퍼에서 강점을 갖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매물이 처음 나오자 마자 인수팀을 만들고 인수 계획을 짰다는 건 보는 관점이 처음부터 달랐다고 봐야 할 것이다. 별거 아닌 듯 했지만 돌이켜 보면 매물이 나오자마자 예비 입찰 단계에서 바로 손을 들었고 선전포고를 했다. 남들이 관심을 갖든 말든, 짝퉁 현대 가문이라는 헛소리가 나오든 말든 묵묵하고 그리고 일관되게(!) 배팅을 했는데 그 배팅 과정에서 최종 입찰 내용을 보면 상대보다 무려 1조원이나 많은 금액을 써서 아시아나항공의 가치를 되려 깎기 보다는 배 이상 높게 잡아 입찰을 한다. 손익 계산을 분명 했을텐데 값을 생각보다 높게 잡았다. 시장에서 보는 아시아나항공 가치와 자신들이 보는 아시아나항공의 가치가 그 만큼 크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심지어 아시아나항공의 순수 가치는 시총만 가지고도 1조 2천억원이다, 유증 최소 투입 자본이 8천억원, 구주 값 처분이 대략 4천억원으로 유증 8천 + 구주 정산 4천, 합치면 역시 1조 2천억원대가 나온다. 매각을 주도하는 주관사도 그런 이유 때문에 최소 입찰가는 1조 2천억원이라는 암묵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데 애경은 여기에 조금 더 보태어 1조 5천억원을 썼던 것이고 현산은 1조 2천억원의 두 배가 되는 2조 5천억원이라는 돈을 제시함으로 인해 사실상 게임을 완전 장악하는 포스를 선보인다. 지금까지 수 많은 승자의 저주를 받고 돈 자랑, 돈 지랄 하는 부자들을 봤지만 포스 쩐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했는데 현산은 쭉 지켜보면 뭔가 알 듯 말 듯 하는 구석이 있다. 현금 부자라 더욱 궁금하기도 하지만 보는 안목이 다른 재벌과는 약간 다른 건 분명하다.

디벨로퍼 이야기로 돌아와 우리가 잘 아는 디벨로퍼 중에는 부동산 재벌인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있다. 장사꾼, 협상의 대가라고 가끔 언플이 되는데 디벨로퍼가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딜을 하는 것도 능력이 탁월하지만 그 이전과 이후의 상황 전개가 이미 계획에 들어 있는 것이 많다. 사전 준비가 철저하고 사후 발생되는 경우의 수를 최대한 많이 뽑아 대처 방안을 뽑는다는 것이다. 디벨로퍼 건설사와 항공사의 시너지는 단순하게 보면 연결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디벨로퍼의 능력을 갖고 항공사를 바라 봤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접근했을 확률이 더 높은 것도 사실, 무엇보다 손실 부분에 있어 대처하는 능력이 성공한 디벨로퍼의 공통점이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의 2조 5천억원 배팅은 무리한 배팅이었기 보다는 그 정도 값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아시아나항공의 가치 재평가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에 박현주라는 미래에섯 회장을 빼놓을 수 없는데 정몽규 회장과 박현주 회장이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을 같은 선상에 놓고 파트너와 동반자로서 인수를 하게 되었다면 확실히 기존의 인수 합병 매물과는 다른 상황이라는 걸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돈이 될지 안될지, 수익이 날 수 있는지 없는지, 아시아나항공이 재생되고 회생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이들이 선택했다는 순간, 이미 검증을 했다는 뜻이라 아마추어 투자자에게는 안목을 분별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밖에 없다. 알아서 다 철저하게 파악하고 도전했으니 숨겨진 리스크, 위험에 대한 것 역시 대처 방안을 갖고 도전했으리라 짐작되기 때문이고 그걸 아마추어 개미가 알았다면 외국인과 기관을 따라 투자하듯 이들을 따라 움직이면 그만인 것이다. 사업이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정몽규 + 박현주 + 이부진의 조합이 될 수 밖에 없다. 서로가 물리고 물린 사이, 엮이고 엮인 동반 파트너라 셋은 연대는 필수다. 무엇보다 세 사람의 중심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몽규 회장이고 그 몽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과 현대산업개발의 오너라는 것이 돼지 꼬리 땡땡이 아닌가 싶다. 

