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쉽게 판단할 수도, 해서도 안되는 이혼에 대한 단상 (divo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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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부부생활

결코 쉽게 판단할 수도, 해서도 안되는 이혼에 대한 단상 (divorce)

by 깨알석사 2016.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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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만나 사랑하다보면 하게 되는 결혼, 축복 속에 이루어지는 두 사람의 결혼은 검은 머리가 파뿌리처럼 하얗게 될 때까지 지속되기를 모두 바라지만 경우에 따라서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이 오랫동안 함께 살다보니 그 전에 몰랐던 습관이나 행동 때문에 다르다는 점을 더 인식하게 되면서 멀어지기도 하는데 예전에는 이혼이 떳떳하지 못한 위법(?)적인 행위라고 간주했지만 요즘에는 주위에서도 크게 문제 삼거나 일신상의 큰 단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혼이 잦고 이혼률도 높은 서구적인 문화가 서구화된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해지면서 생긴 자연스러움인데 가정이 사실상 파탄이 난 상황에서 억지로 살기 보다는 차라리 깔끔하게 헤어지고 서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판단이 앞서면서 이혼 사유가 발생했을 때는 과감하게 이혼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보는 것도 요즘이다.

하지만 그래도 이혼을 여전히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나와 내 주위에서는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 중 하나는 역시 단순히 두 사람만의 문제로 종결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이혼의 대표적인 문제인 자녀 양육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자녀의 자아와 인성 발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고 서로가 원해서 깔끔히 헤어졌다고 해도 부모의 이혼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거나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자녀는 많지 않기 때문에 가족 모두를 위한 경우라 해도 상처는 크게 남는다.

이혼을 두고 두 남녀가 부부의 문제로 보느냐 부모의 입장에서 보느냐는 상당히 크다. 우리네 어머니들이 힘들어도 참고 이혼 위기에서도 견디고 이겨내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부부의 입장이 아닌 부모의 입장으로 이혼 문제를 대부분 바라보기 때문이고 결국 부부의 입장에서라면 당연히 이혼을 해야 할 상황이어도 부부가 아닌 부모의 입장이 되면 이혼은 결코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참고 살게 된다. 그게 실제 이혼은 안했지만 사실상 이혼과 다름 없는 파탄난 가정의 경우인데 집계에는 나오지 않지만 실제 이혼 가정보다는 이런 유보(보류)나 포기(결혼도 아닌 이혼도 아닌) 가정이 더 많을 건 뻔하다.

천주교에서는 이혼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가정법원의 판결과 상관없이 교회법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혼은 정당하다고 보지 않는다는데 이혼 사유가 있어도 이혼을 하지 않는 가정 중에는 이런 종교적인 문제로 이혼을 하지 않는 집도 꽤 있을 거라고 본다. 착실한 신자라면 종교적인 신앙심의 기준이 클 수 밖에 없고 교회를 다니지 않는 나로서는(초코파이 신자임 ^^) 세세하게 알지 못하나 기독교가 아닌 천주교쪽의 신학교 입학에는 성직자가 되기 위한 이혼 가정의 자녀 입학에 제한과 조건을 둘 정도로 이혼은 교리에 맞지 않고 주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라 여기는 것이 강하다고 들었다.

나는 이혼에 대해 되도록이면, 될 수 있으면, 어지간하면, 정말 미치 정도가 아니면, 도저히 못 참고 극단적인 생각을 할 정도가 아니면 이혼은 하지 않는게 낫다고 보는 사람 중 하나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참아야 한다" "참고 살아야 한다" "참고 견디고 버티면서 싫은 결혼 생활은 유지해야 한다"라고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데 그건 결코 아니다. 문제의 본질과 해소할 수 있는 원인 제거가 충분히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잘 살펴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주식투자(이혼 이야기 중 쌩뚱맞는 샛길)를 하다보면 좋은 주식, 나쁜 주식, 좋은 회사, 나쁜 회사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판별력을 높이려고 애쓴다. 그 판별력이 곧 돈이 되고 재테크가 되기 때문에 그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군바리 시절에 주식고수라고 소문 난 사람이 직접 해 준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어떤 회사에 불행한 일이 생겼을 때, 소위 말하는 악재가 터졌을 때 이것이 이 회사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주고 앞으로 주가의 변동을 어떻게 좌지우지 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방법 중 기초적인 것이 있다며 해 준 말인데 이게 이혼 이야기와 맞물려 생각하면 딱히 동 떨어진 이야기는 아니다.

