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은 낮지만 관객을 대상으로 사기는 치지 않은 영화 봉이 김선달, 유쾌 상쾌 통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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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평점은 낮지만 관객을 대상으로 사기는 치지 않은 영화 봉이 김선달, 유쾌 상쾌 통쾌

by 깨알석사 2016.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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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포털의 영화 리뷰에서 D사쪽은 일반인 6점대, 전문가 4점대라는 기대 이하의 평점이 나왔고 N사의 리뷰에서는 일반인 8점대, 전문가 5점대라는 역시 큰 차이가 안 나는 기대 이하의 평점을 기록한 영화 봉이 김선달

대동강물을 팔았던 희대의 사기꾼으로 우리나라 사람 다수가 잘 아는 설화속의 인물이다. 유명세는 거의 홍길동 수준, 영화를 보고 나서 솔직히 느낀 감정은 베리 나이수~ 최근 38사기동대와 같은 사기꾼이 등장하는 드라마도 있는데 이런 사기꾼이 등장하는 영화는 막판의 사기가 클라이막스인 건 당연하다.

봉이 김선달의 경우에는 사기를 친 유형과 사기 내용이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특히 영화에서도 분명 소재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대동강물이 나올 건 뻔한데 그런 뻔한 이야기를 심심하지 않고 얼마나 재미있게 보여주느냐가 사실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극복해야 할 숙제다.

조선마술사를 워낙 재미없게 본 경험이 있어서 (아마 리뷰도 안했던 것 같다..ㅠ) 유승호가 주인공인 것이 살짝 불안했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감상을 했다. 평점이 의외로 낮아서 다음과 네이버 후기들을 보니 유승호에 대한 주인공 섭외 이야기가 꽤 많던데 그 부분은 솔직히 나도 어느정도 공감을 하는 부분, 아직은 뭐랄까,,능숙하고 능란하고 능구렁이 같은 느낌 보다는 꽃도령 같은 이미지가 더 강한게 사실, 더군다나 사기꾼 치고는 성숙한 남정네라고 느끼기 보다는 미소년 같은 이미지가 더 강해서 완전 몰입하는데는 사실 어느정도 부작용이 있기는 하다.

물론 유승호의 연기와 작품 속 캐릭터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지 배우 유승호에 대해서만 다룬다면 기대 이상, 역시 이런 코믹적인 영화는 본인이 즐겁게 촬영해야 하는데 진지함 보다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더 자연스럽고 어울렸다. 그리고 잘했다.

아역으로 시작해서 그런지 연기력을 가지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그래서 진지한 장면이나 마지막 씬 같은 경우에는 괜찮았는데 코믹적인 부분이나 사기를 칠 때의 능청스런 부분은 약간 무언가 언발라스 한 것도 사실, 

개성을 사이에 두고 평양과 한양이 서로 아웅다웅 기 싸움을 한 것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이야기, 남북이 분열된 지금도 남한을 대표하는 건 한양 서울이고 북한은 평양이다. 기생도 평양기생과 한양기생은 쌍벽~ 설화 자체가 평양 사람이 한양 사람을 골탕 먹이는 것이 봉이 김선달의 핵심이라 단순한 사기꾼 이야기가 아닌 특정 지역을 타켓으로 한 희극 풍자에 가깝다. 서울 얌생이들에 대한 공략 비슷한 셈

평점을 낮게 주는 사람들이 남긴 리뷰를 보면 약간 엉뚱한 면이 있다. 저것도 사기냐? 저런 사기에 속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사기답지도 않은 사기를 친다는 것도 우습고 넘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너무 엉성하다라는 것. 영화 소재가 너무 억지스럽고 엉터리라고 해서 평점을 낮게 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나 표현을 한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기에 당할 확률이 높은 사람들 중 하나다. 사기라는 건 속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이고 결과를 알기 전까지는 사기라는 것 자체를 모른다. 지금도 수많은 사기가 성행하지만 사기를 당하고 나서야 알지 아무리 똑똑해도 모른다. 

굉장히 논리적이면서 비논리적인 것이 사기인데 사기라는 것을 알았다면 사기가 성립이 안될 것이고 결국 사기라는 말 자체도 존재할 수 없다. 결과를 알거나 과정을 알거나 사기라는 걸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그냥 당하는 건 완전 천지차이, 우리나라 보이스피싱 피해자 비율이 나이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 또는 못 배운 사람들이 많이 당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바보가 아닌 이상 보이스피싱을 당한단 말야? 이런거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식 통계에서 최대 피해자는 20대 젊은층이며 그 중에서 대부분은 여성으로 집계 되었다. 보이스피싱 최대 피해자는 노인들이 아닌 20대 연령의 젊은 여성들이라는 것인데 사기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나 사기를 우습게 보는 사람들이 정작 최대의 피해자가 된다는 말이다.

봉이 김선달에 대해서는 워낙 잘 설명이 되어 있고 많이 알려져 따로 설명이 필요없지만 그래도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면 무과에 급제한 사람 중 관직을 얻지 못한 사람에게 주는 호칭이 선달이다. 요즘 시대로 굳이 따진다면 임용대기, 임용발령대기자 정도, 혹은 임용은 되었으나 보직은 받지 못하고 연수원 생활 또는 민간기업에서 연수(민간기업 파견업무)인턴 정도라고 볼 수도 있겠다. 조선 초기와 달리 후기에는 문과와 무과가 아닌 무과쪽에서만 이런 일이 비일비재 했는데 급제는 했으나 벼슬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서 동네마다 선달은 한두명씩 있는 건 흔한 세상이었다.