내가 아시아나항공을 주목하는 진짜 이유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고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되면서 새삼 더 이 회사를 주목하게 되는 건 바로 "오너 리스크"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두 국적 항공사는 모두 오너 리스크를 심각하게 가지고 있다. 한진그룹과 금호그룹 때문에 대한항공은 땅콩회사가 되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밥도 안 주는 동냥아치 회사가 되어 버렸다. 삼성과 한화, 엘지, GS, 신세계, CJ 등과 달리 이 두 재벌은 정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라는 재벌 상호와 상관 없는 다른 계열사 때문에 입지를 다졌지 정작 한진과 금호라는 이름을 달고 제대로 하는 사업이 많지 않다. 한진중공업은 뉴스를 꾸준히 봤다면 일찍이 부도 직전까지 간 사실을 알 것이고 금호는 타이어까지 매각하면서 중견 기업군으로 초라하게 쪼그라 든 상태다. 사실상 국적 항공사를 가진 회장님들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삼성과 LG, 한화 수준의 예우와 대접을 받았는데 국적 항공사 소유가 아니었다면 50대 재벌 중상위나 중하위급 회장님과 엮어도 상관 없을 분들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오너 리스크가 크게 부각된 사례였는데 지금 아시아나항공이 현대산업개발 품에 들어가게 되면 사실상 이런 문제는 일부 해소가 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정몽규 회장의 대외적 이미지가 나쁘지 않고 현대차 대리로 입사해 임원을 거쳐 현대차 회장까지 오른 인물이었기 때문에 HDC의 정몽규 회장과 현대차 시절의 정몽규 회장은 별반 다른 게 없다. 일부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범현대가의 지원이 있을 수도 있다라는 것도 정몽규 회장은 정몽준 현대중공업이 맡았던 축구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어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회장들과 연결 고리가 무엇보다 많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HDC 그룹을 두고 구멍 가게 회장으로 알고 있는데 정작 그가 현대차의 초석을 다진 현대차 정세영 회장의 아들이라는 것과 현대차에서 대부분의 경영 공부를 했다는 걸 간과한다. 그가 현대차 회장을 역임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 몽규가 아닌 몽구 회장이 쭉 현대차를 운영한 걸로 아는 사람도 많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태를 우리는 겪으면서 오너 회장의 자질이 어떠해야 하며 어떤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하는지를 배웠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기내식 사태만 놓고 따져도 용서 받을 수 없는 문제를 일으켰는데 땅콩기업은 갑질은 했어도 사람이 죽지는 않았으나 아시아나항공은 정작 갑질 +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더 안겼던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금호타이어 살리겠다고 아시아나항공을 볼모로 잡아 하이난 항공 그룹에서 1천 6백억원을 굉장히 좋은 조건에 투자 받은 것에서 시작한 이 사건은 단순히 기내식이 공급 중단된 것으로 착각하는 분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금호그룹이 얼마나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먹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의 오너 리스크는 상당히 중요하게 따져야 한다. 기내식 사태를 다시 들여다 보자, 금호타이어 회생 자금이 필요했던 금호그룹은 돈 나올 곳이 마땅치 않자 아시아나항공에서 묘수를 찾게 된다. 계약 만기를 앞두고 있던 기존의 기내식 공급 업체에게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 2천억원대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계약 갱신 딜을 한 것, 협력관계라 하고 하청이라 쓰는 이 관계에서 결코 적지 않은 이 금액을 계약 갱신 댓가로 제시하게 되는데 (아시아나항공 구주 협상 가격과 비교하면 굉장히 큰 금액) 배임 소재가 있고 기타 법률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기내식 공급 업체는 이 제안을 거절하게 된다. 물론 계약이 갱신되지 못하고 종료되는 건 당연.

딜을 거절 당한 금호는 새 기내식 업체를 선정하게 되는데 이 때 등장한 기내식 업체가 하이난 항공 그룹 계열의 기내식 업체였다. 이 때 하이난 측이 1천 6백억원을 금호에 투자하게 된다. 거의 이자 없이 장기간 빌려준 돈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이런 돈을 투자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기존 기내식 업체와의 딜 상황을 보면 하이난 쪽에 비슷한 요청을 하면서 딜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계약 종료 직전 새로운 기내식 업체의 기내식 제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기내식 공급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던 것. (기내식 공급 중단이 단순 화재 때문으로 생긴 줄 아는 분도 많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본격적인 사태가 불거진다. 당장 공장을 새로 짓는데는 시간이 걸리고 기존 기내식 업체와는 계약이 끝날 상황, 이대로 두면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해 진다. 이 때 보다 못한 기존 기내식 업체가 원래보다 많은 3천억원을 제시하며 재공급 및 계약 갱신을 요구하게 되는데 (그만큼 아시아나 기내식이 돈이 된다는 것) 금호에게 주는 것이 아닌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하는 것으로 요구하면서 제안은 깨지게 된다(?), 기존의 기내식 업체가 그래도 투자할 거면 아시아나항공에 투자하는 것이 낫지 아시아나가 아닌 엉뚱한 금호 쪽으로 가는 것 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기내식 상황도 해결할 겸 제안을 했던 것인데 타이어 사업체의 회생 자금이 필요했던 금호에서는 3천억원도 빌리고 기내식도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임에도 불구하고 금호로 돈이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제안을 거부하게 된다..(기내식은 그 와중에도 안중에도 없었던 듯) 결국 기존 기내식 업체는 갑질에 못 이겨 금호와 39 회장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이후 기존 기내식 업체에게서는 공급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거부했고 새로 계약한 업체는 화재로 공급이 불가능해 지면서 세 번째 회사를 찾게 되는데 이 때 이 회사의 협력업체(하청)가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을 맡게 되면서 해결 기미가 보였으나 이내 또 다른 문제가 생기게 된다. 3천여 정도 기내식을 공급했던 이 회사가 10배나 많은 3만여건의 기내식을 맡게 된 것이다. 결국 기내식 특성상 모든 재료가 기내식에 다 포함이 되어야 포장이 되고 검수 후 기내로 옮겨 실을 수 있는데 물량이 많다 보니 재료 수급에 문제가 생기고 그 재료도 하나라도 빠지면 완제품으로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한 번 문제가 생기면 전체 기내식에 문제가 생기는 상호 작용이 생겨 버린다. 이 때 해당 업체 사장이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당시 상당 기간 큰 이슈가 되었는데 그 때 그가 남긴 문자 메세지가 뉴스에서 연일 보도 되며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 사태를 크게 문제 삼기도 했다. 