그 회사의 내부 문제냐, 외부 문제냐, 내부의 영업력과 생산력, 임원과 직원의 도덕과 양심 문제냐 회사와 상관없는 외부의 영향으로 휘청거리냐는 걸 말한다. 회사의 조직원과 사업체는 변함없이 열심히 일하고 잘 하고 있는데 뜻하지 않은 외부의 악재로 이 회사가 연관되어 흔들릴 경우 원론적인 악재의 원인은 이 회사가 아닌 주범이 따로 있기 때문에 이 회사 안에서 원인을 찾고 해소법을 찾을 이유가 없다.

그런 악재에 다시 휘말리지 않기 위해 대응법을 익히고 보강해 기술력과 자금력, 행정력을 높이는 건 별개의 문제고 원인 자체만 보면 이 회사가 잘못하거나 실수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회사에서 문제를 찾는다면 진짜 답은 영영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IMF가 대표적이다. 기업 환경과 국가 전체의 경제위기로 인해 발생한 악재는 여러 회사에게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 시켰다. 그리고 잘 나가는 회사 중 상당수는 쓰러지고 도태 되었다. 하지만 원인을 따지고 보면 그 회사가 잘못한 것이 아닌 절대적으로 외부 환경의 급작스러운 변화에 따른 충격파가 원인이다. 억울하고 폐업하고 억울하게 쫒겨난 사람이 많은 것도 IMF 시절이다.

최근 최순실 사태에 묻혀 주요 뉴스에서 묻혔지만 AI 조류독감 문제로 수 많은 양계장과 축산농가가 또 한번 위기를 겪고 있다. 매번 열심히 방역을 하고 위생을 철저히 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악재 중 하나로 이번에도 수 많은 축산농가에 큰 피해를 줬다. 축산농가가 아무리 죽을 둥 살 둥으로 발버둥을 쳐보고 열심히 노력해도 막을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보면 육가공 회사와 정육점, 식당가에도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하는데 이런 외부적인 요소는 어쩔 수 없이 당하고 마는게 보통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미리미리 대비하고 예방책과 위기대응법을 마련해 버티는 수 밖에 없다. 반면 회사 내부의 문제는 근본이 다르다. 기업이 부도덕한 방법으로 물건을 생산하거나 양심에 어긋나는 잘못된 제품을 만들어 유통시키면 그건 외부의 문제가 아닌 내부의 문제다. 원인과 주범은 회사와 그 조직원, 원인을 제거하고 다시 재발하지 않게 강력한 조치를 취해 살아남으면 다행이지만 절반 이상은 그런 일을 겪게 되면 파산하는 게 순리다.

결국 당시 주식고수가 나에게 해준 말은 외부의 영향으로 휘청거리는 주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회사가 잘못 한게 없으니 주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옴) 악재가 그 회사의 내부에서 생긴 것이라면 절대적인 악재로서 절대 투자를 하면 안된다는 지극히 간단한 정법론이었다. 가정도 똑같다. 근데 기업과 달리 "반대" 개념이다. 기업은 외부적인 요소가 본질이 아니지만 가정은 외부적인 요소가 본질이다.

천주교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이혼과 재혼에 관해 인정하지 않는 교회에서도 이혼과 재혼을 최소한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간통과 이별(버림)이다. 마태복음에 그런 언질이 있다고 하는데 배우자의 외도와 배우자가 상대 배우자를 놓고 떠난 경우다 (떠났다고 표현하지만 아침 드라마의 소재처럼 상대방을 버렸다고 봐야 하는..)

나의 결혼관과 나의 결혼생활, 나의 습관과 나의 생활방식, 사상에 큰 문제가 없고 둘 사이 특별한 문제나 장벽이 없음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건 이런 외부적인 요소, 즉 외도(간통/바람), 무책임하게 버리고 훌쩍 떠나버리는 경우가 될 수 있다. 상대방에게 장애가 생겼거나 병이 생긴 건 외부적인 요소가 아니다. 결혼이라는 것을 무력화하고 신성한 둘 사이의 관계를 더럽힐 수 있는 것들과 분명 다르다. 그런 걸로 헤어지는 연인이나 부부가 많지 않은 건 당연하고 오히려 옆에서 정성껏 간호하고 함께 더 애틋하게 연줄을 이어가는 경우가 더 많다.

