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은 경험하게 되는 화장실 변기 막힘의 원인과 해결법 (휴지는 범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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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토지주택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하게 되는 화장실 변기 막힘의 원인과 해결법 (휴지는 범인이 아니다)

by 깨알석사 2017.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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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변기가 막혔다. 어떤 사람에게는 연중 행사처럼 1년에 한 번 경험할까 말까한 일이지만 가족 중에 변비가 심해서 떵이 돌처럼 되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는지라 변기 막힘은 의외로 쉽게 만날 수 있는 재난(!)이다. 처음 겪는 일도 아니고 새삼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이번에는 만만치가 않다. 뚜러뻥(빵뚜러)으로 뿌씨뿌씨 몇 번 해주면 아무일 없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던 변기가 이번에는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집에는 변기를 더 쉽게 뚫어주는 스프링이 있다. 손잡이가 달려있고 긴 쇠줄을 변기통에 집어놓고 돌려주면 쇠 스프링이 관을 타고 들어가서 뚫어줄 건 뚫어주고 걸러낼 건 걸러내어 끄집어 내준다. 설비 아저씨를 부르면 보통 이런 스프링 작업 도구로 먼저 간단하게 뚫기를 하는데 어쩌다보니 우리집에 이게 있어 요긴하게 쓰고 있다.

그러나 이번 막힘에는 이 스프링도 무용지물...별 쇼를 다하다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변기 앞에서 포기를 외쳤다. 사람을 불러야 하나 고민하는 순간, 변기 나사에서 물이 새는 걸 발견한다. 바닥과 변기를 고정 시켜주는 바닥 나사인데 그 나사 틈에서 물이 새어 나오고 있다. 물이 나올 구멍도 아니고 또 그 구멍으로 물이 들어갈 곳도 아닌지라 굉장히 아이러니하게 쳐다봤다. 아래 사진을 보면 바닥에서 올라 온 2개의 긴 볼트가 있는데 그 부위에서 물이 새어나오고 있었던거다.

변기 수조는 대부분 앉는 뒤쪽에 있고 바닥에는 물이 들어갈 곳이 없다. 바닥 틈에서 물이 나온다는 건...결국....똥물이 역류해서 변기 내부에 찼다는 말이 된다...왔다빡!!! 막힌 건 뚫어주면 된다는 진리를 믿고 있는 나에게 더 놀라운 광경은 다른 집의(윗집) 떵물이 우리집으로 들어오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면 보통 변기가 막혔을 때 우리집의 변기물이 내려가지 않는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물을 내리지 않는 이상 막힌 변기물이 움직이는 경우는 없다. 변기물을 내려야 넘치거나 가득찬다, 그러나 뚫는다고 계속 변기 주변에 머물면서 이러쿵 저러쿵 만지작 거리다보니 물이 출렁이는 걸 보게 되었고 이게 윗집에서 변기를 쓸 때마다 이런 현상이 생긴다는 걸 목격하게 된 것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해 보면 우리집이 막힌게 아니라 공동배관 자체가 막혀서 정화조로 가지 못하고 우리집으로 죄다 역류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가장 아랫집인 우리집은 막힐 수 밖에..) 그 역류하는 수압에 못 이겨 나사 틈으로 삐집고 새어 나오고 있었다는 것!! 오마이 쉤드!!

그리하여 결국 설비업자를 불렀다. 대략 15만원 정도 예상하고 아침 일찍 불렀는데 오시자마자 정화조 이야기부터 하신다. 정화조는 언제 비웠냐고...마침 주민 모임에서 돈을 걷어 정화조 청소를 했던게 석달 정도 밖에 안된 시점이라서 얼마전에 정화조 청소 했다고 하니 공동배관을 뚫기 전에 혹시 모르니 정화조 상태부터 보시겠다고 한다. 일반적인 변기 막힘이라면 상관 없지만 다른 집이 변기를 쓸 때마다 우리집에 영향을 준다는 건 정화조와 관련이 더 깊다는 이유다. 그렇게 별 생각없이 보게 된 정화조......가득 찼다!!!! 

