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늪에 빠진 영화 - 신비한 동물사전 (Fantastic Beasts and Where to Find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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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창작의 늪에 빠진 영화 - 신비한 동물사전 (Fantastic Beasts and Where to Find Them)

by 깨알석사 2017.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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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네 가족이 함께 보자고 했으나 포스터 속의 "J.K롤링" 작품이라는 문장을 보고 망설이다 결국 보게 되었던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혹자는 JK롤링의 작품이면 오히려 따질 것도 없이 봐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별로 환타지스럽지 않은 걸로 환타지하게 만든 B급 작가라고 "편견"을 가지고 있어 솔직히 부담스럽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워낙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텐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유명해졌고 그래서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책은 영국 문학계에서 아동을 상대로 하는 환타지물이 적다보니 눈에 띄였을 뿐이고 영화 소재를 찾던 제작자들에게는 각색만 하면 바로 만들 수 있는 검증된 시나리오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영화가 아니었으면 전 세계적인 책으로 인정 받기를 어려웠을거라고 본다, 따지고 보면 출판사와 영화사의 마케팅 때문이지 책과 스토리가 갖는 파워는 아니다. 영화로 만들어져 상상속의 그림들이 실제 눈앞에 펼쳐지면서 원작이 되는 책이 더 잘 팔리고 인기를 얻었다고 보는게 나다.

제목 자체가 꽤 흥미유발이라 "신비한 동물사전" 이라는 제목 자체는 매우 만족스럽다, 그러나 해리포터 이야기가 아닌 전혀 다른 환타지라는 말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봤지만 혹시가 역시라고, JK롤링의 스타일은 어디가지 않았다. 그녀 특유의 짜집기와 표절 스킬은 여전하다, 물론 그녀만이 갖는 독창적인 "스킬"은 무시할 수 없다, 분명 어디선가 봤던 이야기고, 분명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 누군가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영상화한 장면 조차 어디서 봤던거 같은데 이걸 확실하게 느끼거나 알아챌 수 없게 만든 구조와 전개는 솔직히 인정해 주고 싶다.

표절이나 짜집기 티가 100% 나거나 약간의 티가 나더라도 사실 재미는 뚝뚝 떨어지고 반감된다, 그러나 반대로 그걸 정말 못 느낄 정도라면 당연히 가장 좋은 양념과 가장 좋은 소스들만 조합된 것들이니 인기를 얻지 못하는게 더 이상하다, 검증된 인기 가요 음절을 교모하게 티 내지 않고 섞으면 거의 대부분 그 노래도 인기를 얻게 되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비트와 음이 따로 있어 그런 것만 잘 교집합 시켜도 히트곡은 만들 수 있다는 음악과 관련한 다큐처럼 스토리들을 잘 엮은 이야기도 티 안나게 짜집기하면 히트는 100%다. 

내가 처음 JK롤링의 작품에 편견을 갖게 된 것은 당연히 해리포터 때문이다, 시리즈를 보면 정말 본인이 창작한 이야기가 맞는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설화와 신화, 동화가 많이 섞여 있다. 확실하게 하고 싶은 건 애초에 의심을 갖고 본게 아니라 재밌게 보다보니 어디선가 낯익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라도, 리메이크 수준으로 특정 영화를 베끼거나 따라했다면 거의 대부분 악평을 쏟아낸다, 아무리 흥미롭고 즐겁게 감상해도 "저거 따라했네~" 이러면서 평점을 결코 높게 주지 않는다.

물론 실제로 해리포터에는 기존의 신화, 동화, 설화, 전설속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반지의 제왕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게 정도의 수준, 어느정도 감내하고 인정할 만한 제2의 창작 수준이냐는 것이 기준점이 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의 기사에도 "많이 읽고 많이 써야 좋은 이야기가 나온다"며 해리포터 이야기를 비교 대상을 삼았다, 작가가 기존의 작품이나 설화, 전설을 많이 읽었으니 좋은 이야기가 나온다는 말인데 그건 맞다, 그리고 그게 사실 좋은 이야기의 원천이다. 콘텐츠 왕국을 꿈꾸고 제조산업만큼 중요한 것이 문화산업이니 문화 콘텐츠에서도 이만한 좋은 길라잡이도 없다. 