"내가 다 책임져야 될 것 같다, 우리 직원들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울고 있다" 

인센티브라는 것이 있다면 패널티라는 것도 존재하기 마련, 결국 기내식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자 기내식 공급 불량에 따른 패널티를 기내식 업체가 받게 되면서 손해 배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놓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들어간 제조 비용은 커녕 물어내야 할 배상금이 더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결국 업체 사장은 자살을 선택한다. 어느 포인트에서 이야기를 보느냐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태는 기내식 공급 업체의 화재와 이후 새로 임시 계약한 업체의 미숙한 공급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태가 일어났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따져 보아야 할 것은 멀쩡하게 잘 공급되던 기내식이 왜 처음에 공급 중단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본질이다. 멀쩡하게 기내식 잘 받던 아시아나항공이 왜 갑자기 이 사태를 겪어야 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말이다.

이유는 두말 할 것도 없이 금호가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을 볼모로 돈을 구하려 했기 때문이다. 말을 듣지 않자 기내식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하여 스스로 원래 기내식 업체를 상대로 손절했고 역시 그걸 볼모로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이후 공급 업체 문제로 공급이 어렵게 되자 다시 임시 방편을 구했는데 거기서 사단이 난 것, 결국 금호타이어 살리겠다고 멀쩡하게 돌아가던 아시아나항공 기내식을 건드려 최종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능력 이상의 납품을 받은 업체 사장의 잘못이 더 클까, 안 일어나고 멀쩡할 수 있는 사항을 누군가의 욕심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고 봐야 할까, 난 당연히 후자로 본다. 애초에 이건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업체에 요구한 것도 아니고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을 건드릴 이유가 없다. 기존의 기내식 업체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하면서 딜을 걸었던 것이 원인, 그걸 거부하자 기내식 공급을 중단 시키고 새 공급업자를 찾았지만 새 공급업자가 문제가 생기면서 자기가 판 무덤에 자기가 빠지게 된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대한항공이 도와주면 해결할 수 있었는데 죄송하게도 협조를 못 받았다"

금호그룹 39 회장이 기자 회견장에서 직접 내 뱉은 말이다. 인천공항 개항 이래 기내식 못 실어서 비행기가 못 뜬 사례도 처음이지만 이게 장기화 되면서 아시아나항공 대부분의 노선에서 기내식이 제공되지 못한 것도 처음이었다. 상황이 이 정도 되면 국가 브랜드 이지미도 있고 국적 항공사의 지위도 타격을 받게 된다. 내국인들은 어떻게든 이해 해준다 해도 외국인들에게도 그런 이해를 구하는 건 쉽지 않다. 무엇보다 아시아나 기내식이 제공되지 않았다는 건 승무원도 굶고 일했다는 것 밖에 안된다. 장기간 항공 비행을 하면서 의자에 앉아 쉬면서 가는 승객과 달리 서비스 접대를 해야 하는 승무원은 밥을 먹고 일해야 하는 것이 당연, 무엇보다 항공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이 굶으면서 일한다는 건 항공사는 물론 항공당국에서도 위중하게 받아 들여야 하는 사태가 된다. 항공 안전 때문에 밥도 다르게 먹는 것이 항공 승무원인데 한 발 더 나아가 "기장" 역시 사실상 굶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굶으면서 장시간 일한다는 건 그 자체가 고충이고 고역일 뿐더러 항공 안전을 맡는 승무원들의 정신력에도 영향력을 줄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

상식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경쟁자이자 경쟁사인 대한항공은 정말 이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방치 했을까. 당연히 이런 39 회장의 발언에 발끈해 대한항공이 즉각 반발한 사실만 보더라도 대한항공이 안 도와주려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심지어 사태가 심각해지자 자체 기내식 사업을 운영하는 대한항공이 먼저 사태 수습 차원에서 도와주려 했으나 아시아나항공이 정작 거부했다는 건 나중이었지만 다 알려진 사실, 원래 기내식 공급 업체도 공급 의사를 밝혔으나 찍힌 탓에 공급 거절을 당했다. 공급 해야 할 신규 기내식 업체는 화재로 손을 놓고 인천공항에는 3개의 기내식 업체 밖에 없어 결국 남은 1개사를 긴급 섭외 했으나 공급 용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엉뚱하게 생명을 잃는 사건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똥 싸지른 사람은 따로 있는 상황에서 치워주려 오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됐다고 손사래 치고 나중에 문제가 심각해 지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한 것이다. 이 정도면 땅콩 사건은 사건도 아니다.