설비업자의 말로는 정화조가 가득 차서 막혔고 그래서 정화조로 가지 못하는 오수들이 건물 내부의 공동배관에 가득 고인 상태에서 계속 변기 오수들이 쌓였고 나가질 못하고 가장 약한 곳을 찾아 터진게 우리집 변기라는게 정리된 내용이었다. 우리집 변기 막혀서 가족 떵 보는 건 그렇다쳐도 남의 떵 다 봐야 한다는 결론. 이게 웬 날벼락이냐 싶어서 윗집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했다, 어차피 우리집이 막힌 것도 아니고 건물 전체가 다 막혔다고 결론이 나온 상태에서 윗집이 계속 변기를 쓰면 고스란히 피해는 우리집이 보기 때문에 변기 사용 금지 안내도 할겸 지난 번 했다는 정화조 청소에 대해서도 난상토론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새롭게 안 사실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쓰이는 정화조는 일주일만 지나도 꽉 찰 수 있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정화조 청소를 1년에 한 번 혹은 몇 년에 한 번 할까말까한 집들도 많다는 걸 알고 있고 3개월 전에 청소한 것도 정화조가 차서 어떤 문제가 생긴게 아니라 다른 집 내부 공사를 하다가 주민들이 만나게 되었는데 정화조 청소를 3년 넘게 안했다는 말이 나와 얼굴 본 김에 돈 걷어서 하자는 이야기가 나와 했던거라...정화조가 가득 찼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혼란스러운 내용이었다. (정화조 청소를 1년 마다 안하면 과태료가 나온다는데 관리가 잘 안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정화조가 만땅이 된 상태에서 배관을 뚫어봤자 떵물이 갈 곳이 없으니 다시 막히게 될 수 밖에 없어 설비업자가 해줄게 없다. 정화조 부터 다시 비우고 관을 뚫든 말든 해야 한다면서 돌아갔다. 그래서 정화조 청소 업체에 전화를 걸어 정화조 청소한지 3개월도 안되었는데 왜 벌써 찼냐고 따지듯 물었다. (혹시 덜 펐거나 하는 척만 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일주일에도 찰 수 있다는 말에 처음에는 기가 찼는데 (그럼 1년은 어떻게 버틸까...) 이번 일로 수소문을 해서 여러 업자와 회사, 자칭타칭 전문가들에게 문의를 해보니 정화조 자체가 차는 건 일주일 안이라도 찰 수 있다는 공통된 의견이 나온다...(레알??)

그리하여...어쩌다보니 오수관, 하수관, 정화조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막혔네! 하고 그냥 방치할 수준이 아니라 남의 집 떵물이 넘어오는 단계라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정화조가 일주일만 지나도 꽉 찬다는게 맞다면 1년, 2년, 3년 넘게 청소 안하는 집들은 어떻게 되었기에 아무 문제가 없느냐는 깊은 빡침에 빠져들게 된다. 더군다나 우리집은 석달 전에 이미 청소를 했으니...더 억울할 수 밖에..

각 가정마다 오수관이 있고 하수관이 있는데 오수관은 변기물이 지나는 관이고 그 끝은 정화조로 이어진다. 단독 세대가 아닌 빌라이거나 다세대 주택이라면 공동배관이 있을 것이고 가정에서 나오는 줄기 배관에서 공동배관으로 넘어가 정화조로 가게 될 것이다. 하수관은 주방이나 화장실(세안, 샤워, 목욕물 등의 생활 하수)에서 쓰인 물이 하수도로 나가는데 정화조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외부 하수도로 빠지기 때문에 오수관하고는 상관이 없다. 변기가 막혀도 세수나 목욕물 쓰고 버리는데 상관 없는 이유다. (사실 이번에 공부해서 알았지 변기물 내려가면 정화조에 대강 쌓인다는 건 알았어도 소변이나 그냥 내리는 변기물이 어디로 가는지는 생각 안해봤다)

