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언어에 대한 풍미를 갖춘 영화 - 컨택트 (Arr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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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언어에 대한 풍미를 갖춘 영화 - 컨택트 (Arrival)

by 깨알석사 2017.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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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의 소설을 영화화 했던 1997년작 콘택트와 비슷한 내용의 비슷한 제목인 영화 <컨택트> 외계인이라는 같은 주제와 비슷한 스토리, 그리고 공격적이지 않고 우호적인 외계인들이라는 공통점까지 모두 비슷해서 이름을 따라 짓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콘택트와 컨택트는 같으면서도 완전 다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두 영화 모두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인데 대체로 영상보다는 문자로 원작이 따로 있는 경우에는 영화가 기본 이상은 한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각색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탄탄한 원작이 주는 깊은 고찰은 그대로 엿보인다, 

SF장르로 우주공상 만화 같은 이 영화는 생각보다 꽤 흥미롭다, 아무생각 없이 보면 별 재미도 없고 따분할 수 있지만 조금만 몰입해 보면 담고 있는 메세지가 다양하다, 특히 외계인과의 만남을 "언어"에 포커스를 두고 이어나간다는 전개 자체가 무척 마음에 든다.

천문학이나 우주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코스모스로 유명한 칼 세이건이라는 이름은 다 들어봤을거고 그가 유일하게 집필한 단 한권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콘택트 역시 흥미롭게 봤을텐데 기존의 콘택트와 인터스텔라를 섞어 놓은 듯한 연출은 미지의 우주 공간에 대한 공상가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여전히 신선하다.

영화의 주인공은 언어학자다, 외계인이 하는 말을 알아듣기 위해 분석을 하고 문자를 이해하고 서로 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이 어떤 목적으로 왜 지구를 왔는지 가장 먼저 알아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영화는 외계인이 주인공이 아니라 언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해석 과정 자체가 주인공에 가깝기 때문에 외계 생명은 중요하지 않다, 

마치 동양과 서양의 첫 만남, 서로의 존재를 몰랐던 다른 나라 사람들의 첫 만남처럼 '말"과 "문자(글자)"에 주력한다. 외계와 지구인이 아니어도 이미 지구상에는 같은 인류이면서도 대화가 전혀 안되는 서로 다른 언어체계와 문화를 가지고 있고 심지어 기술발전이나 생활 수준 자체가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산다. 외계인과 지구인과의 만남과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말이 안통해서 대화 자체가 안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 안통해서 오해가 생기거나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외계인과 생기는 문제라고 해서 다르진 않다.

주인공은 외계인들을 애봇, 그리고 코스텔로라는 이름으로 지어주고 부른다, 1루수가 누구야? 라는 코미디로 유명한 희극배우들 이름이다, 1루수가 누구야? 라는 개그를 한번이라도 들어봤다면 서로 다른 문화나 언어가 아닌 같은 언어임에도 말귀를 못알아 듣는 현상을 개그소재로 쓰고 있다, 서로 말을 하고 대화를 하고 있는 건 분명한데 서로 이해하고 있는 내용이 완전 달라진다, 1루수가 누구야를 듣다보면 나중에 듣는 이마저 헷갈려하게 되고 이해하려고 해도 나중에 뭐가 뭐였지 하면서 난감해 한다, 결국 서로 못알아 듣는다. 외계인들에게 붙여준 이름으로서는 탁월한 선택인 셈이다.

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사의 영상을 보더라도 외계인의 침공이나 긴장감 보다는 언어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만났을 때 대화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걸 이 영화의 소개 자료로 보여주는데 이 영화는 외계인과 지구인과의 만남 보다는 서로 완전히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집단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기 위해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고 풀어가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영화 속 주인공이 캥거루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몸짓, 발짓, 손짓을 해가면서 서로를 알아가지만 완전히 이해하는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영화에서는 두려움의 존재와 대상에 대해 포괄적으로 말하지 않지만 대부분 외계인의 "침공" 자체를 가장 두려워 하고 무서워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가장 무섭고 두려운 건 외계인이 갑자기 찾아온 그 사실보다 그들이 하는 말을 우리가 전혀 알아듣지 못할 때의 긴장감이다.