중국의 서유기를 가지고 한국은 날아라 슈퍼보드를~, 일본은 드래곤볼을 만들었다, 틀이 갖지만 이야기 전개는 완전 다르다, 조금 더 깊게 따지고 들어가면 날아라 슈퍼보드는 서유기를 거의 따라가는 반면 드래곤볼은 그 자체가 독창적이다, 서유기 원작 보다는 손오공이라는 주인공의 캐릭터 설정만 닮았을 뿐 서유기와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다르다, 더군다나 드래곤볼을 모은다는 설정 자체는 완전 새로운 제2의 창작이다.

한국의 날아라 슈퍼보드는 서유기와 거의 같지만 "사오정"이라는 굉장히 특이한 캐릭터를 창조했다, 심지어 원작의 진짜 사오정은 똑똑하고 가장 멀쩡한 캐릭인데 우리나라 사오정의 "나방~~~" 캐릭 덕분에 말귀를 못 알아듣는 아주 이상한 인물로 아예 정립이 되어 있어 누군가에게 사오정이라고 부르면 별로 기분 좋게 들리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한중일 서유기가 완전 다르고 각각 재미가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단 한줄로 기록되어 있는 "장금이"라는 이름만 가지고 "대장금"이라는 어마한 스토리를 완전 창작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발상은 순수하게 작가 머리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기록에 의한 이름만 가지고 창작을 해서 완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는 건 놀랍다.

해리포터를 좋아하고 JK롤링을 존경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녀는 앞서 언급한 사례와는 좀 다르다, 짜집기 티가 난다, 결코 아니라고 부정하겠지만 많이 읽어보고 많이 써보면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길라잡이처럼 많이 읽어보고 많이 써본 사람들 눈에는 좋은 이야기인지 남의 이야기인지도 금방 보인다는 말도 마찬가지로 가능하다. 서양인의 관점에서 그녀의 작품을 보면 신선하고 신비하고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원래!" 서양은 동양의 문화와 이야기를 신비롭게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곧 동양적 환타지를 많이 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우리에게 같은 동양권의 이야기는 크게 와 닿지 않지만 서양의 설화나 신화, 동화는 완전 신세계다, 이솝우화는 물론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바이킹 이야기도 완전 신비다, 서로가 오랫동안 갖지 못했거나 몰랐던 이야기는 원래 그렇다. 우월을 떠나 그냥 서로의 영역은 신비로운 세계다.

해리포터 시리즈 중에 딱히 뭐라고 말은 안하겠지만 거의 동양의 설화를 담은 작품이 있다, 솔직히 내 눈에는 제목만 해리포터이지 그냥 동양의 오랜 설화였다. 근데 그걸 2시간 가까이 자기가 만든 이야기처럼 포장하는 걸 보고 깜놀했다. 뭐 따지고 보면 신화나 설화, 전설은 원작자가 없고 저작권이 없으니 동화(아동문학)처럼 표절 논란 자체가 없다, 기록의 주인이 있어야 뭘 따지지..

그러나 여러 좋은 책과 이야기에서도 이런 신화나 전설을 차용해 이야기를 만드는것이 결코 나쁘다고 하지 않은 것처럼 적당히 양념으로 쓰면 좋지만 이걸 전체로 하면 곤란하다, 해리포터가 점점 시리즈로 나아가면서 그 정도는 점점 심했다, 소재가 없는 것인지 원래 서구권에서 잘 모르는 동양의 이야기를 가지고 각색을 하면 모를 것이라는 생각에 동양의 이야기를 많이 찾아 담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본인이 만들기 보다는 따라하기 바빠 보인다.