정화조에 물과 물체(!)가 쌓이면 물체는 가라앉고 물은 위에 자리를 잡는다, 정화조가 2층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그 안에서 여러가지 복합적인 일이 벌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아래 떵은 쌓이고 위에 물은 찰랑거리면서 일정 수준 수위를 유지하다가 더 넘게 되면 정화조의 유출배관을 타고 정화조 밖으로 나가 하수관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정화조에 유입배관 (집에서 정화조로 가는 관) 이 있다는 건 당연히 알았지만 정화조에서도 밖으로 나가는 유출배관이 있다는 건 또 새롭게 안 사실, 근데 그게 그냥 막 나가는게 아니라 떵과 분리되어 위에 남은 나름 숙성되고 발효되어 어느정도 자연 정화가 된 상태의 물이 하수관으로 넘어간다는건데...정화조가 막혔다는 건 결국 이 유출배관이 막혔다는 결론도 되기 때문에 다른 집의 떵이 연합된 변기 막힘의 최종 결론은 변기 막힘이 아닌 정화조 막힘이 된다.

여기서 잠깐, 앞서 정화조는 일주일만 지나도 용량을 꽉 채운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치지 않고 계속 쓸 수 있는 건 떵 자체는 가라앉아 정화조 전체 용량을 채우려면 한참 걸리지만 물까지 감안하면 정화조 자체는 꽉 채울 수 있어 해석하기 나름이 된다. 변기물을 내리면 소변, 대변 모두 합쳐서 정화조를 금방 채우는 건 맞지만 결국 물은 상층부에 도달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유출배관을 통해 하수관으로 빠지기 때문에 정화조가 넘치지 않게 된다는 말이다. 근데 유출배관이 막히면 물은 금방 찰 수 있어 (소변 뿐 아니라 변기 수조물 자체도 양이 꽤 된다) 정화조의 물이 나가지 못하면 정화조가 바로 만땅이 된다. 생활하수와 달리 아침, 저녁에 주로 쓰고 그마저도 꼭 변기를 무조건 쓰는 것도 아니라서 아침에 쓴 변기물은 오전/오후에 걸러내어 유출배관으로 넘어가고 저녁에 쓴 변기물은 심야, 새벽에 변기물이 추가되지 않기 때문에 넘치지 않게 된다. 한 사람이 한 두번 정도 밖에 쓰지도 않지만 그마저도 시간차가 길어서 설령 수위가 꽉 차게 넘치더라도 물 자체는 정화조 밖으로 빠져 정화조 수위가 계속 상승하지 않는다는거다. (물론 물이 아닌 떵이 차오르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정화조 청소를 안했을 경우 떵이 위까지 차올라 유출배관 주변까지 쌓일 수 있다보니 막힘 현상이 생길 순 있다, 그러나 우리집의 경우처럼 청소를 한지 얼마 안되었다면 떵 자체는 얼마 없고 물만 높이 쌓여 있다는건데 결과적으로 물이 정화조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계속 수위가 오르면서 수압에 의해 공동배관의 오수가 정화조로 들어가지 못하게 되면서 전체적인 변기 막힘 현상으로 이어졌다. 물이 빠지는 관보다 물이 더 높게 위치함에도 물이 못 빠진다는 건 결국 유출관에 이물질이 구멍을 막고 있다는 뜻 

결국 정화조 청소 업체가 다시 출동해서 떵을 푸게 되었다. 단순하게 기다릴 상황이 아니고 여러 세대가 변기를 못 쓰는 극한 상황인 만큼 (온 집안에 퍼지는 악취는 보너스) 긴급 출동을 요청했는데 다행히 다음날 첫 집으로 일찍 도착해 작업을 해주셨다. 오랜만에 떵차를 보는 이색적인 체험코스다. 떵 자체야 보나마다 얼마 없겠지만 청소를 하게 되면 일명 섹션~으로 빨아들이는 작업을 하게 되니 정화조 내부의 이물질과 공기압에 따른 이물질 이동이 발생하게 되어 떵도 떵이지만 청소차에 다른 이물질도 빨려가게 될 수 밖에 없어 정화조 막힘이 해결 될 수도 있는거다, 물론 그게 안되더라도 설비 업자분이 오셨으니 정화조 내부관을 뚫어주겠지만..