결혼을 앞 둔 연인이, 결혼을 시작한 부부에게 상대방의 치명적인 질병은 이혼이나 결별 사유가 되지 못한다. 그건 둘이 같이 있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같이 있을 수 없고 같이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싶어도 어차피 한 사람의 생명이 다해 부부나 연인의 관계가 성립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근본이 다르다. 둘 다 서로 간절히 원하고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지거나 헤어질 수 밖에 없다. (사망 포함)

바람을 폈을 때도 나에 대한 애정이 완전히 식은 것인지, 다시 애정이 쌓이고 부활을 할 수 있는 것인지와 나에 대한 애정은 그냥저냥 여전한데 다른 매력적인 이성에 의해 순간적으로 벌인 외도인지도 다르게 볼 필요성이 있다. 외도라는 원인 하나만 놓고 무조건 따질 수 없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라는 걸 하게 된다. (그게 실수인지 아닌지가 중요하지만..남자의 외도는 내 식견으로 대부분 실수, 수컷의 본능에 의한 실수)

자식과 아내를 나몰라하고 처자식이 굶고 있는지 끼니는 잘 챙겨 먹는지, 집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관심 없는 바람과 할 건 다하고 챙길 건 다 챙기면서 아내와의 사랑에도 큰 문제가 없는 "일시적인" 바람은 같은 외도라고 해도 다르다. 물론 그 일시적이라는 것이 상습이 되고 반복이 되고 습관이 되고 신뢰를 할 수 없는 단계라면 그마저도 짤 없지만..

이혼을 할 때 대부분 성격차이와 경제적 문제를 이혼 사유로 삼는다. 이건 외부의 문제일까 내부의 문제일까? 남편이 돈을 잘 못 벌어와서 가정살림이 순탄치 않은 문제와 서로간의 감정 싸움에서 비롯된 증오는 단순하게 보면 가정 내부의 문제다, 종교적 관점을 떠나 두 사람 관계에서 악영향을 끼치는 외부요소 (하지 말아야 할 것들, 부부로서 하면 안되는 행위들)가 아닌 내부의 문제라면 결국 내부에서 당사자 스스로가 해쳐나가고 풀어나가야 한다는 말이고, 그건 곧 "해결"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해결할 수 있는 걸 해결하지 않고 그냥 쉽게쉽게 이혼으로 가는 건 분명 잘못된 행태다.

이혼 사유 중 또 다른 것으로 정조 문제(간통)와 가정폭력, 생각의 차이(종교, 사상, 친족문제, 성격, 자녀양육법 등)가 있을 수 있다. "사랑"이라는 믿음으로 뭉쳐진 두 사람의 관계에서 사랑과 어긋나는 행위가 아닌,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 아닌 것들은 다 내부 문제고 그건 말 그대로 "하기 나름"이다. 여자하기 나름, 남자하기 나름의 문제다.

사실상 외도와 폭력이 아닌 이상 결혼 관계에 있는 부부가 헤어질 사유는 없다고 보는게 나의 평소 지론이다. 내 주위에 똑똑한 사람이 하나 있다. 학벌이나 지식이 좋아 똑똑한게 아니라 생각하는 자체가 똑똑하다. 그가 만나는 여자가 있었는데 여자의 어머니는 장사를 오랫동안 하신 분이다. 여자가 오랜 시간 바깥일을 하게 되면 거칠어지고 투박해 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특히 술과 음식 장사(식당에서도 대부분 술을 파니 경계가 없다)를 하다보면 거친 손님들이 항상 있기 마련이라 나긋나긋 소녀 마음으로 장사를 하는 분이 거의 없다. 

시장판에 있는 장사하는 어머니들이 쩌렁쩌렁하고 욱하는 성질이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 사람의 여자 어머니가 그랬다. 평소에 욕설도 자주 하시고 사내대장부처럼 체격도 좋으셔서 거친면이 많았다. 여자의 어머니가 하는 식당은 나도 출입을 하는 곳이라 그 분이 어떤 분인지 잘 알고 있어 솔직히 나도 우려가 좀 되었던 부분이 크다. 여자가 자신의 어머니와 남자친구가 만나는 거에 대해 시간차를 필요로 했던 건 그 동안 만났던 남자들이 어머니로 인해 파탄이 났기 때문이다. 잘 나가다 어머니 뵙고 나면 오래 못가는...(딱 까놓고 말하면 장모님으로 인연을 맺고 싶지 않다는 거)

