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Donald's / 맥도널드 기업 이야기 - 파운더 (The Fou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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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McDonald's / 맥도널드 기업 이야기 - 파운더 (The Founder)

by 깨알석사 2017.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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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자(창립자)라는 뜻을 가진 파운더가 영화 제목인 것처럼 영화에 등장하는 맥도널드가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고 누가 진짜 설립자인지를 중심으로 맥도날드 탄생기를 다룬 영화 <파운더>, 맥도날드는 영화 속 대사에도 나오지만 <맥도날드=미국>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고 반미시위 운동이 벌어질 때면 세계 어느나라이든 맥도널드 불매 운동부터 할 정도로 가장 미국을 대표하는 먹거리 외식업체라고 할 수 있다.

맥도날드가 미국을 대표하는 패스트푸드이고 햄버거 판매점의 대명사라는 건 잘 알지만 왜 이름이 맥도널드인지 아는 사람이 드물고 그게 진짜 사람 이름에서 따온 가게 이름이라는 걸 아는 사람도 드물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레이 역할을 한 "마이클 키튼"조차 영화 섭외를 받고나서야 맥도날드가 가게를 처음 만든 주인의 이름이고 사람 이름이었다는 걸 처음 알았을 정도로 미국 사회에서도 아는 사람이 드문 편이라 할 수 있겠다. 주위에 널려있는 평범한 브랜드이지만 호기심과 관심을 따로 주지 않으면 무관심할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 (자동차나 옷 등 모든 브랜드의 유래를 다 알고 있는게 아닌 것처럼..)

영화는 맥도널드 형제가 처음 만든 식당(레스토랑)에서 출발한다. 밀크쉐이크 믹서기를 판매하던 외판원 레이가 맥도널드 형제가 운영하는 햄버거 가게를 보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의하면서 맥도널드가 대중적인 외식업체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영화 제목처럼 설립자가 맥도널드 형제인지 레이인지 무색할 만큼 깊은 빡침을 주는 고난과 함께 원조는 망하고 들러리가 흥하는 오늘날의 맥도날드 이야기로 끝이 나면서 가게를 처음 차렸던 맥도날드 형제에게는 안타까움과 동정이, 능력은 쥐뿔도 없으면서 남의 것으로 거대한 부를 이루고 맥도널드 형제에게서 맥도널드 햄버거 가게를 뺏은 레이에게는 비난만이 남을 수 있지만 관전 느낌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단순하게 바라보면 레이는 맥도널드의 가게와 시스템, 운영 노하우를 뺏은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장사와 사업의 차이, 가게와 기업의 차이도 분명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잘 되고 성공한 결과를 놓고보니 이랬으면 이랬고 저랬어도 저랬다고 쉽게 단정할 수 있지만 작은 가게의 맥도널드와 세계적인 기업의 맥도널드를 같게 보는 것 자체가 모험이 될 수 있다.

설립자라는 위치만 놓고 봐도 마찬가지다. 10명 중에 9명은 맥도널드의 설립자, 창업자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영화를 보고 나서 "당연히 맥도널드 형제"라고 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초창기 설립한 가게였을 당시의 이야기일 뿐, 지금 우리가 아는 맥도널드 체인점 기업의 설립자는 누가봐도 레이다.

가게 주인 이름이 맥도널드(형제)고 그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가게를 직접 차렸고 심지어 레이는 이들의 가게를 찾아와 프랜차이즈를 하자고 제의한 것이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과연 누구의 것인지 묻는 것 자체가 난센스일 수 있다. 그러나 가게가 아닌 기업의 입장으로 본다면 맥도널드 형제는 어떤 기여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맥도널드 가게가 아닌 기업의 설립자는 레이라고 볼 수 있는 소지가 매우 크다. (물론 맥도널드 형제가 기여를 하지 않았다고 부정하고 싶겠지만 현실은 다르다)

영화 속 결말 단계에서 동생 맥도널드와 레이가 화장실에서 나눈 대화에서도 그런 부분을 짐작할 수 있는게 오픈북(가게 노하우를 모두 보여줌)이었다고 해도 그건 레이에게만 특별히 챙겨준 시간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고 주방 내부는 이미 외부에서도 보일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에 곁눈질로, 혹은 일정 시간 투자해서 여러번 지켜보기만 해도 대략적인 시스템의 벤치마킹이 가능했다. 믹서기를 판매하는 외판원이라는 걸 알고 나서도 주방 구경을 직접 시켜준 장면처럼 맥도널드 형제는 남이 따라하든 말든 상관없이 자기 주방과 가게 자랑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고 하나의 가치로 여겼을 뿐, 레이가 아니었어도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기쁜 마음으로 똑같이 "설명"을 해주었을 것이다.