이틀 간에 여기저기 알아보면서 새롭게 소개 받은 설비업자를 불러 같이 점검을 했는데 아마도 정화조 내부에 휴지나 이물질이 다량으로 쌓이다보니 그게 유출관을 막은 것 같다며 이번에 정화조 청소를 하면 변기에 버리는 건 대소변 빼고는 넣지 않도록 전 세대에 당부하는게 좋을거라는 스페셜한 당부 멘트를 전달 받았다. 변기에 다른 걸 버릴게 뭐 있냐고 되물으니 생각보다 이런 일이 잦고 이물질도 다양해서 주의하지 않으면 이런 일은 또 생기기 쉽단다. 변기 뚫는 설비업자분들이 굉장히 바쁘고 일이 많다는 걸 처음 알았는데 이게 변기에 들어가는 이물질이 점점 많아지면서 그만큼 일량도 많아졌다고 한다 (하루도 쉬지 못할 정도로 엄청 바쁘셨는데 거의 블루오션급 산업이 되어 있었다)

대략 청소차 업체 관계자와 전문으로 뚫고 다니는 설비업자분들의 공통된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은근 많이 넣어서 문제가 되는 건 "물티슈", 비데 사용자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물티슈 이용도 많아졌는데 몇 년전까지만 해도 물티슈 사용률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주방에서도 행주 대용으로, 집 안에서는 걸레 대신에 물티슈로 쓱쓱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물티슈(휴지) 사용량이 꽤 많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게 청결 때문에 화장실 변기에서도 사용량이 급증했는데 물티슈를 써보면 알겠지만 성인 남자가 한 칸만 잡고 찢으려고 해도 찢어지지 않는게 "물티슈"!!!

정화조에 휴지가 들어가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은 녹는다기 보다는 풀어져서 그렇다고 한다. 사실 이것도 착각하기 쉬운 건데 휴지는 녹는다는 개념 보다는 풀어져서 흐트러진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뭉쳐서 버리거나 다량으로 한 번에 버리지 않는다면 화장실 변기나 정화조가 막히는 비율은 생각보다 적다고 한다. 물론 이 휴지도 아예 버리지 않는게 좋지만 요즘에는 아예 변기에 버리게끔 만드는 휴지도 많이 나오고 공공기관이나 대형 시설물에서도 휴지통 없이 변기에 그대로 휴지를 버리라고 하는 추세라 큰 상관은 없지만 상업시설의 배관과 가정시설의 배관을 같이 보는 것도 위험하다는 의견을 내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루마기 휴지 자체는 버려도 큰 상관은 없다고 하심)

정작 휴지는 휴지인데 물휴지(물티슈)는 찢어지지도 않고 풀어지지도 않는 액면 그대로의 휴지라서 무조건 막힐 수 밖에 없고 이게 어린 아이나 아기가 있는 집에서도 아이 떵 닦아주는 용도로 많이 쓰이다보니 변기 막힘의 주요 원인이 된다고 한다. 또 일명 각티슈, 크리넥스 티슈라고 하는 고급휴지도 아지매나 아가씨들이 화장을 할 때 많이 쓰기도 하는데 이런 고급 휴지는 쉽게 풀어지지 않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변기에 버리는 용도로 각티슈 휴지를 쓰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고 하셨다. (화장실에는 두루마기 화장지만을 상대로 적당히 쓰라는거다)

아주 이번에 하수관이랑 오수관, 정화조 공부는 단디로 했다. 특히 컵 모양의 구형 정화조 공부는 톡톡히 했는데 유출관이라고 적힌 것이 막히면 정화조에서 말 그대로 유출되는 물과 이물질이 없어 정화조가 바로 가득차게 되고 결국 유입되는 변기물이 자연적으로 멈추면서 공동배관까지 막히게 된다. 그럼 변기막힘도 발생

