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에 대한 사고방식의 다름을 보여준 영화 - 인페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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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선과 악에 대한 사고방식의 다름을 보여준 영화 - 인페르노

by 깨알석사 2016.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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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코드 스타일의 추리 영화라 짐작하고 봤던 영화, 신과 악마에 대한 영적인 것에 대한 탐구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줄거리의 핵심은 "테러"다. 끝도 없이 늘어나는 세계 인구의 증가는 곧 인류를 파멸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에 인구 수를 줄이기 위한 대규모 바이러스 테러를 벌여 인구 수를 줄인다는 것인데 그걸 시행하려는 쪽과 그걸 막으려는 쪽의 이야기로 짜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와 함께 엮은 시리즈물이자 후속작이라고 말하고 있고 실제 영화 포스터에서도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의 후속 시리즈라고 홍보를 하고 있지만 딱히 스토리 자체가 이어지는 건 아니다. 그냥 별개의 영화라고 보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쉬울 정도로 앞뒤 이어지는 건 별로 없다.

그런 시리즈물로 묶어서 홍보를 하고 있고 그런 뉘앙스가 강하다보니 그런 것에 이끌려 본 사람에게는 좋은 감상평을 듣지 못했다. 기대치를 확 꺽었다는 것인데 전편과 후편의 느낌으로 본 사람에게는 실망감이 클 수 밖에 없는 구석이 분명 많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뭔가 분위기는 비슷한데 쉽게 말해 개연성이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영화의 스토리 중에서 큰 틀은 암호 같은 퍼즐을 해독하고 그걸 풀어나가면서 인류 종말에 가까워지는 사건의 흐름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지만 그냥 내 눈에는 목적이 다른 두 집단간의 테러와 대테러간의 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건 테러쪽의 목적인데 이것이 개인의 이익이나 특정 집단이 아닌 지구와 인간 전체에 대한 구원에 목적을 두고 그 방법론으로 다수의 인간을 말살하는 극단적인 정반대의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운데 이걸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고 흡수하느냐에 따라 시각의 차이는 클 수 있다고 본다.

사회복지 카테고리에도 직접 써서 올린 비슷한 개념의 글이 있지만 바이러스를 유포하려는 백만장자의 생각이 무조건 틀리다고 할 수도 없는게 이 영화가 보여주려는 또 다른 메세지가 아닌가 싶다. 빌게이츠의 사회복지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것이 과연 진정 지구에 있는 인간 모두에게 이득이 되고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무조건적인 "옳은 행동"인가라는 점에 대해서 또 다른 시각으로 설명을 했던 바 있지만 이 영화는 그 글과 거의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백만장자의 불법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는 그 방법론에 분명 문제가 있지만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들, 말하고자 했던 것과 해야 만 한다고 주장하는 건 잘못된 개념이라고 단정 짓기 힘들다. 개인의 욕심이 아닌 인류 전체에 대한 "옮은 길"을 나름 스스로 제시한 것을 단지 잘못된 방법을 써서 문제가 된 케이스지 그 사람이 이루고자 했던 목적과 방향은 일반적인 테러 집단과 같지도 않고 인류 평화와 안녕, 지속적인 행복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목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백만장자가 주장하는 세계 인구의 증가와 그에 따른 부작용은 지구와 인간에게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점은 사회복지와 깊은 연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영화 속에서 대테러 집단으로 등장하는 "착한"그룹도 군대나 경찰, 비밀특수조직이나 정부기관이 아닌 UN 국제기구 중 하나인 WHO 세계보건기구인 이유이기도 하고 영화 속의 주제로 관련되는 인구 문제 관련 사업과 바이러스 제약 등도 모두 보건 및 복지관련 카테고리에 해당되는 이야기로 결국 인간을 구하는 복지 사업이 결국 파멸로 한걸음 더 빨리 진전되는 악순환이 될 수도 있다는 새로운 개념을 설명한다고도 할 수 있다.

