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에서 다루었던 주제, 성 역할
남자와 여자의 능력이 아닌 성 자체만으로 역할이 주어지는 환경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그리고 성에 따라 주어지는 역할이 바뀔 수는 없는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다.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내용으로 여자가 아닌 남자에게도 꽤 흥미로운 주제다.
비정상들의 투표 결과만 놓고보면 남녀간의 성 역할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쪽 보다는 그렇지 않고 양쪽 모두 남녀가 성에 따른 직업의 제한 없이 활동할 수 있다고 투표를 했다. 물론 나는 남녀간의 성 역할이 당연히 각각 존재한다고 여기는 쪽이다. 남녀해석과 관련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혼돈하는게 남녀차별, 세상에는 남녀차별이라는 것 자체가 실제로는 존재하기 힘들다. 남자와 여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남녀차별은 남자가 아닌 여자의 입장에서 나온 것이기에 오히려 차별적인 요소를 부각시켜 차별을 더 심화할 뿐이다.
인간평등의 개념과 남녀평등의 개념은 다르다. 남자와 여자를 따지지 않고 같은 인간으로서의 차별과 평등은 존재하지만 남녀차별은 남남차별, 여여차별을 말하는게 아닌 이상 성립하기 어려운 등식이다. 남자와 여자가 같다는 관념으로 접근해 이 난제를 푼다면 절대 풀 수 없다. 신체적인 구조부터 생각하는 범위까지, 더군다나 삶의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기에 평등이라는 기준에서 절대 같은 선상에 놓이기 어렵다.
무전유죄, 유전무죄와 같이 인간평등과 관련해 말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각자의 성 역할이 태초부터 존재하는 것이기에 이런 원초적인 것을 끄집어 내어 현대식으로 고쳐 생각한다면 답이 나오기 힘들다. 양쪽 모두의 말이 틀리거나 다른게 아니라 양쪽 모두의 말이 맞을 수 밖에 없다.
생물학적 성 역할과 사회적인 성 역할로 나누어 본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조금 위험한 발상이다. 이성과 감성과 다르지 않는데 이성이 아무리 현명하고 우월해도 감성을 이길 수는 없다. 원초적인 것이 더 우세하다는 뜻이다. 성 역할 자체도 사회적인 성 이전에 생물학적인 성이 우선시 될 수 밖에 없으며 그것 자체가 바로 사회적인 성 역할의 근간이 된다. 사회적인 성 역할이 시대적 발전에 따라 바뀔 수 있고 이제는 바꿀 수 있다고 여긴다면 원초적인 생물학적 성 역할까지도 건드리거나 변경될 수 있기에 (충분히 가능하기에) 인간 본연의 이차가 깨질 수도 있다.
사람들은 인간이 제일 똑똑하다고 하는데 맞다. 그러나 인간도 동물이다. 동물 중에서 가장 똑똑한 고등 동물로서 다른 동물(하등생물 및 동물 포함)들을 지배할 뿐이다. 결국 이런 성 역할은 동물 세계에서도 다르지 않다. 다만 인간은 직업이라는 특수한 개념을 발전시켜 사회적인 성 역할이 더 주어졌는데 그 범위라는 것도 사실은 남녀간의 생물학적 성 역할에 기준한 것이고 그것을 벗어난다고 해도 한계치라는 것이 존재하며 그 한계치 마저 벗어나면 깨지거나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이런 사회적인 성 역할도 나름인지라 선생님, 교수처럼 누군가를 가르치는 이론가적 직업이라면 남녀의 역할에 큰 차이가 없지만 경찰 (특히 군인), 건축, 노동(중노동)과 같이 위험과 신체적 차이(힘)가 생기는 곳은 당연히 생물학적 성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차지하게 된다. 이런 개별적인 직업군에서마저 남녀차별을 따지거나 성 역할을 따지며 남녀가 공존해야 하거나 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그게 정말 위험한 발상이다.
전쟁이 나면 제일 먼저 보호하는게 무얼까? 인류유산인 문화재? 국가의 보물, 우리집 돈? 패물?
모든 인류를 막론하고 여자와 아이, 그리고 노인이다. 그리고 이건 이들의 순서이기도 하다. 직업적인 부분을 따지지 않더라도 전쟁 이후에 재건을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여자, 아이, 노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직업과도 연관이 된다. 수많은 영화 (재난영화, SF영화, 공포영화 등등) 에서도 위기 상황에서 목숨을 거는 건 남자들이고 남는 자들은 남자다. 피난길에 오르거나 피난을 할 수 있는 도구에 탑승시키는 건 여자와 아이, 노인이며 타이타닉 영화처럼 배가 침몰할 때도 구난보트에 오르는 우선순위는 여자와 아니, 노인들이다.