화장실에서 나눈 두 사람의 대화에서도 이 점에 대해 명확하게 나온다. 사업체를 강탈해간 레이에게 맥도널드 동생은 질문을 던진다. 자신것을 뺏지 않고 직접 차릴 수 있음에도 굳이 왜 직접 패스트푸드를 차리지 않고 맥도널드만을 고집하며 이 사업을 하려고 했느냐는 동생 맥도널드의 질문에 레이는 그 이름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궁금했던 질문이기도 하다) 둘의 대화에는 다른 사람들이 흉내를 내고 비슷하게 해도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줄서서 먹는 성공한 식당을 보고 너도나도 따라해 도전해 보겠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모두 실패했고 성공하지 못했다고 맥도널드 자신도 그 점에 대해 인정한다. 

직접 차릴 수 있음에도 따로 차리지 않고 레이가 맥도널드 매장을 고수한 이유는 간단하다. 맥도널드가 주는 어감, 상호가 주는 느낌이 좋았다는 이유, 맥도널드라는 발음이 주는 이미지가 좋았다는 이유가 전부였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다른 사람이 똑같은 시스템을 해도 망하고 똑같은 식당을 운영했어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맥도널드가 만든 스피디 시스템, 주방 시스템과 노하우가 사업 확장 자체에는 절대적인 건 아니었다는 말이 된다. 다른 이름으로 직접 차려봤자 소용 없다는 걸 레이가 맥도널드에게 직접 말하는 장면 그 자체에서 승부는 났다고 봐야 한다.

맥도날드가 만든 시스템, 아이디어, 영업방식은 다른 이름으로 얼마든지 차릴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맥도널드라는 상호만 빼고 나머지를 모두 100% 같게해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지만 노하우와 영업방침을 일부 변경하더라도 맥도널드 상호만 고수할 수 있다면 성공 보장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이는 곧 상호가 절대적인 승부수지 키친 시스템이 승부수가 아니었다는 말이 되고 그 상호가 주는 느낌과 발음, 이미지를 캐치한 레이가 "컨셉"을 제공한 것이 기여 측면에서 매우 크지, 맥도널드 형제 입장에서는 상호에 대한 컨셉 자체는 없었기 때문에 개념이 많이 다르다, 단지 형제는 자신들의 "성"을 따라 지었을 뿐, 그게 가게는 물론 맥도널드 기업 발전에 기여했다고 할 수는 없다. 

마케팅 차원에서 키친설계와 건물설계, 영업전략처럼 공들여 만든 전략적인 상호가 아닌 단순한 자신들의 이름으로 지은 것이 형제들이 상호 결정에 기여한 것이 전부다, 그 가치를 전혀 몰랐던 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후 벌어지는 맥도널드 기업의 발전은 그 상호와 함께 따라붙는 기업의 이념과 점주들의 협력이 절대적이었지 분업화된 주방 시스템이 절대 주도권은 아니다.

이게 실제로도 증명된다.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본점 (원래 맥도널드 형제가 처음 차린 가게) 의 경우 마지막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맥도널드 상호 사용권을 잃게 된다. 경영과 지분을 모두 레이에게 넘기는 조건으로 돈과 본점은 맥도널드 형제가 갖게 된다. 하지만 이후의 상황을 보면 맥도널드 형제의 능력 한계치와 레이의 능력 무제한의 차이는 더 확실하게 드러난다. 맥도널드 형제가 계속 운영하는 "원조" "본점"은 사람과 가게가 동일하고 심지어 맥도널드 형제가 직접 운영하는 원래부터 쭉 있던 오리지널 가게였지만 결국 망한다. 맥도널드 이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맥도널드가 레이 없이 원래부터 쭉 했더라면 가게 분점 하나 차렸을 정도였을 수도 있고 그보다 못한 본점 하나로만 만족하는 동네에서 성공한 식당이 전부였을거라는 이야기다. 미국을 대표하고 세계적인 외식업체인 맥도널드 브랜드로 성공을 했으니 맥도널드 형제가 더 대단해 보일 뿐, 레이 없는 맥도널드 상황을 전후로 나눠 보면 맥도널드 형제가 이룩한 업적은 실제로 별거 없다는게 솔직하다. 보상받고 경영권을 넘겨 준 뒤라도 맥도널드 형제가 대단했고 시스템이 절대적이었다면 본점은 계속 성공해야 했을테고 맥도널드 프랜차이즈의 성공을 보고서라도 자신들만의 또 다른 직영점/체인점을 만들 수 있었음에도 레이가 없으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당시 20억 보상을 받았음에도 자신들의 프랜차이즈를 시작조차 못했다. 그들이 갖고 있던 시스템과 원조 타이틀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거다.