저출산이 문제이고 그걸로 인해 벌어지는 후유증과 부작용은 곧 국력과 경제력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 대부분 인구를 늘리는 것이 옳고 저출산을 해소하는 것이 맞다고 여기지만 영화의 시작처럼 인구는 수십억 단위 이상으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른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말한다. 작은 하나의 나라만 놓고 보면 저출산이 문제지만 지구 전체로 크게 보면 인구 증가는 인류 파멸의 근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넌센스 같이 돌게 된다.

지금 상태의 인구 수에서 절반 이상을 사라지게 만들어야 지구가 지옥이 되지 않고 더 나은 삶은 물론 모든 인류에게 더 좋은 환경이 되고 대재앙을 막을 수 있다는 개념은 다른 관점에서는 정당하고 합리적인 발상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합당한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조절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방법이 잘못되면 옳은 선택과 바람직한 생각이라고 할 수는 없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은 평등하고 모두가 동등한 권리와 행복을 누려야 한다면서 나보다 어렵거나 우리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고 경제적으로 궁핍한 국가에 지원을 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데 이게 사실 어느 시점이나 한계까지는 서로에게 득이 되는 포인트가 될 수는 있어도 한계치를 넘은 맹목적인 협조/협력/구호/구원은 백만장자가 말하고자 하는 본질을 야기할 수 있기도 하다.

20년만 거슬러 올라가도 중국이라는 나라는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땅이 크고 인구가 많아도 그들이 빨아들이는 흡입력은 크지 않았던 것인데 지금은 그들의 경제 상황과 경제 수준이 증가하면서 예전과 다른 빠른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블랙홀"이 되어 세계 주요 자원과 물량, 자본을 흡수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다보니 세계 경제는 그들의 무자비한 자본력과 경제력에 휩쓸여 흔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한 나라의 거대 인구가 예전보다 나은 삶을 살 수준으로 증가만 해도 그들의 소비 수준과 소비력이 어마해지기 때문에 자원 고갈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되어 있고 그에 따라 원래 생활 수준을 하는 다른 나라의 사람은 그 만큼의 피해를 고스란히 당하면서 사회 문제를 겪게 된다. 

예전에는 먹지 않던 것들, 쓰지 않던 것들, 구매력이 낮았던 것들, 필요하지 않았던 것들이 생활력이 나아지면서 이제는 먹게 되고 쓰게 되고 사게 되고 필요하게 되는데 그만큼의 자원과 물건이 넉넉하다면 상관없지만 한정된 상황에서는 결국 기존에 쓰던 사람들의 몫에서 떼어내 나눠야 하는 상황이 되고 그게 더 악화되어 한쪽에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 기존 세력은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아프리카 대륙은 어떨까? 아직도 대부분 가난하다는 이미지가 강한 아프리카 대륙의 대부분 국가가 유럽 수준으로 잘 살게 된다면 자동차, 가전제품, 건설, 의류 등 다른 나라를 포함한 전반적인 산업 발전의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쓰지 않고 필요치 않았던 것들의 폭발적인 증가, 즉 지구자원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쓰게 되고 소비하게 되면서 고갈 문제 등의 심각한 사태를 더 빨리 일으킬 수도 있다. 대부분의 전쟁과 국가의 파멸, 인류의 대재앙은 이런 나라간의 자원 문제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알면 그건 분명 맹목적으로 좋다고 볼 수 없다.

물론 모든 사람이 높낮음 없이 평등하게 살아가는 사회가 이상적인 좋은 사회지만 현실은 그런 걸 밑받침할 수 있는 자원이나 물자가 풍부하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이 못 살던 시절에는 한국과 일본이 이득을 보며 그들의 경제 발전에 맞물려 실보다 득이 컸지만 (특히 인건비가 적게 드는 저비용 생산기지) 그들이 잘 살게 되면서 어느 한계가 넘어가고 부터는 한국과 일본을 어렵게 만드는 경쟁자가 되었고 이제는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아우르는 위치까지 오르게 되었다.

