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 걱정 없이 에어컨을 쓸 수 있는 방법 (무시동 에어컨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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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아이디어

전기요금 누진제 걱정 없이 에어컨을 쓸 수 있는 방법 (무시동 에어컨의 활용)

by 깨알석사 2017.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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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재작년에 비해 올 여름에는 덜 더웠지만 그래도 에어컨 없이 살 수는 없었다, 작년 누진제로 인해 전기요금 폭탄 경험이 있던 나로서는 에어컨 사용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었는데 전기 계량기 검침기를 매일 저녁에 체크하면서 전기를 썼을 정도로 누진제 구간에 맞춰 사용을 했고 에어컨 가동 시기를 조절했다. 하루 사용량과 초과 사용량을 대강 계산해 누진제 다음 구간으로 넘어갈 것 같으면 사용량을 줄이고 누진 구간에 여유가 있으면 에어컨을 쓰는 방식이었다. 올해에는 누진제가 바뀌면서 조금 더 여유가 생겼는데 에어컨이 무서운게 정말 여유 공간을 쪽쪽 빨아 먹으며 검침기를 미친듯이 움직이게 만든다. 그렇게 에어컨에 대한 막연한 사용 두려움이 있던 찰나에 우연히 트럭 관련 영상을 보다가 하나의 대안을 구상하게 되었다. 바로 트럭에서 많이 사용되는 "무시동 에어컨(히터)"이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는 무시동 에어컨, 말 그대로 시동을 걸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에어컨을 쓰게 만든 자동차 편의 장치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또는 아주 오래된 클래식카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자동차 에어컨은 거의 필수장치로 포함이 되어 있는데 승용차에서도 습기 제거나 유리창의 김서림 제거용으로도 자주 쓰이는게 자동차 에어컨이다.

이쯤되면 자동차 에어컨을 떼어서 가정에 설치하는거냐고 물을 수 있지만 그건 NO~, 자동차에 설치된 일반적인 자동차용 에어컨은 압축기 자체가 팬벨트에 의해 엔진과 연결되어 있어 무시동 자체로 가동이 불가능하다, 승용차를 운전하는 운전자라면 알겠지만 승용차에서 에어컨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엔진을 무조건 돌려야 한다. 냉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압축기를 돌려야 하고 압축기는 엔진에 의해 돌아가기 때문이다. 본넷을 열고 보면 발전기가 엔진에 물려 있는 것처럼 에어컨 컴프레셔, 압축기 역시 벨트에 의해 연결되어 엔진에 달리게 된다.

자동차용 에어컨을 설령 떼어내어 집에 설치한다고 해도 압축기를 돌릴 수 있는 별도의 모터를 구비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에어컨 사용과 크게 다르지도 않을 뿐더러 전기요금에도 큰 차이가 없다. 괜히 복잡하고 귀찮아질 뿐이다. 가정용 보다 용량이 작아서 손기술이 남아돌고 시간과 돈이 남아 돌아 실험 삼아 만들어 볼 수는 있어도 굳이 비효율적인 이 방법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무시동 에어컨은 다르다. 상용차(영업용)는 일반차와 달리 자동차가 생업 수단이다. 자동차에서 먹고 자고 하나의 생활 공간이 되기도 한다. 자동차가 움직일 때는 엔진의 힘을 빌려 전기를 쓰고 편의장치를 구동한다고 해도 엔진을 쓸 수 없거나 시동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는 제한적인 상황이 올 수 있다. 여름철 에어컨 사용도 그 중에 하나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일정 시간을 넘긴 공회전 자체가 불법이다. 에어컨을 사용하겠다고 엔진을 돌리고 공회전을 시키면 그 자체가 위법이다. 또 대부분의 트럭들은 화물 운송을 위해 장기간 대기하는 시간이 많다, 적으면 1~2시간이고 많으면 4시간 이상까지 대기를 해야 할 때도 많다. 그 대기하는 시간내내 엔진을 켜두고 공회전 시키면 환경 오염도 심하겠지만 그에 따른 연료 소비로 인해 기름값 걱정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휴게소나 차고지 등에서 잠을 자는 트럭 운전사들의 경우에도 애로점이 있다. 무더운 여름에 차안에서 잠을 자는 경우, 에어컨을 사용해야 하는데 에어컨을 이용하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잠을 자면 화물차의 경우 기름값 5만원 이상은 잠자는 동안 그냥 날라가게 된다. 결국 잠을 잘 때나 장기간 도로에서 대기를 해야 하는 경우 기름값 아끼기 위해 시동은 꺼야겠고 날씨는 엄청 덥지만 시동을 걸지 못하니 자동차 에어컨은 쓸 수가 없다. 이 때 사용하게 만든게 바로 무시동 에어컨(히터)다.

엔진이 아닌 자동차 배터리의 저장된 전기만으로 에어컨을 쓰는 제품인데 시동을 걸지 않으니 기름값이 나가지 않고 에어컨은 정상적으로 쓰면서도 전기요금 걱정 또한 없으니 그야말로 자동차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필수품 아닌 필수품이 바로 이 녀석이다, 냉난방 기능이 가능해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무시동 히터로 쓸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뽀인트다.