주식 게시판에서도 39 회장 밑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벗어난 것 자체가 강력한 호재 중의 호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새 주인을 맞는 것 자체가 오너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하고 덜어내는 것이라 이 자체만 놓고 봐도 강한 긍정 시그널이 될 수 밖에 없다. 거기에 새 오너가 주변에서 호전적이고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서 국적 항공사로서의 대표성을 가질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조건이자 호재, 아시아나항공이 발전 가능성이 높으면서도 그동안 대한항공과 큰 격차를 보인 건 연식 높은 똥차들로만 엄청나게 굴리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제대로 된 투자와 관리가 안되었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금호를 위해 희생 당한 경우가 많아 정작 자기 살림을 챙기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것이 아시아나항공인 것이다. 대한항공에 비해 말도 안되는 리스 비율, 부채 비율로 이자 내는데 바빴던 것도 다 오너의 의지가 엉뚱한 곳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대한항공도 10년 전 금연 정책에 따라 면세 담배 판매를 중단했는데 아시아나항공은 아무도 안 파는 면세 담배를 팔기까지 하면서 기내 면세로 파는 유일한 항공사가 되었다. 그만큼 절박하고 돈이 궁했다는 뜻이다. 분명 24시간 풀타임으로 돈을 버는데 곳간에는 돈이 안 쌓이고 계속 새어나가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 안전은 뒷전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정비 관련해 관계자의 증언이 보도된 적이 있었는데 (중앙일보) HDC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 난 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긴다면 아마 항공 정비와 관련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최근 주요 항공기의 부품 파손과 크랙 문제로 항공당국이 긴급 대응을 하기도 했는데 제조사의 문제이긴 했으나 결국 정비 쪽에서도 제대로 케어가 안되면 문제는 추가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알라딘의 천일야화처럼 이야기가 굉장히 길어졌다. 원래 2탄까지는 예정이 되었으나 우선협상자 발표 이후 변수가 많아지고 부정 의견이 더 나오면서 3탄도 길어지게 되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만 갖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금호그룹, 금호산업, HDC그룹,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들 문제까지 한꺼번에 거론하면서 이야기를 풀어야 하니 당연히 개별로 쓰면 짧게 끝날 이야기가 한 페이지 모두 담겨 생각보다 많은 분량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심심풀이 소설을 보는 건 아닐 것이다, 특히 돈이 되는 이야기, 돈과 관련된 이야기, 투자 이야기라면 주식 게시판에서 몇 시간씩 허비하는 것 보다 낫고 주식 게시판에서 일주일 넘게 들어가 정보 탐색을 하는 것보다는 이 글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러길 바라지만

이쯤되면 4탄도 써야 하나 싶은데 그러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분절되어 흐름이 끊길 것 같다. 무엇보다 어차피 나올 이야기는 거의 다 나와 가장 관심이 큰 신주, 유상증자에 관한 부분을 쓰고 마무리 단계에서 화물 분야와 면세 이야기를 끝으로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이것만 해도 6탄 분량은 나올 것 같기는 하다)


유상증자는 악재일까 호재일까

겁먹지 말자, 유상증자는 아시아나인수에 있어 필수 조건이었고 매각 조건 중 하나였다. 그걸 모르고 들어 왔거나 그게 뭔지 모른다면 유상증자까지 다 마치고 나중에 한참 뒤에 아시아나항공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일단 글이 너무 길어서 속전속결로 빠르게 진행한다. 더 많은 이야기를 꼼꼼하게 해주고 싶지만 요즘 사람은 글이 조금만 길어도 짜증내는 경우가 많아 어차피 볼 사람은 보겠지만 (안 볼 사람이 더 많겠지만) 

우리는 구주만 갖고도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이 넘어간다는 건 안다.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하는 금호산업 지분(구주)이 31%, 그걸 전부 인수하는 금액이 4천억원대, 현대는 아시아나가 어려운 상황이니 프리미엄은 없고 가치는 3천억원으로 평가 했으나 현재 주가가 4천억원대와 비슷한 구간이라 4천억원 아래로 주는 건 어려워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이 실제로 쓰게 될 운영 자금은 주식 발행을 통해 들어오게 조건을 걸었다. 그게 유상증자다. 알려진 조건만 보면 구주 + 신주(제3자 배정)를 새 주인이 사는 방식으로 되어 있는데 신주의 제3자 배정만 갖고 큰 금액으로 집행을 하면 사실 구주는 어차피 희석되면서 가치가 낮아져 경영권을 가지고 오는데는 문제가 없다. 3천억원을 2조 1천억원으로 희석하면 당연히 3천억원은 단순 계산만으로 약 6배 희석되기에 상대적으로 기존 지분 가치도 6배로 줄어들게 된다. 31% 지분이 5% 정도로 빠질 수도 있는 것.

