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아닌 숲을 본 기업 광고와 마케팅 - 군 공용 휴대전화(병사 수신용 공용 휴대전화) 사업과 LG유플러스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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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광고기획

나무가 아닌 숲을 본 기업 광고와 마케팅 - 군 공용 휴대전화(병사 수신용 공용 휴대전화) 사업과 LG유플러스 광고

by 깨알석사 2016.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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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군용폰 광고가 있다. 태훈아~ 할머니야라고 시작하는 이 광고는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광고 중 하나로 살짝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성충만 광고이기도 하다.

군용폰? 하면 생각하기 쉬운 건 직업군인들이 사용하게 만든 휴대전화나 그들이(군간부) 쉽게 통신보안을 유지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보안기능을 강화한 군 전용 휴대폰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내막을 보면 완전 다르다.

대부분 사병들은 군대에서 휴대폰 소지 및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군대에서 쓰는 휴대전화는 사병과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광고라는 걸 안다면 이 군용폰은 일부 계층이 아닌 군대에 있는 모든 사람과 그 가족들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감성 깃든 마케팅으로 예전부터 유명한 것이 LG, 주관적인 입장에서 솔직히 우리나라 기업 중 LG가 있다는 것이 난 좋다. 그들이 하는 기업 마케팅이나 홍보가 좋다기 보다는 그 회사의 로고 자체가 무척 마음에 든다. 사람의 얼굴을 형상화 한 LG로고는 말 그대로 인간 친화적이다. 사람의 얼굴을 기업 이미지로 삼는다는게 단순한 표현일 수도 있지만 그걸 목표와 목적으로 지향하면서 따라간다는 기업 이념으로 이어진다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그런 LG가 군용폰 사업자로 선정되었다. 입찰가는 단 돈 1원, 국방부는 일과시간 이후 취침 이전까지 개인 정비 시간에 부모님, 여자친구, 가족 등 보고 싶은 사람들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지만 사실상 공중전화가 그 역할의 전부였고 그마저도 콜렉트콜처럼 수신자 부담으로 군대 안에서 먼저 걸어 전화를 하는게 보통이다.

군대안의 시간은 고정적이고 활동 반경도 한정되어 있다. 일과가 끝난 개인시간에는 군대안 생활관에 있을 수 밖에 없는게 군인이다. 그러나 가족은 외출 등으로 집을 비울 수 있고 다양한 잡무로 미처 전화 받기가 곤란해 수신을 제대로 못할 경우가 많다. 겨우 시간을 내어 집에 전화를 걸어도 받지 못하고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사람하고만 통화를 하다보니 다른 가족들(친척)들과 대화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자유로운 쪽은 당연히 유동적이다. 이런 비대칭에서는 전화통화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 수 있다.

그걸 해결한 것이 <병사 수신용 공용 휴대전화> 사업이다. 내무실에 설치된 수신 전용 휴대전화를 1대씩 배치해 개인 시간에는 언제든지 군대 간 자녀와 통화를 할 수 있게 해준 통신사업으로 걸지는 못하고 받을 수만 있게 하여 가족이 쉽게 전화통화가 가능하게 만든 사업이다.

국방부는 원래 이 사업 예산 때문에 2015년을 시작으로 전방에 우선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이후 점차 확대해 2018년까지 전군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입찰을 한 LG가 입찰가로 1원을 제시하고 모든 공용 수신전화를 무상으로 한번에 지원하면서 예산투입 없이 전군에 바로 시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1원의 입찰가는 단말기는 물론 이 시스템의 통신 운영비까지 모두 포함된 가격으로 사실상 군대에 있는 병사와 통화를 원하는 가족은 요금제(무료통화가 되는 요금제를 쓰면 요금 부담이 없음) 여부에 따라 요금 부담없이 자유롭게 통화가 가능해진다. 