충전된 전기만을 가지고, 배터리에 있는 전기만을 가지고 에어컨을 쓴다면? 누진제 구간을 피해 미리 충전을 해놓고 누진제 구간에 물렸을 때 이걸 쓴다면? 무엇보다 좋은 건 트럭에 쓰이는 무시동 에어컨이라는게 일반 가정용 에어컨을 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동일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무시동 에어컨은 두 가지로 나뉘어지는데 하나는 오리지널 자동차 전용으로 트럭 상부 지붕에 시스템 에어컨처럼 고정식으로 설치하는 방식이 있고 일반 가정용 에어컨(실외기 포함)을 구매해 트럭에 달아놓는 방식이 있다. 전용 방식의 경우에는 별도의 장치 없이 그냥 쓰면 되고 가정용 에어컨을 쓸 경우에는 220V 전기로 바꿔주어야 하기 때문에 인버터만 따로 (차량용 24V를 일반 가정용 220V로 전환) 추가해주면 된다.

여기서 궁금증이 있을 수 있다, 자동차의 배터리로 에어컨을 돌리 수 있느냐는 지극히 평범한 호기심, 가끔 실내등이나 전조등을 켜둔 상태로 주차를 했다가 아침에 자동차 밧데리가 방전이 되서 난감했던 경험이 운전자라면 있을거다, 겨우 실내등 하나, 전조등 하나 켰을 뿐인데 밧데리가 쉽게 방전된다. 등불 하나도 하루 이상 못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승용차의 경우이고 또 고성능이라고 할 수 없는 저용량이라 대형 트럭에 쓰이는 고용량 밧데리와는 다르다는 걸 알아야 한다. (물론 값도 더 비싸다 ㅡ.ㅡ) 대형차(중장비, 선박 포함)는 12V 고용량을 2개로 연결해 24V로 쓰기 때문에 어지간한 전기는 감당할 수 있다. 특히 요즘에는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전기차용 배터리가 점차 발전하고 있는데 BMW에서 나오는 전기차들은 20~30kWh 수준이라 자동차 배터리를 가정용으로 쓸 수 있게 만들기까지 했다, (참고로 가정에서 하루 쓰는 전기가 이보다 낮다, 우리집의 경우 전기를 절약해 쓰는 편인데 하루에 12kWh 정도 쓰니 충분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한국전력 홈페이지의 전기요금 계산 사이트에서 에어컨 사용 용량을 확인해 보니 일반적인 소비전력으로 1,800W로 나온다. 트럭에 쓰이는 배터리들이 당구 다마수 처럼 12V 100AH에서 120AH, 150AH, 200AH 등이 있는데 12V 100AH 밧데리 하나가 보통 1.2kWh를 쓸 수 있다고 볼 수 있어 200AH를 2개 쓰면 4.8kWh를 쓸 수 있다는 계산이 대강 나온다. (트럭에는 12V 밧데리 2개를 쓴다) 에어컨 용량과 소비전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2시간에서 5시간은 대형 트럭의 배터리만으로 계속 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가장 작은 소형 일반 에어컨을 약하게 틀면 잠자는 동안은 계속 사용이 가능) 무시동 에어컨이 대형 트럭마다 설치된 이유다.

지붕에 썬루프 식으로 구멍을 뚫고 시스템 에어컨 마냥 설치된 것이 무시동 에어컨 전용모델

실외기를 캡(운전석) 뒤에 혹은 캡 지붕에 올리고 운전석에 일반 가정용 소형 에어컨을 쓰는 경우

전용 모델은 편리하고 차량 사용에 맞게 최적화 되어 있어 좋지만 값이 비싸다는게 흠이고 (200만원이 넘어감) 일반 가정용을 그대로 쓰면서 인버터로 자동차 배터리를 220V로 쓰게만 하는 일반 에어컨 방식은 그냥 있는 그대로 일반 소형 에어컨 구매비(실외기 포함)와 인터버, 에어컨 설치비 등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에어컨값 + 인버터 값 + 설치비 등 일반적인 가정 에어컨 설치와 거의 같다. 단점이 있다면 차량용이 아니라서 실외기와 에어컨이 진동을 직접적으로 받게 되고 외부 충격(자동차의 출렁임)에 의해 고장률이 높다, 

가정에서 실내기와 실외기를 단단하게 고정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인데 이런 가정용 냉방기기를 충격이 잦은 공간에 설치하게 되면 아무래도 기기 성능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값은 저렴하지만 그만큼 AS는 보장받기 힘들다, 물론 전용모델에 비해 고장이 나면 일반 가전회사의 AS나 부품을 쓰면 그만이기 때문에 AS 자체는 편리하다.

대형차에 쓰이는 12V 밧데리의 경우 값이 싼 것은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다양하다, 덤프트럭이나 트레일러 츄레라 트럭을 보면 120AH와 150AH (둘 다 15만원대로 둘 사이 값 차이는 거의 없다) 를 많이 쓰시는 것 같은데 이 정도면 고용량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 낚시를 하는 분이나 캠핑을 하는 경우 배터리를 이런 용도로 쓰는 분들도 종종 있는데 요즘에는 아예 그런 목적에 맞는 더 좋은 맞춤형 배터리들이 판매되기 때문에 용도에 맞게 구매하면 더 좋은 효율을 낼 수 있다.