다만 매각 조건 자체가 원래 구주 + 신주(제3자)라서 이 조건은 따라야 할 것이다. 구주만 하든 신주만 하든 경영권 가져 오는데는 문제가 없으나 둘 다 해야 하는 조건이라 결국 신주 발행 자체가 유증이니 유증은 필수다. 매각 과정에서 이걸 고수한 이유는 당연히 금호 지분을 완전히 털고 아시아나항공의 확실한 회생안을 보려 하기 때문이다. 구주만 갖고 따졌다면 금호에서 분리가 되고 새 주인은 맞게 되지만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 잘 키울지 말지 계획을 알 수 없게 되는데 이 때 아시아나항공을 얼마나 잘 키우고 보호해 줄지를 볼려면 신주 발행 규모를 볼 수 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에서 뭘 빼 먹을 생각은 커녕 당장 큰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만 입찰하라는 것이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유증은 필수가 되는데 분명 이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에게는 주식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좋지 않게 된다. 금호의 지분이 쪼그라들 수 있었던 상황과 마찬가지로 내 주식 가치도 희석이 되면서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주주인 만큼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고통을 분담하자는 것이다. 이 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유증이 시작되기 전에 팔고 나오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단타가 아닌 발효가 충만한 숙성 주주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어차피 단타 입장에서는 유증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스윙 전략만 갖고 가도 먹고 빠질테니 말이다.

그럼 이걸 그대로 감당해야 하는가. 그렇진 않다. 생각외로 유상증자가 발생했을 때 이걸 그냥 비바람 맞듯이 비를 맞는 사람이 있고 돈을 들여(유증 참가) 우산을 사는 사람이 있는데 어차피 진성 주주이고 오래 버틸 주주라면 당연히 유상증자에 참가하는 것이 정답, 희석된 가치 만큼 신주는 할인되는 부분이 있어 값은 상충되게 된다. 원래 가지고 있던 내 주식은 가치가 떨어지지만 새로 살 수 있는 새 주식, 새로 찍어 발행하는 주식은 값이 이미 할인되어 나오기 때문에 그 할인 값(시장가 보다 싸게 삼)이 떨어진 값을 보충하게 된다. 실질적으로 손해는 크게 나지 않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증은 악재가 될 수 있고 호재가 될 수 있다. 그 유증의 실행 이유가 회사가 도움이 되고 성장에 필요하다면 투자금이 되니 좋은 호재가 되지만 생활비가 딸려서, 먹고 사는데 어려움이 있고 직원 월급 주기 어려워 유증을 하는 경우라면 당연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악재 중의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 현재까지 상황만 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유증은 진성 주주 입장에서 나쁘진 않다. HDC와 같은 입장(주주)이니까 말이다.

반면 문제는 유상증자가 나왔을 때 이걸 무대응 하는 주주다. 의외로 다수는 이걸 무대응한다. 유상증자가 뭔지 몰라 참가를 안하는 사람도 있고 돈이 든다는 이유로 안 하는 사람도 있고 이게 득인지 실인지, 오줌인지 똥인지 상황 판단을 못해서 시간만 보내다가 그냥 유증 참가를 날리기도 한다. 결론만 이야기 한다. 아시아나항공에 관심은 많고 오래 가지고 가고 싶은데 유증은 회피하고 싶은 경우 신주인수권을 매각하면 된다. 신주에 계획이 되면 기존 주주에게는 신주인수권이라는 권리가 생긴다. 쉽게 말해 부동산에서 상가 권리금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때 이 권리금을 돈 받고 팔 수 있다. 증권사 HTS 화면에서 주식 거래하는 것처럼 똑같이 호가창 걸고 매매하면 내가 가진 권리를 돈 받고 팔 수 있다. 이 권리를 산 사람은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유증의 기회(수량)가 늘어나 더 많은 유상증자에 참여가 된다. 아파트 프리미엄, 상가 권리금처럼 돈 많은 사람은 권리를 돈 주고 사서 더 많은 매물을 사는 것이고 돈 없는 사람은 권리를 팔아 보전하는 방법이다. 부동산이나 증권이나 비슷한 개념이다. 그래서 이 때 권리락이라는 용어가 발생한다. 

신주인수권으로 판 돈은 희석되는 내 주식의 가치를 보전하는데 재사용할 수 있다. 그럴거면 신주를 사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당연히 내가 파는 신주인수권을 누군가가 잘 사간다는 건 신주를 받으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니 내 권리를 왜 사려고 하는지도 당연히 알아야 한다. 권리금에 의한 차액보다 신주에 의한 할인율이 더 좋기 때문이다. 다만 A방법으로 희석된 가치를 보전하느냐 B방법으로 희석된 가치를 보전하느냐의 차이에서 일단 조금이라도 내 가치를 높여 챙기느냐 덜 챙기느냐 차이인데 유상증자가 뻔히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신주인수권도 포기하고 신주도 포기하고 그대로 비바람을 맞겠다고 하는 건 주식을 조금 더 공부하거나 당분간 포기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물론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는 마음으로 묻어둔다면 어차피 신경 안 써도 되겠지만 돈이 크다면 수시로 체크해야 하는 것이 맞다.