문자 수신이 가능해 가족이 생활관에 있는 사람들에게 언제, 누구와 통화를 하겠다는 예약이 가능하며 반대로 문자 송신이 가능해 언제 전화를 달라고 미리 예약 전화를 요청할 수도 있다. 다만 군대에서 보내는 문자 송신은 군 보안상 이미 정해진 문구만 사용가능하고 별도로 입력할 수는 없다.

광고 속 이야기처럼 아들입니다, 전화주세요를 받고 황당했던 여동생의 이야기처럼 군대에서 보내는 문자는 미리 정해져 있다. 특정된 문구로 한정되어 있어 받는 개개인에게 정확한 멘트 전송이 어렵지만 가족을 군대에 보낸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는 수준으로, 문자를 보낸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하면 별도의 중간 단계없이 일반 전화처럼 바로 통화가 가능하다.

"부대입니다. 전화주세요."

"아들입니다. 전화주세요."

"휴가 잘 보내고 무사히 부대에 도착했습니다."

"부대에 복귀했습니다."

"내일 휴가 예정입니다."

"다음 주에 휴가 예정입니다."

"다음 달에 휴가 예정입니다."

"일과 중에는 통화가 어렵습니다."

"훈련 중입니다."

"6시 이후에는 전화통화 가능합니다."

현재까지 정해진 군용폰 문구는 위와 같다. 이런 문자를 받았다면 군대에서 보낸 문구다. 문자와 함께 보내진 휴대전화 번호는 군대에 있는 가족이 생활관에 쓰는 공용폰 고정 번호이니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그 번호를 저장해 언제든지 연락하면 된다. 

군대에서 송신은 오로지 이 고정된 문자만 가능하고 데이터 사용 및 사진첨부는 안된다. 전화통화 외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메신저 사용은 할 수 없다. 반면 가족이 보내는 문자와 사진은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병사 수신 공용 휴대전화는 휴대전화 국번이 정해져 있어 군대 복무중인 가족이 있다면 6개의 국번 중 하나와 연결이 된다.

"010-8048-XXXX" "010-8049-XXXX" "010-8051-XXXX" "010-8052-XXXX" "010-8053-XXXX" "010-8054-XXXX"

6개의 국번만이 전국의 모든 병사들이 쓰는 수신 공용 휴대전화 국번이기 때문에 이 제도를 잘 모르는 사람이 문자 수신 후 이 국번에 해당하는지 확인을 한다면 전화 사기 및 악용 범지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손자가 보고 싶을 때 시골에 계신 할머니도 언제든지 전화를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광고에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나라 국민 중 절반이 남자, 그 남자의 대부분이 군대를 가기 때문에 전화 통화의 소중함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열외를 해주거나 PX를 데리고 가주거나 잠을 더 자게 해주거나 맛있는 음식을 주는 등의 다양한 사탕발림이 있지만 그 중에 최고, 갑 중의 갑, 킹 오브 더 킹은 전화통화 시켜주기다. 

보고싶은 사람과 통화를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건 모든 군인들이 가장 1순위로 뽑는 최고의 선물이다. 광고의 제목은 1원이 만든 기적, 기업의 사회공헌도 여러가지 형태가 있지만 이런 제도는 모두가 윈윈하는 최상의 결과물이다. LG는 1원을 내고 사업을 하지만 헤아릴 수 없는 큰 사회적 비용을 오히려 벌었다고도 할 수 있다. (참고로 SKT는 21억원, KT는 17억원으로 입찰) 사회공헌는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 장사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준 사례

흘러가는 광고가 아닌 이 군용폰 광고를 직접 찾아서 본 사람의 조회수만 해도 3백만 조회수가 넘었다. 사회공헌을 하고 그걸로 홍보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흔하지만 돈을 벌려고 하기 보다는 돈을 벌지 않으려고 할 때 오히려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상황에서 절대 뗄 수 없는 군대라는 카테고리에서도 감성을 뽑아낸다는 게 놀랍고 대단하다. 군대를 대상으로 장사를 해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기업 이미지가 다를 수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준 광고기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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