이번에 또 새롭게 안 것 중에 하나는 거름막(거름망)이었는데 오래 된 구형 정화조에는 화분(쇄석통)처럼 생긴 거름망이 있다고 한다. 우리집의 정화조가 그랬다. 이 거름망은 상판에 걸쳐 있는데 거름망이 똑바르게 있지 않고 쓰러져 있거나 넘어져 있다면 100% 정화조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고 그게 막힘이든 꽉참이든 정화조를 먼저 비우고 수리나 정화조 교체(최악의 경우)를 해야 한다고 한다. 내 경우에도 거름막이 쓰러져 있었는데 이게 상판이 무너져서 거름망이 훼손된 경우라면 정화조 수리나 교체를 해야 하고 (수리의 경우 백만원대 단위고 교체는 포크레인 불러 공사해야 하니 더 비용이 쎄진다) 상판이 괜찮다면 막힌 이물질만 제대로 빼주고 거름망을 다시 세워주면 되니 비용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사람이 정화조 내부로 들어가야 하는 관계로 단가가 싸다고 해도 50만원 이상은 무조건 드는 편)

휴지는 휴지통에 버려달라고 하는 곳도 아직 많고 또 반대로 휴지는 휴지통이 아닌 변기통에 그대로 버려달라는 곳도 많은데 뒷처리를 하고 남은 휴지를 모아두는게 더 비위생적이기 때문에 변기에 버리는게 낫다는게 요즘 추세다, 서구권에서는 일찍이 휴지통 없이 변기에 투입하는게 보통인데 공공시설을 시작으로 우리도 요즘에는 화장실 안에 냄새의 주범이자 비위생적인 휴지통을 없애는게 추세다. 인천공항이나 지하철 등 주요 시설에서도 변기 옆에 휴지통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행되는 안내문구에는 "여성용품"은 변기가 아닌 휴지통에 꼭 버려달라고 하는데 이번에 왔던 청소차(떵차) 기사 아저씨나 설비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여성용품을 가정 내 변기에 버리는 분도 없다고 할 수 없어 물티슈 만큼 골치 아픈게 여성용품(생리대)라고 한다. 남자들에게 그 녀석은 항상 날개를 펼치는 모양새라 그걸 버리는 사람이 있냐고 되묻게 되는데,,,(써봤어야 알지...ㅠ.ㅠ) 원래 상태로 접으면 손바닥보다 작고, 휴지 한 칸 수준으로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걸 버리는 사람들이 은근 많다고 한다. 더군다나 냄새가 많이 날 수 밖에 없다보니 더 쉽게 버리게 된다는데 물티슈 보다 더 찢기 힘들고 풀어지지 않는게 여성용품이다 보니 변기든, 배관이든, 정화조든, 하수관이든 싹 다 막아버리게 되는 주요 용의자 중 하나라고 한다. 

가정에서 막힘을 뚫어주다보면 별별 막힘 요소를 다 보게 된다는데 물티슈, 여성용품외 추가적으로 자주 출현하는 범인으로는 다량의 머리카락도 포함이 된다. (하수구에 뭉쳐있거나 욕실 거름망에 있던 엄청나게 많은 뭉친 머리카락을 변기에 버리는 집도 많다고 한다, 집에 여성이 있다면 공감할 듯)

또 의외로 담배꽁초 역시 범인인데 집에서 담배를 피는 경우 화장실이나 보일러실, 창고 등에서 편다고 해도 꽁초 처리가 쉽지 않다보니 모아두고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걸 변기에 그대로 버리는 분도 많다고 한다. 담배는 필터 부분을 찢어보면 알겠지만 성인 남자가 찢으려고 해도 잘 안 찢어질 정도로 두껍고 물에 담가도 풀어지거나 녹는 개념이 아니라서 이게 다량의 정화조로 들어갈 경우 모이고 모여 유출배관 입구를 막게 된다는거다.