유증이 현실화 되면 어차피 주가는 힘을 못 받는다. 그것이 긍정적인 시그널이고 좋은 소스라고 해도 희석되는 지분 가치는 변함이 없어 유증으로 인한 불가피한 가치 재평가는 어쩔 수 없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에게 큰 도움이 되는 자본(유증)이라 해도 그것은 추가 하락을 막는 방어기제일 뿐 주가 상승까지 이어지는 기폭제는 절대 될 수 없어 공격 보다는 방어적 자세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 유상증자이고 현재의 아시아나항공 유증이다.

초보자라면 앞선 설명을 들어도 완전히 이해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어 일단 유증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기 전 아시아나항공에서 일단 발을 빼는 것이 낫고, 인수 계약이 최종 확정되고 난 이후 유증을 시작할 것이기 때문에 유증이 게시판을 도배하는 시점보다는 빨리 나와야 한다. 주가는 당분간 횡보하거나 일시적 하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증을 받겠다는 사람은 일단 받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진성 주주이고 아시아나항공에 뼈를 묻겠다고 하면 당연히 유증은 필수다. 신주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유증이 다 정리되고 난 뒤 들어 온 주주보다 오히려 나을 수 있다. 유증을 한 HDC와 같은 배를 타고 같은 위치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유증은 안 받겠지만 계속 주주로는 남겠다고 하면 신주인수권은 무조권 팔아라, 인수권은 기한이 있어 기한 안에 안 팔면 자동 소멸된다. 나에게 그런 권리가 있는지도 모르고 넘어가서 소멸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래서 실권주가 생김) 알아도 그게 돈 받고 팔 수 있는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더 나아가 그걸 사려는 사람들도 꽤 있다는 걸 마찬가지로 모른다. 결국 유증 안하고 버티는 건 무모하지만 경험상 유증 터지고 묵혀 있어도 시간 지나면 가치는 다시 재조정되어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내 경우 유증은 100번 중 1번 할까말까다. 대부분 권리를 팔고 나오거나 그 이전에 미리 나온다. 아니면 나도 그냥 비바람을 맞기도 한다. 그 유증이 어떤 유증이고 어떤 목적이냐에 따라 그냥 액면 주가만 보고 홀딩을 하기도 하는데 유증이 나오면 내가 분할매수를 통해 희석을 직접 재조정할 수 있고 (소위 물타기) 평단가를 낮추는 건 분할매수의 기본 중 기본이라 어차피 꾸준히 주식을 사 모으면서 저평가 구간을 즐긴다면 유증으로 값이 흔들거리거나 떨어질 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도 상관이 없다. 어차피 상황 판단은 다 되었고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것이 변수인지 다 알기 때문, 똑같이 가치가 희석되어 손해가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건 모르고 당하느냐 알고도 당하느냐인데 후자인 알고도 그런 경우에는 당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뜻이라 전자와 후자는 상황만 같지 완전 같지는 않다.

주주배정, 공모 배정, 제3자 배정 

앞서 유증과 관련한 부분은 실상 제3자 배정이 아닌 주주배정에 근거한 이야기가 된다. 이쯤에서 반대 의견을 들 사람이 분명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는 제3자배정(신주)으로 조건이 걸려있고 그것이 필수조건이라 애초에 주주배정이 아닌 제3자 배정으로만 이루어질 수 밖에 없어 위에 언급한 유증 관련 부분은 일절 해당이 안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곰곰히 따져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어느 배정 방식이 누구에게 더 유리한가 하는 부분이다. 언론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유상증자 부분에 있어 주주배정으로 할 것인지 제3자 배정으로 할 것인지 저울질 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기존 강성 주주 입장에서는 무슨 헛소리야, 원래 약속이 제3자 배정이고 그걸 HDC가 전부 감당하기로 약속하고 인수를 하게 되었는데 이제 와서 말을 바꾼다고? 이럴 수 있다. 하지만 꼼꼼하게 따져 봐야 할 것이 정말 이 방법이 최선일까 하는 부분이다.

제3자 배정으로 이루어지면 당연히 HDC는 신주 매리트를 얻는다. 신주인수권에서 권리락이 발생하며 권리를 파는 쪽이 생기고 그걸 쓸어 담는 쪽이 생기는 이치와 같다. 이 때 주주들의 주식 희석은 오로지 기존 주주에게만 생긴다. 5천원짜리 주식이 있는데 새로운 사람이 새로 찍은 같은 회사 주식을 4천원에 산다고 가정할 경우 내 5천원은 더 이상 5천원이 될 수 없다. 두 가격의 평균 단가인 4천 5백원이 된다. 신주는 살 때는 할인되어 사니 4천원에 사지도 않는다. 결국 나는 5백원 가치가 떨어지고 신주를 가진 쪽은 5백원 이상 득을 본다. 그래서 이 때는 대부분 보호수량으로 제한을 걸어 못 던지게 한다. 득을 본 쪽이 바로 물량을 던지면 (수익 확정) 기존 주주는 손해가 더 생기기 때문이다. 던지는 새로운 물량 때문에 주가가 후두둑 떨어지니 말이다.