신비한 동물사전도 그 점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물론 이 영화는 좀 다르다, 해리포터에서 파생된 번외편이고 이 자체는 어느 누구의 아이디어가 아닌 작가 본인꺼다, 근데 원작, 각색, 제작까지 롤링이 참여한 이 작품은 영화에서 역시 구린내가 많다. 분명 아닌데 그게 또 아니고(?) 애매하다, 이게 솔직히 JK롤링이 세계적인 작가로 성공한 능력이라고 보지만...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다가 처음으로 이 사람의 머리에서 창작되거나 각색 되었다기 보다는 원래 있던 이야기들을 모아 서로 맞물려주고 조금 바꾼 수준이 아닌가 하는 호기심에 당시에 인터넷 검색을 했었다. 이 정도면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분명 의문을 제기했으리라는 생각에서다, 

다른 작가와 달리 독보적인 존재임에도 역시 "표절" 논란이 바로 떴었다, 물론 아동 문학이고 동화와 유사하면서 주요 소재가 마법이니 비슷한 작품이 있을 순 있어도 이게 한 두번이 아니라는 건 뉴스를 검색해 보면 안다. 지금 다시 검색해 보니

2001년 동아일보 해외토픽으로 "해리포터 표절시비 재연될 듯" 이라는 제목, 9년 뒤 2010년 조선일보 기사에서도 "해리포터 표절이다, 소송 휘말려" 라는 언론 보도가 있는데 앞서 동아일보 제목을 자세히 보면 "재연"이라는 표현을 했고 (다시 또 불거졌다는 말), 2010년 조선일보 기사의 내용에는 "또 소송에"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표절 관련 소송도 처음이 아니라는 말)

물론 이건 원작자가 있는 "동화"와 같은 문학작품 작가들이 있으니 표절에 걸리고 소송에 걸리는 것이지만 내가 했던 이야기는 사실 저작권이 있는 남의 작품이 아닌 동양의 설화, 신화, 전설, 비화 등을 많이 애용했다고 보는 입장이라 저런 기사와 맞물려 보면 얼마나 많은 부분이 직접 창작이 아닐 수 있다라고 의심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나는 이번 신비한 동물사전 영화를 보면서 "고스트 버스터" 영화가 떠올랐다, 신비한 마법 동물과 유령은 사실 한 끗차이다, 생김새나 행동, 형태, 보여주는 이미지, 활동 모습이 다르지 않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신비한 동물사전이라는 이름 대신 고스트바스터즈라는 뉴욕 도시에 출몰한 도시 유령들 잡는 사냥꾼 이야기 (가방으로 포획) 라고 설명해주고 보라고 하면 아마 거의 아무 의심없이 그대로 볼 사람도 많을거다. 영화에 나오는 동물은 다 유령이라고 해도 의심할 필요 없이 다르진 않다.

귀여운 캐스터 유령이 나와 장난을 하고 도시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다양한 유령들이 나오면서 그걸 하나씩 잡아가는 모양새, 두 영화가 딱히 다른 건 없다, 참고로 신비한 동물사전은 평점이 6.9점, 고스트버스터즈 (2016년판)이 7점대 평점을 받았다 (다음영화 기준)

신비한 동물사전이 해리포터에 나오는 동물사전을 가지고 가지를 친 스토리라고 하던데 뻗어나간 이야기의 전개 역시 창작이라고 보기에는 여전히 애매하다, 

오마이뉴스의 개인기자가 올린 영화평에서도 그 점이 잘 드러나는데 기사 제목이 "신비한 동물사전, 표절과 변주 사이"다. 잘 먹히는 코드는 죄다 때려박다라는 소제목과 함께 X맨, 쥬만지, 맨인블랙, 다저스몽키, 스타워즈 등 기존의 영화 이야기를 잘 짜집기 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보면 맨인블랙에서 자신들의 정체(외계인)를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 노출이 되면 그걸 본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소재나 (마법사의 존재를 모르게) 술집 장면은 딱 봐도 스타워즈에서 나오는 장면과 이야기 등이다.