여자친구가 아내가 되는 건 좋은데 아내가 되면 그 어머님이 곧 장모님이 되고 장모님과 성격과 여러가지가 맞지 않는다면 결혼도 하기 전에 남자 입장에서 여러가지로 꼬일 수 있는 건 맞다. 처갓집과 발 길을 끊지 않을거면 앞으로의 결혼 생활이 답답한 건 뻔한데 마누라가 이쁘면 처갓집 말뚝에다가도 절을 한다지만 "사위" 사랑은 "장모님"이라고 하필 장모님과 벽이 쌓이고 처갓집이 쉣뜨~면 마누라랑 둘이 멀리 도망가서 살게 아닌 이상 그것도 난제 중 하나다 

여자의 어머님을 뵙고 싶어하는 남자와(여자와 더 진전된 관계를 위해) 자신의 어머님으로 인해 연인 사이에 문제가 생길까봐 고심하던 여자, 그런 두 사람의 미묘한 문제가 나에게 전해졌을 때 나도 살짝 당황했다. 남자가 어르신을 비위를 잘 맞춰주는 성격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봤지만 나 역시 그 여자의 어머니 식당을 출입하면서 그 어머니의 성격과 말투를 잘 알기에 남자가 감정 소모를 하거나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딱히 조언을 할 수가 없었다. (이제 또 한명이 요단강을 건너는 것인가~ 하는 우려만이 남을 뿐) 연인이나 부부나 시부모, 처갓집 문제, 시어머니, 장모님 문제로 사단이 나서 이혼하는 건 의외로 많다. 절대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 때 그 남자가 나에게 그랬다. 자기는 "어머니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이다. 당돌했지만 지금까지 보였던 이미지가 있어 그런가보다 했다. 몇 달 후에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 반전은 있었다. 여자의 어머님은 그 남자를 예비사위마냥 잘 챙겨주고 생전 욕설이나 싫은 말 한마디 꺼내지 않는다는 말에 "레알?" 이러면서 헛웃음을 쳤던 기억이 난다. (그 분이 그럴 분이 아닌뎅...ㅋ...내가 아는 한 모든 사람에게 거칠게 구셨다) 

남자에게 물었다. 비결이 뭐냐고?

여자가 자신의 어머님을 뵙는 문제에 대해 생각보다 큰 우려를 하고 서로 만날 기회를 일부러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던 차라서...(이 정도면 결혼은 커녕 연인 사이도 멀어질 수 밖에..) 어머님을 뵙고 싶다는 첫마디에 파르르 떨리던 자신의 여자친구 눈빛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뭔가 잘못되거나 상처를 입어 서로에게 거리감이 생길까봐 두려워 하는 그 눈동자를 말이다.

그래서.....하던대로 했다고 한다.(?) 아내의 어머니면 내 어머니와 다름 없고 그 어머님이 욕을 하는 것이 자신의 부모가 자신을 키울 때 했던 욕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며 "참은 것이 아니라" 이해했다고 한다.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 동생이 뭐라고 하는 건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는 것과 다르다며 "가족"으로서 잘 되라고 하는 상투적인 것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이다. 설령 자신이 어머님에게 못마땅해도 가족으로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지 사람 자체가 싫어서 그런건 아닐 것이라며 "너는 떠들어라~ 나는 내 갈 길을 가련다~"가 절대 아니라 더 마음에 들게 노력하고 더 잘해드리면 된다는 역공법이다. 

상대가 마음에 안든다고 나도 마음에 안든다며 포기하거나 같이 미워할게 아니라 그만큼 더 잘해서 미움을 사랑으로 덮어버리겠다는(?) 주장인데 그게 먹힌 모양이다. 비결 치고는 뭔가 어설퍼서 한참 후에 다시 물어 들어보니 진짜 비결은 따로 있었는데 맹목적으로 아무런 감정 없이 어머니를 내 편으로 만들겠다는 "목적"을 두고 계획적으로 행동하고 생각한게 아니라 진짜 내 부모님이다라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다가간 것이 핵심이라는 말에 딱히 반박불가...역쉬....똑똑한 놈, 다시금 생각처럼 그게 쉽게 되나? 라고 묻자, 여자하기 나름, 남자하기 나름, 사람하기 나름,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로 되받아쳤다. 무서운 놈...

경제적인 문제? 생각하기 나름이다. 빚잔치? 시간싸움이고 노력싸움이다. (대부분의 진리는 시간과 노력으로 결국 다 빚도 갚고 잘 버틴다) 솔직히 영화나 드라마, 소설 같은 곳에서의 멋진 사랑을 꿈꿨다면 당연히 "돈"이 사랑을 갈라서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없다는 건 다 안다. 사랑하고 서로 좋아해서 부부라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인데 그 돈 때문에 갈라선다? 서로 더 챙겨주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빚 갚자라고 나서기 보다는 포기선언부터 하는 건 부부에게 도리가 아니다. 