여자는 아이를 낳을 수 있고 그 아이는 국가나 지구를 재건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인류가 된다. 여자가 아이를 낳아 기르려면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동안 인류의 중심이 없게 된다. 그래서 금방 청년기로 접어들 수 있는 아이 역시 매우 중요하다. 노인은 경험과 경력으로 지식을 가르치며 전수해주는 백과사전이자 교과서의 역할을 한다. 지구가 멸망하거나 국가가 재난을 당할 때 남자들이 무모하게 앞장서면서 그들을 보호하는 이유다. 그들이 약자라서 보호하고 어리고 힘이 없어서 보호하는게 아니다.
이런 부분이 성 역할과 무슨 연관성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남녀간의 성 역할에 차이가 없다고 했을 때 여자 군인들이 우리를 지켜주길 진정 원하느냐는 것이다. 지금이야 군인을 진짜 군인이 아닌 직업으로 보기 때문에 경찰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건 당연히 올바른 생각은 아니다. 먹고 사는 문제, 사회적인 인식과 개념이 바뀌면서 여자도 힘들고 어렵고 위험한 직종에 진출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생각과 상관없이 남자가 할 일이 따로 있고 여자가 할 일이 따로 있다고 여기는게 사람 머리속의 뿌리, 특히 남자들의 생각일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남녀평등을 논하고 성 역할을 따진다한들 여자는 남자보다 힘이 쎌 수 없고 여자는 남자보다 강할 수 없다. 물론 소수의 특별한 유전자로 인해 남자처럼 강인한 여자가 있을 수 있지만 그건 엄밀히 따지면 여자의 범위에서 벗어난 여자들이다. 겉은 여자지만 속은 남자와 다르지 않다는 것으로 애초에 유전적인 요소가 남성형에 가까운 경우이니 특별한 경우도 아니다. 시대에 따라 어느정도 유두리 있게 남녀간의 성 역할과 직업이 교류되거나 바뀔 수는 있지만 큰 틀은 절대 바뀌기 어렵다. 바꿀 수 있다는 건 영원히 바꿀 수 있다는 전제가 되야 합리적인데 어떤 경우라도 영원히 성 역할이 바뀌어도 문제가 없다는 건 없다.
타일러의 말과 반대로 나는 인류의 남녀 성 역할은 DNA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보는게 더 맞지 않나 싶다. 체력적인 부분이 빠르고 강하며 뇌와 관련한 정신적인 부분은 단순하게 만들어진 것이 남자다. 이건 당연히 인간이 그렇게 만들어져야 할 당위성이 있어서다. 남자는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동을 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여자 하나를 두고 목숨을 거는 일이 생길 수 있고 (항상 존재한다) 하지말라고 하는 위험한 행동들을 항상 한다.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아닌 위험한 스포츠, 레져 활동에서의 사망은 당연히 남자가 많은데 이건 남자가 그런 범주의 활동을 여자보다 많이 하는 환경 때문이 아니라 남자 스스로가 그런 환경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DNA 자체가 여자는 임신과 양육이 절대적이다, 여자가 가슴(젖)이 있고 엉덩이가 발달하며 남자보다 지방이 많고 자궁이라는 특수한 장기가 따로 존재하며 생각하는 정도가 남자와 완전히 다른것도 단순하게 보면 말 그대로 여자이기 때문인데 이런 태생적인 신체구조를 가지고 사회적인 성 역할, 즉 직업에 관해서는 남자와 같거나 같은 수준에 오르기 힘들다.
남자는 사냥을 하고 여자는 밭 일과 아이를 돌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외부 활동과 관련하고 위험하고 힘든 것은 남자에게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원래 그렇게 하게 시스템화 되어 있다. 그걸 우리는 진화라고 부른다.
패널들이 지적한 성 고정관념, 바로 남자는 이거, 여자는 이거라는 부분인데 이 부분도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진짜로 남자는 남자라서 원하는 것이고 여자는 여자라서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라면서 부모나 주변 환경에 의해 학습되어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어졌냐는 것이다. 남자 아이는 자동차 장난감을, 여자 아이는 인형을 가지고 놀고 남자는 블루(파랑), 여자는 핑크(분홍)라는 공식이 인간 본연의 욕구인지 아니면 부모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말이다.
물론 관련 연구는 많이 있지만 우리가 우리 신체의 비밀을 절반도 풀지 못한 상황에서 정답이란 건 없다. 다만 조금 더 확실하게 과거보다는 규명된 것이 있는데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에서 일단은 선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부모나 주변 환경 때문이 아니라 원래부터 남자는 장난감을 여자는 인형을, 남자는 파란계열을, 여자는 분홍계열을 원한다는 것이다. 관련 포스팅을 쓴 적이 있으니 아래 글을 참고하자
[교육/훈육보육] - 남아들은 자동차를 좋아하고 여아들은 인형을 좋아하는 이유 - 뽀로로 택시와 타요 소방차
색이라는 건 물론 학습이 가능하다. 비정상회담에 나온 이야기처럼 19세기에는 남자가 핑크색을 선호했고 남자아이들에게 흰옷을 입혔다고 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색이 주는 신선함이나 아름다움, 또는 그 색이 그 시대에 풍기는 여러가지 상황이나 분위기 때문 (일종의 유행이나 흐름) 이지 원초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복(상가집)이 흰색이고 서양은 검은색이다.