이게 초반에 내가 말한 "참고"의 수준이 아니라 이야기의 줄거리 중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다수"의 포인트가 거의 표절에 가깝다는게 문제, 그 기사에는 내가 본 고스트버스터즈 이야기는 아예 없던데 이처럼 보는 사람에 따라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대조해 보면 차이가 더 난다는게 보인다. (보일 정도다) 아래는 해당 기사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265476&CMPT_CD=P0001

진짜 솜씨 좋은 작가의 진짜 좋은 이야기라면 결코 엉성하지 않다, 솔직히 이 영화, 영화니까 컴퓨터 그래픽으로 볼거리는 화려해도 이야기 자체는 쉣이다, 마법이니까 말도 안되는 상황도 이어질 수 있고 마법이니까 억지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다 스므스하게 넘어갈 수 있다. 

애초에 동양에서도 마법이라는 말 대신 "도술"이라는 걸로 도사들이 마법과 같은 매직을 선보였기 때문에 이야기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창작의 고통에서 서양권 작가에게는 거의 노다지 금광 수준이다. 물론 요즘에 롤링의 작품을 거꾸로 표절하는 국내외 작가들도 많지만 역시 그런 시비가 걸린 작품들을 보면 퀄리티가 결코 좋다고 할 순 없다.

마법회의에 끌려와 처벌을 받을 때 주인공이 "이 동물들은 전혀 위험하지 않다"며 건드리지 말 것을 부탁하지만 영화 1시간 30분이 넘도록 온 도시를 뒤죽박죽 만들고 위험한 상황을 쭉 보여줬으면서 뭔 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동물원을 부수고 난리를 쳤는데도 아무 위험이 없다고? 그런데 왜 그 빵집 남자는 두려움에 떨면서 도망친거야...당췌..

여주는 처음에 뭔가 멋지게 등장했는데 알고보니 자격도 없는 사람이 마법사를 잡아들인거고 그냥 이야기를 꾸려 나가기 위해 설정된 캐릭터 같다. 수사직에서 단순 행정직으로 쫒겨난 사람이 앞뒤 설명도 없이 수사를 하기 시작하는 것도 처음부터 이해 안되었지만 솔직히 없어도 되는 인물이다. (롤링작의 편견을 버리고 보려고 노력했어도 안되더라) 물론 그러면 여동생도 불필요하게 되고 여동생이 없어지면 빵집 남자와의 로맨스와 마지막 엔딩도 사라지니 꼭 필요하겠지만 결국 남주 빼고 함께 어울린 3명은 다 필요없다.

앞뒤 스토리의 개연성 보다는 그냥 제목 그대로 엄청(?) 다양한 마법 동물을 쫙 보여주고 "재밌지? 신기하지? 신비롭지? 놀랍지?" 이런거 마구마구 강제로 요구하는 기분, 동물을 보여주긴 하는데 신비하지도 않고 놀랍지도 않고 웃기지도 않고 딱 봐도 코뿔소, 두더쥐, 봉황(독수리?), 드래곤새끼(용?)...말 그대로 답정너,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넌 신비하게 여기고 놀라기만 하면 돼! 라는 취지만 남는다.