10년 전이나 5년 전이나 언제는 돈이 많아서 잘 살고 돈이 없어서 못 살았나, 조금 어렵고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드라마 같은 가상이나 우리 주위의 현실이나 실제로 돈 많은 재벌의 가정에서는 웃음꽃을 보기 힘들지만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웃음꽃이 피는 횟수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없이 살면 더 미안하고 더 안쓰러워서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에 상대방을 보고 눈물 짓는 것도 현실세계다. 

성격이나 생활 문제도 마찬가지, 서로 양보하고 서로 맞춰가야 한다는 말을 부부들은 항상 듣는다. 그걸 알지만 본인들이 실천을 못하고 남탓, 상대 배우자 탓을 한다. 남자의 이야기처럼 성격이나 생활 문제는 하기나름이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고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선조의 가르침 역시 쉽게 넘길 말이 아니다. 이혼 사유의 내부 문제는 부부간의 재량과 능력 차이에 따라 다르지만 분명 어느선에서는 해결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부부가 언제부터인가 같은 종이 아닌 호랑이와 사자가 되어 만나면 결국 "우린 달라~" "우린 맞지 않아!" "이대로는 같이 살기 힘들어!" 하면서 헤어질 이유와 요령부터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신만 차리면 라이거 같은 두 이종간의 새끼도 태어날 수 있는 것처럼 호랑이와 사자의 공동체라고 해도 분명 답은 있기 마련이다. (사자 몸에 줄무늬를 그려 넣는건 어떨까? ㅋ...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라는 말을 난 참 좋아한다. 명언 중의 명언) 

누구(?)처럼 소통도 없고 대화도 없고 얼굴도 서로 마주보지 않고 (대면보고를 꼭 해야 할 필요성은 없지만 대면보고,,그거 꼭 하셔야 겠어요? 쿄쿄쿟횩호호) 지내면서 살면 될 것도 안된다. 응어리는 일찍 풀고 서로 뭘 해야 해결 할 수 있는지 서로가 찾아서 서로에게 해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난 인스턴트식 사랑도 싫지만 인스턴트식 이혼도 싫다.

이혼이 죄가 아니잖아요? 이혼이 꼭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라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싶겠지만 외부적인 요소가 아닌 내부적인 요소로 서로 헤어질 것을 결심했다면 못난 사람이고 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못나도 한참 못난 사람이라고 난 솔직히 말하고 싶다. 

누가봐도 버림 받았거나 (난 아닌데 상대 배우자가 살기 싫다고 가출해 3년 이상 계절이 바뀌어도 아예 돌아오지 않는 경우, 만나야 뭘 해결 하든하지..) 누가봐도 애정 없는 관계로 실수가 아닌 외도, 간통을 한 경우, 죽었다 깨어나도 사랑은 개뿔이고 절대 만날 일도 없다고 "서로"가 확신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혼은 하지 않는게 최선책이다. 못 나도, 못 살아도 미워도 가족은 쉽게 버리지 않는다는 걸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도 제대로된 양육법이다. 차라리 별거를 하면 했지 이혼도장을 찍고 남이 되는 건 가족도 쉽게 무너지고 버림 받을 수 있다는 걸 본인 스스로와 자녀세대에게 확인시켜 주는 것과 다름 없다.

이혼이 나쁜게 아니라 이혼 사유가 정당하지 않은 너무 쉬운 이혼은 결코 바람직 하지 않다는 것이 핵심이자 본론이다. 그리고 우리 주위에는 생각보다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이혼하는 경우가 많고 "최선"을 다해 가족을 지키려고 하기 보다는 자기 삶, 자기 개인의 삶이라는 단면만 보고 이제라도 나 혼자라도 행복하고 싶다는 결론에 너무 빨리 도달한다는 걸 지적하고 싶다. 

부부라는 자격만을 갖춘 경우라면 딱히 이러쿵 저러쿵 할 맘은 없지만 부모의 자격을 갖춘 경우라면 그건 절대로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며 두 사람으로 이루어진 수 많은 가족(자녀의 친가, 외가의 혈연집단 친척들)을 자신들이 만들어 놓고서는 방치하고 내팽게치는 결과까지 초래하게 된다. 저질러 놓고 나 몰라라 하는 건 결코 정당하고 옳은 행동은 될 수 없다.  