영화를 단적으로 보면 맥도널드는 착한 사람이고 유능한데 못된 사냥꾼이 가게를 뺏고 성공을 착취한 걸로 나오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크다. 작은 가게, 또는 1~3개의 분점 수준을 가지고 하는 소규모 자영업에서는 유능할 수 있어도 자영업이 아닌 기업가 수준의 기업 운영은 할 수 없는 무능력자가 될 수 있다. 영화가 주는 양면성이고 스토리가 주는 보이지 않는 엄청난 메세지다. 그걸 놓치고 보면 레이는 그냥 나쁜 XX만 되는거다.

레이는 타인의 도움으로 성장한 인물로 그려진다, 식당 시스템과 아이디어는 맥도널드 형제의 것이고 똑똑한 여직원 (비서처럼 나오는 여직원은 나중에 레이와 함께 맥도널드 공동 설립자가 된다) 과 남직원, 회계장부를 잘 보는 조력자들과 모임의 부자 지인들 (초창기 체인점 개설) 덕이 매우 크다. 그러나 이것도 다르게 봐야 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르신들이 가장 강조하는 건 "인맥"이다. 가장 큰 재산,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라는 말도 한다. 거의 진리에 가깝게 설교처럼 한다.

맥도널드 형제 장면을 보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있어도 사람은 없다, 같이 일하는 직원의 안목을 보고 고르는 장면도 거의 없다. 반면 레이는 다르다, 패티를 잘 굽는 직원을 가볍게 보지 않고 (패티 잘 굽던 그는 나중에 맥도널드 대표이사가 된다) 주변에서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놓치지 않고 잘 캐치한다. 마치 자신이 맥도널드 가게를 처음 봤을 때 사업성을 캐치한 것처럼 그는 사람관계에서 자신에게 도움되는 아이템과 인맥을 늘 놓치지 않는 인물로 그려진다. 완전 첫 시작만 맥도널드 형제가 했을 뿐, 프랜차이즈 공식화를 선언하고 첫 분점(1호)이 나왔을 때 부터는 맥도널드가 아닌 레이가 모든 걸 시작했다는 건 분명하다. 

영화 제목의 "설립자" 개념부터 한번 더 짚고 넘어가자, 맥도널드 형제는 프랜차이즈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실패할 것이라 여겼다, 사업성이 없다고 봤고 하지 않으려고 했다, 반대로 레이는 성공성을 봤고 확장을 주장했다. 지금의 맥도널드 햄버거 체인 입장에서 본다면 누가 설립자의 지위와 이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까? 도전과 용기, 끈기, 야망, 열정으로 뭉친 대부분의 설립자들 모습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 나아가는 도전 정신으로 뭉친 사람과 현재에 안주하며 안정 추구를 위한 아이디어와 혁신만 가진 사람은 구분해야 한다. 하지 말자고 한 사람과 하자고 한 사람, 그리고 해서 결국 성공한 결과물이 나왔을 때 누가 설립자의 위치에 서야 하는지 묻는다면 답은 뻔하지 않을까, (해서 성공했다면 하자고 주장한 사람이 당연히 우선권이다) 그게 아무리 영화나 현실에서 맥도널드 형제를 높이 세우고 레이를 까대도 먹히지 않는 이유, 레이가 실제로 현실에서도 설립자로 군림하며 맥도널드 창시자로 서 있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현대그룹을 만든 정주영 회장이 처음 쌀가게로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다. 아버지의 소 판 돈을 훔쳐서 인천 부둣가에서 노역자 생활을 하다 역시 서울로 가는게 낫겠다하여 서울에서 결국 우여곡절 끝에 얻은게 쌀가게 배달부다, 그 가게는 나중에 정주영 회장이 인수해 경성에서 제일가는 가게라는 뜻으로 "경일상회"로 간판을 바꾼다.