과거의 이야기, 원래 조상대대로 서양과 동양에서 각각 전래된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만든 이야기는 한계라는게 있다, 배경이나 설정, 이야기의 흐름 자체가 그 시절과 배경을 담고 있기 때문에 현대판으로 와도 완전 지금 시간대로 가지고 올 수 없다, 가지고 올거면 많은 각색을 해야 한다, 심청전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든다 해도 100년 전 시절로만 잡아도 이야기는 변형 없이 거의 그대로 쓸 수 있다, 근데 지금 이 시대로 가져오면 완전 현대물로 바꾸게 되고 심청이와 심봉사를 주축으로 한 기본 캐릭과 구성을 빼고 나머지는 거의 바꾸게 되어 있어 나머지는 다 새로 싹 창작해야 한다. 이 영화도 인간과 마법사라는 두 세계를 현대 시간대로 옮겨 왔지만 2017년이 아닌 100년 전 쯤의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그런 걸 여실히 보여준다, 왜? 그래야 이야기 하는게 편하거든, 

이야기가 풍부하지 않고 뭐라도 담아내야 한다면 쓸데없는 것들이 많아지는건 당연하다. 은근 시간 때우고 필름 때우려는 수작은 많다, 솔직히 술집 장면에서 이들이 왜 드레스로 갈아입는 마법을 보여야 했는지, 술집 장면 자체가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모르겠다, 두 자매의 집에 남자들이 머물 때 왜 마법으로 식기를 조종하고 요리를 하는지도 가만보면 헛웃음이다. 두 장면만 해도 족히 20분은 그냥 날로 먹는다, 마법사라면 마술봉으로 완성된 요리를 딱 내줘야지, 식기가 날라다니고 요란한 장면을 보이면서 조리를 한다, 어떨 때는 진짜 마법 같은 장면을 보여주지만 어떨 때는 마법을 쓸 이유도 없는데 그냥 막마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 아닌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 영화였던 만큼 완전 악평을 하고 싶지는 않다, 단순하게 보기에는 결코 나쁘진 않았다, 평점을 한다면 10점 만점에 7점, 수우미양가에서 "미" 정도는 주고 싶은데 마법이나 캐릭터는 완전 꽝이고 제목에 충실한 다양한 동물들을 구경하는 재미는 인정해주고 싶다.

취향이나 성향에 따라 주관적인 평가는 달라도 연출되어지는 화면과 다양한 그래픽은 확실히 볼만했기 때문에 굳이 그 점까지 나쁘게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인삼을 연상케 하는 자물쇠 따기 동물, 가만보면 중국(설화)과 일본(요괴전설) 이야기를 많이 참고하는 것 같다.

없는 사건 일부로 만들고 안 생겨도 될 일을 마구잡이로 만들어 억지로 이야기를 만든 듯한 느낌, 왜 그런 일이 생겼고 왜 생길 수 밖에 없고 왜 생겨야 하는지의 당위성 따위는 배제하고 그냥 믿고 봐라하는 심보다, 남녀 두 주인공이 마법사로서 잘못을 했다하여 "사형"판정을 받고 집행 당할 때 그 황당함은 극치를 달린다.

여주인공의 여동생이 구출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뚱뚱보 빵집 아저씨와 가방을 가지러 가는 장면이 압권인데 마법으로 단단히 잠겨있다는 가방 있는 방.....마법으로도 안 풀리는 그 마법세계의 방문을 못 열어 고민하고 있는데 빵집 아저씨가 발로 뻥! 차니 그냥 열린다, 그리고 가방은 챙긴다. 마법으로 왜 잠그고 마법으로 왜 열려고 한거야! 따지면 하나하나 다 스토리가 엉망인데 그냥 넘어간다.

뉴욕 지하철의 후반에서 도시 사람들 전체 기억은 지울 수 없다는 대통령의 말에 봉황 비슷하게 생긴 독수리가 등장하는데 알약을 입에 무는 장면에서 "설마...저거 물고 하늘로 올라가서 터트린 다음에 마법으로 비를 오게 하는건 아니겠지?"라는 내 생각은 설마가 현실이 되면서 입이 벌어졌다. 이야기가 너무 뻔하고 엉성하잖아!!