일본에서 자주 볼 수 있다는 지진이혼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긴급상황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가족을 나몰라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걸 직접 목격한 배우자가 그 동안 몰랐던 상대방의 본성을 보고 이혼을 결심한다는 것인데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가는 비겁한 남자친구나 남편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한다. 사랑이라는 수단 하나로 목숨까지 바치는 것이 일반적인 애정 관계이고 이런 사랑은 연인, 부부, 부모와 자식간에 절대적인 요소인데 이게 안되면 답 없다. 나 같아도 정내미 뚝.

아내의 손을 놓치지 않고 꼭 잡거나 안고 달리는 사람과 놓친 손을 그냥 보고 도망가는 남편을 본 아내의 입장은 누구라도 공감될 수 있는 부분이다. 맹수가 달려드는 상황에서도 어린 자녀와 아내가 미처 도망을 못 갔는데도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가는 남편과 안되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막아보겠다고 덤비는 남편은 천지차이다.

지진이혼? 그게 뭐야 하다가도 내막을 알면 100%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는게 지진이혼이다. 동물도 자기 새끼와 가족은 지키려고 하는게 습성인데 혼자 살겠다고 도망가는 건 살아도 산게 아니다.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는 이런 본능과 관련된 일을 실제로 자주 겪게 되다보니 생긴 이혼 문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실제로 이혼율이 증가했다고 한다. 부부라도 비겁한 사람이 많았다는 뜻

부부가 아니지만 세월호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먼저 도망간 선장과 선원들에 대한 국민 입장만 보더라도 비겁한 행위는 부부에게 더 치명적이다. 세월호 선원들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것처럼 도망간 배우자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고딩 시절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오도바이 타던 친구가 있었다. 또 다른 친구의 타보고 싶다는 간곡한 요청에 한번 타라고 키를 준 적이 있다. 자전거만 타봤던 이 친구는 그 친구의 오도바이를 타고 몇 미터도 못 가서 코너를 못 돌아 넘어지게 되었는데 그 광경을 보고 달려간 오도바이 주인은 오도바이 걱정부터 시작해 오도바이 세우기에 혈안, 

빌려 탄 친구는 넘어지면서 마후라(배기통)에 다리가 그대로 깔려 그 뜨거운 철통 덕분에 화상을 입었는데 그 상황에서 자기부터 안 챙기고 오도바이 걱정부터 했다고 난리부르스를 치며 결국 절교 선언 (나도 오도바이를 가지고 있던 시절인데 고딩시절엔 오도바이가 목숨 보다 소중한 시절이라 딱히 누구편 들기 애매하다 ㅜ.ㅜ)

남자들이 애지중지 하는 소품 중에 여친이 가지고 놀다 떨어트려 다치는 경우 맨 먼저 하는 말로 인생이 뒤바뀌기도 하는데 여친에게 "안 다쳤어?"와 "그러길래 왜 함부러 만져!!" 하면서 소품부터 챙기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뭘 먼저 말하고 뭘 먼저 챙기냐 문제인데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뻔하다. (ㅋㅋㅋ) 소소하지만 의외로 자주 있는 일

사후이혼? 헉!

고부간의 갈등이 얼마나 심각하면 사후이혼을 통해서라도 인연을 끊으려고 할까...하...

이혼율 49%...독일, 잘 사는 나라의 숨겨진 단면

이혼율이 49% 수준이니 아이들이 겁을 먹고 무서워 하는 이유는 당연해 보인다. 어후..

프랑스 이혼율 55%.......우리나라 이혼이 많고 쉽다고 할게 아니었네..헐~

결혼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말...정말 슬프다.

잘 살기 위해서 생긴 결혼플래너, 잘 이혼하기 위해 생긴 이혼플래너, 잘 죽기 위해 생긴 장례지도사, 뭐든지 잘하고 잘 지내고 싶은 욕망에서 생긴 것 같은데 잘 살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지내는 건 남이 아닌 자기가 해야 할 책임이고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인데 남에게 의존하는 것 같아 아쉽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의 본분이며 가장 잘했다며 주는 상장의 최고봉은 역시 "개근상"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에 출석해서 공부를 잘했든 못했든 열심히 다닌 것 자체를 대견하게 보고 주는 상장인데 부부도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끝까지 헤어지지 않고 두 사람의 관계를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본다. 

아이를 낳고 잘 키우고 행복하게 가정을 꾸미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서로 배신하지 않고 서로 사랑과 믿음으로 끝까지 함께하면서 한날한시에 같이 죽자는 맹세가 최고가 아닐까. 부부에게도 개근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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