어려운 사람과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건 맞지만 그게 "모든" "모두" "전부"에 해당한다면 지금처럼 그나마 여유를 갖고 주유소를 찾아 넉넉하게 기름을 넣거나 식품매장에서 한가로이 여유를 부리며 구매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60억 인구가 모두 중산층이 되면 10년도 못가서 지구 자원은 고갈되고 인류는 탐욕에 젖은 전쟁으로 서로 뺏고 뺏는 약탈 싸움이 시작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영화속 테러 집단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백만장자와 그 추종세력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과 크게 다름이 없다. 무한정, 무한대의 세계에서는 어려운 약자와 가난한 사람들 도와 모두가 동일하고 행복하고 윤택한 삶을 사는 것이 응당 맞지만 한정되고 무한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결국 그들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혜택 또한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순리다. 그걸 누리고자 모두 욕심을 내면 결국 모두 파멸이다.

지구에 사는 인류의 폭발적인 증가는 확실히 큰 문제다. 그걸 어떤 식으로든 줄여야 하는데 우리나라나 중국처럼 한 가정에서 한 자녀 낳기 운동을 했던 방식의 캠페인이 아니고서는 (때로는 정부 차원의 패널티 부여 정책) 고치기 어렵다. 

결국 영화 속 백만장자처럼 그런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이 (일반 테러집단과는 다르지만..) 나올 수 밖에 없고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요즘 발생하는 테러의 양상은 종교적인 목적과 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으로 신의 뜻에 따라 행하는 잘못된 사고 방식이 주류이지만 신이 아닌 인간 자체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나름 선의의 뜻을 가지고 하는 "잘못된 테러" 방식을 할 수도 있다.

영화의 원작이 된 소설 책에서는 결말이 전혀 다른데 영화에서는 지구 인간의 절반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죽인다는 개념) 바이러스를 유포한다는 것으로 진행되는 반면 책에서는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는 불임이 되게 하여 자녀를 낳지 못하게 하는 불임약을 유포한다는 점에서 사람을 죽여서 줄이는게 아니라 증가 자체를 막는 것이라는 전혀 다른 관점을 갖기도 한다. 

물론 그 자체도 악의적이고 잘못된 행동과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딱 부러지게 무조건 사고 발상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할 수도 없는 법이다. 개인과 우리(국가)의 문제가 아닌 지구에 사는 인간 모두에 대한 문제고 지구에 사는 인류는 곧 지구에 사는 모든 동물과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주는 입장이라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과하게 진행된 것에 대해서는 때론 상상 이상의 행동이 가능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혼도 안하고 아이도 낳지 않는 사람들이 주위에 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나이가 많은 미혼자가 증가 추세고 혼밥, 혼술처럼 결혼 시기를 놓쳐 솔로로 지내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먹고 살 만한 나라들 대부분이 비슷하다. 골드 미스와 골드 미스터는 이제 익숙한 단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전체 인구는 10억, 20억, 50억, 60억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인구는 줄지 않고 계속 증가하며 10억 단위에 이르는 속도도 예전보다 가파르다. 한 쪽에서는 인구 억제 정책을 하는 나라도 있지만(중국) 한 쪽에서는 저출산이라며 인구 증가 정책(한국)을 펴는 것처럼 양쪽이 비슷하게 대결한다고 생각해도 실상은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 뿐이다. 

30년 정도만 지나도 지구에 사는 인류가 100억 인구가 될 수 있다는 건 너무 뻔한 결과, 바보가 아닌 이상 기존의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는 건 역시 오로지 "인구 증가"뿐이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퍼즐이나 풀어가는 과정 보다는 결말에만 집중했다. 과연 백만장자와 추종세력들이 원하는 방법대로 일이 벌어질지 아니면 착한 주인공인 톰행크스 형님이 나서서 막을지에 대한 결말이 무척 궁금했는데 실체가 아닌 허구속의 가상 이야기이니 만큼 사실 어떤 쪽으로 선택되어도 상관 없다는 것이 내 주관적인 생각이었다.