외국 영화를 보면 묘지 앞에서 가족들이 검은색 정장을 입고 여자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나온다 (이런 요소는 지금 우리나라의 상가집에서도 적용되어 검은색 정장이 상가집 패션이 되었다) 서양은 죽음의 색이 검정이고 생명의 색이 흰색인데 우리는 반대다. 결혼식에 입는 흰색 드레스가 서양문물이기에 흰색이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상복이기에 당연히 우리 문화권에서는 죽음의 색인 것처럼 (우리나라는 결혼식 때 알록달록 색동옷을 입는다. 전통혼례에서 연지곤지 신부가 입는 한복을 생각하면 된다) 색이라는 건 시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하지만 남자의 블루와 여자의 핑크는 예외다. 대체적으로 인류를 보면 남자들은 대부분 파란색과 빨간색 중에서 파란색을 더 선호하며 여자는 빨간색을 선호한다. (물론 상대적인 관점이기도 해서 여자가 빨간 옷을 입었을 때 남자가 더 선호하고 예쁘다고 여긴다)
여자의 안구(눈) 자체가 남자와 구조적으로 다르기에 색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능력도 다른데 이런 신체적인 차이 때문에 여자가 핑크색, 레드색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호감을 느낀다. 결국 후전적인 요소가 아닌 선천적으로 원래 그렇게 셋팅 되어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의 장난감 광고는 고정관념을 깬 광고라고 볼 수 있지만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사춘기가 되기 이전에는 남녀 아이들은 두드러진 외모의 차이가 없고 목소리 또한 비슷하다. 꼬꼬마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은 다 여자 아이처럼 들리고 정신은 물론 육체도 성의 개념이 확립되기 전이라 상대 성이 주로 관심을 갖거나 좋아하는 것도 충분히 공감하고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사춘기가 지나면 하라고 해도 그런 걸 안하게 된다.
광고속의 모습은 혁신이나 고정관념을 깬다기 보다는 원래 뭘 가지고 놀아도 즐거워 할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중학교 이상만 되면 스파이더맨 복장 따위는 관심이 없어도 초등학생 수준이면 여자라고 해도 아빠와 그런 복장으로 노는 걸 좋아하게 되어 있다.
공인받지 않은 비공식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동물 중에서 인간과 가장 유사하다는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자동차 장난감과 인형을 던져 주었을 때 반응을 보면 수컷들은 전부 자동차에, 암컷들은 전부 인형에 관심을 두었다. 암컷들은 인간을 닮은 작은 인형을 아기처럼 대했으며 안거나 업고 다녔다. 물론 수컷 원숭이들은 자동차를 던지고 때리고 굴리고 놀았다. 암컷이 자동차에 흥미를 느낀다해도 단순한 호기심에서 만져 보기만 할 뿐 금세 관심을 끊었고 마찬가지로 수컷은 인형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았다. 우리 인간들이 생각하는 그 범주, 남자 아이들은 장난감, 여자 아이들은 인형이라는 것이 학습에 의한 것인지 선천적인 것인지를 정확하지는 않지만 연관지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인간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원숭이 실험에서 암컷들이 인형에 관심을 두고 수컷들은 인형에 관심을 두지 않은 건 남녀 역할과 모성본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암컷 원숭이는 인형을 아기처럼 안아주고 놀았지만 수컷은 질질 끌고 다니면서 던지며 놀았다. 실험을 했다는 건 원숭이들도 실험자인 인간을 안다는 뜻, 인형을 보고 인간의 형태를 닮은 작은 아기라는 걸 암컷 원숭이는 본능적으로 알았다는 것인데, 동물의 새끼를 볼 때 인간도 남자와 여자의 반응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처럼 남녀, 수컷과 암컷의 역할은 사회 문화적 요소도 포함될 수 있지만 본능이 가장 크다고도 할 수 있다.
내가 주위사람에게 항상 하는 말이지만 인간차별과 남녀차별이라는 말 자체를 구별해야 한다. 단순히 보여지는 신체조건만 다른 것이 아니라 사고방식과 개념이 남녀가 다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에 따른 분류는 차별이 아니라 구별이다. 차별과 구별을 구분 못하면 안된다. 인간차별은 있어서는 안되는 공통된 목표이지만 남녀차별은 있을 수 밖에 없다. 성이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는 맞지만 성을 나눠 보면 차별이 아닌 구별은 생기게 된다.
인간차별의 큰 틀에서 남과 여로 나뉜다. 남남 세계에서도 차별이 있을 수 있고 여여 세계에서도 차별이 생길 수 있다. 그런 차별은 모두 나쁜 것이다. 인간차별이다. 그러나 인간/남남/여여가 아닌 남녀의 서로 다른 것을 가지고 따진다면 차별이 아닌 구별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이걸 차별로 본다면 절대로 고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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