그들이 선의를 갖고 온 여행자인지 악의를 갖고 온 침략자인지는 대화 없이는 알아 낼 수 없고 설령 둘 중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들이 하는 행동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선한 행동이 속임수가 될 수도 있고 악한 행동도 잘못 이해한 과정에서 생긴 오해일 수도 있는거라 뭘 선택하고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마음을 완전히 열 수 없다. 맹목적으로 믿고 친구로 받아들이거나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고 쫒아내는 수밖에..

영화를 보던 중에 우리나라 말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글자의 조합 자체는 무난하나 띄어쓰기 하나 잘못 했다는 이유로 완전히 다른 말이 된 대표적인 사례다, 아버지 뒤에 붙는 "가"라는 단 하나의 글자로 인해 완전히 이해할 수 없고 해석이 달라지는 오류가 생기는데 하물며 전혀 다른 문화에서 단 한번도 접촉해 보지 않은 완전히 다른 언어체계와 만나 대화를 해야 한다면 얼마나 많은 오해와 오류가 생길까, 말 그대로 하나라도 삐끗하면 골로 갈 수 있는 위험한 줄타기가 따로 없다.

영화는 실제로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줄타기를 한다, 웨폰이라는 무기라는 단어에 지구인들은 호들갑을 떨고 역시 침공이었어! 라고 단정해 방어태세를 취하게 된다, 무기+제공이라는 단 두 단어만이 나온 상태에서 무기를 제공해달라는 뜻이 될 수도 있고 무기를 제공해주겠다는 뜻도 될 수 있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의 심리상태에서 자기가 생각하는대로 해석해 버리는 오류는 쉽게 생긴다.

인간(휴먼)이라는 단어를 첫 단어로 제시하며 주인공은 내가 그 "인간"이라고 설명한다, 처음에는 못 알아듣던 외계인이 이해를 했다고 여기는 순간 주인공과 그 주변인들은 새로운 단어를 제시한다, 바로 본인들의 이름이다, 이 때 외계인은 당황해 한다, 자신이 인간이라고 소개를 했는데 루이스라고 다시 알려주니 헷갈려 한다, 남주인 이안도 나서서 자신은 이안이라고 소개를 하자 인간이 이름이 아니라 루이스와 이안이 이름이라는 걸 눈치챈다, 그때 외계인들도 자신들의 이름을 알려준다. 내가 나를 소개하는데도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지의 대륙에 있는 원주민과 대륙을 탐험하기 위해 찾아온 이방인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같은 사람이라는 동질감이 있어 그나마 덜하지만 이처럼 말이 안통하면 아무것도 진전이 될 수 없다, 영화는 이런 언어적 풀이를 이어나가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외계인들이 쓰는 동그란 문자, 시작도 끝도 없는 원형의 문자는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미처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고차원적인 문자로 그걸 풀어나가는 과정과 설명해주는 부분이 의외로 흥미롭다, 

영화에서 남주가 여주에게 하는 대사 중 [전혀 다른 새로운 언어에 몰입하게 되면 사고의 방식도 그 언어에 따라 바뀐다] - 사피어 워프 가설에 대한 부분은 무척 흥미로운 구간이다, 오래전 EBS에서 동양과 서양의 관점에 대한 다큐를 봤을 때도 그 기준이 되는 것이 "언어"였다, 그 다큐는 사피어 워프 가설에 근거한 다큐도 아니었고 언어가 핵심이 아닌 삶의 방식과 문화를 토대로 동양과 서양을 이해하려고 하는 다큐였지만 의외로 가장 많이 기준으로 등장한 건 "언어"였다.

나와 개인주의, 우리와 집단주의 자체는 동양과 서양의 표준점이 되는데 이걸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동양과 서양이 각자 사용하는 언어체계였다, 쉬운 예로 자기소개서가 나오는데 "저는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와 가정주부인 어머니 밑에서 동생과 함께 자랐고 아버지가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뭘 배우고 자랐고 ~" 등등 가족 이야기를 "자기"소개서에 넣는다, 그러나 서양은 "나는 뭘 전공했고 뭘 했으며 어디로 여행하고 어디를 봤고" 식으로 나를 중심으로 풀어쓴다, 가족이나 친척 이야기는 아예 안나온다

우리가 흔히 따지는 족보 문화도 마찬가지, 조상을 중심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게 족보다, 시작은 윗대이며 마지막이 나다, 그러나 서양은 반대다, 나를 시작으로 내 부모가 있고 내 부모의 양쪽 조부모식으로 올라간다, 이런 문화는 언어에도 그대로 연결되어 동양과 서양의 관점이 달라진다, 조상과 친인척의 명칭이 다양한 동양과 달리 삼촌(3촌)과 사촌(4촌) 이상 넘어가면 명칭 자체가 사라지는게 서양이다.