일제가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쌀배급체제로 바뀌고 결국 쌀가게는 오래 못가서 접게 되지만 만약 그대로 쌀가게를 운영했더라면 아마 쌀가게는 경성에서 제일 큰 가게로 성장했을지도 모른다. 삼성그룹의 삼성상회처럼 어쩌면 현대그룹의 경일상회(혹은 현대상회로 바뀔지도)가 그룹의 뿌리가 될수도 있는거다.

쌀가게는 정주영이 세운 가게일까? 쌀가게는 현대그룹 정주영이 만든 첫 가게라고 불러도 될까? 그는 분명 경일상회라는 자신의 간판으로 쌀가게 주인이 되었다. 쌀가게가 아닌 경일상회 자체는 정주영 회장이 세운 가게가 확실하다. 쌀가게로 바라보는 시점과 (인수했기 때문에 원래 주인이 따로 있음) 경일상회로 바라보는 시점이 맥도널드 형제와 레이 이야기와 완전 같다고 볼 순 없지만 가게를 처음 만든 사람과 가게를 인수해 실질적인 "형체"를 갖춘 구성을 만든 사람은 다르지 않다, 둘다 창업자다. 다만 첫 주인은 쌀가게를 넘기지 않고 계속 운영했다면 동네에서 제일 큰 쌀가게는 되었을진 몰라도 현대그룹처럼 성공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반면 경일상회처럼 새 주인이 된 쌀가게는 그룹의 모태가 될 수 있는거다. 정주영 회장이 성공했다고 해서, 현대그룹이 제일 큰 재벌이 되었다고 해서 원래 쌀가게 주인이 현대그룹의 설립자이거나 경일상회의 주인 행세를 하고 다닐 순 없다.

맥도널드 형제의 분업 시스템은 사실 이들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고 볼 수도 없다. 이미 미국사회에서 혁신적인 생산 방식이라고 소개되어 잘 알려져 있던 포드 자동차하면 떠오르는 컨베이어 생산방식과 비슷하다. 분업화 하고 정해진 일만 하는 생산방식, 한 두사람이 차량 전체를 만드는게 아니라 정해진 단순 업무만 하는 방식은 요리사 한 두명이 전체 요리를 하는게 아닌 조리사 여려 명이 단순 재료 가공 조리만 해서 넘기는 방식과 같다. 물론 공장의 생산방식을 식당의 주방에 도입했다는 건 놀라운 이야기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분명 맞지만 스피드한 방식을 목표로 구상하게 되면 포드 역시 스피드에 목적을 두고 빠른 생산을 위해 만들어진 생산이었던 것처럼 누군가는 결국 이들처럼 식당에서 이런 방식을 끄집어낼 수 밖에 없다.

맥도널드가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 것이 맞지만 전세계 외식산업과 식당 주방 시스템에 동일한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현재의 레스토랑 주방은 맥도널드 방식과 유사하다) 혁명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포드처럼 생산방식과 생산제품(자동차), 그리고 인기까지 모두 갖추려면 지금의 맥도널드를 맥도널드 형제가 포드처럼 직접 했어야 하지만 전국적인 대중적 인기는 맥도널드가 아닌 레이의 작품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걸 다 직접 이룩한 포드와 같게 취급하기도 힘들다.  

1950~1960년대 미국에서 경영권과 지분을 넘기는 조건으로 당시 20억원을 받았다는 것 자체도 맥도널드 형제가 완전 손해라고 할 수도 없다. 원래 자신들의 가게(본점)도 그대로 지켰고 어차피 프랜차이즈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이미 실패하기도 했고 할 마음도 없었기 때문에 잃은 건 상호, 가게이름 뿐이다, 결과적으로 상호를 판 댓가로 당시 20억원을 받은 건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닌 대박이다. 뺏겼다고 하지만 합의로 팔았던 건 부정할 수 없다. 대강 60년대 미국 소득수준 자료를 보니 국민소득이 우리 돈 300만원 정도/일본은 50만원, 우리는 15만원 수준으로 나오는데 미국 사회에서 당시 국민소득 연 3천달러 시절에 200만달러를 벌었다면 부러움 없이 살 수 있는 돈은 분명하다)