그런 HDC가 주주 배정을 검토할 수 있다면 주주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그 자체가 주주에게도 희석되는 주식 가치를 보전하거나 보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물론 오로지 HDC자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주주의 돈이 같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2조원이 아닌 그보다 적은 금액이 아시아나항공에 지원될 수 있지만 그건 최악의 오너일 때이지 지금 상황에서는 약속대로 2조원의 자금 투입은 그대로 이어질 것 같다. 몇 달 안에, 며칠 안에, 몇 년 안에 집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어차피 장기적으로 꾸준히 자금 투입이 되어야 하는 것이면서 주주배정을 해도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들어오는 돈이 똑같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더군다나 이 경우 HDC는 상대적으로 신주 물량이 적어지게 되니 지분을 더 가지고 가려고 하거나 신주 효과를 약속대로 이루어지게 하려면 시장 안에서 주주들의 물량을 섭취해야 한다. 이 말은 즉 주주배정이나 제3자 배정이나 일단 유상증자가 되면 돈은 아시아나항공에 그대로 투입이 된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2조원 활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건 HDC가 그만큼 주주와 공유하는 지분이 생겼으니 원래 가지고 있으려 했던 지분 보다는 덜 가지게 되는데 이 때 지분 상황에 따라 추가 매입을 하려면 시장에서 주주들의 주식을 매입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오르게 되어 있어 주주들의 희석된 가치는 쉽게 보전이 된다. 할인된 신주를 찍어 나만 갖겠다는 것이 아니라 할인된 신주를 찍어 나눠 갖은 뒤 그 분배된 신주들을 다시 시장에서 사 모은다면 주주 입장에서는 유증은 유증대로 잘 안착 시키고 희석된 값의 보전은 보전대로 보상 받을 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주가가 오르지 못하면 반대로 보전이 안되지만 일단 길이 있냐 없냐가 중요하고 상황 자체가 아시아나항공 실적에 도움이 되고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주가 자체는 자연스럽게 상향이 될 확률이 높아 그것이 아니어도 주가는 오를 확률이 떨어질 확률보다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주주배정과 제3자 배정이 아닌 공모 배정인 경우, 최악이다. HDC 입장에서도 좋지 않고 주주 입장에서도 이건 기존 주주는 안 사요~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는 뜻이라 공모가 성공한다고 보장하기도 힘들지만 기존 주주도 시큰둥 한 신주를 일반인들이 사서 주주로 편입할 이유가 없다. 그런 좋은 주식이라면 당연히 기존 주주들이 먼저 사려 할 것이고 그래서 주주에게 우선 살 수 있는 주주배정이 나올 수 밖에 없는데 주주배정도 아니고 제3자 배정도 아니면 HDC도 똑같이 희석 당하고 경영권 방어에 따른 추가 비용이 들 수 밖에 없어 HDC와 주주 모두에게 큰 도움이 안된다. 

3가지 방식 중 어떤 것을 해도 일단 유상증자가 되는 것이니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손해가 없다. 돈이 들어와주니 감사할 뿐이고 열심히 일만 하면 된다. 반면 주주는 상황이 다르다. 어떤 방식에 따르냐에 의해 손해가 생길 수 있고 손해는 더 커질 수 있다. 그것이 미래의 아시아나를 위한 투자라 한다고 해도 주인이 따로 있고 같은 주주여도 주인 의식은 상이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소액 주주인 사람 입장과는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약속대로 제3자 배정을 하고 그 물량을 HDC가 다 부담하는 것도 나쁜 수는 아니다. 그 물량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기존의 기준 수치가 바뀌고 그로 인해 다양한 값 (BPS, EPS 등)이 변하면서 가치 평가가 달라지게 되고 그래서 주식 보유 가치도 변하게 되지만 그 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면 어차피 큰 부담이 없다. 사람들이 유상증자에 거부감을 갖고 호재 보다는 악재로 보는 이유 자체가 그 물량이 쏟아지는 것 때문인데 출하량 걱정이 없다면 사실 현실에서 주가를 끌어 내릴 요소가 되지 못해 평가를 할 때는 부정 요소로 존속 되어지나 성장성과 발전성이 있는 경우라면 충분히 다 보상 받을 길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다. 심지어 감자를 실시한다고 해서 감자탕을 끓여도 마찬가지, 