같은 한국인이고 같은 문화에서 자랐지만 어떤 시기에(유아/청소년기 등) 얼마큼 다른 문화권에서 자랐느냐에 따라 똑같은 한국어를 쓰지만 사고 방식이 다른 경우가 매우 많다, 서양문화권에서 자란 사람과 한국에서만 자란 토종은 한국말을 하는 똑같은 한국인이지만 생활 방식부터 문화, 언어 사고방식에 차이가 생긴다,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되면 그 언어에 맞는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는 사피어 워프 가설은 검증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는 것도 분명하다.

인간은 객관적 세계에서만 사는 것도 아니고 보통 이해하는 것처럼 사회활동의 세계속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표현수단이 되는 특정한 언어에서도 상당히 영향을 받는다. 사람이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본질적으로 현실에 적응할 수 있고 언어는 의사전달이나 사고의 반영의 특정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우연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다. 사실인즉 현실 세계는 상당한 정도로 그 집단의 언어습관의 기반 위에 형성이 된다. ... 우리의 공동체의 언어습관이 해석에 대한 어떤 선택의 경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처럼 주로 보고 듣고 아니면 경험을 한다.

— 에드워드 사피어

각 언어의 배경 언어체계(즉 문법)는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단순한 복제 수단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자체가 생각을 형상화한다는 것, 즉 각 개인의 정신활동, 자기가 받은 이상에 대한 분석, 주고받는 정신적인 것들의 종합을 위한 프로그램과 지침인 것이다. 개념을 형식화해서 표현하는 것은 과거 의미로서의 엄격히 이성적인 독립된 과정이 아니라 특정한 문법의 일부인 것이다. 

따라서 다소로부터 상당한 정도에 이르기까지 이는 서로 다른 문법들 사이에서 달라진다. 우리는 모국어가 설정한 선을 따라서 자연을 분석한다. 범주와 형태들이 너무나 가까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곳에서는 현상의 세계로부터 우리가 추출해내는 범주와 형태들을 보지 못한다. 이와는 반대로 세계는 우리의 마음에 의해 조직되어야 할 인상들이 만화경의 흐름처럼 제시된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은 대체적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언어체계에 의해 행해진다. 

우리는 자연을 분해해서 개념들 속으로 조직해 넣고 우리가 대체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자연을 조직하는 협정 - 우리 언어 사회 전역에 걸쳐 유효하며 언어라는 형태로 부호화되는 협의에 중요성을 부여한다. 물론 그 협정은 묵시적이고 말로 언급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의 조건들은 절대적으로 강제적인 것이다. 그 협정이 정하는 자료들의 조직과 분류에 동의하지 않고는 우리는 전혀 대화를 할 수가 없다.

이 사실은 현대 과학에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것은 어떤 개인이 아무런 편견 없이 자연을 자유롭게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자유스럽다고 생각할 때조차도 해석의 방식에 대해 어떤 제약을 받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라면 거의 가장 자유스러운 사람은 아주 다양한 언어체계에 친숙한 언어학자가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어떤 언어학자도 이런 입장에 있지 않다. 따라서 새로운 상대성의 원칙이 도입된다. 이것은 만약 언어적 배경이 비슷하지 않거나 언어적 배경이 어떤 방식으로 측정해질 수 없다면 모든 관찰자가 똑같은 물리적 증거에 의해 똑같은 우주의 모습을 갖도록 유도되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 벤자민 리 워프

예전에 tvN에서 방영한 바벨250 역시 비슷한 내용을 다룬다, 각자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한 가족이 되어 어울려 지내는 가상의 패밀리인데 서로 전혀 못알아 듣는다,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니 답답해 하고 때로는 억양이나 손짓, 행동에 따라 오해가 생겨 다툼이 생기고 감정에 상처를 입는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자신들의 언어를 완전히 배제하고 이들만이 쓸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그걸 공통으로 쓰는 포맷이었는데 시작이 어려워서 그렇지 익숙해지면 언어를 만들어가고 새롭게 구성하는건 시간문제다. 