하지만 로열티(1%)를 제대로 계약하지 않고 구두계약을 맺은 건 정말 안타깝다, 현재 가치로 매년 천억원 정도 된다

영화에서는 레이가 처음부터 프랜차이즈 자체를 염두하고 사업을 진행했다고 나오지만 현실은 이중 플레이, 어차피 맥도널드 형제가 만든 식당에 돈 한 푼 없이 지분도 없는 상태에서 공동 경영자가 된다는 말 자체가 성립 불가다. 영업(가맹사업)을 맡고 새로 생기는 체인점의 매출 일부분을 먹는다는 조건이 전부였지만 사실 레이는 자신이 원래 팔던 믹서기 (영화 처음에 나오던 그 물건) 를 맥도널드 매장이 늘어날수록 자신이 독점적으로 팔 수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더 착안해 도전했다고 봐야 한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한 개 팔기도 쉽지 않지만 한 개 팔아도 꽤 이윤이 되는 모양새다. 맥도널드에서 여러 개를 주문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놀라워 할 만큼 당시에는 믹서기 판매금이 더 돈이 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나중에는 부동산 임대 회사를 따로 차리는게 믹서기 독접 공급보다 낫다는 걸 알고 맥도날드 부동산 임대 회사를 차리지만 초기에는 매장 로열티 + 믹서기 공급독점이 주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맥도널드의 임대 방식은 확실히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땅을 가진 가맹점에게서 나오는 로얄티 수익은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 매장이 절대적으로 많아야 한다. 지금의 프랜차이즈 회사 운영 구조와 비슷하다, 가게와 건물은 가맹점주가 알아서 하고 회사는 가맹 시스템만 개입해 일정 수수료를 매월 받는 형식인데 매출에 따라 유동적이라 고정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직영점을 마냥 늘릴 수도 없다. 들어오는 돈은 적고 나가는 돈은 클 수 있다.

그러나 땅을 사고 건물을 짓고 (땅과 건물로 담보 대출을 받아~) 로얄티 수수료 외 임대료까지 챙긴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건물주와 가게주인, 그리고 가맹회사의 구조에서 건물주와 가맹회사를 동일시킨다는 개념, 지금도 꽤나 잘 먹히는 아이디어는 분명하다.

본점 주인이 따로 있는데 어떻게 레이는 맥도널드를 집어 삼켰을까? 불법은 당연히 아니다, 기본 상식만 있다면 쉽게 풀어나갈 수 있어 어려운 내용도 아니다. 가게와 기업의 차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가맹점을 차릴 때 본점이 맺는게 아니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별도법인)랑 맺었기 때문이다. 본점은 가맹점과 직접 계약을 맺고 상하 관계를 갖고 있는게 아니라서 개입할 수 없다. 계약 주체도 아니다.

잘 나가는 줄 서서 먹는 설렁탕 집에 누가 찾아와 가맹점을 내고 싶다고 할 때 가게 주인이 직접 계약을 맺고 가맹계약을 맺었다면 본점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가맹본부를 따로 두고 그 본부장이 알아서 가맹사업을 하는 구조라면 가맹점주와 본점의 주인이 만날 일도 없고 가맹점에서 벌어지는 일도 알 수 없다. 가맹점과 가맹본부가 엄청나게 커가도 거기서 발생하는 로얄티 수익만 본점의 주인이 가져갈 뿐이다. 본점은 그냥 원조가게로 명성만 가질 뿐 다른 가게의 지배권이 없다.

결국 가맹으로 똘똘 뭉친 그룹이 법적인 지위와 사용권을 획득하면 본점도 결국 가맹을 해야 하거나 상호를 달리해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영화처럼 올 수 있다. 물론 현실에서는 본점 주인이 직접 가맹본부 회사 대표를 겸임하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지만 이름(상호)과 가게 컨셉만 빌려주는 조건으로 별도의 가맹본부와 로얄티 계약을 맺었다면, 그런데 그게 엄청나게 성공했다면 영화와 같은 일은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거다. 