그 말은 즉, 그 행위나 방법에 대해서는 잘못된 건 인정하지만 그 목적과 방향은 양쪽 모두 인류에 대한 공통적인 "구원"의 입장이라는 점에서 사실 어느 누구의 편 들기도 어려웠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마지막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박물관에서 사라진 마스크를 다시 되돌려 주면서 박물관 여직원이 잘 지내는지에 대한 묻던 장면 말이다. 단순하게 보면 결말은 해피엔딩을 위한 하나의 작은 에피소드용 마무리라고도 할 수 있다 그 마스크를 도난 당한 것에 대해 여직원은 의도치 않은 관련자로서 어떤 문책을 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과 우려가 보인 부분으로 잊고 있던 박물관 여직원에게 톰이 한 약속을 지킨 것으로 끝나는 걸로 말이다.

단테의 마스크가 도난 당했을 때 어쩔 수 없이 도망을 가면서 그 여직원에게 꼭 찾아서 되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톰행크스가 했었는데 그걸 박물관에 되돌려 주는 것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어떤 사람은 책의 마지막 장면과 영화의 마지막 장면도 크게 달라 책의 마지막 장면이 더 낫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화만큼은 이 마지막 장면이 훨씬 더 극적이고 적절했다고 본다. 

그 여직원이 처음 등장했을 때 왜? 와이? 임산부로 출연했는지에 대한 그 누구도 의심을 하거나 특이점을 찾지 못했지만 영화의 결말은 그게 무얼 의미하는지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톰은 직원에게 그녀는 아이를 낳았나요? / 네~ 출산을 했어요, 지금 잘 지내고 있어요~ / 다행이네요~ 라며 단테 마스크 전시품을 잘 봤다며 돌아간다. 도난 당한 작품이 있다고? 하며 놀란 직원이 호들갑을 떠는 해피앤딩으로 끝을 내지만 사실 이 영화의 결말은 여직원의 출산 부분과 연관성이 깊다고도 할 수 있다.

영화의 시작은 인구의 증가로 인한 것이 시발점이고 그게 본질이며 영화의 줄거리 역시 그것과 관련한 인구 수 줄이기 테러와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그 테러는 완전 실패하고 모든 건 다시 원래대로의 처음 상태로 돌아간다. 그리고 또 한명의 아기가 태어났고 그렇게 영화는 보는 관점에 따른 다양한 해석으로 결말을 보여준다.

다행이다~ 아무일도 없이 모든 사람이 살아서와, 지금 당장의 지옥은 피했지만 더 뜨거운 지옥의 길로 한발짝 더 앞에 다가갔구나 하는 걸로 말이다. 

마지막 장면의 출산 소식, 이 영화에만 몰입되어 본 상황이라면 이게 과연 겉으로 보여지는 것처럼 해피엔딩인지 보이지 않는 숨은 뒷면의 새드엔딩인지는 보는 관객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마지막 장면은 그래서 강렬하다.

소재에 대한 건 좋았지만 스토리 흐름이나 배역의 짜임새는 약간 불만, 본질과 엮어서 보지 않으면 재미없을 소재로 전락하고 진부하고 의미없은 스토리로 보일 수 있어 높은 점수는 주기 어렵다. (그래도 소재의 참신성은 좋다)

10점 만점에 8점, 수우미양가에서 우, 오로지 스토리의 핵심이 되는 인류 파멸과 인구 수에 대한 소재로 이 정도 준다. 핵폭탄이 지구를 멸망 시키는 것이 아닌 인구 수 증가 자체만으로도 인류가 파멸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상반된 입장과 의견을 볼 수 있어서 연령과 성별, 경제력, 사회적 위치, 신분, 인종, 성향에 따라 완전 다르게 보일 소지가 많은 영화,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가 아이와 함께 보고 허심탄회한 지구 문제에 대해 토론해 볼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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