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일 새벽 청주시 흥덕구에서 뺑소니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 강경호(29)씨는 지나던 택시 기사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당시 강씨는 임신한 아내에게 주기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그뒤 해당 사고는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라 불리며 대중의 공분을 샀다.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폐쇄회로(CCTV) 화면이 너무 흐려 용의 차량의 차종과 번호판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유족은 인터넷에 제보를 부탁하는 글을 올렸다. 김두호(29) 씨는 가장 먼저 CCTV 영상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경찰은 김 씨 제보를 토대로 전담 수사반까지 만들었다. 결국 수사망이 좁아지자 가해자 허모(35) 씨는 지난달 29일 자수했다.
조선비즈는 지난 2월 12일 김 씨를 만났다. 김씨는 1세대 네티즌 수사대로 보배드림에서 활약하다 이젠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블랙박스 판독 전문 카페 ‘차차차(차종 차량 차번호 줄임말)’를 운영하고 있다. 김 씨는 경찰까지 수사 협조를 요청할 정도로 상당한 실력을 갖고 있다.
김 씨는 경기도 수원에서 컴퓨터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스로를 차량 블랙박스 판독 전문가로 소개한다. 경찰 10명가량이 김씨에게 범죄 용의차량의 번호판 판독을 의뢰하고 있다. 뺑소니 피해자들도 김 씨에게 영상 판독을 요청하기도 한다. 경찰이 영상을 판독하기 어려워 범인을 잡을 수 없다고 통보한 이들이다.
김 씨는 제보 영상을 보며 뺑소니 용의차량의 번호판을 추적한다. 지난 3년간 김 씨는 번호판 판독 통해 뺑소니범 500여명을 잡을 수 있었다.
김 씨는 정작 ‘네티즌 수사대’라는 별칭을 싫어한다. ‘수사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일부 비판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수사권이 없는데 수사대라고 불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우리(네티즌 수사대)는 수사에 기여할 단서를 제공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3년간 매일 평균 30건 이상 블랙박스 영상을 판독하고 있다. 크림빵 뺑소니 사건으로 유명세를 타자 판독 요청이 하루 80건이상으로 늘었다. 컴퓨터 매장 운영하랴 판독하랴 정신 없이 바쁘다. 판독에 필요한 운영자금도 늘었다.
- ▲ 김두호 씨가 영상 판독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원태영 인턴기자
김 씨의 번호판 판독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영상을 여러번 살펴보며 가장 잘 나온 순간에 멈춘다. 해당 장면을 채도와 명암을 바꿔가며 비슷한 숫자를 유추한다. 완벽한 숫자가 나오진 않았다. 그는 영상 속 숫자의 윤곽을 보고 여러 개 번호를 뽑아냈다. 이런 식으로 보통 4개 중 3개를 확인할 수 있다.
김 씨는 “대가나 보상은 없다. 좋아서 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경찰이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한다는 자부심도 있다. 또 억울한 일을 당하는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다는 보람도 느낀다. 유명세를 타자 함께 사업하자는 제안이 자주 들어온다. 김 씨는 모두 거절했다.
김 씨는 사진 전문가, 기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출신 15명을 끌어 모아 판독 전문가 모임을 만들었다. 그는 “판독 전문가를 꾸준히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료의 원문 및 출처] 조선비즈
원문 링크 주소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2/23/2015022301632.html?related_all
기사에 소개된 블랙박스 판독전문 까페 하이블랙 (차차차) - http://cafe.naver.com/hiblac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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