최진사댁 셋째딸~의 진사와 엄연히 다르지만 거의 진사급 수준으로 불렀던 호칭 중 하나 (그래도 별 의미없음) 무과라면 장수와 연관이 있으니 지금 군대에서 갓소위 달고 자대 발령은 나지 않은 상태에서 후반기 교육에 참가중인 교육생 신분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본명은 인홍이라고 하지만 실존 인물이 아니기에 별로 중요치 않다. 봉이 김선달로 불리우게 된 건 대동강물과 마찬가지로 닭을 봉(봉황)이라고 솎였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인데 호처럼 불린다. 그래서 봉이선생으로 보통 많이 부른다. 봉이 김선달 때문은 아니지만 지금도 여전히 "내가 니 봉이냐?"하는 말을 자주 쓰고는 한다.

사기라는 건 남을 속이는 것이라 몰래카메라와 같은 예능과 비슷하다. 그래서 원래 구경하는 제3자는 재밌다. 그 과정에서 속는 상대가 악하고 못난 놈이라면 유쾌, 상쾌, 통쾌까지 생기는 법이다. 다만 그 소재를 잘 아는 사람 입장에서 얼마나 희화적으로 표현하느냐가 관건인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구성했다.

특히 대동강물을 마지막 엔딩씬으로 삼았다는 걸 알았을 때, 과연 대동강물이라는 뻔한 스토리를 얼마나 잘 마무리 지을 수 있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되었는데 기존에 알던 대동강물 사기 스토리와 전혀 다른 소재로 대동강물만 판다는 것만 같지, 전혀 다른 이야기로 풀었다는 점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대동강물로 사기를 두번 친 것과 마찬가지다.

누구는 어느 포인트에서 웃어야 하는지, 어디가 웃긴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인생 참 까칠하게 사는 사람 많다. 요즘에는 억지로라도 웃으면서 살라고 하는 세상인데 하하호호 꼭 호탕하게 웃겨야만 영화표 값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 제3자 각도에서 영화 관람내내 시청하는 모습을 찍어 본다면 100% 미소 띄고 웃는 모습은 나오기 마련, 나름 재미있게 봐 놓고서는 아닌 척 한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사기에 당하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하는 것처럼 바보가 아닌 이상 봉이 김선달의 사기 스토리를 듣거나 읽고 웃음 짓지 않는 사람은 없다. 애초에 그래서 지금까지 쭉 이어져 내려온 것이고 화자되는 것이다. 영화는 10점 만점에 9점, 수우미양가에서 수 주고 싶다. 이 정도면 훌륭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역시 주연, 해외 진출도 고려해 보면 유승호 대신 김수현이나 송중기도 나름 괜찮아 보인다. 그들을 대입해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뿐더러 둘 다 중국쪽에서 대인기를 얻고 있고 굵직한 남정네 연기를 했으면서도 사극도 많이 해봤기에 나름 잘 어울릴 수 있다. 

그외 박보검, 원빈, 주원, 차승원도 노려 볼만한데 내가 개인적으로 꼽는 인물은 딱 두명!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에 나온 산적 두목 김남길 (그 영화에서도 능청의 대가였음) 과 탐정 홍길동의 이제훈이다. 능글능글하고 잘 생기고 멋지고 이런 봉이 김선달 역활은 자신의 원래 모습처럼 연기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든다..(물론 유승호도 괜찮았음)

조재현의 연기는 뭐 언급을 따로 할 필요가 없지만 영화와 드라마에 너무 자주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 차라리 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 왕 위에 올라서 조정을 좌지우지 하다가 봉이 김선달에게 당한다는 것으로 조재현 대신에 최민식, 최민수, 김윤석 같은 인물도 나름의 캐스팅에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에는 의금부들이 검정색 옷만 입고 나오더라...예전에는 알록달록 빨간색 옷이 대세였는뎅...(흑복이 멋있긴 함)

내가 코웃음 치면서 봤던 인상 깊은 장면, 국밥집 주모와의 밀회~...속삭일 때마다 주모의 떨림이 ㅋㅋㅋ

왕을 흉내내고 사기까지 친 사람이 어떻게 왕과 교류를 하고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많은데 너무 실화적으로 보는 것 같다. 풍자적 이야기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못할까, 더군다나 왕이 자신의 왕위까지 위태로워서 걱정까지 하는 판국에 왕위에 도전하는 실세를 제거하는데 큰 공을 세운 자에게 포상을 주는 건 당연, 국법에 따라 다스려야 하는 것도 맞지만 왕의 입장에서는 이만한 공을 세운 사람도 따로 없다. 왕의 목숨을 노린 자를 제거한 것만큼 더 대단하고 위대한 일이 왕에게 있을까?

고창석, 라미란...역시 꿀재미, 조연급 캐스팅은 거의 흥행보증수표감

고창석의 연기는 그냥 봐도 재밌고 웃기다.

니 쉬팔로마~로 마무리 멘트를 날렸던 라미란. 끝까지 배신하지 않고 봉이가족과 함께해서 더 좋았다.

유승호의 여장은 뭐..........딱히 흠 잡을 곳이 없다. 원래 꽃미모 미소년이라...전라도 양반이 미쳐버릴 만 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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