속상한 일이 있으면 말로 풀면 되고 오해가 있으면 해명을 하면 그만이지만 각자 언어가 다르고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아무것도 제대로 해낼 수가 없다, 속으로 삭히면서 울분을 쌓는 수밖에, 그걸 극복하고 어울려 지내면 한 가족이 될 수 있는거고 그걸 못 참으면 분쟁과 싸움이 생긴다, 최악의 경우 모두 파멸이다. 외계인과 지구인과 다를게 없다.

영화를 중후반까지 봤을 때는 완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후반 끝물에 모든 걸 되새겨 주면서 초반의 "과거"가 회상이 아닌 "미래"에 대한 기억이었다는 사실에 개깜놀했고 과거-현재-미래라는 당연한 스토리 전개가 알고보니 미래-현재-과거의 역순이었다는 점에서 은근 골 때리게 만든 영화다. 그 모든 것의 실마리는 "언어"의 이해, 통역이 가능해졌을 때다.

대화가 불가능 했을 때는 외계인들도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12개 나라가 공동으로 대응을 하면서 각자 나름대로 분석을 토대로 친구로 받아들일 것인지 침략자로 규정할 것인지에 대해 혼란을 겪는데 그들 12개의 외계 쉘 역시 마찬가지였을리라 본다, 지구인이 12개의 방향에서 각자 플레이를 하는 것과 외계인이 12개의 쉘로 각자 플레이를 하는 것이 다른게 없다, 미래를 본다고 하지만 그들도 언어 문제로 대화가 안되는 건 마찬가지, 더군다나 어느쪽은 영어, 어느쪽은 중국어, 어느쪽은 프랑스어 등 외계인 입장에서는 지구인의 언어가 워낙 많아 더 난감하다.

딸과 관련되어 자신에게 고통스러울 수 있는 미래를 알게 된 주인공이 미래를 바꾸기 위함 보다는 순응하고 그대로 따라간다는 점에서 전달하는 메세지는 다양하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점은 언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데 굉장히 불편하고 소모적이고 불합리해 보이는 다양한 언어의 공존은 외계인을 제외하고라도 우리 스스로가 불편함을 느낀다, 우리 종족끼리도 언어가 달라 말을 주고 받을 수 없고 대화를 쉽게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이걸 하나의 언어로 만들자는 생각은 할 수 없다,

사피워 워프 가설이 등장한 이유처럼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고 방식과 문화 생존 방식이 달라질 수 있고 그건 지구 역사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 오히려 그런 점이 지구를 발전 시켰고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며 많은 유산을 남겼다, 하나의 언어로 하나의 문화만이 존재했다면 서양에서는 동양의 문화는 볼 수 없고 동양도 서양의 문화는 볼 수 없다, 피라미드, 만리장성, 석굴암 등 동서양의 어느 한쪽 문화는 완전히 사리지고 결국 불균형에 의한 결과만 남을 수 있다. 편리와 합리성만 따지면서 영어 하나만 남기고 다른 언어는 쓰지 말자고 하면 한글과 한국어를 쓰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사고 방식과 문화 역시 사라지게 된다. 다른 언어의 그 나라도 마찬가지

대체로 지구를 침략하는 외계인에 대한 영화가 많지만 실제 과학자들은 외계인들이 지구를 침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를 찾아 올 정도면 엄청난 기술 발전을 했다는 것이고 그런 기술과 과학을 가진 외계인들이라면 굳이 전쟁을 하려고 하지 않을거라는 점이다, 우리를 관찰하는 수준이거나 우리와 친구를 맺거나 우리를 도와주는 형국일텐데 완전히 다른 문화와 사고 방식에 의한 서로 다른 두 집단이 공존할 경우가 훨씬 이득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영화처럼 외계인이 정말로 있다면 이 영화처럼 호의적일 것이지 악의를 갖고 찾아오지는 않을거라고 말한다.

이건 사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외계인을 찾고 있다, 오래전부터 노력하고 있고 지금도 탐색을 하고 있다.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외계인들을 찾아내어 침략하거나 싸울 이유를 갖지 않는다, 호기심이 가장 크고 그들과 어떤 만남과 교류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목적이 전부다, 그들에게 우리가 반대로 외계인인 것처럼 그들 입장에서 우리 외계 지구인들의 생각은 우리를 찾아오는 외계인의 생각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결국 우리도 그 누구하나 악의를 품고 외계 생물체를 찾지 않듯이 누군가 지구별을 찾아온다면 그들 역시 우리를 친구로 받아들일 확률이 크다는 건 일리 있다. 