이걸 정확하게 예측한 내가 놀랍기 보다는 뒷 이야기가 바로 보이는 뻔한 설정 자체가 황당했다. 그냥 뉴욕 상수관에 물약을 타던가...(아...그럼 또 배트맨 표절인건가...ㅠ.ㅠ)

신비하다는 동물들이 나오지만 신비 보다는 그냥 약간 신기? 그 정도..신비를 따질거면 드래곤이 떼로 나오던지

마지막에 마법의회 마법안보부 국장이 대결 구도로 나가는걸로 보아, 그리고 무엇보다 갑자기 뜬금없이 정말 대략난감으로 엉뚱하게 예상 범위를 넘어가는 완전 깜놀한 수준의 조니 뎁 급출연에 이 영화 정말 앞뒤 개연성 없는 뜬금포가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후속작이 100% 나오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반지의 제왕은 정말 재밌게 봤는데 해리포터나 신비한 동물사전은 정말 나에게 안 맞는 작품들이다.

내가 소년 감성이 적은 것도 아니고 동화 같은 이야기를 원래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아동틱하고 몽상, 공상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유독 롤링의 작품하고는 거리감이 있다. 마법도 꽤 좋아해서 마법사가 꿈인 적도 있던지라 그렇게 내가 현실주의자도 아닌데 감흥도 별로고 재미도 없는 건 그녀의 작품 뿐이다. 표절 때문이 아니라 그냥 재미가 없다. (해리포터 시리즈도 다 봤지만 남에게 추천할 만큼 즐겁게 보진 않았다)

비현실적인 배경과 설정만 놓고 보면 몇 번 강조를 해도 모자를게 없을 만큼 고스트버스터즈랑 다르지 않다. 신비한 유령사전, 신기한 유령들의 뉴욕 출몰과 뭐가 다를까. 그게 제일 아쉽다. 물론 애초에 기대는 많이 하지 않았지만..

컴퓨터 그래픽 CG 기술이 없었으면 원작의 재미는 반감 되었으리라 본다, 작가 보다는 스탭의 역할이 더 크다.

JK롤링이 첫 해리포터를 만들고 출판사를 찾아갔을 때 퇴짜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심지어 10여군데 모두 출판 거절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누구는 그게 굴러 들어온 복을 찬 출판사들의 후일담이라고 하겠지만 왜 그 작품이 십여군데 이상 거절 당하고 출판 거부를 했는지도 따져 볼 일이다, 

작품이 정말로 좋았다면 안목이 남다를 수 밖에 없는 출판계 종사들에게 먼저 눈에 띄였어야 하는것도 당연하다, 작품이 좋으면 당연히 거절 의사를 할 이유가 없다, 결국 이건 운이 좋았다는 말로 해석이 가능하다, 시기와 타이밍이 좋아서지 작품 자체가 좋다고 말하기는 곤란한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JK 롤링의 작품과 관련한 영화 포스팅은 한 적이 없어서 기회가 되면 그녀의 작품 이야기를 한번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 남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하고 세계적인 작가며, 엄청난 부를 가진 작가라고 칭송하지만 그게 정말 보이는 전부인지 되묻고 싶었다, 오마이뉴스의 영화평처럼 될 만한 코드는 다 때려 박았다는 말처럼 동서양에서 전해오는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 중에서 될 만한 소재들을 짜집기해 다 때려 박았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물론 그걸 조합하는 기술이 핵심이고 그게 관건인데 그걸 이렇게 잘 조합시키고 꾸밀 사람은 거의 없다, 내가 보기에도 롤링은 그 기술 만큼은 짱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작가로 군림하는거 아니겠는가. 룰라, 이효리처럼 국민적인 대중가요 스타도 표절에 걸려 (표절로 밝혀졌던 곡들) 자신의 노래를 포기해야 했던 경우도 있었는데 안 걸리면 정말 잘 만든 대박 노래고 걸리면 표절이라 해서 졸작 되는건 똑같다. 책이나 노래나 조합만 잘하면 인기 얻는 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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