분쟁 소지가 있지만 영화 속 대사에도 잘 나오듯이 이미 게임은 끝난거다, 레이와 맥도날드 형이 다투는 장면에도 나오지만 나는 기업이고 너는(본점) 가게일 뿐, 거대 기업과 작은 가게의 싸움은 결과가 뻔하다. 내가 본점이고 주인이어도 가맹이 기업화 되고 별개의 거대한 법인이 되면 상황이 다르다. 법원인지대 비용과 변호사 비용만 가지고도 허덕이게 만들어 버리는 관계가 되면 게임 상대가 될 수 없다.

Mc은 게일어로 ~의 아들을 뜻을 가지고 있고 Donald는 켈트어로 dumno(세상)과 val(지배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맥도날드라는 성은 세상을 지배하는 자의 아들이라는 뜻 풀이가 가능한데 레이가 맥도널드라는 이름이 갖는 어감과 느낌, 발음이 너무 좋다며 자신이 맥도날드에 푹 빠진 이유가 이 상호 때문이라고 말하는 장면처럼 맥도널드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사람도 이름(성명학)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좋은 뜻의 좋은 이름은 어디가서도 힘을 발휘하는 능력이 있다.

자신의 능력으로 무언가를 직접 만든 사람도 대단하지만 (맥도널드 형제처럼) 다른 사람들의 능력들을 모아 사슬로 만드는 능력만큼 위대한 것도 없다. 레이도 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삼국지의 관우, 장비, 유비에서 유비가 관우와 장비보다 가장 앞장 서서 대우 받고 존경받는 이유도 마찬가지, 타인의 능력을 발견하고 조율하며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조종자가 아닌 조정자의 역할이 절대 갑인 건 예나 지금이나 같다.

맥도널드 형제의 식당 운영 방식과 경영 방침은 본 받을 만 하다. 원칙주의만 조금 굽혔더라면...

영화는 우연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영화 제작자 중 한 사람이 우연히 맥도널드에 믹서기를 팔러 다닌 레이 이야기를 담고 있는 노래를 듣게 되고 뭐 이따위 노래가 있나하고 궁금해 하다가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고 누구나 다 아는 대중적인 맥도널드 탄생 비화에 대해 어떤 방송이나 영화에서도 다루지 않았다는 걸 알고 바로 영화화를 결정

마이클 키튼이 연기한 레이는 능력있는 기업가라고 볼 수는 있어도 좋은 남자, 좋은 사람이라고 볼 순 없다. 맥도널드 형제를 버린 것처럼 그는 아내도 버리고 친구들도 버리고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과감히 인연을 끝었다. 50살이 넘도록 함께 한 배우자까지 버릴 정도니 "마음 비우기" "물건 버리기"치고 너무 잘 버려 문제인 사람이다.

맥도널드 형제는 맥도널드 햄버거를 "만들었고" 레이는 맥도널드 햄버거를 "팔았다"라고 하는게 정확하지 않을까

한국에서는 롯데리아의 선방으로 순위가 밀려난 상태

맥도널드 형제가 세운 최초의 매장 (지금은 폐점하고 없음)

맥도널드 최초의 프랜차이즈 1호첨 (폐점)

한국의 맥도날드 1호점 (현재 폐점)

맥도날드 관련 금융고시 기사를 보면 "맥킴"과 "신맥"이라는 맥도날드 회사가 등장한다. 영화처럼 맥도날드는 여러 법인 형태로 존재하는데 (관할이 다름) 맥킴과 신맥은 한국맥도널드 법인이 생기기 전에 있던 국내 영업회사다. 지금은 두 회사를 합병해 한국맥도널드가 운영 주체다. 

맥도날드 하면 생각나는게 맥도날드 장난전화 사건이다, 얼마나 충격적이면 영화로까지 만들어졌을 정도 (나 역시 이미 봤던 영화) 미국 맥도날드 매장에서 장난전화로 경찰 행세를 하며 여직원들 옷을 벗겼던 이야기로 장난전화가 한 두건이 아니었고 장난이 너무 지나쳐서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되었던 사건이다. 범인은 아직도 못 잡았다.

파운더가 결말로 다가갈 때, 내 머리속에는 마이클 키튼의 얼굴과 함께 내 나름의 상상이 펼쳐진다. 아~ 이렇게 돈을 많이 벌어서 나중에 아들이 배트맨이 되는거구나...ㅎㅎㅎㅎ (나에게는 가장 배트맨답다고 여기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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