같은 지구별에서도 서로 어울리지 않고 떨어져 지낼 때보다 지금처럼 국가간에 이웃처럼 쉽게 자주 많이 어울리니 과거보다 훨씬 좋은 환경과 삶을 살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지고 윤택해지는것도 마찬가지 (물론 여전히 서로 싸우기도 하지만..) 하물며 다른 별에 사는 서로 다른 종족이 만나 서로 어울리게 된다면 분명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침략은 되지 않을거라고 본다 

영화는 10점 만점에 9점, 수우미양가에서 "수"로 평가하고 싶다, 외계인이 서양에서 흔히 외계 생물체로 비슷하게 여기는 뻔한 문어 스타일로 나와서 아쉽기는 하지만 별거 아닌 흐름인데도 묘한 긴장감도 있고 서로 언어를 이해하고 풀어나가는 과정을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터스텔라와 비슷하게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인간이 체험할 수 있다는 점과 그걸 도와준 것이 외계인이라는 것, 그리고 콘택트의 외계인이나 컨택트의 외계인이나 "도움"을 주기 위해 찾아온 손님이라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책으로 출판된 인쇄물을 영상화 해서 영화로 만드는 건 다 이유가 있다는 걸 다시한번 보여준 사례다.

우리나라 봉준호 감독에게 먼저 감독 제의가 왔었다고 하는데 각색된 작품을 보고 원작의 깊은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직접 각색해 연출해 보겠다고 했다가 퇴짜를 맞아 결국 봉준호 감독이 맡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무척 아쉽다.

리뷰를 보니 이 영화에 붙은 컨택트라는 제목에 대해 불만이 많아 보인다, 특히 콘택트라는 1997년작과 비슷한 구조다 보니 제목 선정이 신중하지 않았다는 평도 있지만 나는 좀 다르다, 비슷한 제목이야 충분히 나올 수 있는거고 원제목 보다는 컨택트라는 단어가 오히려 더 이 영화에 맞는다고 본다. 

이것도 재미있는게 영미권에서는 <Arrival> 라는 제목으로 개봉이 되었고 우리나라는 영문이지만 한글로 된 컨택트라는 외래어로 영화 제목을 달았다, 이웃나라 일본은 메세지라는 영문으로 개봉을 했는데 이마저도 영화 속 이야기처럼 같은 영화(같은 외계인)을 두고도 서로 받아들이는 방식과 해석이 다를 수 있고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어라이벌(도착)이라는 걸 선호한다면 그걸 썼던 서양권의 서구적인 마인드와 비슷할 수 있다는 개발상도 가능한데 언어가 다른 국가 일부에서 자기 해석대로 입맛에 맞는 영화 제목을 이렇게 다양하게 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 영화 제목 자체가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와 멀지 않다고 본다. 

외계인이 타고 온 우주선 같은 이 쉘 내부는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언어를 이해하고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능력, 다양한 언어를 만들어 쓸 줄 알고 각자 언어에 맞춰 문화를 창조했다는 것도 인간의 놀라운 능력이다. 봉준호 감독이 이 영화를 맡았다면 인간이라는 휴먼 알파벳 대신에 "인간"이라는 한글을 썼을지도 ㅋㅋㅋㅋ 자음과 모음 알려주고 소리나는 발음대로 알려주면 6개월만에 한국어 교습이 가능할텐데 ㅎㅎㅎ....헤이~외계인 한글 어학당 함 다녀볼래? 한국에 오면 문어숙회도 있고 산낙지도 있고 탕탕이도 있고 너의 입맛에도 딱 맞을꺼야! ㅎ

영화를 같이 본 지인이 다 보고나서 이 영화는 우리나라꺼 표절했다는 말에 약간 멘붕이 왔었다, 이게 표절이라고? 외계인 설정 자체가 우리나라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을 그대로 차용했다는 말인데 표절 대상이 되었다는 외계인의 실체 이야기를 듣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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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불가...둘리에 나온 꼴뚜기별의 왕자님과 신하가 컨택트 외계인과 정말 다르진 않다 ㅋㅋ

애네들 어디서 왔나 궁금하기는 했는데 꼴뚜기별에서 왔구만~ 그동안 마이 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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