그 외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변기에 국물이나 음식물을 버리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분쇄되어 있거나 어느정도 양이 적거나 쉽게 자연 발효가 되는 음식이라면 정화조에서 자연 정화가 되니 그나마 시간이 걸려서 문제지 나중에 어떻게든 해결은 된다고 하는데 인스턴트 음식물이나 다량의 건더기를 그대로 투입하면 정화조와 배관을 막는 지름길이다보니 마찬가지로 음식물 역시 주요 범인이라고 한다. 옆에서 듣던 이웃이 음식물을 변기에 버리는 사람이 있느냐? 물티슈를 버리는 사람이 있느냐? 생리대를 버리는 사람이 정말 있느냐? 꼬치꼬치 되묻던데 설비 아저씨 말로는 예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것들이 점점 변기에 들어가면서 자신들이 바빠지게 되었고 작업 하게 되면 99%는 들어가면 안되는 것들이 항상 걸러서 나오게 되기 때문에 안 본걸 봤다고 하지는 않는다며 물티슈 사용률이 점점 늘수록 자신들은 더 바빠진다고 썩소를 날리셨다...ㅡ.ㅡ;;;;  음식물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 봉투 값 아끼려는 분과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나가기 귀찮아서 그냥 버리는 분도 많다며, 원룸에서 그런 비율이 많다고 하셨다.

아저씨에게서 들은 것 중에 가장 신선했던 변기 막힘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위에 나온 녀석...이걸 왜??? ㅋㅋㅋㅋ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건 분명하지만 화장실 휴지통에 버리기에는 너무 노골적인 녀석이라 쓰레기통이든 휴지통이든 노출되는 걸 싫어하다보니 녹거나 썩지 않는 걸 알면서도 변기에 버리는 분이 종종 있다고 한다. 내가 옆에서 킥킥 웃으면서 "아니 얼마나 쓰길래 이걸로 막혀?" 하고 웃어 넘겼는데 가정 세대 보다는 원룸 빌라촌에서 가끔 목격이 되고 또 그게 너저분한 남자방 보다는 핑크핑크한 아가씨 방에 변기 막힘으로 출동 갈때가 정작 많은지라 몇 년전만 해도 물티슈가 주요 원인이 아닌 것처럼 시대가 바뀌고 생활 풍속도가 바뀌면서 생긴 신종 막힘 원인들이라고 한다.

휴지 브랜드 중에 잘 풀어지는 집인가 그런게 있던 것 같은데 변기에 무언가를 버릴 때는 잘 풀어질 수 있거나 녹을 수 있는 걸 버리고 그게 아니라면 무조건 버리지 말자, 내 집 변기 막히고 내 집 배관 막히는거야 자기 탓이지만 내가 버린 무언가로 다른 집까지 큰 일 치루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염두해야 한다. 휴지도 야구공처럼 뭉쳐서 나오는 경우가 은근 많다고 하는데 휴지를 쭉쭉 뽑아 뭉탱이로 쓰는 사람들도 이런 경험을 해봐야 다시는 그러지 않을 듯 싶다.

변기가 막혔는데 이게 우리집만의 문제가 아닌 경우, 다른 집이 변기를 쓸 때 우리집에 역류를 하는 경우, 변기가 막혀 그냥 내려가지 않는게 아니라 변기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 (푸시시, 푸드덕, 퍼덕퍼덕, 막힌 변기물이 꿀렁꿀렁 움직일 때) 변기 자체의 문제라고 보면 안된다. 검색을 통해 원인과 해결법을 찾는 분도 많고 심지어 페트병이나 테이프로 밀봉 작전을 하는 분들 이야기도 많던데 변기 막힘, 오수관 막힘, 정화조 막힘 등으로 순차적으로 검색을 해서 완전 비슷한 상황을 찾아야 한다. 단지 변기 자체의 막힘이라면 뚜러펑으로 해결 되는게 정상, 그게 아니라면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변기 막힘 출동은 3만원~15만원 (20만원까지도 있다고 함) 수준이라고 하고 공동배관까지 막힌 경우에는 조금 더 든다. 정화조가 막히면 금액은 점점 커지는데 정화조를 들어내지 않는 수리 수준이라면 기백만원, 정화조를 들어내어 교체하려면 거의 주택 공사 수준이라 몇 백만원까지 감당해야 한다고 하니 미리미리 잘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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