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재산계약서 (혼전계약서) 의 실체와 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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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부부생활

부부재산계약서 (혼전계약서) 의 실체와 효력

by 깨알석사 2016.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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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들, 또는 돈이 아주 많은 부잣집들이 가진 비장의 무기가 있다고 한다. 결혼을 할 때 부잣집 쪽에서 요구하는 것은 다름 아닌 종이 한장, 바로 혼인계약서다. 혼전계약서라고도 불리우는 이 서류는 결혼 전에 생성된 자산에 대해 소유권을 미리 정하는 것으로 결혼 후 재산 소유권은 물론 이혼 할 때 지분 정리에 많이 활용된다.

결혼과 이혼으로부터 부잣집을 지켜주는 이 혼전계약서, 결혼을 기업간의 인수합병과 비슷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만든 요물, 요상한 물건이다. 재산에 관한 것을 중점으로 다룬 부부간의 계약서로서 부부재산, 공동재산에 대한 것은 물론 각자 재산에 대한 것을 미리 정해서 부부 재산권에 대한 권리와 소유권을 상호간의 약속이 아닌 계약 형태로 맺는다. 이 과정에서 법적 수단인 공증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반인들에게는 그닥 필요한 것이 아니지만 가진 것이 많고 재산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며, 특히 재산의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이 기업 운영과 관련한 회사 지분, 소유 주식수와 관련된 경우라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만큼, 미리 지분에 대한 소유권을 정리하는 경우로 많이 쓰인다. 부잣집에 시집올 때, 부잣집에 장가 올 때 돈 없이 들어왔으니 나갈 때에도 (이혼) 빈 몸으로 나가라는 뜻이다.

결혼이라는 신성한 관계에서 돈으로 부부관계를 정립한 계약서라고 할 수 있다. 정해진 서식은 없지만 결혼 전에 대한 재산 소유와 결혼 이후 공동 재산에 대한 것을 구분하고 소유 여부를 미리 확인시키는 이 혼전 계약서는 보통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부부재산계약서 (혼전계약서) - 당사자는 혼인을 함에 있어 아래와 같이 계약한다. 

1. 부부의 명의로 되어 있는 혼인 전의 재산, 부동산, 동산, 금융재산 등 일체의 재산 및 채무 소극재산에 대해서는 혼인한 후에도 각자의 재산으로 하고 각자가 사용, 수익, 관리하고 책임지도록 한다.

2. 제 1항 기재 내용 외 혼인 중 형성되었거나 증가된 재산에 대하여 그 소유는 부부의 공동 소유로 하고 공동으로 관리하기로 한다.

본 계약을 증명하기 위하여 2통을 작성하고 각각 서명 날인 후 각자 1통씩 보관한다. 

보통은 부부가 될 당사자들이 아닌 집안 어르신, 즉 부부의 양가 부모님 중에서 이런 계약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무효 계약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계약이나 불공정한 계약일 경우 무효라고 보기 때문이다. 재산분할을 못해주거나 재산분할을 하지 않겠다고 미리 못 박아 두는 것은 법의 질서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여기서 더 나아가 혼인 후 형성된 공동재산에 대해서도, 이혼하게 될 경우 재산의 증가가 있었음에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법의 질서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혼전계약서, 혼인계약서라고 해서 다 나쁜 건 아니다. 부부간의 약속을 계약 형태로 맺어 확실하게 규칙을 정할 수 있는데 결혼 생활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미리 차단하고 문제 발생시 원인 제공 여부를 확실하게 가리기 위해서도 사용되는 만큼 사회질서에 어긋나거나 어느 한쪽의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내용이 아니라면 계약서 자체의 효력으로 상대를 압박하기 보다는 이혼 과정에서 잘잘못,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잠자리를 제한하거나 횟수를 정한다거나 이혼 후 재혼을 금지한다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 사생활까지 침해하는 것이고 일반적인 부부관계에서 생각할 수 있는 수준에서 벗어난다. 주인과 노예의 관계와 다르지 않고 부부생활은 물론 남남일 때의 생활 부분까지 터치하는 부분들은 계약으로 처리할 수 없다. 

배우자가 외도를 했을 경우 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없다라는 건 한번 꼬아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이게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는 가정파탄, 이혼하게 된 책임, 문제를 발생시킨 장본인에게 가정을 깨트린 이유를 물어 위약금, 배상금을 물게 한다는 취지라고도 볼 수 있다. 

재산분할을 해서 상당 부분 (또는 대부분) 을 말 그대로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해서 책임 소재만큼 위약금으로 돌려 받는다거나 하는 것인데 파탄 책임자에게는 책임이 있는만큼 혼인계약서, 혼전계약서라는 것 자체가 혼인이 지속되거나 지속될 경우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외도로 인해 정상적인 부부생활이 어렵다면 이 계약서에 들어있는 모든 계약 자체를 다 위배하게 되는 셈이 된다. 

재산분할권을 요구할 수 없다라는 건 불공정에 해당할 수 있지만 위약금 조항을 둔다면 나눈 재산의 상당 부분을 다시 가지고 올 수 있어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 계약서의 존재유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세계적인 골프선수로 유명한 호랑이(?) 골프선수의 경우 이혼할 때 전처에게 몇백억원 단위의 어마한 액수의 돈을 지급했는데 재산 분할이기 보다는 배상금에 가까운 사례 중 하나다. 

나도 절대로 반대...보험처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대비한다는 거창한 말로 포장하지만 신성한 결혼을 계약서 종이 쪼가리로 대변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 사람이 결혼하고 사람끼리 결혼하는게 아니라 돈이 결혼하고 돈끼리 결혼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런 요구조건에 따른다는 건 같은 속물이 되겠다는 뜻이고, 그런 걸 요구하는 집안 자체가 제대로 된 집안이라고 볼 수도 없다. 

변호사의 말처럼 이혼을 안한다는 전제라면 혼전계약서는 필요 없지만 어쩌면 최소한의 방어책은 될 수 있다라는 말에 반만 공감한다. 연애를 할 때도 평생 만날 줄 알고 만나지 헤어질 것을 처음부터 예상하고 만나지는 않는다.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되는 사람들도 평생 햄 볶으며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이혼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게 순리다. 이제 만나서 합쳤는데 헤어질 것 부터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될 수 있다.

원래 모든 사람은 이혼을 안 한다는 전제로 만나고 산다. 그런 점에서 원론적으로는 필요없는 것이 이런 계약서다. 하지만 행복만으로는 살 수 없고 사랑만으로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처럼, 이혼 할 수도 있지~ 라고 전제를 오히려 깐다면 혼전 계약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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