대부분의 배터리 전문 쇼핑몰에서는 캠핑용, 노점용, 발전기용(태양광), UPS용(정전대비)도 카테고리가 있어 용도에 맞게 팔고 있는데 외관 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승용차에서 흔히 보는 정사각형의 모델이 있고 대형 트럭 옆구리에서 자주 보는 긴 직사각형도 있는데 크기 차이만 있을 뿐 외형은 대부분 같다. 일반 소형 승용차에서는 전등 하나 잘못 쓰다가 방전되기 쉽지만 노점에서 장사하는 분들 간혹 보면 배터리에 연결한 전기만으로 포장마차 등도 켜고 간단한 전기제품도 쓰시는 것처럼 배터리 성능과 용량 크기에 따라 얼마든지 가정용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

차량에 설치된 무시동 에어컨의 경우에는 엔진의 힘으로 발전기를 돌려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의 배터리 충전기가 필요하지 않지만 야외나 실내에서 배터리만 따로 떼어 일반 가정용 전기를 쓰려면 충전이 따로 필요한 만큼 밧데리 충전기는 필수품이다. 12V와 24V 모두 충전이 가능한데 사용법도 간단해서 밧데리와 연결하고 전기를 충전시켜 주면 끝, 값도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흔하면서 무난한게 10만원대 내외, 비싸야 15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충전기 보다 더 좋은게 있으니 그건 당연히 태양광이다. 무시동 에어컨의 경우에는 어차피 기동해야 하는 자동차의 엔진 힘과 기름을 이용해 자동 충전을 해서 별도의 충전비(전기)가 들지 않지만 가정에서 동일하게 쓴다면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해 충전되어진 배터리를 써야 하는 만큼 충전되는 전기가 따로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결국 전기요금 걱정 없는 목적을 위해서라도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어 그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해 두고 쓰는 방법이 가장 최적화된 대안이 될 수 있다. (근데 여기까지 구상하다보니 무시동 에어컨에 착안한 내용이지만 따지고 보면 UPS용이나 발전기용 배터리를 쓰는 자가발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결국 자가발전이 종착지가 되버렸다)

트럭의 경우 무시동 히터나 에어컨을 계속 쓸 경우 배터리 방전으로 정작 자동차에서 쓸 수 없을 수가 있다, 특히 영업을 해야 하는 상용차라면 편의를 위해 쓴 제품이 생업에 지장을 주는 꼴인데 대부분의 무시동 에어컨/히터 제품은 자동차 시동에 필요한 최소 전압까지 배터리 사용 용량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사용이 중지되고 배터리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어 따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더 쓰고 싶다면 결국 시동을 켜야 한다) 


배터리의 사용 한계가 분명 있다보니 자동차에서도 태양광 충전을 통해 엔진의 힘이 아니어도 자가발전이 가능하게 만든 경우가 꽤 있는데 트럭 상단의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어 트럭 운전자 입장에서는 태양광 패널까지 갖춘 경우, 대부분의 전기 사용에 지장을 받지 않고 차량 안에서 기본적인 전기 사용은 계속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BMW에서는 최근 전기차에 있는 배터리 전기를 집에 연결해 쓸 수 있게 만들었는데 앞서 설명을 했던 것처럼 대부분의 일반 가정 하루치 소비량 보다 더 많은 전기를 보유한게 전기차이니 만큼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대나 구간에서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반 자동차의 12V 배터리와 규모나 용량 자체가 레벨 상대가 안될 정도로 크다)

물론 다른 곳에서 충전해서 집에 가지고 와서 쓰는 얌체족이 분명 생길 것이고 회사나 상가, 타인의 주거 공간에서 차를 이용해 전기를 끌어다 쓰는 꼴도 될 수 있어 다소 걱정은 되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것 보다는 낫다고 대정전 사태로 인한 피해나 응급상황, 재난, 국가위기 사태에서 요긴한 발전 장치로도 활용이 가능하기에 이 역시 우려 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

무시동 에어컨을 보고, 저걸 집에서 쓰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필요한 건 오로지 대용량 자동차 배터리와 인버터, 근데 배터리 2개 값이 30만원이 넘고 인버터 값까지 계산하면 에어컨 빼고도 약 40만원이 필요하다, 에어컨 없는 경우 최소치로 잡아도 30만원대가 가장 저렴한데 결국 70~80만원은 예상해야 무시동 에어컨을 가정에서 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반 트럭의 무시동 에어컨 설치와 크게 다르진 않다, 설치비 제외) 이후 전기요금 걱정은 조금 덜 수 있다는게 가장 큰데 시간과 금전적 여유만 있다면 배터리로 가동하는 에어컨과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태양광 패널을 구비해 계량기 검침 바늘에 구애받지 않는 독립적인 에어컨 시스템을 한 번 꾸려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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