하향 곡선을 그리는 망해가는 기업의 유상증자는 무조건 악재, 감자는 더 큰 악재일 수 밖에 없으나 날라기기 위해 유상증자를 하고 감자를 한다는 건 처음이 쓴 맛일 뿐 결국 단 맛을 주게 되어 있다. 다만 그걸 주주 이익 극대화와 동반자로서의 예우를 하면서 병행하느냐가 관건. 현재 상황에서 HDC는 원래 약속과 계획대로 제3자 배정으로 유상증자를 할 확률이 50%, 주주 배정을 할 확률이 50%다. 제3자 배정을 한다면 HDC와 상관 없이 기존 주주는 피를 좀 볼 수 있고 주주 배정을 한다면 HDC도 피를 일부 볼 수 있다. 어차피 피를 봐야 하는 상황에서 HDC가 기존 아시아나 주주들과 공감하며 같이 피를 보고 그만큼 주주들이 봐야 하는 수혈 양을 줄이겠다고 나선다면 나쁘지 않은 것이다. 어차피 계약 조건이고 인수 조건이니 제3자 배정을 한다고 해서 나쁠 것도 없지만 어떤 방식이든 희석되는 주식의 가치는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기에 결국 그 희석되는 주식 가치를 기존 소액, 개미 투자자에게도 보전할 기회를 주냐 마냐가 HDC의 새로운 고민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 아시아나항공 주주 + 아시아나항공 오너 3각 구도가 진짜 주인이라고 인식한다면 말이다.

동그란 표. 원래 포함되었던 추가 단락의 스토리 참고 그래프인데 글이 길어 날렸다. 나중에 기회 되면 다시 작성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이 두산의 면세점을 인수했다. 두산이 반납한 면세권을 현대백화점이 인수해 두타 면세점을 다시 조정하게 되었는데 면세점 사업이 현재 녹녹치 않음에도 현대 쪽에서 벌써 두 번째 면세에서 흥을 내고 있다. HDC 현대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범현대가의 입장에서 유통은 여전히 장악력이 높다는 걸 보여준 셈인데 HDC 역시 항공과 유통(면세 포함)을 어떻게 조합할지가 숙제 아닌 숙제이기도 하다. 위 사진은 HDC 아이파크몰, HDC 신라면세점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지금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 딱 어울리는 멘트다. 그 두꺼비 역할을 HDC가 얼마나 잘 해줄지가 중요한데 여행과 쇼핑, 쇼핑과(기내 면세) 항공은 절대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이종 사업간의 시너지는 요즘 추세가 만들기 나름이면서 생각 외의 상황에서도 혁신적인 시너지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부정적인 변수 만큼 긍정적인 변수도 많다는 걸 늘 염두해야 한다. 지마켓 광고에 항공기가 배경으로 등장을 한다. 쇼핑몰 사업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HDC현대산업개발, 그리고 항공 여행 운송 수단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아시아나항공, 지마켓 광고 장면처럼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것도 이 조합이다. 

콜싸인 OZ, 편명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오즈의 마법사로 종종 불린다. 기업의 모토는 다 아시다시피 오랫동안 쭉 "아름다운 사람들"로 밀고 있다. 오 제트, 아시아나항공이 정말로 마법을 부리게 될지는 좀 더 지켜 봐야겠지만 결국 내 결론은 이거다. 디벨로퍼 안목과 면세 사업에서 보인 탁월한 능력, 신라면세점과 이부진 사장과의 협동 가능성,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제표의 긍정적 분식, 오너 리스크의 확실한 제거, 공항과 항만 건설로의 확장 가능성, 싸울 때는 개처럼 싸워도 뭉칠 때는 코끼리처럼 혈맹을 맺는 범현대가의 특징과 집중 화력 지원 가능성, 땅콩항공사(개인적으로 좋아함)를 누를 수 있는 절호의 찬스, 모빌리티 전문 그룹으로서의 도약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성장성 

파편적으로 떨어져 나오는 요소만 보면 부정적인 건 분명 존재한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는데 사업 자금이 더 필요하다고 해서 전세금 다 땡겨 쓰고 집 담보로 대출 받는다면 가족은 물론 제3자 입장에서도 상당히 위험해 보일 수 있다. 이러다가 사업 잘못되면 가족들 생계는 물론 뿔뿔히 흩어지면 기생충 영화 속 반지하 집을 전전긍긍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건 모든 집에서 똑같이 보여지는 장면이다. 이 때 그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능력을 보여 주고 어떤 사업을 하려고 하는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HDC를 바라보는 것도 똑같다. 가정에서 아버지들이 집을 담보로 도전을 하는 것처럼 저렇게 현금 탈탈 거덜내고 무리하게 인수하다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무조건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다만 가게를 두 개 가지고 있고 현금 흐름도 좋고 승승장구 하는 상황에서 가게 하나 더 확장해 오픈한다고 집 담보 대출 받는 건 상황이 다르다. 가게 운영이 안 좋아 유지 목적으로 받는 운영 자금이 아니라 확장을 위해 투자금 목적으로 운영 자금을 쓴다면 이건 투자지 지출이 아니다.  

근데 이런 추론이 다 헛발질이고 하나도 안 먹힌다??

그럼...나만 또 아래처럼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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